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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대기 님의 서재입니다.

웅크린자의 시간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완결

포대기
작품등록일 :
2013.09.02 01:39
최근연재일 :
2014.05.11 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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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4.21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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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쪽

웅크린자의 시간 135

DUMMY

-. 10월 28일 경기도 용인시 용인 송담대학교 밤 07:30


오늘 저녁에 예정되어있었었던 저들에게 온전한 전기를 안겨주기를 위한 계획은 결과론적으로는 성공이었다.

물론 수월한 성공은 아니었었고, 각종 누전에 차단기들의 오작동으로 인하여 누전 구간들을 확인하고 이를 분리시키거나, 파악해 내는데 만 해도 이리저리 계단 등을 오르락내리락 뛰어다니느라 여간 고역이 아닐 수가 없었었다.


내 터져나갈 듯한 허벅지며 콕콕 쑤셔대는 무릎 어름까지. 하지만 저들이 왜 이곳엔 전깃불이 안 들어오느냐며 저곳엔 저토록 환한데 사람 차별하는 것도 아니고, 이처럼 성화를 해대는 탓에 어쩔 수 없이 몸을 꼼지락거릴 수밖에 없었었고 나의 이런 하소연 섞인 설명 또한 이어지게 돼버렸는데, 온통 막무가내 였었다. 내 집에도 불 들어오게 만들라며.


“근 일 년 만에 관리도 없이 이랬었으니 이런 건 당연한 거고, 우선 진정들부터 하시고 저 혼자뿐이라서 모든 구간을 일시에 고쳐낼 수는 없습니다. 그러니 진정들부터 하시고 또 시급한 게 외부에서 불빛이 스며 새어나오고 있다는 구간들이 보인다는 외부로부터의 무전연락 내용들이 들어오니, 우선 거기 먼저 가림막부터 제대로 막아두기로 하겠습니다. 어서 서둘러주세요. 빨리.

3층 여자화장실 우측 창가 부근과 2층 좌측에서부터 네 번째 유리창 우측 상부에서 불빛이 새어나오고들 있답니다. 3층 복도와 1층 창가까지도요. 어서 좀비들에게 들켜질지도 모르니 우선 불부터 스위치를 먼저 끄시고 창가를 우선해서 점검해본 뒤에, 곧바로 무전을 날려서 바깥으로 비치나 안 비치나 바깥쪽과 미리서 확인을 거쳐보시기 바랍니다.

어서 빨리 움직이세요. 빨랑빨랑.”


한국사람 급한 성미는 알아줘야지 된다.

밥이 이제 안친 상태로 불만 켜놨는데 숭늉 달라고 보챈다. 그나마 자신들이 위험할 수 있다란 소리에 그제사 엉덩짝을 들썩인다.

물론 이 모든 세부사항들을 다 몰라서 아님 당사자가 아니라서 미뤄대는 핑계로 이럴 게다.

이 모든 제반 사항들을 나만큼이나 충실히 알고들 있었다면은 왜 저리들 하겠는가.

아마 ‘천천히 하세요.’ ‘고생이 참 많으시네요.’ 이 정도로 그치겠지. 하지만 저들에게는 그럴 이유 따위 여유 따위도 존재치 않은 듯이 보인다.


이미 내 신세가 저들에게 있어서는 완전히 하인 신세로 낙인이 찍혀지고 재차 확인에, 인증마저 확정이 이미 끝나버린 상태여서 이런 걸는지도 몰랐었다. 아님 그렇게 못 박아 뒀던가.

한번 개념이 잡혀버려서 자신들에게는 오롯이 이익이 되는 부분이니 주형이 그놈 말만을 온전히 믿고서 그것을 핑계 이토록 함부로 해대며 부려대는 것일런지도 몰랐다. 아무튼, 난 그날 하루 저녁 완전히 새 됐다.

그나마 다행인 건 내가 올라갈 수 있는 그 층이 한정 되어져 있다라는 것 정도일까?


