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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대기 님의 서재입니다.

웅크린자의 시간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완결

포대기
작품등록일 :
2013.09.02 01:39
최근연재일 :
2014.05.11 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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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4.07 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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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쪽

웅크린자의 시간 129

DUMMY

-. 10월 10일 경기도 용인시 어느 한적한 국도변 어느 장소. 저녁 8:46


저녁을 함께 나눈 후 수진이와 더불어서 난 약식의 저들의 구주구 내외부의 골격 모두를 한눈에 파악이 가능하도록, 이차원의 평면도를 그려놓듯이 주욱주욱 선들과 면들로 형태를 만들고 각각의 명칭들이 그 도면 위에 새겨진 외부 각각의 장소들을 서로 손가락으로 짚어 대가며 열중해보고 있었다.

우리들의 마지막 계획의 깔 맞춤을 서로 숙지해보는 것. 우리들은 여기에 서로 간에 여념이 없었고, D-day는 바로 내일 모래 저녁 이후의 야심한 시간으로 정해보았다. 그리고 우리들이 짜 놓은 시나리오는 바로 이것이었다.


그녀가 하루 앞서 가 저 포크레인을 이끌고 우선적으로 저들의 거주구 내부로 입성을 서두른다.

그럼 그들이 그녀만을 들이겠지? 그리고 꼬치꼬치 캐물을 테고. 하지만 그녀는 피곤함과 주위의 시선이 껄끄럽다며 저녁 시간까지 대충 시간벌기에 나서고, 이후 주형과 그 무리들만을 유인케 와 나만의 포인트가 되어줄 창가 너머 잘 보이는 어느 한 장소에다가 그들을 꾸역꾸역 모여들게 만든 뒤, 내가 그 장소를 k-4 고속 유탄발사기의 원거리 사격으로 그 장소 안쪽까지 집중적으로 벌집으로 만들어 놓은 뒤에야 비로소 무리들의 설득은 이미 갇혀진 상태인 수진이가 그토록 사랑하는 상훈이라는 사람을 수진이가 탈출시켜서 그 전모를 밝혀내기에 만들고, 난 이미 사격을 마친 순간에 바로 이 자리로 되돌아와 저들의 대표자 격이랄 수가 있는 몇몇과 접촉을 이루어 그들과 어떠한 사이로 서로 지낼 것이냐, 아님 그들에 대한 지원책이나 앞으로 그들이 살아갈 그 전망에 대하여 조언해주는 것으로 나의 저들을 위한 어쩌면 쿠데타라고도 볼 수 있는 이 같은 짓을 서포트 해주기로, 이미 합을 맞춰둔 상태였었다.


물론 처음에는 그녀가 굳은 결심을 내비쳐 보여줬었다. 자신이 할 일이니 자신의 손으로 해결하겠다라며.

대신에 어떻게 해야만 되는지 그 방법만이라도 조금 제시해 달라고 내게 넌지시 말을 건넸고, 내가 그 가능할 법 해 보이는 몇 가지 방법들을 그 안에서 서로 궁리해보는 것으로써 그녀에게 알맞은 최적화된 킬러 컨텐츠를 물색해보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막상 말을 꺼내놓고서 후에 보니 성공해내기가 여간 까다롭게 보이지가 않았었다.

그녀가 결행할 만한 계획 짜기다.


무심코 맨 처음으로 나섰던 생각이 바로 야시경을 틈타서 야심한 시각에 몰래 들어가 목표로 한 주형이 그놈과 나름의 각각의 위험요소가 될 만한 녀석들의 멱따기를 그녀가 시도해본다. 하지만 이것은 막상 닥쳐보면 나 또한 힘든 노릇이었다.

말이야 쉽다지만 침입해보기 정도는 그 내부 속을 이미 잘 파악하고 있는 그녀로서는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닐런지는 모른다.

모든 방비가 대 좀비용으로 짜여져 있고 야시경의 밤눈을 가진 그녀라면 손쉬울런지도? 나 또한 그럴 것이었다.

하지만 막상 침입에 성공했다손 치더라도 생사람의 생목숨을 끊어내는 바에야 과연 그 짓이 수월할지 그것이 정작 문제였었다.


