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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대기 님의 서재입니다.

웅크린자의 시간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완결

포대기
작품등록일 :
2013.09.02 01:39
최근연재일 :
2014.05.11 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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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4.30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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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쪽

웅크린자의 시간 144

DUMMY

<그날 저녁 어스름한 시각에.>


‘헉! 헉! 어디서부터 뭐부터서 잘못된 거야? 헉! 헉!’


하루 왠종일을 몸을 달리고 또 걸어 내보기를 반복해내야지 만이 되었었던 저 수진이가 어느 허름한 주택가 담벼락 아래에서 몸을 잠시 의탁해 보며 숨 고르기를 연신 열중해보고 있었을 때, 어느새 지쳐버린 몸 상태를 추슬러보다가 젖어든 상념에 빠져들기를 시작하였고.

그간에 참 행복했었고, 재미졌었으며, 풍요로웠었던 나날들, 그 한때였었다. 하지만 지금은 이 모양 이 나락으로 끊임없이 추락, 어디서 주워들었을지 모를 작달만한 나무 작대기 하나랑 등 뒤로 고스란히 매어둔 저 모든 일에 원흉이랄 수가 있는 그 어리바리 노가대 꾼 하나가 건네준 백 팩 하나와, 제 맨 몸뚱아리 하나가 그 전부일 뿐인 이 신세.


수진은 왜 지금 자신의 처지가 이 모양 지금 이 끝까지 와 닿아 버린 까닭인지를 다시금 되짚어보기를 시작하였다지만 하지만 그 영문을 모르겠다라는 의문 가득한 시선 그 한 가지뿐을 내내 반복하고 있었을 따름이었었고, 대체 어디서부터가 뭐가 잘못 뀌어진 탓인지.

아마도 그 시작점은 저 볼품없어 보이던 한낮 노가대 꾼 중년 남자 하나랑 저 귀염성 있어 보이는 그 얼굴 하나만을 믿고서 그 중년 남자 앞에서 알랑방귀를 껴 대던 그 예린이의 등장에서부터가 그 발단에 시작이었던 것만은 사실이었던 것 같았다.


그저 그 아침나절에 그 임 현호란 망할 놈이 그 옥상 위에서 울려댄 그 단발에 총성만이 아니었다 라면은 과연 이 같은 일이 이렇게까지 변해버렸을까 내심 주억거려보기 시작하다가, 이내 제 처지를 깨닫고 한숨과 함께 몸을 일으켜 대고는 다시금 또 다른 어딘가를 향하여 연신 발걸음들을 내딛어보는 모양새, 그러기를 다시 한참 만에 이젠 어스름이 내 깔리는 그 어둠이 깔려 들어오려고 폼을 잡는 그 모양새에 다시 한 번 제 처지를 실감하기에 이르렀다.


이젠 그 시기도 11월 중순쯤이니 이제 날 어두워지는 것 또한 금방이었고, 이젠 지 혼자서 겨우 나기 준비에 그 보금자리 마련해보는 준비마저도 모든 걸 자신의 힘으로 살펴내야지 만이 되었었는데, 이젠 발등에 떨어진 불 신세나 마찬가지.

그간은 열라 조종들만 시켜놔도 재주껏 그 과실들이 열려 맺혀드는 그 열매들을 그저 따 먹기만 하면은 되었다라지만 서도 이제부터서는 지 혼자요, 모든 일을 혼자 제 스스로 능력껏 치러내야지 만이 되었었는데, 생각만 해도 갑갑증에 치밀어 오르는 그 무언가로 속이 답답해져 오고 애릴 듯 아련해져 오는 것만 같아서 숨쉬기조차도 또한 어려워질 지경에 이르렀다.

자신이 할 줄 아는 것이라고는 오롯이 자신 없어서 이러는 짓일 터, 이 같은 끙끙 이 속 앓이 짓도 그도 한숨을 내쉬어가며 속으로만 그저 삭혀보는 노릇일 테였다.


