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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대기 님의 서재입니다.

웅크린자의 시간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완결

포대기
작품등록일 :
2013.09.02 01:39
최근연재일 :
2014.05.11 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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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4.15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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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쪽

웅크린자의 시간 132

DUMMY

-. 10월 16일 경기도 용인시 용인 송담대학교 아침 08:37


본시의 오늘 하루의 계획에 있어서 아침나절에 저들과의 대화의 시간을 나누고, 서로 간에 타협점에 이른 뒤에 곧바로 거주구 밖 거리로 나가 주 출입구의 철문 언저리를 개보수하는 작업에 투입시켜볼 작정이었었다. 하지만 생존자들의 대다수에 반대에 부딪혔다고 내게 일러줘 왔다.

한번 속지 두 번 속겠냐고. 아니 취지를 보아하니 그 목적에는 부합되니 능력껏 자신들의 행동력을 보여주겠지만, 다시 한 번 늘어놓는 변명 따위를 들어주거나 하소연해대는 그런 시덥지도 않은 소리를 두 번 다시는 듣기도 싫다나 어쨌다나.


물론 이 같은 저들의 반응에 다소나마 실망감에 휩싸여 들었던 것 또한 사실이었다.

이 같은 대면들로 다소나마 그간에 오해 아닌 오해들을 모조리 풀어보려던 내 자그마한 계획이 무산이 되어버린 셈이었기에 더욱 그러했을지도.

물론 내가 해보지도 않았던 저들의 몰살계획이 ‘모두 다 저들이 꾸민 구라요!’ 라고 소리치며 항변해댈 수는 없는 상황이라 처도, 사람이 웃는 얼굴에 침 못 뱉는다고 얼굴을 비집고 서로 부대끼며 한두 번 서로 마주치다가 보면 없는 정도 생겨난다는데, 혹시나 저들의 일손 돕기에 나서기 전 다소나마 저들과 일거리에 대한 얘기라지만 그러한 대화들이라도 저들과 나누다 보면 혹시 저들의 태도가 잠시 우호적으로 변할까 싶어서 기획해본 결과물이었는데 그것마저도 듣기가 싫고, 그저 작업에 따른 조건만을 제시하라고 하니 그 모두가 꽝인 셈이었다.


우선 친해져서 그 안에서 뭔가 자잘한 헛구멍 찾기라도 계획해볼 심산이었었는데, 그 모든 게 물거품이 됐다. 하지만 이것 또한 짐작했었던 바가 있었다.

그 삼 일간의 치욕과 모욕의 순간.

어떤 놈은 내게 다가와 갖은 욕설에 뺨마저 때려댔고, 온갖 조롱에 뱉어버린 침 세례만도 부지기수였었다.

사람의 감정이라는 게 오롯이 쌓인다고 일방적으로 다가선 그들의 갖은 멸시가 나 또한 그들이 뱉어 내린 온갖 시련들로 차곡차곡, 내 심장 속에 지긋이 침전되어진 상태였었다.


물론 저들이 그 내막을 자세히 몰라서 내 진정성에 유감을 표하는 것일 수도 있었다. 그 모든 사실들이 바로 오해로, 그 모든 진실들을 마주치게 됐을 때 그 사실들을 알게 된다면 머리털들을 부여잡고 막상 자신들이 저지른 그 추악한 일들에 부끄러워할런지도 모른다. 아니면 외면해버리거나.

둘 중 어느 게 진실로 내게 다가올지 기대를 해보며 브리핑을 해보기 시작했다.


“다른 사람들에 의견이 그렇다니 하는 수 없겠지. 그럼 브리핑을 시작해볼까? 철그렁~!”


난 주형이가 물어온 공사의 진행방향 상황을 설명해주기 위하여 강의실 한편에 위치되어진 이동식 보드판 위에 올라섰다.

여전히 내 왼쪽 발목 어름에는 수갑과 쇠사슬이 한 몸을 이룬 상태인 몹시도 거추장스러운 족쇄 하나가 매달려 있었다. 하지만 그저 달리지도 않은 듯 조금도 내색하지 않으려는 듯 노력해보며 보드마카를 들어 끄직거렸고, 그리자 화이트보드판 위에 괴발개발 그려진 주 출입구 근처의 경관들이 현재의 위치대로 형상을 띄며 표현되어지기 시작하였다.