방아쇠를 그저 당겨대는 것과 직접 다가가서 그 칼끝을 생사람의 목숨을 끊기 위해서 찔러댄다는 것은 그 차원이 다를 정도로 어려운 노릇이었고, 이것은 해보고 안 해보고의 차원이 아니었다. 하물며 이런 나조차도 그런 부담감을 이리 꺼려할진데, 그 현실을 맞딱뜨리게 될 수진이가 그 커다란 부담감에서 오롯이 서 있기가 가능할까?

그만큼 각오 아닌 각오도 필요하고 이미 그녀는 맘 먹은 지가 충분히 오래라고 전해오지만, 막상 때에 맞춰서 닥쳐보면 또 다를 게 분명하였다.

그러다 우물쭈물 잡혀버리기라도 하면 낭패요 만약에 이 일이 이런 식으로 꼬이게 이른다면, 난 영영 뒤가 찜찜한 상태로 살아가기에 이를지도 모른다.

물론 저들은 내가 어디로부터 왔으며 어디로 가는지는 아마 모를 것이었다.


‘아차, 이런 젠장에 국도길! 내가 그 생각을 왜 미처 몰랐지? 의철이 그놈이 따라온 것도 봤었으면서. 이런‥.’


그러고 보니 내가 지나오면서 내내 만들어 놓았었던 그 흔적 길들을 미쳐 생각해보지 못하고 있었었다.

이로써 확실히 처리해버리자는 굳은 결심이 하나 더 늘은 셈이었다.

뒤가 뒤숭숭해질 수 있으니 이번 일을 확실하게 끝내둔다라는 굳은 결심.


두 번째로 고려된 방법이 저 포크레인이나 새로 수배해볼 차량의 내외부에다가 수류탄이나 크레모아를 설치해두고, 저들을 그쪽으로 유인하여 쾅 하고 터뜨려보는 방법 또한 모색해 봤으나 그것 또한 실패.

이것도 그 터트리는 방식이나 저들의 유인을 특정 하는 데 있어 불특정 다수가 손해를 볼 수도 있다라는 단점이 그 안에서 검토의 순간에 부각이 돼버렸었다. 그래서 또 한 번 패스.


그 뒤론 야심한 밤에 칼 차고 들어가는 것 대신에 총이나, 아님 거리 어디론 가로 저들을 꼬여낸 뒤에 내가 원거리에서 폭격을 시도하는 방법 또한 고려되어 봤지만, 내가 가진 총 모두에 소음기가 달려있지 않아서 패스.

대신에 총 말고 내 블로우건을 무기로 대여해 주려다 저들이 이대로 수진이 혼자서만 보내놓으면 분명히 거치게 될 몸수색과정에서 이러한 무기들이 모조리 걸려들까 싶어서, 모든 장비를 지닌 채로 저들의 거주구 안에 그것도 대낮에 저들의 면면에 다가서기는 불가능하다라는 결론에 도달하기에 이르렀다.


그렇다면은 모든 근접무기가 사라진 셈이니 원거리 폭격만이 남아있었었는데 이것마저도 멀리 너른 공터주위를 물색해보다 그러한 과정상에서 궁리를 더 해본 것이 바로 이것으로, 그녀가 하루 전에 미리 저들과의 접촉을 이루고 저들의 동조자들을 우리들이 미리 물색해 놓았었던 장소인 건물 내부의 창가 편 어느 장소에 그들을 꼬여 내와 그녀가 이 자전거용 LED 후레쉬로 창밖 너머 신호만을 건네어 주면, 내가 밤사이에 어둠을 뚫고서 미리 도착해 있었던 그 장소에서 레이저 포인터의 지시를 받아 원거리 폭격을 가해본다는 방법이었었는데 무척 그럴싸해 보이고 있었다.

본래의 의도에도 부합하고 안전과 더불어서 충분히 그 실현 가능성이 커 보였었던 것.


“이것만 켜면 된다는 거죠?”