그렇게 답답한 심정을 가지고서 심호흡을 몇 차례 조심스레 쉬어보다가 다시금 거리를 더듬다가 진행해 본 방향에 있어서 그 목적지에 한끝은 바로, 자신들의 최초 생존지나 다름이 없었었던 바로 그 리조트 바리케이트 너머 숙소 방향 쪽.

이 같은 경우엔 아는 곳이 가장 좋다라며 며칠만 더 안전하게 이렇듯 걷다가보면은 곧 그 리조트 장벽 너머에 도달하기에 이를 전망이고, 그곳 내부에서 혼자서만이라도 홀로 올겨울을 보내 본 뒤로 하나둘씩 살아 내 볼 채비 또한 갖춰내 보기를 잠시 꿈꾸었다. 하지만 우선은 안전하게 그곳까지 도착을 해보는 게 우선이었었다.


이곳 주변 벌써 그 좀비 덩어리들이 이곳 부근을 그저 지나친지 만 하루 만에 다다를 정도로 그 정도로 밖에 시간이 지나쳐가지가 않았다라손 치지만 서도, 수진이 이렇듯 떠나온 거리가 거기에 점점 더 비례를 할수록 근동에서 그 자취가 싹 사라져 보이고 있지를 않았었던 그 좀비 녀석들이 가끔씩 그 출현이 홀연히 하나둘씩 나타났다가 그냥 사라져버리기를 그 자취 안에서 더듬어본 지도 몇 시간 전부터서는 예사로였었고, 우선 그렇게 버텨내 본 뒤에 우선 자동차라도 한 대 마련을 해 놔 그 꼰대가 하는 양 곧바로 따라 해봐야지 하는 그 속내를 내내 희망처럼 주억거려보다가, 자신들처럼 그날에 그 비슷해 보이는 유원지 등이나 아님 위락시설 등지 등을 찾아내 이를 떠돌아다니다 보면은 혹시라도 이곳과도 같은 또 다른 생존자들을 찾아낼 수도, 그런 생존자들을 또다시 이전처럼 같은 방식으로 꼬여내 이용해보다가 저 꼰대가 사는 그곳을 느닷없이 찾아가 들이쳐 그들로 하여금 그 꼰대에, 그 꼬맹이 예린이에게마저도 그 복수의 칼날을 서슴없이 드리워 보는 것 또한 그리 나빠 보이지가 않는 다란 생각을 하나하나 상기시켜내듯이 깨달아가 보다가, 그렇게 상념의 그 끝자락을 펼쳐 보이며 무심코 찾아든 집 하나가 있었었으니 나즈막한 단독주택 하나.


‘오늘 밤은 여기에서 보내봐야자 만이 되겠구나. 아, 배고파! 어디 요기할 거리라도 없나 우선 좀 꺼내 놔 볼까?’


수진은 밤이 너무 어두워지고 깊어져서 이젠 더 이상 이 어둠 속에서는 이동해 나가기가 더 이상 무리라는 판단하에 이같이 잠시 이동을 멈춰내 보며, 더 어둡기 전에 오늘 밤을 보내기에 안성맞춤일 것 같은 장소 하나를 이곳 바로 주변에서 물색을 해보기 시작, 그런 곳 하나를 바로 눈에 띄기 시작하자마자 다가가 선점을 해보기에 이르렀고, 그러한 결과물이 바로 이곳 이 집 하나였다.

그나마 거리 내에서 안전해 보이고 쓸만해 보이는 담벼락 하나를 고스란히 지내고 있었던 바로 이 집 내부 그늘에서 오늘 밤을 고스란히 보내보기로 결정을 해버리며, 곧바로 숨어들어 가 보기를 시작.