“여기, 여기, 대리석 기둥 네 개 사이에 각기 철물로 구조가 짜여진 출입문이 달려 있는 게 본래의 이 출입구의 모습이지. 근데 이것저것 잔뜩 물건들만 쌓아 올려진 상태라서 은근히 단단해 보일런지는 모르겠지만, 너무 물러. 게다가 그 구조마저도 너무 촘촘하지가 않아서 빈틈이 너무 많지. 거기다가 얼기설기 마구잡이식으로 올려 쌓아 붙여 논 상태라서 더더욱이나 밀림에 취약해.

일단은 철문만을 제외하고서 모조리 싹 다 철거해야 돼.


본래에는 철문까지 싹 다 뜯어다가 외부에 그라인더 질로, 표피에 해묵은 녹 제거 및 이미 갈라져 내린 잔여 페인트 조각들도 싸그리 싹 다 떼어내고 페인트칠에 나서 나머지를 튼튼하게 보강시켜 놔야지 만이 되는데, 그것까지 하기에는 너무나도 무리수고 그저 조용하게 사포만을 열심히 문질러댄 뒤에 약식으로나마 페인트칠을 도포해두는 것으로 끝내고, 나머지 그 뒤에 받쳐둘 물건들로 아예 인원수들도 많으니 여기 빈 강의실 내부에 쓸데없는 출입구 철문짝들을 뜯어다가, 그 뒤쪽에 다닥다닥 붙인 뒤 높게 쌓아올려서 서로 붙여 처리해두면 돼.


만약에 자재가 부족하다 싶으면 야외로 다시 나가서 문짝들을 싸그리 다 떼어오던지, 아니면 이 건물 말고 이 옆에 또 다른 빈 건물 한 동을 싸그리다 정리한 뒤에, 문짝들을 뜯어다가 차곡차곡 처리해서 똑같이 쌓아올리면 돼. 그저 하나둘씩 가져다가 뒤 받쳐서 쌓아올리기만 하면 되고, 나중에 서로 용접시켜서 임시로 한번 고정시켜 두고 페인트칠을 한번 싹 다 처리해둔 뒤에 난중에 시멘트를 부어다가 제대로 한번 고정시켜 두기만 하면 되고, 그 뒤에 사다리나 한 여러 개 거치시킨 뒤에 용접해두기만 해도 되겠네. 이 정도만 해도 주 출입구의 방벽 쌓기는 이 정도만으로도 충분한데, 문짝이야 깔린 게 문짝이니 튼튼하게 서로 겹쳐서 한 3m 이상 쌓아두면 충분할 거 같고, 인원수 배정을 이렇게 해.


거리 외부 쪽에서 공사 소음에 다가올 좀비들을 해치우는 역할로 인원수들을 적정 배분하고, 나머지 인원들은 재료의 확보와 아울러서 시공상에 도움을 주기 위해 망보는 인원을 제외한 나머지 인원들이 나서는 것 정도로.

더욱더 많은 인원들이 참가를 할수록 더더욱 빨리 주 출입구 장벽 상태가 완전해지겠지? 그럼 따로 또 궁금한 사항이 있어? 아님 여기서 더 추가해볼 사항이라도.”


난 내가 꾸며둔 계획을 세세하게 타진해보았고 그런 나의 계획에 덧붙여 별다른 추가할 사항이라도 없는지 주형에게 물어보았지만, 그 대상이 되는 주형이는 가늠하는지 묵묵부답이었다. 그러면서 덧붙이는 말.


“그럼 인원수 배정은 별다른 게 없네? 대충 끼워 맞추기만 하면 된다?”

“그렇지. 대신에 외곽에서 경비를 서볼 인원들이 대강해서 셋 정도는 필요할걸? 그리고 나를 보조해줄 인원들이 최소한 둘에 능력껏 자재들만을 실어다 날라주면 나머지는 그들로도 충분히 쌓아.