“그래. 화장실 창밖에서 이것으로 신호를 주게끔 쏴. 우리가 포인트로 예상해본 장소들이 모두 세 곳이니 상황 봐서 여기 첫 번째라면 깜빡, 깜빡, 깜빡, 이렇게 세 번 후레쉬를 깜빡이면 내가 이곳으로 알 테고, 두 번째는 깜빡, 깜빡깜빡, 깜빡 이렇게 간격을 나누고, 세 번째라면 깜빡깜빡깜빡, 깜빡, 깜빡 이런 식으로 신호를 줘 알았지?

몰래 모조리 몰아넣은 뒤에 곧바로 배 아프다고 화장실 간다고 튀어나와. 그리곤 신호를 보내고. 여자 화장실이니 아무래도 내부까지 확인하려고 들어오지는 않겠지? 좀비를 대비해서 모든 창문이 가리개가 설치돼 있으니 이게 가장 안전해. 알았지?”


“네 알았어요. 우선 모여 있는지 확인한 후에 화장실에서 그들의 위치를 이 후래쉬로 전송시킬 것. 간단하긴 하네요.”

“그래. 아홉 시 이후야. 물론 내가 그전부터서 미리 그 근처에서 뱅뱅 돌며 상황을 볼테 지만, 그 언저리가 가장 좋아. 이 큰 덩치를 가릴려면 그 정도의 밤 어두움이 필요로 할 테지. 그리고 그런 시간이어야지 그놈들을 몰래 다른 애들의 눈을 피해서 한꺼번에 꼬여내기도 쉬울 꺼야. 명목은? 아! 내가 언제쯤 널 어디로 놔두고서 어떻게 도망가 버렸는지에 대해 알려주겠다라면은 그 정도라면은 쉽겠네.

의철이 그놈이 어떤 식으로 내 손 아래에서 최후를 맞이했는지도 미리 건네주면 금상첨화(錦上添花)겠는 걸? 그 얼굴에 그 증거 삼아서 이 크레모아 한발을 그놈의 대가리에 드리우면 볼만하겠는데? 어때 내 생각이? 뭐 더해보고 싶은 거라도 있어?”


“아니요? 그렇게 해볼게요! 아니 그렇게 할래요? 그리고 꼭 성공해서 돌아올게요! 기대하세요. 오빠!”

“너무 한꺼번에 몰아댈려고 무리하지는 마. 또 혹시라도 모르니, 저 의철이 놈이 끌고 쫓아왔었던 차량에다가 무기 몇 가지들을 식량과 함께 실어놓을 테니까 만약에 일이 잘못되기라도 하는 날에는 그곳으로 찾아가서 피신가. 그때 그 상훈이라는 사람도 구출해보고. 그럼 그것을 타고 나중에라도 이곳으로 되짚어오면 되겠네?

그럼 그때 함께 만나서 도망이라도 쳐보든지 안 그럼‥.”

“아니에요. 제가 그럴 일은 절대로 없을 꺼에요. 그리고 저 수류탄 한 발만 주세요. 저 제 얼굴보다도 더 큰 저 크레모아라면은 모르겠지만, 이 정도쯤은 숨겨 들어갈 수는 있을 거예요. 미리 크레모아를 내비쳐주면 알아서 대충 수색하겠죠. 아님 다른 곳에 숨기던가.

그럼 충분해요. 제 말이 무슨 말인지 아시겠어요? 아님‥.” “그래 알았다. 내가 준비를 해 주지.”


난 그녀의 각오를 그 안에서 들었고 그녀의 그러한 각오 속에 암묵적으로 동의해버릴 수밖에 없었다.

가진 행복을 지키려 그러한 각오에 수틀이면 함께라도 자폭해버릴 심산이겠지.

그녀의 그런 말은 그 이후를 좀 알아서 살펴달라는 뜻일 테고, 그런 각오 정도라면은 충분했었다. 아니 차고도 남는다.

그녀가 이 모든 계획 하에서 충실히 이뤄 내 볼 그런 각오가 그 안에서 비춰 보여지자 난 그런 그녀의 각오에 무한한 신뢰의 박수를 마음속으로나마 보내봤다.


우레와 같은 힘찬 박수소리를 내 눈빛으로 쏘아붙이듯 그런 격려를. 그리고 밤이 짙어갔다. 알게 모르게 어느새 무려 깜깜해진 밤.

