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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대기 님의 서재입니다.

웅크린자의 시간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완결

포대기
작품등록일 :
2013.09.02 0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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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5.11 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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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4.02 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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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쪽

웅크린자의 시간 127

DUMMY

-. 10월 4일 충청남도 공주시 반포면 반포 면사무소 부근 주유소. 아침 06:30


투명한 낚싯줄을 꼬아다가 매듭을 서로 연결시켜 놓았었던 스트랩 끈을 길게 늘어뜨려서 맨홀의 뒷면 가장자리에 기다랗게 연결시켜 놓은 뒤, 맨홀 안쪽의 주입구 부분인 파이프 맨 윗 상단 위에 철사로 이미 고정이 끝난 수류탄의 안전 고리 부분에다가 통과시켜서, 서로 매듭지어서 연결해 보았다. 그리곤 안쪽의 벽면에 눈썹 그림 모양의 선 두 개와 점하나, 그리고 입꼬리까지 둥그런 얼굴 모양의 원을 커다랗게 그리고 노란색 락카로 어느 캐릭터의 얼굴 모양처럼 표시해 두었다.

그리곤 조심스레 맨홀 뚜껑 위를 덮어서 그 위에 다시금 경유라고 큰 글씨로 노란색 락카로 표시해 둔 뒤, 이내 떠나가 버렸다.


물론 이 같은 과정을 우리 예린이나 저 수진이에게 목격이 되게끔 놔두진 않는다.

그저 저들은 이전과 같이 망을 보게 하거나 잔 뒷정리 준비 등의 잔일 거리를 떠안게 만든 뒤, 에폭시를 사용해 이 낚싯줄 스트랩을 안쪽에 고정시켜 둘만 한 고리 하나를 미리 부착시켜두는 것 또한 잊지를 않았었다. 그저 고리 하나를 매단다는 식으로 간단한 함정 꾸리기가 이미 지나버린 참이다.


물론 언제나처럼 내가 말만 번드르르 하지 만드는 그 장식물들의 구조상태는 매우 간단하였다.

그저 주유를 목적으로 한 맨홀 뚜껑을 열기만 해도 수류탄의 안전핀이 바로 뽑히게 된다. 그리하면 바로 ‘쾅~!’ 즉사! 즉, 앤드였다.

대신에 나만의 예측이 틀어져 다시금 내가 되짚어 올 때 해체를 위한 방편 또한 그 안에서 마련해두는 것을 결코 잊지 않았었다.

그저 오래 놔둘 물건이 아니었으므로. 혹시나 나 같은 생존자가 불운하게 걸려들게 만들어둬서는 아니 되므로 해서 너무도 타이트하게 옥죄는 것이 아닌, 그 매듭의 여유분을 만들어 그 한쪽 줄면 을 맨홀 뚜껑 한쪽에 조금 씹힐 수 있도록 처리되게 놔두었었다.

그래서 해체 시에는 그저 빼꼼히 맨홀 뚜껑을 벌려두게끔만 처리해두고, 가위로 살짝궁 자리기만 해도 안전엔 이상 무.


하지만 멋모르고 확 열어젖혔다가는 바로 그놈의 인생 쫑 치는 날이고 나로선 그걸로도 대만족이다.

대신에 올지도, 안 올지 또한 모르니 해체할 거리는 미리미리 생각해 두어서 처리할 방편 또한 마련해 두어야지 되고, 또 내가 설치해둔 주유소를 그놈(?)이 꼭 들리리라는 보장 따위는 없었으니, 그저 수량으로 그 모든 예상치의 변수들을 커버시킬 요량이었다.

즉 들리는 족족 모든 주유소마다 이 같은 짓들을 앞으로도 매번 벌여댈 속셈이었었는데 언제까지나 오로지 그놈만을 위한 장치 그놈만의 부비트랩 되시겠다.