대신에 초창기에 자재들을 실어다가 확보해줄 인원들이 좀 많이 필요하다 뿐이지, 문짝 뜯는 법정도야 내가 대신 알려주거나 아님 내가 직접 뜯어줄 테니 아무런 문제 또한 없겠지만, 계단에 최소한도로 그 뜯어낸 문짝들을 나르는 데만 해도 두 명 이상의 인원이 필요로 할 걸? 그 정도로 무거우니까 다수가 여성들로 이루어진 이곳 안의 상황이라면, 셋 정도는 필요로 하겠다.


평지에서야 P형 대차에 실어다가 밀고 끌어내서 옮기기만 하면 되고, 일단 초창기에는 무조건 자재의 확보가 필요로 하니 우선 다 같이 힘써 자재확보에 나서는 게 좋겠다. 그럼 일도 훨씬 더 수월해질 테고 인원에 낭비 또한 없겠네. 그 뒤론 도합해서 모두 나까지 여섯 명 정도가 일차로 필요할 거 같고, 우선해서 철문에 주위를 철거해대는 것과 페인트칠에 어느 정도 쌓기만 하면 끝날 테니 외부에서 감시를 해댈 인원 또한 필요 없겠네. 그럼 더더욱이나 일손이 덜어질 테니 나머지 일들도 계획하기가 수월하겠다. 그렇게 앞면 쌓기를 끝내고 후면에 나머지 담장들도 보수해두면 되겠지?


이쪽 반대편에 차량들로 가로막힌 곳들에도 적당껏 띄어서 강관들과 시멘트로 적당껏, 우선 기둥들을 세워 만들고 그 기둥들 옆에 나란히 철문짝들을 세워다가 용접시켜, 일단 고정시켜 놓은 뒤에 바로 시멘트를 부어놔 더욱 튼튼하게 고정시켜 두고 겹겹이 쌓아둔 뒤에 그 뒷쪽에다 발판을 마련해두던지 아님 더욱 단단하게 철판 뒤에 버팀목이라도 세워 박아놓던지. 그리고 외벽 등의 낮은 담장들에도 강관들을 세워놔 더욱 높고 탄탄하게 보강시켜 놔야 돼. 지금은 너무 낮아.

한꺼번에 몰려버리면 겹치다가 타 넘을걸? 고작 2m도 안 되니까. 어때 니 생각이?‘


한참 내 생각을 더듬고 훑어보던 주형이가 그 안에서 어떠한 부실시공이나 탈출의 징후마저도 포착이 이루어지지를 않자 곧바로 건축승인에 돌입했다.


“음 그럼 그렇게 하도록 하지. 그럼 오늘부터 바로 자재의 확보에 나서는 건가?”

“그게 가장 빠르겠지. 일단 이동의 건물 내부의 문짝들을 덜어내고 이쪽에다 옮겨 놓고, 쌓은 뒤에 곧바로 주 출입구의 철거에 나서면 돼. 그 뒤 조금 모자라다 싶으면 인근의 동을 털어도 되고.

조금 전에 언급해본 것처럼 시공에, 모조리 다 합하면 한 일이 주 정도는 소모되지 싶은데? 중간에 일들이 생기면 더 걸릴 테고 어때?”


“그럼 그럴까? 하지만 오늘 오전에는 우선 내가 우리 쪽 사람들과 먼저 이 같은 대화의 설명들을 우선 나누고, 지시사항들을 내가 먼저 곁들여줘야지 되니까 점심 먹고 나서 곧바로 시작하는 걸로 하지. 그럼 그때 가서나 볼까?”

“그렇게 나도 알고 준비하고 있지.”

“그리고 입에 자크 채우는 거 무조건이야. 무조건 이 일에 관련된 얘기 정도야 알았지? 얘들의 조롱에도 반응해서도 안 되고. 무조건이야 무조건.”

“알았다. 무조건 이 일에 관해서만 대화를 나눈다. 맞지? 알았다니까? 나도 저들과 할 말은 없어. 그렇게 싫다는데‥.”

