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크린자의 시간 131
며칠 후.
<아저씨‥ 아저씨, 아저씨…>
가물거리는 의식 한켠에 끝자락을 어느 누군가가 잡아채가려는 듯이 누군가의 목소리에 홀려 겨우 의식을 차려보려는 찰라, 낯익은 한 인영의 모습에 나도 모르는 사이에 온통 튀어 올라 버렸다. 그리고.
“어째서? 아니, 어디 안 아파? 다친 데는 없고? 그 새끼들이 어디 너한테서 해코지를 ...”
나도 모르는 사이에 반가운 모습에 두서없는 난도질을 일삼는다.
어디 다친 데라도 없냐는 듯이 온통 시야 간 곳 어드매 할 것 없이 마구 뒤섞어 휘둘러보는 것이, 어디 하나라도 빠짐없이 무작정 마구 살펴대는 모양새다. 하지만 그런 것에도 아랑곳 않고 두서없이 파고드는 눈물 한점, 온통 눈물 바람에 눈 안이 그득 하루 왠종일 걱정이라도 해버린 모양새였었다.
“으앙, 아저씨! 이제 겨우 깨어났구나! 나 아저씨 이대로 계속 잠들기만 하면 어떡하냐고 내내..”
난 눈을 뜨자마자 격양된 모양새에 겨우 현실 세계에 눈 돌려 보았다.
막상 뜨고 보니 눈물이 한가득, 우리 예린이의 이토록 반가운 얼굴이 한 그 득이었다.
온통 쏘아져 버린 저 모습, 그 언저리에서 반가움이나 한껏 걱정 가득에 이리저리 둘러보기를 나도 모르게 본능적으로 휘둘러 버린 듯이 보인다. 하지만 우리의 예린이는 늘 나보다도 늘 그렇듯이 더 튼실하지 싶다.
양 눈 가득, 그득한 눈망울에 한 점 방울이 한창이라지만, 언제나 서로를 바라보는 그 눈빛엔 신뢰 가득, 걱정이 한 아름 쌓여있었다. 대신에 그와 동시에 내비쳐 보이는 것은 서로 간에 무한한 신뢰감이 한가득.
늘 서로 간에 멀리 떠나오나 싶으면 언제나처럼 걱정 아닌 걱정 투성에, 하물며 이같이 서로 뒤통수 맞음에 그간 떨어져 본 적도 없고 이렇듯 따로따로 격리가 이루어진 상태로 나름 저들의 압박에 굴복당하며 이렇듯 시달리며 두려움에 떨고 있었을 그 당사자들에게 있어서 이 같은 신뢰감의 형성이라는 건, 그 당사자가 아닌 바에야 그 누구가 어찌 이해를 할 수가 있으랴.
“아저씨? 이제 정말로 깨어난 거야? 이젠 안자지? 나야 나 예린이 알아보겠어? 못 알아보겠어? 나 예린이. 아저씨 진짜로 살아난 거지? 난 혹시나 아저씨가 그날 그때처럼 나만 또 혼자 놔두고서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 때처럼, 저 하늘나라로 훌쩍하고 떠나가버린 줄로만 알았었지. 이번에도 아저씨마저도 내 곁에서 떠나가버리면 그땐 난 앙‥.”
예린이의 흐느낌에 울먹이고 겨우 제정신을 차려버린 나는 온통 우리 예린이의 얼굴빛에다 포커스를 맞춰대다가, 어렴풋이 주위에 배경처럼 깔려 들어오던 저 빌어먹을 주형이 놈의 느글거림이 그 안에서 발견이 되자 그저 반가운 마음에 우리들의 낯빛만을 고스란히 이곳 안에서 내비쳐 보여줄 수만은 없다는 걸로 판단을 내렸다.
반가운 것은 반가운 거지, 내가 우리 예린이의 얼굴 낯빛을 과연 얼마 만에 보는 것인데. 하지만 우리끼리 반가워 보여야 만한 할 이 같은 재회의 순간이 한낱 저들의 일용할 양식거리로 전락이 돼버릴지 모른다.
또 하나의 약점 잡기나 꼬투리 물기 따위로 전용이 이루어질지도 모르고, 난 이 같은 재회의 순간을 우리 둘이서 맞이하고만 싶었다. 저런 느물거리는 청중 따위는 외곽 어디론가 날려버리고 말이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에선 나의 이러한 소망 따위는 무용지물(無用之物)일 테지? 하기야 나도 우리 예린이도 서로 간에 띄어진 거리감보다 더욱 친밀하게 가까이 접근해 들어온 주위의 분위기에 휩쓸려서, 더더욱이나 더 깊은 절망감속에서 허우적대다가 더더욱 우리들의 가까워진 거리감보다 더욱더 정겹게 다가오게 된 반가움 덕분일런지도 몰랐다.