하지만 이 집 내부를 전체 어둠 속에서 고스란히 자전거용 후레쉬 하나만을 믿고서 수색을 해 보기에는 제 담력이 그저 부족하다라는 사실을 잘 알기에, 수색 대신에 그저 담벼락 아래 그 안쪽의 그늘에만 그저 그나마의 안주를 해보며 그 마당 한켠에 잔뜩 웅크리고 있는 상태 그대로 그저 점거만을 선택, 그렇게 담벼락 아래에서 그저 잠시 기대어 숨어보는 것 정도로만 그치고 있었고 그렇게 잠시 쉬어보기를 그렇게 잔뜩 웅크리고 있다가 이내 든 ‘꼬로록’ 시장기에 동요가 돼 뭔가 요기할 만한 거리라도 있나 이를 꺼내보고자 백 팩 내부 더듬, 뒤적거려보기를 이내 노력을 하기 시작을 하였고 그 찾아낸 결과물이 바로 이것 하나, 사탕!


‘찾았다!’


이곳 백 팩 안에는 실로 그 쓰임세가 다양한 물건들이 제각기 놓여져 있었던 상태였었다.

최초에 그 사용을 이룬 저 장도리 하나는 이미 사라져가 빠져나가 버린 지 오래라지만 서도 기존의 물건들에 각기 추가가 이루어진 물건들이 한가득 이라서 그간에 매고, 걷고, 뛰어 숨어드느라 다소 무겁다손 치더라도 나중을 위하여 버릴 물건들조차도 하나도 없었었고, 그만큼 수진의 손에 잡히는 물건들은 다양해 그 가짓수마저도 여럿이었다.


‘비상용 백 팩이라더니, 그 오빠 참 준비성 하나는‥.’


손에 잡히는 물건들 중에 오롯이 하나 먼저 걸려든 사탕 하나를 꺼내 개별 포장 비닐 용지 한끝에 그 이빨 사이 부분을 이를 사용해 찢어내다가 입안으로 바로 흡입, 그 달콤한 과일 맛 향에 잔뜩 도취 되보다 또다시 이내 또 다른 다음 음식물들을 찾아서 백 팩 내부를 뒤적거려보기를 시작.

일단 이 사탕을 애피타이저 마냥 우선적으로 즐겨보고 나서 나머지 본격적인 식사를 다시금 시도해보기를 우선 가늠해보기 시작하였고, 한낮 동안에 언뜻 이곳 백 팩 속에 내용물들을 더듬다 보니까 스팸에 참치 통조림 등 간단한 끼니 거리들을 챙겨 내 볼 먹거리들마저도 여럿이 들어있었다라는 사실을 그 안에서 미리 확인해본 바가 있었었다.


개중에 그걸 하나 꺼내봐서 까서 즐겨 보기로 생각을 해보며, 이를 더듬어 기기를 노력해보는데 그 와중에 울려대는 한소리.


“삑! 삑! 삑! 삑! 삑! 삑! 삑! 삑! 삑! 삑! 삑! 삑! 삑! 삑! 삑! 삑!”


갑자기 백 팩 내부에서 잔뜩 울려 퍼지는 소리가 하나가 생겨나고 있었었으니, 그것은 무언가가 잔뜩 울려대는 바로 그 전자음.


수진은 당황한 듯이 이를 어서 꺼보려고 그 어둠 속에서 소리가 나는 그 물건을 찾아서 백 팩 내부 속을 더듬거리다가, 이게 여의치를 않자 그 백 팩 내용물들을 모조리 다 잔뜩 털어버리기에 이르렀다.

이내 쏟아져 내리는 그 속의 갖가지 내용물들의 향연.


“다그락~! 다각! 다닥 당! 탱~! 철퍼덕!”


갖가지 다양한 물건들이 마당 바닥 아래로 서슴없이 쏟아져 내리건만 소리뿐 불빛 따위는 없었었고, 그 소리 나는 물건의 정체를 찾기까지 한참을 그 백 팩 내부를 전부 탈탈 털어내기에 이르자 문제의 그 소리 나는 물건의 정체를 고스란히 발견하기에 이르렀다.