지하 2층에 지상 7층에 다다라는 이 건물 내부 속에서 내가 이동해갈 수 있는 총 층수라는 건 그나마 4층까지뿐이었었다.

물론 5층에 주형이 그놈의 숙소 및 집무실이 놓여져 있었던 상태라서 5층까지도 진입해 올라갈 수만은 있다지만서도, 일단 그곳이 중앙계단 바로 초입이라서 그곳과 그 바로 맞닿은 바로 옆에 EPS 실만을 내내 들락날락거렸을 뿐, 거의 대부분에 오르내림이 4층 위에서 머무르거나 멈춰지기에 이르렀었다.


1층은 예전에 출입구 및 모든 창문들이 가로막혀진 상태여서 기타 창고 및 여러 가지 목적으로 방치되고만 있었었는데, 이제 금세 개방에 따른 셈이라서 한창 물건들에 적재가 이루어지고 있었었고, 2층은 부식창고 및 음용수 보관에 기타 식당 및 조리시설들과 위락 시설들이 자리 잡고 있었으며, 3층은 저들의 거주구, 4층 온전히 내 감옥, 5층이 바로 주형이 그놈에 집무실 겸 거주구 였었다.


이전까지는 4층에서도 몇몇 거주민들이 함께 살았었던 상태라지만서도, 몇몇 이들이 불귀의 객이 되어 버리고 점차로 공실이 늘어나기에 이르게 되면서 점차 아래로 이동을, 게다가 나를 위한 감옥을 비우라는 탓에 우리 예린이마저 격리시킬 장소마저도 필요하다는 저들의 생각놀음에 1층부터서 3층을 제외한 나머지 층들을 모조리 다 공실로 비워버린 탓에, 이전까지 그곳에서 함께 살았었던 인원들까지 이젠 끼리끼리 3층으로 이동해가 합세를 하여 서로 모여들어 살고 있었고, 주형이 그놈만이 그저 카리스마를 유지하고 싶어선지 아님 방해받고 싶지가 않아서였던지 주형이 그놈은 저 혼자서 만이 5층 전체를 통째로 독채로 대절한 듯이 살고 있는 듯이 보였었는데, 이런 거주구내 입실 상태였었다. 그렇다면은 우리 예린이는 5층, 아니면 6, 7층에 갇혀있다는 소리인데 이것마저도 불투명했었다.


저 수진이에 상훈이란 사람을 갇혀둔 것만 하더라도 이곳과 다른 또 다른 어떤 곳에 이 같은 건물 하나를 온전히 저들의 소유로 갖춰놓았을런지도 몰랐었다. 그리고 세광이 그놈도 이곳 4층 어느 구석 한곳에 웅크리며 살고 있었을런지도 몰랐었고.

아마 이곳 어디 어느 주변 어딘가에서 세심히 내가 뭘 하나 지켜보며 궁시렁대고 있었을지도 몰랐다.

아님 스마트 폰이라도 하나 녹화기능을 해놔 매번 나 혼자 있을 시간 내에 도촬을 이뤄내고 있을지 또한 모르고. 아무튼, 난 그날 저녁 내내 엘리베이터가 사라져버린 중앙계단을 따라서 위로 아래로 연신 오르락내리락해대느라 거의 녹초 상태가 돼버렸다. 그런데 저 세광이 놈은 몇 번 나를 따라서 오르는듯하더니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는지 보이지가 않는다.


어둡고 빛이 밝아 들어오는 내부 공간 속을 헤집다가 이제는 터지다 못해 후들거려오는 허벅지를 진정시키느라 잠시 꾸부정 헉헉대는 와중이었는데, 그러는 이때 주형이가 등장해왔다. 저 얄미운 세광이 놈을 대동하고서.


“여 이 꼰대, 고생이 참 많어? 하하하! 어때 일은 잘 돼 가고?”


난 알면서 물어오는 주형이의 저 면상에다가 완펀치를 날려버리려는 것을 억지로 참아 내보았다. 그리곤 그 자리에 너털 주저앉아 내렸다.


