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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한 내일을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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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이도하
작품등록일 :
2019.08.27 17:51
최근연재일 :
2019.10.15 23:41
연재수 :
44 회
조회수 :
3,446
추천수 :
61
글자수 :
144,331

작성
19.09.05 00:08
조회
57
추천
2
글자
7쪽

3. 호문쿨루스 (4)

DUMM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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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명을 모두 들은 그 남자는 한차례 고개를 갸웃하더니 이윽고 슬며시 말문을 텄다.


“오크라······. 확실히 제가 아는 바로는, 오크 중 역전의 용사나 신화적 영웅은 없다는 겁니다.”

“그치? 없지?” 에이리가 거들었다.

“그렇다고 해도, 음, 고작 2클래스 잠재력증강에 의해 형상변형쪽 마법이 발현됐다는, 아니, 그런 형질이 추가됐다는 사례도 들은 적이 없으니.”


2클래스 마법이라.


나는 일상이를 보았다. 녀석은 먹던 음식을 놓고, 왜, 하는 눈초리로 마주보았다.


“그럼 이녀석은요?”


에이리는 일상이에 관해서도 마저 설명했다. 일상이도 거들었다.


“힘이 넘치고, 일정 순발력이 증강되어 가벼운 격투술 같은 건 깨우칠 수 있다고 해도. 그런 바위를 부술 수 있을 정도의 검술 등은 익힐 수 없습니다.” 그는 단호하게 말했다.


단 한 번도 검 같은 건 만져본 일이 없다, 일상이는 다시 강조했다.


모두 생각에 깊게 잠긴 듯 잠시간 정적만이 감돌았다.


“아, 이거 참. 실례했습니다, 제 소개를 하지 않았군요.” 그는 내 얼굴을 보더니 가벼운 미소를 날렸다. 내가 당황한 듯이 아, 네, 하고 반응하자 “여기 에이리의 친구이자 이곳 세레투 마을의 지주 실바스트 데 블래스트입니다.” 하고 말했다.


“블래스트 가문을 모르는 건 아니겠지.”

“미안, 몰라.”


반응을 보아하니, 일상이 녀석도 모른다고 한 듯하다.


“별 것 아니고, 그냥 마법을 조금 잘 다루는 집안일 뿐입니다. 하하.”

“겸손도 너무 떨면 재수 없는 거 알지?”

“뭘 새삼스레.”


여유롭게 와인 한 모금 하는 모습에서 뭔가 신비로운 느낌을 받았다. 타임머신을 타고 중세 유럽으로 떠나 귀족을 만나면 이런 느낌이 들까. 인생 자체에 격식이 있는 느낌이었다.


에이리와 그가 나를 가만히 주시했다. 아무래도 내 소개를 기대하고 있는 모양이다.


“난 솔직하게 말했어.” 옆에서 일상이가 속삭여 왔다.


솔직하게 라고?


“혹시 이 일상이 녀석이 저희에 대해 뭐라 하진 않았나요?”

“다른 세상에서 왔다, 고. 말씀하셨죠.”


얼탱이가 없었다.


“하, 이거 참. 실례했습니다. 이 친구가 살짝 미쳐 가지고요.”

“뭐?” 나는 일상이를 무시했다. 재빠르게 이었다.

“저기 먼 지역에서부터 왔습니다······. 전 기억에 좀 문제가 있고······, 이 친구는 정신에 좀 문제가 있어서······. 그냥 불쌍맨이다, 하고 생각해 주시면······.”


옆에서 신발 모서리로 종아리를 퍽 하고 쳐 왔다. “그게 더 수상하잖아, 임마.”


나도 모르겠다, 시발.


하하하, 하고 실바스트는 호쾌하게 웃었다.


“괜찮습니다. 어떠한 사정이 있어서 말씀을 못하시는 거겠지요. 괜찮습니다. 자, 어서 식사합시다.”


정면을 본다. 에이리가 양손으로 관자놀이를 지그시 누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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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접실에 모여서 우리는 커피 한 잔을 나눴다.


“와, 이거 뭐라고 해야 할까.”


쌍화탕 같았다.


