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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한 내일을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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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이도하
작품등록일 :
2019.08.27 17:51
최근연재일 :
2019.10.15 23:41
연재수 :
44 회
조회수 :
3,424
추천수 :
61
글자수 :
144,331

작성
19.09.19 19:03
조회
42
추천
1
글자
7쪽

5. 또 한 명의 게이머 (5)

DUMMY

⠀⠀⠀⠀⠀⠀⠀⠀⠀⠀⠀⠀⠀⠀⠀⠀⠀⠀⠀⠀⠀⠀⠀⠀⠀⠀⠀⠀⠀⠀⠀⠀⠀⠀⠀⠀⠀⠀⠀⠀⠀⠀⠀⠀⠀⠀⠀⠀

모두의 시선이 나를 향하고 있었다. 심지어 아크, 에이리, 세이나까지 이쪽을 쳐다보았다. 공기가 정지한 것 같이, 시간이 정지한 것 같았다. 이 장면 어디에서 많이 봤다. 이 느낌, 꼭, 그래, 학교에서 발표할 때의 감각이었다. 1학년 개학식 첫 수업 때 자기소개 하던 그 순간과도 닮아 있었다.


“저는······.” 머릿속이 새하얘졌다. 나는 오히려 그들 하나하나를, 그들의 눈동자를 쏘아보았다. 이윽고 여왕의 초롱초롱한 에메랄드빛 눈동자에 시선이 꽂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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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계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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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내가 무슨 말을 했는지, 몇 초 뒤에야 깨달을 수 있었다.


“뭐······!” 뭐하는 거야, 하고 외치다 몸을 굳힌 에이리의 경악스런 표정이 언뜻 눈에 들어왔다. 세이나를 보니, 역시나 황당하다는 듯한 표정이다. 신하 넷은 별 변화가 없다. 다만 바쁘게 펜을 놀리고 있던 집무관이 멈춘 채로 이쪽을 보았다. 여왕은······, 한숨을 내쉬고 있었다.


여왕은 말했다.


“끌어내세요. 나머지 분들도 자동 낙오입니다.”

“예?!” 에이리가 소리쳤다.


나는 아직도 멍한 채였다. 다만 아크가 내 양 어깨를 붙잡고 울 것 같은 표정으로 정면에서 마주볼 따름이었다. 세이나가 혼잣말로 “그럴 수는······.” 하고 중얼거렸다.



“어서 내쫓으세요! 뭐하십니까!” 여왕이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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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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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위기는 초전박살이었다. 콜로세움 밖 제2광장 앞에서 우리는 분수대 턱에 걸터 앉아 있었다. 나는 내 왼쪽 볼을, 퉁퉁 부어버린 왼쪽 볼따구를 살살 어루만지면서 약 삼십 분 가까이 고요와 함께 한, 후회를 곱씹고 있었다. 건너건너 정 반대편에 앉아서 턱을 괸 채 있는 에이리의 주먹을 몰래 보았다. 내 볼만큼은 아니었지만 썩 불그스름하게 티가 났다.


해는 아직도 중천에 걸려 있었다. 그러나 벌써 여섯 시였다. 콜로세움 입구 앞 줄도 이제 거의 줄어들어 두 팀 정도밖에 없었다.


아크가 입을 뗐다.


“저녁 안 하시렵니까? 이럴 때일수록 힘을 내야 한답니다?” 검지를 치켜들더니 능청스러우면서도 몹시 억지스러운 분위기였다.


에이리와 나는 묵묵부답이었고, 일상이가 “음······, 그럴까요?” 하고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대꾸하자, 세이나가 “저는······ 약속이 있어서.” 하고 느릿느릿 대답했다.


약속? 아니, 약속이 정말 있는 걸까?


“그럼 어쩔 수 없지요······. 자! 일어섭시다! 레이디 에이리?”


에이리는 별 반응 없이 기계적으로 일어서 아크 뒤를 뒤따랐다.


“레이디 세이나. 같이 광장으로 가시렵니까?”

“네.”


부유층의 저택가를 지나 언덕으로 내려가던 참이었다. 오른쪽, 아크의 소개로 잠깐 있었던,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자아 냈던 그 카페로부터 알프레인이라 불리었던 주인장이 한쪽 팔을 괴팍하게 흔들면서 달려왔다. 반쯤 벗겨진 머리의 소유자였던 그 남자는 허둥대더니 뒤뚱거리면서도 나머지 손으로 자신의 밤색 콧수염을 연신 쓸어담았다.