일단 내려가며 매번 묵을 때까지 약 사나흘 동안 내내 설치해보고, 다시 되짚어오는 시점에서 하나하나씩 철거를 해 보기로 계획.

이것 말고도 혹시나 뒤밟을 놈을 견제해볼 수단들은 여럿이 있었다.


그놈의 발목을 잡으려 봉지 한 통 가득인 철판 피스들을 내가 도로 위에 깔아볼 수도 있었다. 아님 길 사이에 철사를 낀 크레모아를 깔아볼 수도, 그것도 아님 수류탄을 급조폭발물처럼 안전핀을 미리 제거시킨 다음에, 도로 위에 그저 장애물과 함께 놓아두기만 해도 괜찮았었다.

하지만 이것들의 단점 또한 존재했으니, 어느 재수 없는 좀비라도 걸려들게 되면 무용지물이라는 점이었다.

게다가 뒤돌아 올 적에 저 철판 피스들을 내가 다시금 내 타이어로 확인해보지 않으리라는 보장 따위는 그 어디에서도 존재치가 않았었고, 저 수진이의 이목 또한 있었었으니 그걸 설치하겠다라며 매번 가다가 멈춰 서기를 내내 반복해대기도 애로사항 또한 있었었다.


우리 예린이에게는 내색지 않아 불안에 떨지 않게끔 만들어 두고, 저 수진이에게는 아직 짐작지도 못한 듯싶으니 알려서도 안 되는 셈. 그래서 내가 바로 급조해서 고안해본 방법이 바로 이것이었었다.

어차피 이곳까지는 차량이 없다라면 뒤쫓아 오기가 사실상 불가능이었다. 그렇다면 녀석도 꼭 밥 처먹을 기름이 필요로 할 테고, 물론 오게 될 그놈이, 아니 그니은 일지도 모를 그 사람이 꼭 경유차를 끌고 오게 된다라는 보장 따위는 내게는 없었다지만, 힘 하면 경유요, 대부분의 경유차들이 기름 탱크의 용량마저도 튼실하다.

때문에 대게의 경유차들이 다들 크고, 힘 좋고, 단단해서, 제 한 몸 돌보기에도 유용하고, 게다가 우리들이 나아가는 차량들이 모두 경유를 사용하게 되는 셈이라서 머리가 돌고 합리적인 인간이라면 무조건 저 경유가 든 맨홀을 필요로 할 테고 ,꼭 그것을 열게 될 것이라고 이내 난 확신해 보았었다.


물론이지만 나도 처음에만 그랬지, 어차피 남는 게 시간. 그 이후론 경유가 든 맨홀뿐만이 아니라 그 양옆의 다른 맨홀들 속에도 이 부비트랩들을 슬며시 얹혀주고는 떠났었다. 사람의 일이란 건 혹시 모르니 말이었다.


그렇게 페이스를 갖추고 달리고 달렸기를 과연 얼마쯤에 도달했을까?

우리의 간격대로 내내 무리도 하지 않고서 약 하루에 15에서 20km 정도만 꾸준히 내달리다가 보니, 유성을 지나서 벌써 대전의 초입에 당도해 버렸다.

물론 대전이라고 해서 다 서울처럼 왁자지껄하진 않는다.

나의 본가라고도 할 수 있는 대전광역시 서구 둔산3동은 어쩌면 대전의 중심부일런지도 모른다는 사실.

내가 말하고자 했었던 그 의미는 그저 둔산동 자체의 위치가 이 대전이라는 광역시 지도상에 그 중간 어름에 딱하고 박혀있었다는 말이었지, 길도 대부분이 계획도시이다가 보니 널찍널찍하기도 하고 주변이 온통 반듯반듯 대전의 주된 모양새다.


이곳 초입에서도 물론 널찍널찍. 대신에 다른 점이라면 양 갈래길 상가 대부분이 시꺼멓게 얼룩이져 있었고, 여기저기 불타오르고 새까맣게 색칠이 되어진 흔적에 대충만 보아도 주변 건물의 약 1/10 정도가 그슬려 있었다.