어둠에 밤새 뒤척거리다 밤 시간을 도와서 다시금 소란스럽게 데워져 버린 개조버스였다.


“드르렁~, 푸-, 드르렁~, 푸-.”


“칙~! 칙칙~! 칙~!”


* * *


“아이고 머리야~! 왜 이렇게 머리가 아픈 거지? 그리고 여기가 어라?”


넓게 펼쳐진 강의실에 시선이 오롯이 나만을 향해 뻗대어 있었고 그리곤 들려오는 저 고함소리.


“어디긴 어디야? 너 이 새끼 좆 된 장소지! 이 새끼가 우리들을 모조리 한군데다가 모아놓고서 몰래 죽여 버릴려고 계획했다면서? 너도 한번 죽어봐라. 어디‥.”

“뭐- 뭐야? 넌 세광이? 아니 그리고 넌 주형이? 아니 어떻게 내가 이 자리에 헙?”


“그래 나다 세광이. 오냐, 여깄다 어쩔래? 니들 계획대로 우리들도 함 죽여 버릴라고 그랬다는데, 딱하고 잡혀 들어서 놀란 거냐? 그 꼴까지 해갖고.

이봐 너희들 내 말이 맞는 거 확인했지? 이놈이 홀라당 우리들을 모조리 한자리에서 묶어두고서 죽여 버릴라고 음모를 꾸며댔다니까? 아니 또 모르지, 우리 남자들만을 한자리에 모아두고서 싸그리 죽여버린 뒤에야 나서서 오래 굶은 처지이니 우리 여자들을 모조리 다 성 노예로 구워삶아 버릴라고 그랬었을지도? 노총각 주제에, 밝히긴?

너 싸그리 다 들켰어. 실패~! 이 새끼야. 너 전직이 노가다 꾼이라매? 그런 새끼가 어디서 이리도 잘난 척에 뻗대까지 써가면서 자랑질이야 자랑질이 그런 새끼한테 내가 강의를 듣다니 이 새끼를 내 당장에‥.”

“우- 우리 예린이는 어떻게?”


“우리들이 너처럼 그런 애들까지 마구 취급해버리는 그런 파렴치한들로 보이냐? 니가 그랬다고 해서 우리들까지도 그럴까? 그 애를 우리들이 어떻게 하긴 뭘 어떻게 해.

니한테서 그동안 어떤 식으로 착취를 당하면서 살아왔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우리가 안전한 곳으로 그 애를 이미 격리조치를 시켜 놨으니 안심하라고. 너같은 파렴치한한테서 떼 놓는 게 더 낫지 않겠어?

그동안 그 예린이에게 도대체 뭔 짓을 벌여놨길래 애가 그동안 그 모양이야? 하지만 지금 니 꼴에 니 진정한 실체를 그 녀석이 알아차리게끔만 되면 아마 맘을 달리 먹어도 골백번 고쳐먹을 걸? 어때? 안 그래? 그래, 안 그래 이 새끼야? 어서 말해봐 너 이 새끼 참 개‥.”

<너 가려서 말 잘해라! 안 그러면 바로 여기서 니그 애새끼도 너도 이번 참에 한꺼번에 골로가는 수가 있다.>


앞쪽에서 한창 일장 연설 들을 해가며 모여 있는 군중들을 향해 선동질을 일삼는 세광이었다.

안 그래도 잔뜩 찌푸려져 있었던 모여 들은 잔존 생존자들에게는 더더욱이나 진한 그늘들을 드려놓을 만한 획기적인 대사건이라고 세광이가 읊어대 가기 시작을 하고, 그간의 열성적인 내 사생팬들이나 다름없었던 저들의 얼굴 한 자락 어디에서도 우호적인 얼굴빛 하나 그 안에서 내비쳐 보여주지 않는다. 그리고 난 홀랑 벗겨진 상태. 말 그대로 홀딱 벗겨져 있었다.

실오라기 하나라도 걸쳐지지 않은 상태로 어딘가의 강의실 차디찬 실내 바닥 위에 쓰러진 이후로 계속해서 묶여만 있다가, 내가 이내 정신이 돌아오자마자 더더욱이나 창피를 주려는 심산으로 사지를 활짝 벌려 놓은 상태 그대로 고스란히 ‘X’자로 짜여진 나무형틀에 고스란히 묶이게 되는 신세로 전락해버리고 말았다.