“자네들!”

“어어! 알프레인! 무슨 일인가!”


그는 우리 바로 앞에 서서 숨도 고르지 않으며 속사포로 이야기했다.


“내가 말이야, 그 남자를, 봤다네.”

“그 남자라니? 자네 설마?”

“봤다고! 분명 바이올린이었어. 아니, 실바스트 님께 전달 받았던 그대로야! 분명, 지금쯤 블래스트 가에 내 정보가 도달했을 거네!”


에이리의 눈동자에 빛이 들어오는 게 확연히 보였다.


“그게 진짜야? 언제! 어디서 봤는데!” 그녀가 소리쳤다.

“자네들이 간 직후, 잠시 숨 좀 돌릴 겸, 요 앞에 나와 있었는데, 글쎄, 저어기 건너편 보석상에서 나오지 않던가!”

“보석상?!”


에이리는 쌍심지를 켜고 건너편, 의외로 별 볼 일 없는 1층 평범한 상점을 바라보았다.


“그러니까, 한 서너 시간쯤 됐을 걸세.”

“그리고? 당신은 뭐하고 있었는데? 아니, 뭐했는데? 어!”

“지, 진정하게나······! 나, 나는 가게를 비울 수 없어서······. 예약 귀족 자제 분들이 오셔서······!”


남자의 앞치마를 한 움큼 쥐면서 에이리는 잡아 흔들어 대었다.


“그보다 당신, 블래스트 가의 시종이었어?!”


아크가 재빠르게 응답했다. “레이디 세이나가 계셔서······, 말씀을 못 드렸습니다.”


“아무튼!”


나와 일상이, 아크의 얼굴을 그녀는 한차례씩 보면서 “비상이야! 어떻게든 꼭 잡아야 해! 알겠어!” 하고 윽박 질렀다.


그 순간에 세이나는 어리둥절해서 뭔가를 물으려는 듯했으나, 에이리가 선두로 보석상에 들어 가려고 하자 일상이와 나에게만 자신은 약속 때문에 먼저 가 봐야겠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일상이는 “내일 다시 볼 수 있을까요?” 하면서 분수도 모른 채 주절댔지만, 그녀는 “물론 만나야죠. 내일도 같은 시간에 같은 장소에서 기다릴게요.” 하며 친절한 미소를 띠우고 대꾸해 주었다. “밥 먹고 오지 마세요.” 하고 녀석이 끝까지 조잘대자 내가 녀석의 뒤통수를 한 대 후려 갈겼다. 세이나는 웃으면서 떠나갔다.


“이런! 조심히 가십쇼! 레이디 세이나!” 보석상 문을 한쪽 손으로 반쯤 연 채로 아크가 돌아다보며 소리쳤다. “얼른 오십쇼! 단서를 찾았습니다!”

⠀⠀⠀⠀⠀⠀⠀⠀⠀⠀⠀⠀⠀⠀⠀⠀⠀⠀⠀⠀⠀⠀⠀⠀⠀⠀⠀⠀⠀⠀⠀⠀⠀⠀⠀⠀⠀⠀⠀⠀⠀⠀⠀⠀⠀⠀⠀⠀

나와 일상이는 서로를 마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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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뭐냐.”

“그러게, 무슨 일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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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서둘러 보석상 문을 향해 나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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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6. 첫 번째 경기 (2) 19.09.24 28 1 7쪽
29 6. 첫 번째 경기 (1) 19.09.23 38 1 7쪽
28 5. 또 한 명의 게이머 (8) 19.09.22 33 1 7쪽
27 5. 또 한 명의 게이머 (7) 19.09.21 31 1 7쪽
26 5. 또 한 명의 게이머 (6) 19.09.20 42 1 7쪽
» 5. 또 한 명의 게이머 (5) 19.09.19 43 1 7쪽
24 5. 또 한 명의 게이머 (4) 19.09.18 40 1 7쪽
23 5. 또 한 명의 게이머 (3) +2 19.09.17 59 1 7쪽
22 5. 또 한 명의 게이머 (2) 19.09.16 59 1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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