그 대상의 대부분들이 아파트 같은 대형 주거 건물들이나 빌딩 같은 오피스 건축물, 게다가 언뜻 보이는 4층 이상의 상가건물들 여러 채가 그 피해의 대상물 속에 포함이 되어진 상태였었다.


지금껏 주로 대도시들을 통과해낸 적이 없어서 이러한 사정까지는 도무지 알 도리가 없었었는데 중심부가 아닌 이 대전 같은 대도시의 초입에서부터도 이러니, 그 안쪽의 심각성은 과연 어떤 상태일지 불 보듯 뻔했다.

한군데가 불타오르면서 다른 곳으로도 이내 불길이 번져갔겠지? 그리곤 도미노를 연상케 하듯 단계 단계 알아서 불길이 확 번져가 버렸을 터였다.

그것을 방지키 위해서 우리의 애쓰는 소방관들이 늘 장난전화 속에서도 굴하지 않으며 출동을 마다하지 않았었던 우리네 소방관들의 부재 시야, 더 말해봐야 입만 아프다.


난 이 같은 대도시를 향해 발길을 옮겨보는 것도, 다가서 보는 것 또한 이번이 처음이었다.

그간의 모든 귀향길의 대부분의 행렬이 그저 어느 정도 시 군급 이상의 시도 지역들은 알아서 회피해버리거나, 그 도시들을 향해 관통해버리는 것이 아닌 주로 외곽 도로를 타보거나, 아님 최대한도로 비겨나가 보기에 안간힘을 써대면서 이제껏 내려와 봤었던 귀향길이었었다.

그만큼 대도시라는 건 그전에도 지금에도 움직여대며 부대끼는 등의 살아가는 사람들이 꽤나 많았었을 테고, 그들의 승화가 좀비로 더해져서 그저 빠른 길을 되집어 간다손 치더라도 그리 녹록지가 않았을 터.

게다가 총 인구수 약 백오십만에 육박하는 이 대전이라는 괴물단지 속이라면 지금이야 과연 몇 명만이 살아남아서 그 명맥을 이어올런지는 모르겠지만, 그 움직여 대는 대부분의 대상 거리가 모두가 좀비일 터다.

그중 약 1/10만 좀비로 변했어도 벌써 좀비들의 숫자가 십오만이었다, 십오만.

사람이 아닌 좀비로 변해버린 이들의 추정치만 생각해 보았어도 그 정도.

그 말인즉슨 웬만한 무리가 그때 그 좀비 웨이브에 필적할 만한 수준에 이르게 될런지도 모르겠다는 사실. 그래서 그간에 겪어왔었었기에 그에 준하는 웬만큼 해 보인다 싶은 시군의 단위들은 무조건 우회해서 빙 돌아서 지나쳐 왔었다.


하지만 본래의 목적지에선 빙 돌아가 보기에도 이곳에선 더 이상 통용되기가 어려운 짓. 그래서 무조건 강행 돌파를 준비해 봤다.

대신에 안전장치 하나 제대로 꾸려보면서.


본래에 강행돌파를 위해서라면 유성구를 거쳐서 쭈욱 직진해 들어가야지만이 된다. 하지만 난 유성을 거쳐서 서대전 방향으로 급격히 우회, 그 안전장치를 마련해보느라 몇 개의 주유소 위에 잠시 불장난을 피워보기로 결정해보았다.

내 주 목적지가 될 천변을 따라서 서구 둔산3동 방향이 아닌 에돌아서 우측 방향 쪽의 주유소 몇 군데에 불 질러 보기. 반대로 몰아두고서 난 되짚어가며 잠시 내 고향 집으로 몰래 잠입해 들어간다라는 계획하에 행동이 이루어졌다.