“더 이상은 못하겠다. 급한 것도 아니니 이젠 내일 하자. 그리고 각 층마다 한 명씩만 붙여줘. 2, 3, 4층이면 되니 세 명이면 끝나게 되겠네.

모조리 다 워키토키 하나씩 다 쥐여주고서 무선으로 때려야지, 이거 내가 언제까지 지하 2층에서부터 차단기 하나 확인하자고 오르락내리락 지상 지하를 오가야 되겠어? 괜찮겠지?”

“안 돼! 어느 정도는 끝내놔! 이 정도로 하고 그만두면 쓰나. 아직 할 일이 태산인데, 킥킥킥.

알았다, 너무 방전되도 안되지. 알았어, 알았어. 그럼 오늘은 이쯤에서 이만하고 끝내지. 나머지는 내일하고. 대신에 내일 아침 일찍부터서 서둘러야 돼! 알았지? 하하하!”


참깨가 고소한 듯 웃어대는 저 녀석, 저놈 참으로 비열하다.

지 가우를 내가 좀 상하게 했다손 치더라도 이런 똥개훈련을 시키다니, 분명 저놈의 지시 한마디만을 미리 내려만 뒀어도 이 같은 짓은 벌어지지 않았을 테다. 아니 일부러 종용했거나 방조를 했었을지도.


물론 한두 번쯤 오르락내리락하는 것을 미리 생각해보지 않았던 바가 아니었었다.

분명 확인할 거리에 체크해둘 만한 차단장치들도 여럿이 존재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 정도의 똥개훈련이라니 이건 좀 너무 심하지 않은가?

분명히 놀려대려는 심산에서 비롯된 우왕좌왕일 것이었다.

바깥에 산재하는 좀비들을 조심해대느라 악다구니를 써대지는 않았었지만서도 후레쉬를 제 얼굴에 비춰가며 지머리를 때리는 등에 가학거리 등을 펼치거나, 나즈막한 욕설들로 인해 층마다 오르내리며 이 같은 항의 방문에 내내 시달리느라 몸도 마음도 딱 마구 너덜너덜해져 버리고 있는 상태였었다.

내가 지들 놀림거리에 유희 거리인가 보다.

이지매를 당하는 듯, 이 안에 지들이 놀 거리라도 마련해주면은 나한테 신경을 덜 쓰며 지들끼리 오손도손 지지고 볶고 잘 놀 것으로만 보였었는데, 벌써부터서 이 같은 짓거리들이라니.


‘가서 노래나 쳐 부르라고 아님 술에 취해서 고주망태 노릇이나 하든지. 어디서 술 처먹고 와서 행패 질이냐, 행패질이. 그나저나 어째 더 안좋아지냐 들.’


난 머리를 싸매보며 이내 곧 내 숙소로 되돌아와 곧바로 곯아떨어져 내렸다.

족쇄야 채우든지 말든지, 문이야 쳐 잠그던지 말든지, 기억조차도 못한 상태로 그렇게 잠에 쏟아져 내렸고, 며칠이 후딱 지나쳐가버렸다. 그리고 어느 날 어느 날 밤.


‘어디 한번 들어나 볼까?’


-. 11월 8일 경기도 용인시 용인 송담대학교 내 감옥 내부 밤 10:30


저녁밥을 먹고 나서 내내 종종걸음 이제 겨우 내 숙소로 돌아오게 되었다.

이제 눕고 잠들면 끝이다. 오늘 하루가 끝. 그리고 난 온전히 그러기를 바랬다. 하지만 그건 몸이 외치는 소리요, 머리는 한창 핑핑 도는 고대에 순간이 도래했다.


지금껏 저들에게 일상 같은 상시전원 또한 마련해주고 CCTV의 설치에 온수 보일러의 마련, 세면시설에 확충이라는 원대한 편의 물들을 이 안에서 저들에게 갖춰주느라 진땀 흘린 나날들이 이 안에 담겼다.

일단 전기시설이 마련되기에 이르르자 나머지는 모조리 일사천리였다.