세광이 앞전에 서 일장연설 선동질을 일삼아대고, 그 뒷편에서 나직하게 내가 어떤 무모한 짓거리라도 선동해보지 못하도록 협박마저 일삼아대는 주형이의 악마의 나지막힘이 시작됐다. 잘 알아서 기어보라는 듯이 이 안에 니 살길이 오롯이 정해져 있다는 말투다.

악마의 저울질이랄까? 잘못기면 알아서 모조리 죽인다는 그 뜻. 그래서 난 그 살길을 붙잡았다. 잠시도 머뭇거리거나 주저하지도 않으면서.

<알았다.>


“여러분 미안합니다. 제가 그러고 싶어서 그런 건 아니었고 하도 외롭게만 혼자서 살다가 대전에 갔다 오다 보니 앞으로의 살길도 조금 막막해 보이고, 또 여러분들이 하도 이곳에서 화기애애 오손도손 잘들 살고만 지내시기에 조금 부러워져서 그만 악.”

“이 새끼가 어디서 변명질이야. 퍽~!”


난 사지가 결박이 되어진 채로 알몸으로 자신의 온갖 악행을 잘못에서 뉘우쳐 보려 한다는 심산으로 선처를 호소해대려는 듯 행동을 보이다가 그때 세광이 휘둘러댄 나무 몽둥이에 머리를 강타, 그대로 의식을 잃어버렸다. 그리고 기절해 버린 듯 축 늘어져 버린 내 신형.


“야 그러다가 사람이라도 죽으면 어떻게 해? 제아무리 화가 많이 나더라도 그렇지, 우리까지 이러면 안 되잖아? 이놈이 백정의 짓을 했다고 치더라도 우리들은 일단 사람이라고? 사람이 사람을 향해서 그렇게 몽둥이를 휘둘러 댔으면 쓰나? 그리고 자자 다들 이만 흩어지자고.

일단 위험에서도 우리가 벗어난 듯이 보이고 내가 앞으로도 여기 이 자리에서 계속 이 사람을 지키고 감시하며 서 있을 테니 나머지는 또 우리들의 일거리를 찾아서 좀 나서 봐야지 않겠어? 마냥 이러고들 있을 수만은 없잖아? 안 그래?”

“그래 리더 말이 맞아. 우리들도 제할 일들은 좀 알아서 챙겨가면서 해놔야지. 이제껏 공친 날들도 많았었는데, 저 버스라도 우리에게 생기게 됐으니 저기 안에 저 무기들에다 그동안 빈 곳간들이라도 저 버스를 좀 몰아다가 바깥에서 필요한 물건들이라도 좀 잔뜩 챙겨와 내야지 되지 않겠어? 자자 다들 각자 알아서 나가 일 보자고.

바깥에서 맛있는 거라도 잔뜩 싸질고 와서 그날처럼 파티라도 벌여보던지. 다들 어때? 자, 어서들 나갑시다.”


세광이 남아있었던 잔존 세력들을 모조리 끌어다가 바깥으로 이동시켜 벗어나 버리고, 한참 제자리에 앉은 그 자리에서 홀딱 벗은 볼품없는 민우의 똥배만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었던 주형이가, 나직이 기다림이 무척이나 지루하다라는 듯이 장난을 치듯 분무기를 가져다가 얼굴에다가 잔뜩 ‘칙칙’ 물방울들을 분사해대기 시작하였다.

직사로 오롯이 뻗어 나가는 물줄기. 그러자 찬 기운의 엄습에 정신이라도 차려진 듯, 잔뜩 얼굴 표정만을 구기고 정신과 동시에 고개를 쳐들어 보는 민우였었다.

아까의 그 한방으로 머리에 타격이라도 입어선지 한 줄 흘러내리던 핏줄기에서 어느새 굳어진 자리가 조금 전의 분사로 인해 피 얼룩이 점점 더 번져가는 모양새다. 하지만 닦을 겨를도 그 손 또한 묶여있다.

그것을 의식하지도 못 하는지 축 늘어 쳐진 상태로 힘없이 상대방을 향해서 내뱉어본다.