그 물건에 정체는 다름 아닌 바로 오늘 오전에 그 자신의 그 문제에 그 녹음소리를 들려주는 데 쓰였던 바로 그 최신형 스마트폰 하나. 그것이 폴더형 플립케이스 뒤에 감춰져 언제 씌워졌을지도 모를 냄새가 나는 천 쪼가리 하나에 온몸을 휘휘 휘감은 상태로 백 팩 맨 아랫부분에 몰래 감춰져 있었었던 것을 겨우 찾아내기에 이르렀었고, 그 어둠 속에서도 겨우 천 사이로 새어져 나오는 그 액정의 불빛 하나만을 의지한 채로 그렇게 고스란히 찾아다 그 천 뭉치들을 곧바로 풀어헤친 뒤에 바로, 그 플립 케이스의 커버를 우선적으로 열어젖히자마자 그 액정화면에서 흘러나오고 있었던 그 작달만한 작은 시그널 하나를 터치하기에 이르렀다.

그러자 마자 온 동네를 시끄럽게 휘감던 그 스마트폰에 알람음이 곧바로 멈춰지기에 이르렀고, 그리곤 그 액정 위에 무심코 떠오른 글귀 하나를 읽었으니 그 글귀는 바로.


‘고마운 것은 고마운 거고, 난 그 끝에 미련을 남겨두지는 않겠다. 네 능력껏 살아 내 봐라. 그럼, 아디오스. 꼰대가.’


알람 형식에 문자를 띄운 것인지 고스란히 알람과 동시에 띄워져 버린 이 메세지 하나를 붙잡고서 그저 망연자실(茫然自失)해 보이던 수진이에게 드리워진 것은 이것뿐만이 아니었으니, 그것은 바로‥.


“바스락!”

“누, 누구?”


엉겁결에 무심코 당황한 그 언사를 내뱉어보며 바닥을 더듬어보다가, 손안에 우선 잡히는 단단한 그 물체 하나를 들어다 견제랍시고 꺼내 들어 보다가 그것이 자전거용 후레쉬였다라는 사실 하나를 손안에 그 감촉만으로 무심코 깨달아보다가, 잔뜩 일어나 있던 그 호기심에 두려워 궁금함에 그것을 참지 못하고 그 후레쉬를 키자마자 뒤이은 비명소리.


“꺄~~~~~~~!”


그리고 이를 뒤이어서 이것을 침묵시키는 소리 여러 개가 있어졌으니, 그것은 바로.


“꺄~~~~~~~! 와락! 악! 악! 이거 놔 저리 안가? 힉! 찌익! 우접우접! 우걱! 찌익! 찌익!”


-. 2052년 7월 26일 경기도 남양주시 오남읍 오남 저수지 부근 한 자립터 내부 주택. 오전 10:17


“민기야! 우리 마을 주변에서 지금 좀비 한 마리가 출몰했대! 지금 어른들이 그놈 잡으려고 뛰쳐들 갔어! 우리도 빨랑 어서 구경하러 가자. 어서, 빨리! 어서!”

“난, 안가! 그저 기습에만 주의하고 저 느려 터져 굼뜨기만 한, 그래서 잡히지만 않으면 힘도 못 쓰는 저 지저분한 것들을 내가 뭐하러 거기까지 나가서 구경을 가냐? 니나 가라 구경들. 난 이곳 안에서 마저 이 책이나 볼란다.”


실로 진귀한 구경을 가자며 오랜만에 찾아든 기회를 구경 가자라며 찾아온 친구를 못내 뿌리친 장본인은 바로 나, ‘박 민 기’로 올해로 열한 살에 혈기 방장한 소년이 바로 나였다.

이곳은 우리 할아버지가 그 터전을 가꾸고 나머지 잔존 생존자들을 끌어다가 맘에 맞는 사람들끼리 이 마을 터전을 일군 그 장소가 바로 이곳 우리들의 자립터 이곳이었고, 난 이곳 안에서 나고, 자라, 지금껏 내내 살아왔었다.


이미 골골해 술병으로 돌아가신 우리 할아버지가 남긴 기록상으로 보자면은, 예전에는 이곳 전체의 그 인구가 무려 오천만 이상에 좀비만 해도 좀비 웨이브를 꾸려서 하루 왼 종일 이곳저곳 이런 마을 단위가 아닌 저 읍 너머의 폐허 더 큰 도시 그 전체를 하루 왼 종일을 휘감아 돌 정도로 그 위용들이 무척이나 대단하다고들 적혀져 있었었는데, 이건 분명히 구라일 것이 분명하였다.