각부 건물 내부에다가 CCTV 카메라들을 각기 천장 위에다 배열시켜 두고서 CCTV 각 통신 케이블과 전원 케이블들을 치렁치렁 마구 늘어뜨려놓기 시작하였다.

미관상 안전상으로 인하여 원래는 매입해두는 게 필수였었다. 하지만 언제 그 무슨 수로 내가 그리할 텐가.

난 그래서 전동 드릴로 내부 벽면 상단에다가 칼블럭을 박아놓고서 그 위를 통신선과 전원선에 케이블 타이로 서로 고정시켜서 묶어 놓은 뒤 그대로 끝, 그냥 방치해 버렸다.

매립시키는 게 어렵지 이같이 노출시켜 두는 것은 그다지 어렵지가 않았다.


그렇게 설치해둔 각 선들을 모아 모아가지고서, 이제는 통제실에 기능마저 갖추게 될 저 주형이의 집무실에 그 선들을 가져다가 메인이 될 콘솔박스 윗면에다가 통신 케이블 단자를 라인별로 연결시켜 두고서, 전원 케이블 등에는 DC 전류들을 전용 어댑타 등에 꽂아두며 마무리 지어 보고 모니터링을 위해 적당 것 큼지막한 37인치 LCD TV 모니터하나를 그 콘솔에 외부 쪽 외부입력 단자에 연결지어 두었다.

어차피 TV 모니터야 외부입력으로만 케이블을 연결시키면 실행이 가능해지니 일이 일사천리였다. 생각보다 쉽다랄까?

마치 외장 dvd 플레이어 하나를 TV에 연결 지어 놓는 것처럼, 대신에 구성품들 중에서 가장 간단해 보이는 제품들만을 골라내서 이것저것 연결짓다가 보니 콘솔이 그만큼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기에 이르렀다.


모니터가 여덟 개에, 콘솔 또한 여덟 개로 한 뭉치를 이뤘다.

이것이 나의 한계, 비디오의 각 외부 입력단들처럼 콘솔들의 CCTV 카메라 외부입력단들 라인이 달랑 네 개뿐이라서 한 콘솔 당 카메라 네 대뿐이 설치가 안 되었었다.

물론 내가 모르는 어떠한 장치들을 쓰면은 무한대로 카메라의 증설이 가능하거나 좌우로 움직이는 기능에, 레코딩하는 기능마저도 가능할 테지만서도 내가 언제 배우고 언제 시험해보겠는가.

지금 세상에서 그러한 여유 따위는 내게 존재치가 않았었고, 그 기능 만에 충실해도 충분하다라며 내가 이 같은 장치를 꾸며대는 변명거리가 되었다.


일단 나를 위해서는 복잡하고, 난잡하며, 선 들에 두서가 없을수록 더더욱이나 좋았었다.

외부용으로 일단 한 대, 지하 1~2층용으로 한 대, 지상 1층, 2층, 3층, 4층을 위해서 각기 한 대씩, 그 외 계단 통로를 위한 나머지 층 감시를 위하여 5층, 6층, 7층용으로 한 대, 마지막으로 옥상을 위해서 사방을 감시키 위해 나머지 한대가 설치되기에 이르렀다. 그래서 총합이 8대.

이것에 전원 끌어대기에는 콘센트만으로는 벅찬 감이 있어서 이것을 따로 EPS 실에서 직접 전선들을 끌어다가 따로 전원을 연결 지어서 멀티탭에 설치를 마감해뒀다.

그 장소가 바로 주형이 그놈의 집무실.


숙소 취향마저도 별시려운지 어느 교수실에서 끌어다 둔 건지 회의용 황토색 가죽 쇼파 여러 개가 눈에 띄었다. 그리고 잡스러운 집기들이며 전자기기들에 침상에 널브러져 있던 만화책 몇 권 등 뭐 별게 없었다.

사는 게 뭐 다를 손가? 지 놈이나 나나 다 거기서 거기다.

대신에 이곳 내부에서는 CCTV 카메라가 설치되어 있지를 않는다.