“그래. 그럼 그때 가서 보자.”


터덜터덜 걸어나가는 주형이 밖에 나가면서도 찰칵 자물쇠에 시건장치 거는 법을 잊지 않는다.


‘새끼 말하는 도중에 짤라먹는 버릇하고는.’


난 떠나가는 주형이의 뒷모습을 살펴보며 혀 차는 소리를 내었다. 물론 속으로. 게다가 그저 문을 열어놓고서 떠나간다고 해도 별달리 내가 뾰족한 탈출에 이르는 방법까지 살펴내는 데에는 아직까지 요원했다.


내가 예린이의 그 확보된 위치를 모른 다라면 아직까지 이르다. 게다가 준비되어진 방법마저 없었고 대신에 내가 숨겨진 예린이의 그 확보된 위치마저 모른 다라지만, 내 신호에 발맞춰서 예린이가 숨을 수도 있고 내 탈출에까지 성공에 이른 뒤에 다시금 되짚어와서, 예린이의 약속된 위치 내에서 구출해내는 방법이 참 좋을 듯한데 이 같은 방법을 실현해낼 구체적인 계획에 있어 두 가지의 보완점이 필요로 했다.


첫 번째는 내가 구출해내기까지 우리 예린이가 이 속에서 잘 숨어있는 것과, 내가 저들을 모조리 무력화시켜야 된다는 두 가지 방법. 그러다.


‘근데 이건 너무 극단적이잖아? 그리고 이 방법이 이대로 먹힐런지도 모르고, 그 시기에 어찌 맞추며 그때까지‥.’


난 혹시라도 그 방법이 이 안에서 없을까 라며 내내 궁리를 해대다가 잠시 머리를 스치는 생각에 진저리를 쳤다.

너무도 극단적인 생각에 ‘모 아니면 도.’일 때나 생각해보기로 하며 일단 스킵.

그렇게까지는 하기 싫었었던 계획으로 자칫 잘못하면 너나 할 것 없이 모조리 다 황천길에 도달할 수도 있을 만한 계획이라서 잠시 보류해본 계획.

모든 정황에 있어 완벽히 부합 돼 보이는 계획이라지만, 너무나도 극단적이었기 때문에 우선하여 킵 해본다. 그리곤 나중에 아주 악 바치고, 이 갈리게 되면 그때서나 사용해보기로 하고 우선 그렇게 그 오전 무렵이 궁리와 함께 더불어 지나가고, 어느덧 점심나절이 쏜살같이 찾아왔다. 그리고 후기.


“자 다들 바깥쪽으로 피하고들 있어! 그래 넘긴다. 퉁!”


* * *


오전엔 오후에 할 일거리들을 계획했다라면, 점심 먹고 나서 이후로부터는 본격적인 자재의 확보에 나선 참이었었다.

거의 대부분의 생존자들이 우선적으로 팔을 걷고 나섰다. 저 게을러 보이던 그 재수 대가리 없어 보이던 주형이 이놈마저도.


솔선수범해 팔을 걷어붙이고 나서는 데에서 난 ‘웬일이지 이놈이?’ 했다. 하지만 역시나 꿍꿍이가 있었다.

속이 시커멓게 쓸어버린 능구렁이 같은 놈이었다.


‘어디서 못된 것만 쳐 배워놔서. 쯧!’


이 같은 방벽 쌓기 모조리 다 내 아이디어였고 내 성과였다. 모든 그 제조로부터 궁리에 이르기까지.

하지만 저 주형이 놈은 내 생각을 듣고 나선 쪼르르 저들에게 달려가 곧바로 일러 설명해 바친 게 바로 지 아이디어였다란다.

그놈이 대놓고 내게 이렇게 일러 지시하지는 않았었지만, 다른 이들이 내게 비꼼을 일으키며 서로 나누는 이야기들 속엔 그러한 내용들이 담겨져있었음을 내가 눈치챘다. 그들이 이렇게 하던 말.