당김과 동시에 터져서도 아니 된다. 그래서 내가 빠져 나올만한 그 시간을 벌충하기 위해서 어떤 장치를 고안해야 할까 내심 고민해 보다가, 장치하나를 마련하기에 이르렀다.


일단 주유소 한 귀퉁이에 맨홀 뚜껑을 언제나처럼 개방시킨다. 그리곤 그 배관의 말단을 막아 두었던 캡을 렌치로 비틀어 따서는, 그 열어 두었었던 맨홀 안에 찰랑찰랑 적당량의 기름이 채워 둘 수 있도록 처리해 둔다. 그뒤 인근에 방치되어 있었던 차량 하나를 끌어다가 그 맨홀 위에 그 차량을 밀고, 끌며 그 위에 위치되게끔 만든 뒤, 그 차량 내부에다가 양초가 꽂힌 종이컵을 그 차량에 운전자석 발판 아랫부분에다 고이 심어둔다. 그후로 심지 위에다 불만 당기게 되면 바로 끝.


운전석의 문을 닫고서 슬며시 그저 그 창가의 한쪽 귀퉁이를 내려보려고 애를 쓴다.

공기의 순환을 그저 도우기 위해 창문만을 조금 슬 쩍이 내려두기만 해도 되고, 안전빵으로 그러한 종이컵들을 군데군데 세 군데씩이나 놓아 보았다.

그 촛불이 하나라면 혹시 꺼질지도 모르니, 그저 안전빵이랄까?


‘이런 오토잖아? 그럼.’

“퍽~! 쏴~”


나도 깨기는 싫었다지만 그저 숨구멍만이라도 조금 뚫어 내놔야지만이 되니 어쩔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요즘 대부분의 차량들이 모두 다 자동식이라 시동이 안 걸린 상태에서라면은 이것이 저절로 지 혼자서 오르내리지를 않는다. 그래서 파쇄를 해버린 셈.


그렇게 자동차 내부를 처리해 두고 하나 더, 하나 더를 반복해가며 총 세 군데에 이어진 여러 블럭들 속의 제법 멀쩡해 보이는 주유소들을 찾아다 같은 종이컵 놓기에 심취해 보았었는데, 초 한 자루가 다 타는 데까지 걸리는 시간이 대략 4시간 정도라면 이 같은 날씨에 게다가 더위도 좀 더 무더워 보일 수도 있는 차량 내부의 한켠에서의 양초의 상태를 견주어 보면, 그와는 별개로도 밑받침으로 한창 쓰이고 있을 종이컵들의 상단 높이의 표면으로 인해서 더욱더 그 시기가 앞당겨질지도 모르는 것이니, 그저 불붙이기만은 맨 나중에 한꺼번에 처리해두기로 결정해 보았었다.


요전날 내가 그 국도 위에서의 저지른 그 주유소 위의 폭발사고.

물론 내가 그 불을 일정 부분 좀비 웨이브를 회피해내기 위하여 의도적으로 저지른 것이 맞았다. 하지만 그 여파만큼은 끔찍했으니, 오죽했으면 그 멀리 떨어져 있었던 그 국도 위에서의 내 버스 안에서도 그 귀청을 찢을 듯한 폭발음과 함께 다가선 충격파라니, 그저 가까이에 서 있었었다라면은 그저 난로 위의 쥐포 신세가 되었을런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아니 바짝 마른 낙엽 불쏘시개에 그쳤을런지도 모르지.

하지만 그 덕에 이처럼 살아나오게 된 것일런지도 모르고 그것에 그저 감사하다고밖에 생각할 수 밖에, 대신에 그러한 짓 벌여대기를 이번엔 조금 더 커다랗게 저질러 버릴 심산이었었다.

무려 한 개에서 세 개로 증폭이 된 유인책이랄까?

대전 정도를 뒤흔들어 보려면 이 정도쯤은 써 줘야 면이 살 것이었다.