지 집에 저렇듯 카메라를 설치해두는 게 달갑겠는가? 그래서 내가 맘 편하게 이런저런 수작들을 고려해볼 여지를 주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고.


난 그렇게 설치를 마감해두고 따땃한 기계에서 뿜어져 나오는 열기들을 맞이했다.

이제 11월 초순경이라서 날씨가 점점 더 차가와지는 것을 체감하고는 했다. 딱 적당하게 와 닿는 실내기온이랄까?

이래서 주형이 이놈이 올겨울을 이곳 안에서 따뜻하게 지낼 요량으로 이와 같은 설치장소를 고려해둔 탓인지도 몰랐었다. 아님 감시를 해보던지.

자신을 제외한 모든 생존자들의 행태를 감시하기 위해서 이같이 우선순위를 놓아본 것인지도 몰랐고, 대신 한낮에 차오르는 열기마저 빼놓기 위해 창가 한켠 환풍기를 달아놓는 것을 끝으로 CCTV에 설치를 완료, 오늘부터서 나의 일상생활의 감시는 세광이 저놈 대신에 저 화면이 맡을 예정이었다.


4 분할되고 8개의 모니터가 나란히 지지대 뒤에 오롯이 배치되어 있는 저 모습 그곳 한켠에, 내 숙소가 곧바로 보이고 있었다. 사각이 별로 안 보이는 지점이다.


‘내가 설치했어도 너무 잘 설치했네. 젠장할.’


그리곤 실내 어름을 가늠해 보며 실패로 돌아간 수색 놀음에 잠시 안타까움을 비춰보았다.

결과론적으로는 우리 예린이의 갇혀진 위치를 파악해내려는 수색 작업은 온전히 다 실패로 돌아갔다.

나머지 윗층들에 계단들만이 접근이 허가돼서 그 외에 접근이 어려워 어디엔가 숨어있는지 알지 못하게 되어진 상태였었다. 하지만 내 대신에 눈이 되어줄 이 CCTV 카메라들이 온전히 있지 않았던가?

이 CCTV 카메라 영상들에 화면만을 내가 볼 수만 있다면은 ‘모조리 다 내 손안에 있소이다.’ 였었다. 하지만 방법이 없었다, 방법이.


물론 외부 모니터링을 위한 저장장치 또한 발견해 내었다지만서도, 몰래 설치해두고 끌어내 확인해볼 방법 또한 없었었으니 안타까웠다. 그래서 차선책이 바로 도촬 대신에 도청이었다.

불법적 도청. 저번에 상가 내부를 마구 뒤져내서 잡동사니 쓰레기더미 내에서 물건들을 챙겨내듯이 가지고 온 물건들 중에 하나를 득템, 끌어들여 왔었다. 그리곤 내 손에 두기보다는 그 잡동사니 꾸러미들 속에 오롯이 방치해두고서, 혼자 있을 적마다 틈틈이 개조를 이뤄내었다.


스위치를 누르고 말만 하면은 오롯이 녹음이 되는 기능만 있는 기계, 바로 보이스 레코더였다. 물론 재생기능도 가능.

난 일단 이 보이스 레코더를 분해시키고 내장된 배터리를 분리해 내었다.

5v 500ma 충전방식에 단자가 눈에 띄었고 이것을 휴대폰 어댑타와 함께 천정 속 조명등 라인을 따서 어댑터 전원으로 연결한 뒤 그대로 놔두었고, 그리곤 화장실에서 떼어온 화장실 방향제 자동 분사장치를 분해해 다가 맨 윗동만을 남겨두고서 틈사이에 뾰족한 수성 사인펜 앞뚜껑만을 끼워놓은 상태에서, 이 보이스 레코더에 ‘REC’ 버튼 위치와 상태를 제대로 맞추어서 청테이프로 고정시켜 둘둘 휘감아놓은 뒤에, 이 자동 분사장치의 전원이 되어줄 1.5v 출력에 DC 어댑터 하나도 피복을 벗겨 놓은 뒤에 분사장치 전원부에 건전지 대신 연결시켜두고서, 위와 같은 보이스 레코더와 같은 방식으로 어댑타에 본선마저 전등 라인에 곧바로 연결시켜 두고서 바로 끝. 이로써 바로 모든 도청장치의 설치가 끝이 났다.