이 같은 현상을 통해 난 지난 우리 예린이의 그간의 고초를 오롯이 느껴볼 수가 있었다.
가부간 만이 조금 다를 테지, 그 정도 차에 있어서 너와 내가 무엇이 다를쏘냐.
난 조금 더 맞았을 뿐이고 자그마한 굶주림에 너는 조금 더 저들에게 들들 볶였겠지.
한 대 더 맞고 덜 맞은 게 조금 더 중요한 일이 아니다.
어떤 의식으로든 아니 어떤 방식으로 접근해 들어온다손 치더라도 주변에 돌아가는 사정이 있어 이리도 호의적으로 돌아가지 않은 상태의 주변 분위기로 입각하더라도, 언제나 가시 바늘 같은 방석 위에 앉아있는 셈이었다.
마치 신병교육대에서 갓 출소해 자대에 입성해버린 어리바리 따끈한 신병의 한 모습 같다랄까?
그것이 오롯이 다른 점이라고 한다면 목숨이 오락가락해 보인다는 것 정도? 아무튼, 난 내가 어느 가을날 한낮 어느 나즈막한 뙤약볕 아래에서 현기증을 일으켜서 정신을 잃어버린 찰나에, 어느 순간 누군가의 손 자락에 이끌려서 끌려가 버린 이후로도 벌써 기억이 가물가물했다.
누군가의 손에 이끌려 들어서 마치 구원을 받은 셈인가?
“내가 얼마만큼이나 이곳에 누워있었던 거지?”
“아 꼰대 그날에 세훈이 그 녀석 덕분에 살아난 것만 기억해둬. 니가 그날에 그 출입구 위에서 비틀거리면서 쓰러지려고 할 때 그 세훈이 그 녀석이 당신 옷자락을 잡아채서 그나마 떨어지지 않아서 다행이었지, 안 그랬으면 3m 아래 땅바닥으로 그대로 추락해버릴 뻔 했어.
그렇게 되었다면 혹시 알아? 바닥으로 그냥 떨어져 내려서 목이라도 댕강 부러져 나갔을런지, 아님 어디 한군데라도 부러져나가 그 효용가치를 다 잃어버렸다든가. 그럼 쓸모가 없을 테니 바로 폐기를 해버렸을 텐데, 아직 쓸모가 있으니 살려둔 거고 수진이 그년이 그러더군. 그저 잠시 못 먹은 상태에서 너무 무리해서 그렇다고.
조금 쉬기만 하고, 먹거리만 제대로 먹이면 바로 움직일 거라는데 내가 어쩌겠어. 그저 재작동시키려면은 약 먹이고 조금 쉬게 놔두면 된다는데 그리해야지.
그거야 어려운 것도 아니니 이처럼 쓸모 있게 만들어 놓은 것은 당연한 거고, 이렇게 주는 김에 한방, 확 마 동기부여도 그렇고 보약 차원에서 한방 제대로 놔 주면 앞으로는 지치지도 않을 테고, 마냥 꼭두각시처럼 제대로 잘 움직거려댈 것이 아니야? 안 그래?
예린이가 보약이 맞지? 맞네! 그렇게 곧바로 일어나는 것을 보니, 아까 전까지만 하더라도 죽을 둥 살 둥 하더니만.”
“역시 리더! 늙은 놈에겐 영계가 제격인 모양이야?”
“그러고 보니 그럴지도 모르겠네. 이참에 한번 새로 신접살림이라도 차리게 도와줘 봐? 킥킥킥.”
“그것도 재밌겠다. 하하하!”
녀석들의 온갖 조롱과 멸시. 하지만 이 정도는 새 발에 닭발이었다.
그저 웃어넘겨 주며 주위만을 온통 헤집어 볼 뿐, 주변엔 나와 우리 예린이, 그리고 주형이와 세광이 이 딱 넷뿐이었다.
평소 같았으면 한껏 드잡이질이라도 벌여보겠지만 영 내 몸 상태도 메롱이고, 아직 때가 아니었다.
‘기다리는 자에게 복이 있나니.’
난 어디서 주워들은 지도 모를 성경 구절 하나를 나즈막이 읊조려보며 마음을 다잡으려던 찰나에‥.