“으으음. 아 이런 너냐? 아 그랬었었지? 그래, 우리 예린이는? 예린이는 지금 어디에?”

“아, 그 새끼. 애새끼 한번 무척이나 챙기네? 그래, 그 애가 니 애비냐? 아니지. 니 애새끼냐?”


어디서 되먹지도 않은 스타워즈 대사질을 내뿜어보는 주형이다.

그만큼 여유만만에 자신감이 넘쳐서 그런 걸 테지? 그걸 승리자의 포만감으로 내비치는 걸 테고 난 그에 화답만을 걸어봤다.


“아니? 그 치만 가족이나 매한가지지. 그동안 살아온 세월이 얼만데? 그래서 챙기는 거고. 지금은 어디에‥.”

“영 그 새끼 휴머니즘 가득이네. 꼴 시렵지도 않게. 그건 그렇고, 니 지금 네 신세를 니가 더 잘 알고 있을 테지? 지금 어떤 꼬라지로 처박혀 있는지? 거울이라도 함 대줘봐? 어때? 볼만 할걸?”

“아니야, 어차피 못생긴 얼굴인데다가 더 봐야 꼴사납고, 옷이라도 좀 따뜻하게 걸쳐주면 안 될까? 물론 챙피하지는 않는데 물 맞으니까 조금 춥네.

으슬으슬 이러다가 감기라도 걸리게 되는 양이면, 한동안 니가 원하고 있는 그 일도 꽤 못 하게 될 거 아니야? 안 그래?”


“역시 그 새끼 눈치 하나는 더럽게 빠르다니까? 그동안 눈칫밥 꽤나 잡수셨수?”

“그런 시답잖은 농담 소리 좀 하지 마. 그런 놈이 이렇게 뒤통수를 제대로 맞았을까? 어차피 이리된 거 다 까발려 놔봐. 그저 궁금치나 않게 속 시원히. 왜 일이 이렇게까지 진행이 된 거야? 어떻게 이렇게까지 돼서 결과로 진행에 이른 것이지?”


“원, 바보 새끼. 알았어. 내가 선심을 쓰지. 우선 의철이 그놈이 그 주유소 안에서 죽은 거 우리도 잘 알아. 우리가 그 장면을 봤으니까.

근데 넌 한 가지 사실만을 눈치 채고 다른 한가지는 전혀 눈치를 채고있지 못하더군 말이야. 내가 왜 의철이 하나만을 보내놓고서 니 뒤 딸려서 보내놨을 거라고 생각한 거야?

차량이야 이젠 넘쳐나는 게 차량들이고 먼 거리도 아닌데다가, 의철이 그놈 몰래 내가 서포트를 해주려 세광이를 뒤 딸려서 난중에 보내놨던 것을 니놈은 전혀 눈치를 채고 있지 못하더군. 그래서 세광이가 득달같이 달려 돌아와 그러기를 니들이 뭔 꿍꿍이속을 꾸린다고.

사격연습에 수류탄의 투척에 이르기까지 저 대포마저 갈겨댔다면서 수진이 년한테도 이것저것 연습시키고, 그래서 다시 돌아와서 이걸 어떻게 해야지 되냐며 내게 전갈을 보내왔길래 우리들이 여럿이서 몰래 다가가 니들을 한꺼번에 그 자리에서 기습해버렸지. 옴짝달싹 못 하도록.

나중에 수진이 그년이랑 예린이 그 애새끼까지 싸그리 싸잡아놓고 물고를 내봤지. 알아서 털어놓으라고. 그러니 몇 대 때리지도 않았었는데 앉은 자리에서 그저 술술 불어대던걸 우리들이 뺨만을 몇 대 때‥.”


“뭐? 우리 예린이를 어째? 뭘 어쨌다고?”

“워워, 그만 진정하라고. 우리가 그 애새끼를 어쩌기까지는 했겠어? 니놈 같이 친절하지는 않았지만, 그저 겁만 주려고 살짝 뺨을 몇 대만 짝~!”