저 느리디느리고 이젠 몇 년에 걸쳐서야 겨우 하나 볼까 말까 한 저 꼬질꼬질한 좀비라는 그 생명체가 그 덩어리에 그리도 번성해 있었다라는 그 사실들은 도무지 상상하기조차 어려울 노릇들이었고, 그 지저분한 것들을 뭐가 그리 좋아서 구경들까지 나간다는 소리들인지 도통 난 이해하기조차도 힘들었었다.


이것이 전통이래나 뭐래나. 아무튼, 그렇게 마을 장정들이 그 유희 거리마냥 좀비 사냥에 성공해 돌아오면은 그날부터서 며칠간은 마을에서 가장 큰 축제일이 벌어지고는 했었었는데, 그 전통이라는 명목하에 마을 한 공터 그 한가운데에다가 모닥불을 커다랗게 지펴놓고서 그 좀비 놈을 가차 없이 불태워버리고는 하였다.

산채로, 그놈이 살았던지 죽었던지 간에. 그리곤 그 불타오르던 좀비를 그 한가운데에다가 고이 모셔 놔두고서 뱅글뱅글 돌아가면서 춤사위 한 굿판을 며칠간에 걸쳐서 치러내기에 이르렀는데, 그게 우리 마을의 특별한 잔칫날 중의 하나였었으며, 이 며칠에 이르는 그 잔치 굿판이 끝나기에 이른다 면은 그 이후로는 열 달 뒤면 ‘응애응애’, 새로운 새 생명들이 느닷없이 앵앵거리고들 하였었다.


이게 요 전날에 살아남은 그 생존자들을 기리기 위한 축제일이라나 뭐라나.

이렇듯 아직까지도 끈질기게 그 생명력들을 유지시켜 오던 저 좀비 놈들을 그저 하나 발견해냄과 동시에 이를 박멸해가며 벌이는 축제에 앞으로도 더더욱이나 우리들의 그 생존에 대한 의지를 더욱더 북돋게 하기 위해서 치르는 그 의식차원에서 벌이는 짓들이라고, 예전에 술병이나 이미 돌아가 버리신 우리 할아버지께서 내내 그 술자리에서 그 입버릇처럼 펼쳐 내가시던 그 옛날 옛적에 무용담처럼 들려주시던 그 얘깃거리들 속에 소재들 중에 하나가 바로 그것이였었다.


어찌나 많이 들었었던지 지금도 이 귀에 그 딱지가 아직 안 지워질 지경. 하지만 우리 허풍쟁이 그 할아버지 말씀들 중에서도 딱 두 개 눈여겨볼 말씀 들이 있었었으니, 그것은 바로 하나가 ‘안전제일!’ 이라는 우리 마을 입구에 떡하니 세워진 저 표지판 같은 글귀 하나랑, 또 하나는 바로 이 표어 ‘아는 것이 힘이다!’ 라는 우리 집의 가훈 하나.

그것이 우리 할아버지와 돌아가신 할머니 영정사진 아래에 떡하니 비치가 되어진 상태였었으니.


‘우리 허풍이 심한 술주정이 할아버지 말씀들 중에서도, 이것 두 가지만큼은 정말로 제대로라니까. 그럼!’


난 우리 할아버지의 성함, 아니 함자 ‘박’ ‘민’ 자 ‘우’ 자를 낙서를 하듯이 써내려가 보다가 그다음 할머니 이름을 쓰려다 멈칫.


‘앗! 우리 할머니 이름이 거 뭐더라? 맨날 할머니, 할머니 거리다 보니, 이름이 갑자기 생각이 안 나네? 우, 유, 생각이 날듯 말듯, 거 뭐? 오, 유.’