“어이 꼰대, 보약도 너무 들이키면 사약이 된다고, 그 정도는 알고 있겠지? 세광아 어서 저 예린이를 본래의 숙소에다가 데려다 놔라. 그리고 꼰대는 일전에 우리들이 나눴던 말, 다시 한 번 나눠보도록 하지.
자 어때? 머리를 좀 굴릴 수나 있겠어? 앞으로 늘상 내 말만 잘 듣고 행동해야지 만이 앞으로도 늘상 보약을 지어주지, 안 그러면 그 보약 사발이 사방 군데 어디로 튀어갈지도 몰라. 아니 이 보약 사발이 사약으로 변할런지도 그 누가 알 수가 있겠어? 안 그래? 하하!.”
“예린아!”
“아저씨! 놔놔 이거 안 놔 이 거머리 쥐새끼같이 생긴 게.”
“이 꼬맹이가 말이 좀 심하네? 어서 가. 어서.”
끌려가는 예린이와 침상에 수갑으로 엮인 상태로 신체를 일으켜 세우려던 내 몸짓이 그만 저지를 당하고 말았다.
아뿔싸, 이런 몸 상태에서 양손에 수갑이 결박 되어진 상태인지도 몰랐었다. 그러면서 그토록 까불 여지만을 내내 생각해 두었다니 난 아직도 멀었나 보다. 아니 일단은 몸 상태부터 우선적으로 끌어올려 보는 게 급선무였다.
흐트러지고 망가진 몸 상태에 잠시 헤어진 이런 정신상태로는 그저 저들의 요구조건을 충족시켜가며 잠시 짬을 기다려보는 때를 저울질해 보아야만 했었다.
“지금 하고 있는 말, 제대로 하려는 약속이겠지?”
“물론 뭐 제시한 조건 지키는 것도 그다지 어려운 일도 아니고, 그날의 그 일과에 대하여 내가 우선적으로 먼저 사과를 하지.
하루 정도 밥이라도 먹여놓고서 쉬었다 그 다음 날에 내보내야만 했었는데, 내가 너무 당신에게 자비롭게 보여서도 안 되겠더란 말이지. 초장부터서 그리 길을 들여놓으면 쓰겠어? 그리고 니놈이 난 뭐든지 척척 해낸다기에 체력도 그 정도일 줄은 몰랐었고. 픽픽도 잘 쓰러 지대? 비실비실. 하하하!”
“야 사람이 한데서 안 먹고, 안 입고 사흘간을 내리 그렇게 구박을 당해놨는데 그 위에서 안 쓰러지고 배길 도리나 있겠냐? 게다가 그 쇠사슬로 내 발을 묶어 놓은 건 또 뭐냐? 내가 예린이를 그냥 놔두고 어딜 간다고? 그렇게 묶어노니 쓰러지지.
안 그래도 일하다가 걸리적거리게 되면 다치기도 십상인데 ,그런 걸 내 발목에다가 채워놨으니 안 걸리고 배기겠냐? 그러다 다치게 되면 누구 손해일까? 나? 물론 내 손해도 더더욱이나 크겠지만 니는 과연 안 그럴까? 나한테 일 시켜먹으려고 벼르고 있는 너는 안 그래? 너도‥.”
“음, 일리가 있는 주장이군. 하지만 니가 그렇게 안 도망간다고 과연 어떻게 보장을 하지? 지금까지 뿌려 놓은 게 다 쑈로, 저 애새끼 달랑 믿고 가만히 있다가 니놈이 도망쳐 버리기라도 한다면 그때는 우리들이 어떻게 하려고, 그때 당장에 내빼버리면 우리들이 무슨 수로.”
“그거야 일할 때 저 세광이 놈 손에라도 총들려서 감시하게끔 만들어 놓아두면 되잖아! 어차피 일손을 도울 사람들도 필요할 테니, 그들 모두에게 권총이라도 한 자루씩 들려줘도 괜찮겠네. 그리고 앞으로도 묶어둔 상태로 계속해서 일 시킬 거야? 저 앞쪽 출입구 공사는 할 거야, 안 할 거야? 내가 보기에는 이만큼도 버텨낸 게 무지 용한 걸로 보이던데?
내 개조버스 있지? 그거 좀비 웨이브에 내가 한번 갇혀봐서 아는데 그것에 갇히면 그 주변이 어떻게 돼 버리는 줄 알아? 지진이라도 난 거 있지? 아니 풍랑 속에 파묻히듯 요리조리 흔들려대는 조각배마냥, 그것도 그게 그저 지나치는 정도가 그런 거라는 거지 만약에 제대로 맞부딪혀 불어닥치게 되면, 아마 저 정도 장애물만큼은 쓸어버리는 데에 아마 1분도 채 안 걸릴걸? 1분이 다 뭐야, 이 내가 10초도 후하게 준 숫자네. 그 정도로 취약한 게 저 문짝이라는 말씀.