뺨을 몇 대 건드렸다는 식의 손바닥을 서로 ‘짝’ 박수를 치듯이 소리까지 한껏 내가며 잔인한 승자의 미소를 입술 언저리에 여유마저 건네 지어 보여주는 주형이었다. 그리곤 한껏 미소를 포식하며 승자의 여유만만을 한창 자랑질 해대기까지.

난 그에 거슬러보려 하지 않으려 일단은 체념한 듯이 동조해보기로 하였다. 그것만이 내 살길이라도 되는 양 아니 우리 모두의 구명줄.


“내가 뭘 어떻게 하면 되지? 뭘 어떻게 도우면 돼? 그 방식은? 그 종류는? 가짓수마저 죄다 말만 해! 그럼 내가 알아서 바로 가서 꾸려줄 테니? 대신에 우리 예린이 털끝 하나라도 다치게끔만 하지 마. 난 그걸로 족해. 자 그럼 뭐부터 시작할까?”


작가의말

스토리가 또다시 새로운 흐름을 탔습니다. 그리고 또 올리는 시간이 늘 이래버리네요.
조금 일찍부터 서둘렀다지만 그간에 준비된 스토리를 타는 것 마저도 어찌나 시간적인 여유들을 제게 주어지지가 않은 건지 일단은 한 편 만들어 준비된 대로 올려본 거니 요량껏 즐겨주세요. 자 그럼 휘리릭~!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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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47

  • 작성자
    Lv.20 Osorikin..
    작성일
    14.04.07 15:58
    No. 31

    잘보고갑니다...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8 포대기
    작성일
    14.04.08 16:46
    No. 32

    감사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일
    14.04.07 16:39
    No. 33

    말 많다 했지 대충 보고 넘기는데 아주 머리 아프다 설정도 니 멋대로고 지겹네

    찬성: 1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8 포대기
    작성일
    14.04.08 16:48
    No. 34

    안 보면 그만입니다. 선택은 자유. 본 만큼 누리되 재미없으면 관둬야죠. 안 그래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80 붉은공원
    작성일
    14.04.07 20:30
    No. 35

    저도 여기서 이만 하차... 여태 재미있게 봣는데... 아쉽군요.. 안녕히.

    찬성: 1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8 포대기
    작성일
    14.04.08 16:49
    No. 36

    글쎄요 나중에라도 더 자세한 언급이 있을텐데 그걸 못 기다리시겠다라면 어쩔 수가 없는 거겠죠. 선택은 본인의 몫이니깐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5 gde
    작성일
    14.04.07 20:56
    No. 37

    하하 주인공 뺑뺑이 좀 돌리는 맛

    역시 좀비보다 사람이 무섭다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8 포대기
    작성일
    14.04.08 16:50
    No. 38

    다 무서운데 음 뭐가 더 무서울라나.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1 떵바람
    작성일
    14.04.07 21:23
    No. 39

    역시 쥔공은 굴려야 제맛인데...ㅋㅋ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8 포대기
    작성일
    14.04.08 16:51
    No. 40

    굴려야 된다면 마냥 굴려야, 켁;;;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1 라라.
    작성일
    14.04.12 03:34
    No. 41

    너무 쌩뚱 맞은 상황인데요?
    대화도 뒤죽박죽...
    작가님 초반 필력이 좀 사라지신듯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8 포대기
    작성일
    14.04.15 19:07
    No. 42

    설마요. 흐름껏 쓰고 있습니다. 사건사고가 많아서겠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4 리노아
    작성일
    14.06.12 23:35
    No. 43

    여기까지 보다 한마디 남깁니다.

    애초에 예전에 저 그룹이랑 조우할때부터 주인공의 모토인 안전제일과는 너무 맞지않게 행동하더군요.
    안전제일이라면서 어떤 그룹인지도 모를사람들이 바글바글한곳으로 들어가서 하룻밤 자고오고... 안전장치도 없이 말이죠 너무 생각없이 행동한달까..
    게다가 방금전도 그렇게 의심가는 수진이를 보내놨으면 주위 경계를 하는게 정상일텐데 말이죠, 부비트랩같은걸로 알람이라도 설치해놓거나... 혼자살때의 용의주도함을 생각한다면 점점 이상해지는거같네요.