난 우리 할머니 함자를 생각해내려고 골머리를 싸매던 그 와중에 이를 바로 훼방시키던 바깥에서 들려와 버리는 우렁찬 함성소리와 또 다른 화답의 그 목소리들에 이젠 졌다는 듯이 그만 두 손, 두 발, 다 들어 버렸고, 그만큼씩이나 시끄럽고 그만큼씩이나 활기에 젖어 들어가는 마을의 그 잔치 분위기상에 오롯이 더 이상 우리 할머니의 이름 짜내보기를 포기해버리고 말았다.

그만큼이나 녹녹치가 않았었고, 그 순간에 또다시 터져 나와버리는 또 다른 함성소리들이 이어졌으니.


“와~! 생포다, 생포!”

“와~! 누가 잡았데?”

“경비대, 이 씨가 잡았데!”

“뭐, 이 씨가? 이거, 진짜로 대단한 일인걸? 그저 때려잡기보다야, 생포가 훨씬 더 어렵지. 아무렴! 저놈들 힘이 원채 좋잖아? 안 그래?”

“그렇고말고! 이거 마을에 큰 경사가 났는걸? 간만에 산채로 불타오르는 저 생생한 좀비 하나를 내 십 년 만에 고스란히 이 두 눈으로 목격을 하게 생겠어!”

“하하하! 아무렴, 그렇지! 그럼 우리 오늘 한잔 진하게 빨아야지 되겠는걸?”

“아무렴! 진하게 한잔 빨아버려야지! 하하하! 가세 들, 가!”


“민기야! 민기야! 빨랑 나와봐! 어서! 마을 어른들이 좀비 하나를 잡아왔대! 그것도 죽은 놈이 아닌 산 놈이래!

생포래, 생포! 근 십 년 만이라니까 얼른 빨리 나와서 우리 밖으로 가서 구경이나 한번 실컷 해보자!

다 지나가 버린다니까? 어서어서, 어라? 움직인다. 팔팔한걸? 빨랑빨랑 나와! 야! 빨리 좀 나와보라고, 어서 빨랑!”

“아씨, 귀찮다니까 왜들 그러는 데? 왜 별것도 아닌 일들을 가지고서 그렇게 호들갑들을 떨어대? 아, 대체 왜~~~~~~~~~~~~~”


작가의말

이로써 본편은 모두 프롤로그 하나랑 144화로 완결지어 보았고 약 한편 가량의 외전 격이랄 수 있는 마지막 떡밥을 회수키 위한 작업이 하나가 남기에 이르렀습니다.

나머지 그 외전 하나랑 후기 남기는 것 그리고 이 웅크린자의 시간을 완결시켜보는 작업은 며칠간 놀러 갔다가 와서 마무리 지어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휘리릭~! 아 참! _(_._)_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36

  • 작성자
    Lv.99 머키
    작성일
    14.05.10 18:33
    No. 31

    고생하셨습니다. 재미있게 잘 봤습니다. ^^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8 포대기
    작성일
    14.05.11 01:20
    No. 32

    감사합니다. 그저 혼자서 꾸린 글이 아닌 공감이 있으셨으니 이제까지 오셨겠죠. 감사드립니다. ㅎㅎ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5 아라짓
    작성일
    14.05.11 18:20
    No. 33

    결국 예린이가 꿈을 이루었군요. 예린이 성이 유씨죠. 후후후 발뺌 하기엔 늦었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8 포대기
    작성일
    14.05.12 17:03
    No. 34

    아직 명확한 이름이나 성씨가 덜 나왔었죠. 오 아님 유 이랬으니깐요. ㅎㅎㅎ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열혈청년
    작성일
    14.05.14 10:46
    No. 35

    좀비 생존물의 끝판왕이 같은 인간이였다니.. 아이러니 하네요 .. 즐겁게 잘 보았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8 포대기
    작성일
    14.05.16 14:21
    No. 36

    그러신가요? ㅎㅎ 그간 재미 있으셨다니 다행이네요.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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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 웅크린자의 시간 120 +16 14.03.19 5,050 146 14쪽
120 웅크린자의 시간 119 +10 14.03.18 5,258 125 17쪽
119 웅크린자의 시간 118 +19 14.03.16 5,490 133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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