조금만 건드리기만 해도 그냥 그대로 폭삭하고 주저앉을 거야. 내 장담하지. 그리고 철문도 또 좀 그래. 미리미리 알아서 페인트칠이라도 미리 좀 칠해두면 좋지, 곳곳에 온통 녹들 투성이드만. 그러니 힘쓸 수나 있겠어? 한방에 훅 가지, 한방에 훅.”
난 이 훅에 온통 제스처 없는 허위 과장 과대광고 포장지들을 마구 남발해가면서, 주형이의 있는 공포심 없는 공포심을 마구 자극해봤다.
자신이 어찌할 바 모르는 장르에 있어서 그 공포심을 자극해 보는 일은 마치 누워서 떡 먹기 같은 노릇이었다.
마치 집 고칠 때 수리비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도 그 집주인은 그저 말없이 꿀 먹은 벙어리마냥, 알지도 못한 상태로 그저 값만을 치를 수 밖에 없다. 아니면 뒤엎어 버리던지. 그리고 새로 업자를 고용해 다시금 집수리에 나서던지.
하지만 그 밥에 그 나물 또 이 같은 짓이 반복해서 벌어진다. 그저 주인장이 모르는 상태니 그럴 수 밖에.
이처럼 아는 것이 힘인 분야가 바로 이쪽 계통의 기술 분야다.
그저 마구잡이식으로 쌓는다고 해서 그 정도가 그치질 않는다.
물론 마구잡이식으로 아주 많이 더 많은 분량을 그곳 위에 쌓아댄다면 또 모르겠지만서도, 이렇듯 기술자일 수 있는 사람이 무턱대고 자기 자신의 목숨마저도 이대로 위험에 노출시킬 것이냐며 마구 항변해대는데, 저 팔랑귀가 안 펄렁거리면 그건 사람이 아닐 거다.
그 목숨 위에 자신의 목숨도 얹어져 있는 상태니 더욱 그러할 지도. 급기야 반응을 물었다.
“그럼 어떻게 해야지 되지? 우리들이 어떻게 해야지 되는데, 우선 꼰대 당신의 의견을 먼저 들어보는 게 어떨까?”
“아, 이건 너 혼자에게서만 설명을 해놔서는 될 일도 아니야. 여기 모두들이 들어야 돼. 그들 모두가.
왜냐하면, 나 혼자서는 저 일을 모두 끝마치게 되려면 그 시일이 언제가 걸리게 될런지도 모르고, 이미 한번 지나갔었다지만 아니 모두 두 번째라지?
맨 처음 올봄에 한 번, 그리고 그 뒤론 내가 이곳을 지나갈 적에 또 한 번 불어 닥쳐 지나갔으니 모두 두 번째인 셈인데, 그 두 번 모두가 다행히도 이곳을 제대로 거쳐 가지 않고서 이 주변만을 온전히 훑고서 지나쳐버려서 다행이었지, 언제나처럼 그들이 그저 스쳐지나가기만을 요행수를 바란다는것은 너무도 무리수야.
아싸리 막아둘 거라면 제대로 막아둬야지. 그것도 한번 막을 때에 제대로 주변 모두에게서 막을 만한 걸 모조리 쓸어다가 틀어쥐고 막아둬놔야지 두 번 다시 일을 안 하지, 또 주 출입구 정문, 정면뿐만이 아니라 사방 담벼락 그 위에 차량들로 반대편 캠퍼스를 가로막아놓은 곳들도 이번 기회에 제대로 다시금 보강해둬야지, 안 그러면 그쪽으로 쏠릴 수도 있어. 아님 아예 담벼락을 새로 쌓아 두든지,
그 모든 걸 언제 어느 세월에 나 혼자서만 다해? 그것 하나만으로 끝낼 거야? 그럴 거라면 나 혼자 하지 뭐. 그저 한 일 년 정도 걸리겠네. 그때까지 좀비 웨이브가 이곳 주변에서 불어닥치지 않기만을 바래봐. 그럼 다행일 테니.
하지만 그런 요행수가 바로 통할까? 난 미심쩍어 보이는데 말이야. 과연 니 생각은 어때? 그게 가능하겠어? 확률적으로 보더라도‥.”
나의 이러한 주장에 있어 잠시 상황에 심각해져 버린 주형이 존재하였다. 그리고 곧바로 치고 들어오는 세광이의 모습.