    확실히 예전 댓글에도 어떤분이 언급했었지만 다른 생존자그룹을 만난후부터 아쉬운부분이 많네요.
    한가지 더 꼽자면 작가님의 생각을 너무 독자에게 강요하시는거같아 불편한점이 있네요.
    독불장군 같은 느낌이랄까. 묘사같은 부분도 그렇고요

    찬성: 1 | 반대: 0

  • 작성자
    Lv.86 네크로드
    작성일
    14.11.29 04:31
    No. 44

    아쉽네요. 지금까지는 치밀한 느낌이었다면...
    갑자기 왕창 뜬금이 없어졌습니다...--;

    생존자들이 등장한 부분부터 좀 삐걱대는 느낌이 있긴 했습니다만...--;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5 tart
    작성일
    17.05.15 03:20
    No. 45

    쓰레기같은 전개에 보다보다 어이가 없어서 댓글 남기고 감. 뭐 읽을지나 모르겠지만.. 그동안 비문투성이에 쓸데없이 길기만 한 이상한 어미투성이의 문장 보느라 힘들었는데 여기서 끝내고 감.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6 n4******..
    작성일
    18.07.12 20:30
    No. 46

    ㅁ0ㅁ0ㅇ0ㅇ0000으는ㅇㄹㅇㆍㄴㅏ엉에ㅏㅇㅁ0ㅁ0ㅁ0에ㅣ어ㆍlㅣㅣ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6 n4******..
    작성일
    18.07.12 20:30
    No. 47

    ㅁ0ㅁ0ㅇ0ㅇ0000으는ㅇㄹㅇㆍㄴㅏ엉에ㅏㅇㅁ0ㅁ0ㅁ0에ㅣ어ㆍl r ㅣㅣ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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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크린자의 시간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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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8 작가 후기. +41 14.05.11 4,488 75 4쪽
147 외전 2. +10 14.05.10 4,577 82 35쪽
146 외전 1. +4 14.05.10 4,952 67 18쪽
145 웅크린자의 시간 144 +36 14.04.30 6,309 139 17쪽
144 웅크린자의 시간 143 +8 14.04.30 4,556 108 26쪽
143 웅크린자의 시간 142 +26 14.04.28 3,921 125 22쪽
142 웅크린자의 시간 141 +17 14.04.27 3,774 111 19쪽
141 웅크린자의 시간 140 +21 14.04.26 3,772 104 20쪽
140 웅크린자의 시간 139 +23 14.04.25 3,764 117 17쪽
139 웅크린자의 시간 138 +12 14.04.24 3,961 108 17쪽
138 웅크린자의 시간 137 +25 14.04.23 3,931 93 23쪽
137 웅크린자의 시간 136 +6 14.04.22 3,821 93 19쪽
136 웅크린자의 시간 135 +14 14.04.21 3,574 95 21쪽
135 웅크린자의 시간 134 +12 14.04.20 4,126 105 17쪽
134 웅크린자의 시간 133 +16 14.04.17 3,624 86 19쪽
133 웅크린자의 시간 132 +13 14.04.15 3,819 93 20쪽
132 웅크린자의 시간 131 +16 14.04.10 4,244 112 17쪽
131 웅크린자의 시간 130 +28 14.04.08 4,418 100 23쪽
» 웅크린자의 시간 129 +47 14.04.07 4,730 105 20쪽
129 웅크린자의 시간 128 +10 14.04.04 4,468 137 21쪽
128 웅크린자의 시간 127 +20 14.04.02 4,382 137 16쪽
127 웅크린자의 시간 126 +26 14.03.30 4,368 133 20쪽
126 웅크린자의 시간 125 +21 14.03.29 4,791 119 16쪽
125 웅크린자의 시간 124 +25 14.03.28 4,493 130 30쪽
124 웅크린자의 시간 123 +14 14.03.25 4,790 133 21쪽
123 웅크린자의 시간 122 +19 14.03.24 4,855 152 18쪽
122 웅크린자의 시간 121 +16 14.03.20 4,381 147 18쪽
121 웅크린자의 시간 120 +16 14.03.19 5,050 146 14쪽
120 웅크린자의 시간 119 +10 14.03.18 5,258 125 17쪽
119 웅크린자의 시간 118 +19 14.03.16 5,490 133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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