이번에도 늘상 저질러온 불장난을 이번에는 더욱더 조금 더 아주 커다랗게 치러보려는 모양새였었는데, 제아무리 대전이라는 도시가 계획도시라 반듯 하다라지만 그날의 국도변처럼 내 k-4 고속 유탄발사기의 화력으로 처리해내기에는 그 각도가 충분치가 않았었다.

최소한 폭발에서 우리가 안전해지려면 폭발과 동시에 먼 거리 사이에서 위치해보는 게 당연할진대, 그것에 따르는 각이 서지를 않아서 그만큼의 최대한도로 다가서 보기에는 그 폭발에 이르는 범위의 여파가 심상치가 않아 보였었기 때문으로, 대전도 나름 대도시라서 그 주유소 사이의 주변이 조금 빽빽했다.

그랬다가 주유소에 불붙이기보다 내 개조 차량에 동시에 불붙여대는 꼴이라 그것만은 절대로 지양해야지 만이 되었고, 이것도 다 나 살자고 벌이는 노릇인데 그 불구덩이 바로 옆에서 폭탄을 가지고 장난질을 치는 것도 아니고, 그래서 지연신관, 아니 지연 장치가 될만한 고안물들을 그 안에서 찾아보다가 이것이 가장 안성맞춤 이번 경우에 있어서는 딱으로 보여졌다.


이것 말고도 고안해낸 방법이 내 휴대용 발전기로 전선들을 길게 끌어다가 스파크를 일으켜 대서 원거리에서 폭발력을 일으켜대는 것과, 아님 주변 건물의 높은 옥상위에서 k-4를 끌어다가, 이것도 아님 길게 연결시킨 수류탄의 안전핀을 뽑는 것 정도?

하지만 이것도 역시 가장 단순한 게 최고로 좋은 것이다.

언제 저 같은 일까지 벌이려고 전선을 끌어댈 것이며, 그 무거운 k-4에 주유소의 폭발범위가 과연 어느 정도일지도 나는 모르는데 그 옆에서 철제 와이어를 어느 거리에서 까딱거리고만 있을 텐가 말이었다.


그래서 고안해본 방법이 바로 이것. 그리곤 재빨리 불붙여 버린 뒤에야 비로소 미리 포크레인을 주정차시켜 놓았었던 장소로 되돌아와서, 이내 그 포크레인마저 이끌듯이 재개시키며 그 자리에서 떠나와 버렸었다.

이곳은 얼마 후면 불지옥이 예상된다. 그리고 그 예상치 같은 얼마간의 시간이 흐른 뒤.


“꿍~!”


지축을 울리는 진동음이 여기까지 전파되기에 이른다. 그리고 연이어서 시차를 나누고 들리고 있는 둔중음.


“꿍~! 꿍~!”


큰 진동 세 개와 더불어서 자잘한 진동 수십 개가 대전 주위 여러 곳에 전파되기에 이르렀고, 그날 저녁 대전 시가지가 폭격을 맞은 듯 노란 오렌지빛으로 석양처럼 물들어 가기 시작하였다.

이어서 메아리를 이루듯 들리기 시작하는 자잘한 폭발음의 연속.


역시 진화를 이룰 이가 이 안에 없으니 불길이 점점 번져가고 있는 모양새다. 하지만 그런다고 해서 벌써부터서 엉덩이를 들썩거릴 필요 따위는 전혀 없었다.

그저 밤사이를 오롯이 묵묵히 이 자리에서 자리만을 지키고 앉아있기만 해도 된다.

지금의 주변의 저 풍경들처럼. 우리들이 이처럼 웅크리고 앉아있는 줄도 모르고 썰물처럼 제 알아서 빠져나가 버리는 좀비들의 모양새다.

그 건드림의 진동들을 막아내기 위해서 이미 포크레인의 앞발이라고도 할 수가 있는 저 바가지가 이미 내 버스 지붕을 살며시 누르고 있는 행태다.


‘오늘 밤만을 오롯이 견뎌내기에 이르면 지 알아서 다 빠져나가 버려서 텅 비게 될 테지?’