‘주형이 걔 정말로 뛰어난 거 같지 않아? 이 같은 생각마저 해냈다는 게 말이지. 그것도 저 병신 같은 노땅 주제에 지도 갇혔다지만 살아보겠다라고 방벽이 허술하다는 둥, 이랬다저랬다 하는 헐뜯기에 노력하는 저 꼰대 말만을 듣고서 바로 이 같은 생각을 금방 아이디어마저 생각해 낸다는 게 말이야. 저번에 상훈이 오빠 불쌍하다고 치료에 묻어준 것마저‥.’


난 이 같은 대화를 통해서 나만의 아이디어가 저 주형이 것으로 도용되기에 이른 것에 대하여서 대번에 눈치채고야 말았었지만, 잠자코만 있었다.

이제 와서 내 것이라고 주장해본들 또 뭘 어쩌겠는가?

아무래도 주형이 그놈이 자신이 확보해낸 리더자리를 공고히 하고자 지키기 위해서 자신의 이런 장점을 살리고자 이같이 거짓뿌렁을 일삼아댄 모양이었는데, 난 그저 그러려니 했다.

부하의 아이디어를 도용해간 직장상사의 횡포같다라며 넋두리만을 일삼아대다가, 그 뒷말에 흐르는 호기심에 잔뜩 귓말을 훔쳐 들었다. 하지만 그게 다였다. 더 물을 수도 없는 노릇. 주형이 그놈의 당부가 있었으니.


‘아니 협박이지. 그리고 치료와 묻었다라? 그럼 상훈이란 그 사람을 묻어줬다는 소리인데 이건 또 어떻게 돌아가는 노릇이지? 그리고 그럼 수진이는 어떡하고 있고? 아니 이 같은 사실을 들어서 알고나 있을까? 아님 모르고 그냥 갇혀있을지도‥.’


난 하나의 단서에 꼬리에 꼬리를 물어보다 나중에 조금 더 자세한 정보 사항을 듣거나 밝혀지게 된다라면은 조금 더 심도 있게 궁리를 해보기로 하고, 지금 하는 작업사항에 열중해보기로 했다.

까딱 잘못하면 사람이 다친다.

내 손가락을 씹힐 수도 있고, 넘어짐에 나를 도와서 나르던 사람들이 철 문짝에 깔려버릴 수도 있었다.

그럼 바로 나도 다친다. 그렇게 넋 놓고 일하다가 실수하면 깔려버린 사람들이 가만히 있겠나? 나라도 안 참는다.


‘아마 욕으로 귀에 딱지가 내려앉겠지? 아님 또 쥐어 터지거나‥.’


일하는 중에 하는 잡생각 하는 버릇이 또다시 번지고 있었다. 아마도 궁리를 해야지 만이 오롯이 안전해지리라 하는 생각에서 이러는 걸 테다.


지금 내가 하는 일은 문짝을 뜯어서 저들에게 건네주기였었다.

먼저 우리들이 사용하는 거주구를 제외한 나머지 강의실들을 모조리 뒤져다가, 앞뒤 철문 할 것 없이 단단해 보이는 모든 철문들을 모조리 싹 다 뜯어낼 계획이었다.

그것에 앞서 문짝을 뜯어주기.

방금 전까지 내내 1층 출입구를 막아두고 쌓아올린 온갖 장애물들을 걷어다가 바깥으로 치워내서, 이전까지 줄사다리로 오르내리던 건물 내부의 1층 출입구를 개방시켰다.


아무래도 무겁디무거운 철문을 하나씩 허공에 매달아서 내려보내기보다는 P형 대차에 실어서 하나씩 끌어다가 옮겨두는 게 조금 더 편리했고, 이렇게 개방을 시켜버린 건물 내부의 출입구는 이전처럼 쌓아올려서 막아놓는 것 대신에 대부분을 철판 등으로 용접시켜서 새롭게 막아두고서 그 위에 오갈 수 있는 철문 하나를 비치해 달아놓기를 계획해보았고, 그것을 실행시키다 왔다. 그리곤 이같이 내가 저들이 지정해준 문짝들을 떼어주고, 나면은 저들이 P형 대차에 끌어다 실어내어서 바깥으로 옮기는 과정이 오후 내내 내 모든 일과의 대부분이 점철되어 졌다. 하지만 모든 문짝들을 떼어내 보려던 내 모든 계획들이 수포로 돌아갔다.