내가 이 같은 궁리에까지 이르게 된 건, 이게 다 20시간의 짧은 녹음시간 런타임 덕분이었다.

달랑 20시간이라니, 20시간 지속이라고 하는데 이게 달랑 배터리에 만충에 따른 녹음시간인지 아니면 내장되어있는 메모리와 외장메모리에 기억에 따른 한계치에 따르는 저장시간 때문인지 알 도리 따위는 내게는 없었었다.

매뉴얼도 없이 달랑 박스에 케이블마저도 존재치 않았었고, 그저 본체에 붙여져 있었던 자그마한 스티커에 ‘20시간 지속’이라고 쓰여져 있었던 상태라서 그저 그러려니 하였다.

그것을 측정해볼 여유 따위는 내게 존재하지 않았고, 그래서 난 그 확률을 높여보려 빈 시간을 압축시켜 보려는 것으로 타협을 해 보았다.


본래부터서 이런 건지 아니면 내가 챙겨 들어온 이 보이스 레코더가 저가형이라거나 아님 구형모델이라서 이러는 것인 줄은 모르겠는데 아무튼, 내가 찾아낸 유일한 물건이 이랬으니 어쩌겠는가. 어쩔 수가 없는 노릇. 그런데 하루 조금 못 미치는 시간을 도청해낸다고하더라도 꼭 그 안에 쓸 만한 내용들이 오롯이 담겨 녹음되리라는 건 상상하기에 어려웠다.

잠복이라는 것은 시간과의 싸움이라던데 달랑 20시간만을 믿고서 설치해두기에는 왠지 모르게 찜찜했었고, 그래서 난 개조를 시도해봤었던 것이었는데 그것에 원리는 바로 이것.


주형이나 아님 또 다른 누군가가 이곳으로 파고들어 온다.

그럼 전등에 스위치를 켜게 될 테고 자동적으로 화장실 방향제 자동 분사장치와 저 보이스 레코더에 전원이 인가되기 시작한다.

그럼 그 전원의 인가와 동시에 저 자동분사장치가 사이에 낀 수성펜 뚜껑 부분을 제대로 눌러 줄 테고 자동적으로 그 아래에 ‘REC’ 녹음버튼 스위치가 눌려져 도청이 가능해져 버린다는 말씀.


대신에 종료는? 그저 저 전등 스위치만을 내리기만 하면 저 보이스 레코더에 이미 배터리가 제거되어진 상태이니 저절로 종료되기에 이른다. 그럼 다음번부터는 매번 반복에 반복이었다.

녹음, 종료, 녹음, 종료.

대신에 저 화장실 방향제 자동 분사장치에 타이머를 최대한도로 늦출 수 있도록 조치해 두고, 작동 시 기어의 동작으로 인한 소음 방지를 시키기 위하여 화장지 등으로 그 일부분을 마구 틀어막아 놓아야 했다. 그리곤 곧바로 철수.


내가 이 같은 장치를 달아놓을 수 있는 것도 이게 다 나밖에 이러한 장치들을 설치할 줄을 몰랐었기에 이게 가능해져 버린 덕분이었다.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다랄까?

게다가 감시라도 제대로 하면 몰라, 공사 덕에 피어오르는 먼지 구덩이에 그만큼이나 내가 지저분하게 돌아다니고 있었었다.