여기에 계란 노른자만 동동 띄워주면 최강일 텐데. 계피와 생강 향이 나는데 커피라고?


“저희 나라······, 아니, 쓰읍, 과거에 많이 먹어보던 맛이 나는군요.”

“그럴테죠. 이그드라실 국제법에 따른 완전한 커피니까요.”


그게 뭔 말이죠?


“하하, 농담입니다. 그냥 흔한 커피일 뿐이죠. 세레투 지역 계피를 따서 만들었을 뿐입니다.”


계피라는 게, 여기서도 실재했구나.


“본론으로 넘어가지.” 하고 에이리가 말했다.


그녀는 특유의 남성스러운 어투로 우리 모두를 번갈아 보면서 얘기를 꺼냈다.


“셋은 죽였고, 나머지는 잡아 고문했지. 소득은 없었어. 모두 기억을 못하더라고.”

“기억을 못한다, 라.” 실바스트는 커피를 홀짝였다.

“그래. 마치 다른 사람 같았어. 마치 갓 태어난 아기, 라고 해야 할까.”


물론 말은 제대로 했다. 다만 자신이 누구며 이곳은 어디고 자신의 나이, 심지어 성별마저도 인지하지 못한다는 것이었다.


그나저나 고문을 했다니······.


“정체를 알 수가 없단 말이지.”

“마녀가 연관된 건 확실하고.” 실바스트가 물었다.

“응. 그 마녀란 녀석으로부터는 아무것도 얻어내지 못했지만. 여기 이 분 덕분에.”


셋이 내 얼굴을 보았다.


하하, 하고 멋쩍게 웃었다.


“그 바이올리니스트는?”

“몰라. 탐지 마법으로 펜던트를 찾아, 녀석을 만났을 뿐이야.”


그러고 보니 그 바이올리니스트에 대해서 나는 일정 부분 함구하고 있었다.

조금 긴장한 채로 입을 열었다.


“사실 그 사람하고 한번 얘기해 봤는데,”

“뭐?”

“뭐!”

“호오.”

“그걸 왜 이제야 말해!” 에이리가 소리쳤다.


셰라드. 우연찮게 만났고, 그 자가 얘기한 일상이와 에이리에 대한 이야기, 레일리아 왕비에 대해 얘기할 때의 인상 깊었던 표정 등을 말했다. 모든 내용이 기억 나는 것은 아니지만, 대략적으로 기억에 남는 부분만을 정리해서 설명했다.


“확실히 수상해. 수상한 점이 한둘이 아니야.” 에이리가 반응했다.

“셰라드, 라는 건 본명일까요, 가명일까요.”


나는 곰곰히 생각하고는 고개를 저었다.


“잘 모르겠습니다.”

“아, 편하게 말 놓으셔도 됩니다.” 실바스트가 불쑥 말했다.

“아, 아니······. 제가 어떻게.”


심지어 최소 열 살은 많아 보이는 형에게 어떻게 말을 놓을 수가 있을까.


“에이리의 친구라면 제 친구이기도 합니다. 저는 자유주의자거든요.”


자유주의자가 뭘 뜻하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나는 정중히 거절했다.


그러자 일상이가 덧붙였다.


“저희는 유교주의자거든요.”


나는 녀석의 신발을 지그시 밟았다.


“그거 참 흥미롭군요, 실레가 되지 않는다면, 유교주의자에 대해서 간략한 설명을 들을 수 있을까요?” 라고 고기를 만난 피라냐처럼 달려든 실바스트를, 에이리는 무시하며 말을 시작했다.


“내가 실바스트, 널 찾아온 건······”


그러자 실바스트가 말을 끊었다.


“뭐, 찾으란 거겠지. 그 셰라드라는 작자를.”

“그래.”


이미 그는 펜던트의 신화에 대해 전적으로 신뢰하고 있는 듯했다. 그렇지 않고서야 이렇게 물흐르듯이 그녀의 이야기에 따라올 수는 없었다.


그나저나 어떻게 찾을까?


“아, 참. 그리고 이 둘의 상태도.”


그를 보았다. 그는 예의 그 사람 좋아 보이는 미소를 지으며 나와 일상이를 번갈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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