이 같은 과정들을 통하여 우리 예린이나 수진이가 갇혀있을지도 모를 장소들의 물색에 나선 셈이었었는데, 이것들을 눈치채버린 모양인지 2층 이상엔 접근이 불허됐다.

안전상의 이유라나 뭐라나. 아무튼, 나머지 자재들은 내일 이후에 다른 근동에서 덜어내기로 하고, 그날의 일과를 마치게 되었다. 그리고 늘상 내 감시역을 맡고 있던 세광이 저 녀석의 총구가 한시도 내 몸뚱아리 근방에서 벗어나지를 않는다. 저러다가 오발사고라도 일으켜대면 어쩌려고 저러는지.


‘내 안 도망간다. 안 간다고, 이 시멘트야.’


내가 즐겨 쓰던 k-2의 개머리판이 접혀진 상태 그대로 총열 덮개에 나란히 부착이 되어진 초록색의 레이저 포인터들을 켰다, 껐다 거리며 온통 내 신경을 긁어대는데도 여념이 없었고, 난 그러던지 말던지 내 발목에 채워져 있었던 수갑에서 벗어나 버린 홀가분함에 능력껏 천천히 문짝들을 조심스레 하나하나씩 분해해다가 쓰러뜨리기에 여념이 없었다.


그렇게 한 개 스무 개에 다다른 시점에서부터 어스름이 날이 어두워지기 시작하였다.

이젠 점점 더 해도 빨리 떨어지기를 계획한다.

벌써 시월 중순에 다다른 시점. 앞으로도 11월, 12월, 월동준비에까지는 이르지 못하더라도 한 12월 이전까지는 우리 예린이와 더불어서 탈출에 성공해야지 만이 되는데, 새삼 추워져 오는 계절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그전에 빨리 방법을 찾아내야지 만이 되는데 이것 참 허송세월도‥.’


이윽고 다시금 내 발 한쪽 편에 족쇄를 빙자한 수갑 채우기가 다시금 체결되는 순간이 도래하고, 이번엔 오른쪽 발목이었다.

이놈들도 한쪽 발목에다가 매번 채우기에는 내 왼쪽 발목이 부풀어 오른 상태임을 아는 까닭이었다. 그리곤 시컴한 즉석 미역 된장국 한 그릇과 더불어서 미적지근한 주먹밥 한 덩어리가 쟁반위에 남겨진 채 떠나가는 발자국 소리만이 울려왔다.


‘이젠 숟가락 하나조차도 안 남겨줄 모양인가?’


이제부터는 오로지 나 혼자만의 시간이었다.

배변도 가져다 놓은 플라스틱 바케스에 해결을 봐야지만이 된다.

저들도 주로 밤중엔 요즘 컴퓨터 오락 게임에 심취해 있거나, 끼리끼리 모여앉아 술 파티를 벌이는 등에 오락 거리에 몰두해 있는 듯이 보였다.


‘이것도 다 저 전두환 5공 시절의 3S 정책 같은 노릇일 테지.’


스포츠(Sports), 스크린(Screen), 섹스(Sex). 3S, 국민 우경화 정책.

주형이 이놈도 인기에 부합해보기 위해서 한창 이 같은 짓을 벌여대 보는 듯이 보였다. 게다가 일본과도 같은 저들이 단합해볼 만한 적 또한 저들에게 존재했었으니, 바로 나다.

나와 같은 잠재적 적대 세력이, 그것도 이미 잡힌 터라서 안전하게 씹어댈 수 있었다. 맛난 간식거리 같은 거랄까? 저들이 뭉치기 위한.


‘낮에 내 아이디어를 훔쳐간 것도 이러한 인기몰이에 영합시켜서 자신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방편이겠지? 근데 그 상훈이란 사람이 그 대화 속에 나타난 건 또 무슨 이야기지? 그 말이 정작 사실이라면은 저들이 그 사실을 알고도 그냥 넘어가 버린 것인가? 아님 여기에 또 다른 꼼수라도 하나‥.’