거기다가 천정을 기는 것 정도야 그간에도 누전구간을 찾는다, 안 들어오는 불을 들어오게 만든다라며 선들을 찾아다 분리해대고 새로 잇고 하느라 내가 저들도 가끔씩 천정을 타다가 돌아오면은 내가 시커먼 상태로 튀어나오는 것을 수시로 목격한 바가 있었었기에 가능한 것이었었고, 그저 내가 달라 하는 공구 통을 지들 손으로 넘겨준 것을 내가 받으며 그 속에 미리 내가 준비해둔 공구들과 더불어서 사다리 옆에 몇 가지 물건들을 너저분하게 걸쳐두고서 자그마한 종이박스 속에서 여러 가지 부속물들을 각종 테이프들과 함께 마구 헝클어진 상태로 선을 따고 잇는 등에 공사 질을 수시로 벌여대는 탓에, 감시의 눈길도 그만큼이나 누그러져 있었던 상태였었다.


모르니 속는 수밖에. 그것도 바로 코앞에서.

손은 눈보다 빠르다가 아니라 모르면 눈앞에서라도 바로 절단난 다라 정도랄까? 그리고 또 회수에 이르는 방법 또한, 이 무궁무진한 방법에 있어서 속여먹기, 그 방편마저도 미리 고려되어진 바가 끝났었다.

이 같은 짜 맞춤 노릇에 니들이 알 도리나 있을까, 내심 고소해하며 이르른 말.


“야, 다 됐다. 세광이 너 이제 고생 끝, 행복 시작이겠네? 이거 좀 아쉬운 걸! 이제 주형이 좀 불러와라. 나머지 세부 사항들 좀 설명해 주게. 얼른!”


투덜거리지만 어딘가 밝아 보이는 세광이가 무전을 날리면서도 궁시렁거리는 무선기 내용들을 가만히 들어보며 나 또한 내심 미소 지어보는 나였었다.

이것을 감추려 들며 머리 위에 흐르는 땀이 이젠 온갖 지저분한 먼지들로 인해 구정물이 되어버린 그것들을 닦아내 본다. 그리고.


‘뭐가 걸려들려나 한번 보자? 아무튼지 걸리기만 해봐라. 싸그리 싹 다 제대로 아작을 내주마.’


작가의말

다음 내용들이 궁금할까 싶어서 내용상에 속도를 더해보고 있습니다. 짬짬히 계속 써볼 테니 나름 껏 즐겨주세요. 그리고 우리의 주인공이 또 뭔가를 꼼지락거리기 시작했습니다. 자 다들 기대해주세요. 휘리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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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5 웅크린자의 시간 144 +36 14.04.30 6,309 139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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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2 웅크린자의 시간 141 +17 14.04.27 3,774 111 19쪽
141 웅크린자의 시간 140 +21 14.04.26 3,772 104 20쪽
140 웅크린자의 시간 139 +23 14.04.25 3,764 117 17쪽
139 웅크린자의 시간 138 +12 14.04.24 3,960 108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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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7 웅크린자의 시간 136 +6 14.04.22 3,821 93 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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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5 웅크린자의 시간 134 +12 14.04.20 4,126 105 17쪽
134 웅크린자의 시간 133 +16 14.04.17 3,624 86 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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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2 웅크린자의 시간 131 +16 14.04.10 4,244 112 17쪽
131 웅크린자의 시간 130 +28 14.04.08 4,418 100 23쪽
130 웅크린자의 시간 129 +47 14.04.07 4,729 105 20쪽
129 웅크린자의 시간 128 +10 14.04.04 4,468 137 21쪽
128 웅크린자의 시간 127 +20 14.04.02 4,382 137 16쪽
127 웅크린자의 시간 126 +26 14.03.30 4,367 133 20쪽
126 웅크린자의 시간 125 +21 14.03.29 4,791 119 16쪽
125 웅크린자의 시간 124 +25 14.03.28 4,493 130 30쪽
124 웅크린자의 시간 123 +14 14.03.25 4,790 133 21쪽
123 웅크린자의 시간 122 +19 14.03.24 4,855 152 18쪽
122 웅크린자의 시간 121 +16 14.03.20 4,381 147 18쪽
121 웅크린자의 시간 120 +16 14.03.19 5,050 146 14쪽
120 웅크린자의 시간 119 +10 14.03.18 5,258 125 17쪽
119 웅크린자의 시간 118 +19 14.03.16 5,490 133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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