그때만이 내 나아갈 길이 더더욱이나 수월해지고 안전하게나마 회상해보는 시간적 여유들이 주어질 터다. 그리고 난 그러한 나만의 시간들을 방해받고 싶지가 않았었다.


그렇게 밤사이 노란 빛으로 물들어버린 대전 밤 어느 하늘을 지붕 삼아서 남의 집 불구경하듯이 그렇게 쳐다만 보다가, 그날 밤사이를 무사히 보내고 텅 빈 거리에서 나서본 길. 다음날, 다음날, 그다음 날이 되도록 내내 대전에서 숨어지내 보았었다.

그리곤 다시 추억만을 간직한 채로 떠나온 길. 그 길 위엔 추억만이 여실히 아롱져 있었다.


그 길 위에 떠나온 우리들, 나와 우리들만의 회상들을 마음속 깊이 간직해 나온 채로.


작가의말

조금 일찍이 올리려 했었었는데 늘상 이 정도 시간에 이르게 되네요. 아 그리고 122편과 125편 상의 날짜의 시점이 오류가 있더군요.
오늘 복기해보면서 알았었는데 숫자 한 자릿수를 빼놓고 옮겨 적다가 보니 10월에 다다른 시점이 다시금 9월로 회기를 얼른 고쳐 놨으니 참고만 하시면 될듯합니다. 그럼 휘리릭~! -> 이것은 입에서 나는 소리가 아녀 이포대기가 경공을 펼치느라 바람소리가... _(_.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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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6 외전 1. +4 14.05.10 4,952 67 18쪽
145 웅크린자의 시간 144 +36 14.04.30 6,309 139 17쪽
144 웅크린자의 시간 143 +8 14.04.30 4,556 108 26쪽
143 웅크린자의 시간 142 +26 14.04.28 3,921 125 22쪽
142 웅크린자의 시간 141 +17 14.04.27 3,774 111 19쪽
141 웅크린자의 시간 140 +21 14.04.26 3,772 104 20쪽
140 웅크린자의 시간 139 +23 14.04.25 3,764 117 17쪽
139 웅크린자의 시간 138 +12 14.04.24 3,961 108 17쪽
138 웅크린자의 시간 137 +25 14.04.23 3,931 93 23쪽
137 웅크린자의 시간 136 +6 14.04.22 3,821 93 19쪽
136 웅크린자의 시간 135 +14 14.04.21 3,574 95 21쪽
135 웅크린자의 시간 134 +12 14.04.20 4,126 105 17쪽
134 웅크린자의 시간 133 +16 14.04.17 3,624 86 19쪽
133 웅크린자의 시간 132 +13 14.04.15 3,819 93 20쪽
132 웅크린자의 시간 131 +16 14.04.10 4,244 112 17쪽
131 웅크린자의 시간 130 +28 14.04.08 4,418 100 23쪽
130 웅크린자의 시간 129 +47 14.04.07 4,730 105 20쪽
129 웅크린자의 시간 128 +10 14.04.04 4,468 137 21쪽
» 웅크린자의 시간 127 +20 14.04.02 4,382 137 16쪽
127 웅크린자의 시간 126 +26 14.03.30 4,368 133 20쪽
126 웅크린자의 시간 125 +21 14.03.29 4,791 119 16쪽
125 웅크린자의 시간 124 +25 14.03.28 4,493 130 30쪽
124 웅크린자의 시간 123 +14 14.03.25 4,790 133 21쪽
123 웅크린자의 시간 122 +19 14.03.24 4,855 152 18쪽
122 웅크린자의 시간 121 +16 14.03.20 4,381 147 18쪽
121 웅크린자의 시간 120 +16 14.03.19 5,050 146 14쪽
120 웅크린자의 시간 119 +10 14.03.18 5,258 125 17쪽
119 웅크린자의 시간 118 +19 14.03.16 5,490 133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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