“리더 헉, 얼른 뛰어서 다녀왔어. 그간에 별일이라도 없었었지? 헉, 난 혹시나 몰라 헉, 이 꼰대가 뭔 짓을 저지르지 않나 싶어서 헉, 얼른 뛰어갔다가 오느라 이처럼 헉, 헉.”
가쁜 숨을 몰아쉬는 세광을 거들떠보지도 않으며 주형이 읊조렸다.
“뭔 방법이 있으니 이럴 테지? 그래서 이렇게 나대는 걸 테고. 그럼 세광아, 내일 이놈을 애들 앞에서 일장 연설을 할 기회를 마련해 줘 봐라. 이 꼰대가 우리의 안전을 위해서 할 말이 있으시댄다. 그것을 위하여 일장 연설을 하시겠대. 그러니 준비해줘. 우리는 그저 굿이나 보고 떡이나 먹고 말자.”
“일? 무슨 일을? 그리고 연설이라니? 그게 도대체 무슨‥.”
“내일이면 다 알게 될 테니, 넌 너무 자세히 알 것은 없고, 그저 내일을 기대해 보지. 그리고 먼젓번에 내가 말해둔 규칙 앞으로도 잘 지켜. 만약에 허튼수작이라도 부리면 나야 그저 자그마한 곤란한 처지에 놓일 테지만 네놈에 있어서는 그때가 바로 아웃이야, 아웃.
내 말이 뭔 말인지는 잘 알겠지? 그럼 오늘 하루는 푹 쉬어라. 내일부터는 무지 바쁠 테니. 그럼 가자, 세광아.”
“오케이, 리더.”
떠나가는 주형이와 세광이의 뒷모습을 한눈에 담고 그저 쉬기 위해서 매트리스 위에 누워보았다.
일단은 어느 정도 시간을 벌은 셈이다. 지워지지 않을 시간. 아니 저들에게 있어 내가 쓸모 있어 보이게 만들어주는 시간벌기였다.
물론 저들의 도움을 받아서 방벽 쌓기에 도전해 본다라지만서도 이로써 내 쉴 시간도, 저들에게 있어서 나에 대한 적대감도 어느 정도 누그러뜨리기에 이 안에서 충분하게 해소되어질 방편 중에 하나였다.
지들을 위해서 이리도 내가 안전을 위해 두문불출 방편을 마련해준다는데 어찌 반갑지 않을 텐가.
물론 전직에 오해가 있어 잠시 누그러뜨리는 모양새겠지만서도, 그것만으로도 내가 잠시 짬을 보기에는 부족함이 없었고 그 빈틈을 노려서 탈출해볼 계획을 오롯이 떠올려 봤다.
자다가 도망치기, 일하다가 도망치기. 하지만 우리 예린이가 저리도 갇혀 있으니 이래서는 죽도 밥도 안됐다.
어여 우리 예린이를 구해 내 볼 방법들을 이 안에서 모색해 놔야지 만이 되었다.
‘예린아 기다려라. 이 아저씨가 곧 몸을 추슬러서 구해낼 테니까. 그때까지만 잠시 고생을 참으렴. 예린아 미안하다.’
그렇게 차가운 한기 가득한 어느 강의실 내부 한켠, 침대 매트리스 위에서 홀로 열기를 분사해 본다.
언젠가 탈출을 이루는 그 날을 꿈꿔보며 맞이한 그 날 하루, 그날은 바로 10월 15일경 어느 하루에 야심한 밤시간이었다. 그리고 그 다음 날 맞이하게 된 하루 일정이 시작되었다. 하지만‥.
“오늘 연설은 취소다. 하지만 내가 먼저 공사진행사항을 듣도록 하지.”
- 작가의말
오늘도 한편 후딱 올려봅니다. 전편의 댓글들을 보다 보니 일단 답변을 달아드리기 전이긴 하지만 서도 너무나 그간에 쥐어줘 봤던 상황 정보들이 너무도 부족하여 이리들 우왕좌왕해대시는 것 같은데 꾸준히 지켜보시다 보면 나중 부분부터 서서히 풀려나가 보리란 걸 미리 언급해둔 바가 있었었습니다. 모든 내용들을 다 풀어버리면 뭔 재미로 소설책을 읽나요. 그저 줄거리만을 훑어 내리면 되지. 일단은 이 정도 뿐입니다. 그리고 댓글에 있어서는 답글로 그만 제 소신껏 밝히고자 해봅니다. _(_._)_
Comment '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