가물거리는 머리에 정신까지 지끈거리기 시작한다.

겨우 추스렸던 내 모양이 오늘 하루 오후 내 움직거렸다고 벌써 이 모양이었다. 하지만 어제 다르고 오늘이 다르다. 점점 더 나아져 가는 모양새. 아니 오늘 하루 종종걸음에 간간이 그사이 못내 굳어져 내린 몸 상태를 살살 건드려주며 나중에 급격하게 휘두를 그 순간을 찬찬히 음미해보는 오늘 하루였었다.

그간에 골았다며 얼굴 가득 엄살 아닌 엄살 또한 피워댔던 것 또한 사실.

이렇게 천천히 몸을 혹사시켜 나가다보면은 언젠가 하루 내내 막일에 시달리더라도 내 몸 컨디션 하나 말끔하게 고쳐낼 그때가 곧 도래하게 될 것이었었다.


‘그럼 그 순간에 준비를 마치게 될 테고, 미리 고려되어진 바대로 탈출해나가기만 하면 되겠지. 근데 그 실행 방법이 문젠데 이를 어쩐다?’


작가의말

그간에 업로드가 너무 힘들었습니다. 텀이 너무나도 길어버렸죠? ㅎㅎ

그간에 컴퓨터가 블루스크린을 뿜어대느라 그걸 잡는다고 꼼지락거리다가 며칠 허송세월을 보내고야 말았었습니다.

원인은 발열을 잡아낸다고 서멀 구리스를 바르다 컴퓨터를 비스듬히 세워둔 상태에서 작업을 하다가 나중에 끼운 cpu의 소켓이 접촉 불량이 나서 메인보드의 접근조차도 불허를 하더란 말이죠. 처음엔 이 사실을 모르다가 아예 싹 다 뽑아다가 하나씩 차례대로 꼽아보는데 맨 마지막에 cpu 쿨러를 뽑아대는대 바로 방열판 위에 붙여져 올라오는 cpu에 이거다 하고 바로 감 잡고야 말았었죠. 그래서 고쳐진 게 바로 어제고 오늘 곧바로 바로 재 작업 뒤에 올려보는 거랍니다. 역시 자가수리는 하면 할수록 느네요. 일차로 작성은 예전에 벌써 다 해놨었는데 점검을 하느라 또 시간이 곧잘 걸리네요. 그럼 즐겨보시기를... 휘리릭~!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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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13

  • 작성자
    Lv.99 골드레인
    작성일
    14.04.15 19:06
    No. 1
  • 답글
    작성자
    Lv.8 포대기
    작성일
    14.04.17 08:39
    No. 2
  • 작성자
    Lv.99 월충전설
    작성일
    14.04.15 20:06
    No. 3

    이런... 컴이 고장나면 짜증나죠. 이제 좀 괜찮아 졌다니 다행입니다. 근데 저아저씨는 언제 뒤집어 엎죠? 왠지 극단적인 방법 쓸것 같은데..... 써주세요. ㅋㅋㅋㅋㅋㅋㅋㅋ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8 포대기
    작성일
    14.04.17 08:39
    No. 4

    아직 멀었겠죠. 밥도 쌀이 좀 뜸을 들여야 뭔가를 계획해보지 않겠어요? ㅎㅎ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8 비글물엇
    작성일
    14.04.15 20:46
    No. 5

    빨랑 뒤집어서 예린이랑 go sweet home했으면......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8 포대기
    작성일
    14.04.17 08:39
    No. 6

    그러게요. ㅎㅎㅎ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1 떵바람
    작성일
    14.04.16 00:10
    No. 7

    웰컴~~용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8 포대기
    작성일
    14.04.17 08:39
    No. 8

    넵 감사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6 따라온형님
    작성일
    14.04.16 09:39
    No. 9

    어쨌거나 늦으셨으니 한 편 더 주세욧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8 포대기
    작성일
    14.04.17 08:40
    No. 10

    한편 더 보다는 얼른 한편 만들어서 바로 올려봤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musado01..
    작성일
    14.04.16 11:52
    No. 11

    잘 보고 갑니다.

    건 필하세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8 포대기
    작성일
    14.04.17 08:40
    No. 12

    감사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0 노랑냐옹
    작성일
    16.10.09 02:56
    No. 13

    와..진짜 꾹꾹 참고 보다가 도저히 이건 무리데스.포기임.
    도대체 언제 끝나나 싶은 생각이 이리도 많이 들게하는 소설이라니..
    무슨 묘사 하나 하다가 몇페이지 다 허비하고 주인공은 호감도 안가고
    이만큼이나 긴 글에 딱히 큰 일은 손꼽을 정도.
    좀비바이러스발생.주인공생존.각종 무기및 생존도구 만드는데
    소설 한권분량 넘게 나옴.군부대탈취하면서 예린이 만남.
    고향 찾아 가는길에 웬 수상쩍은 20대 무리들 마주함.
    그중 수진이동행하여 고향대전 갔다오는길에 어처구니없이
    이 무리들에게 반격당해 감금중.
    이 기나긴 글에 내용전부네요.
    한편 한편 연재 보신분들은 모르셨을지 몰라도
    처음부터 한방에 정주행해서 본 사람들은 참다참다
    대충 스크롤 퍽퍽 내리다 결국 포기한 분들 많아보이는데
    저도 동참합니다.작가님 이건 자세한 상황묘사가 아니라
    지루한 부피늘리기에요.독자들은 조금의 힌트나
    상황전개만 나와도 각자 알아서 판단할 수 있는데
    이건 교과서도 아니고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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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크린자의 시간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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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8 작가 후기. +41 14.05.11 4,488 75 4쪽
147 외전 2. +10 14.05.10 4,576 82 35쪽
146 외전 1. +4 14.05.10 4,952 67 18쪽
145 웅크린자의 시간 144 +36 14.04.30 6,308 139 17쪽
144 웅크린자의 시간 143 +8 14.04.30 4,555 108 26쪽
143 웅크린자의 시간 142 +26 14.04.28 3,921 125 22쪽
142 웅크린자의 시간 141 +17 14.04.27 3,774 111 19쪽
141 웅크린자의 시간 140 +21 14.04.26 3,772 104 20쪽
140 웅크린자의 시간 139 +23 14.04.25 3,763 117 17쪽
139 웅크린자의 시간 138 +12 14.04.24 3,960 108 17쪽
138 웅크린자의 시간 137 +25 14.04.23 3,930 93 23쪽
137 웅크린자의 시간 136 +6 14.04.22 3,821 93 19쪽
136 웅크린자의 시간 135 +14 14.04.21 3,573 95 21쪽
135 웅크린자의 시간 134 +12 14.04.20 4,125 105 17쪽
134 웅크린자의 시간 133 +16 14.04.17 3,623 86 19쪽
» 웅크린자의 시간 132 +13 14.04.15 3,819 93 20쪽
132 웅크린자의 시간 131 +16 14.04.10 4,243 112 17쪽
131 웅크린자의 시간 130 +28 14.04.08 4,417 100 23쪽
130 웅크린자의 시간 129 +47 14.04.07 4,729 105 20쪽
129 웅크린자의 시간 128 +10 14.04.04 4,467 137 21쪽
128 웅크린자의 시간 127 +20 14.04.02 4,382 137 16쪽
127 웅크린자의 시간 126 +26 14.03.30 4,367 133 20쪽
126 웅크린자의 시간 125 +21 14.03.29 4,790 119 16쪽
125 웅크린자의 시간 124 +25 14.03.28 4,492 130 30쪽
124 웅크린자의 시간 123 +14 14.03.25 4,789 133 21쪽
123 웅크린자의 시간 122 +19 14.03.24 4,854 152 18쪽
122 웅크린자의 시간 121 +16 14.03.20 4,380 147 18쪽
121 웅크린자의 시간 120 +16 14.03.19 5,049 146 14쪽
120 웅크린자의 시간 119 +10 14.03.18 5,258 125 17쪽
119 웅크린자의 시간 118 +19 14.03.16 5,490 133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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