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어죽을 추위와 집행유예 부대 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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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만 중대장은 자신의 집행유예 부대원들을 위하여 특별히 전차가 보급될 것 이라는 기쁜 소식을 전달 받았다.
'좋았어! 대대장이 코 앞이다!'
헤어만 중대장이 오토와 동료들에게 외쳤다.
"귀관들을 위하여 내가 특별히 전차와 연료를 보급해달라고 했다! 기존 집행유예 부대라면 상상도 못하는 일이지만 내가 힘을 좀 썼다! 그때까지 열심히 하도록!"
"감사합니다!"
"뭐 궁금한거 있나?"
"어...어떤 전차인지 여쭈어도 될지 물어도 될지 궁금해하는 것을 허락받아도 되겠습니까?"
티거나 판터는 생산 대수가 상당히 제한되어있었고, 만토이펠 대대가 포위당했을때, 상당히 많은 수의 티거를 손실했다. 또한 티거를 운용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연료가 필요하고 구난 부대와 보급 부대 또한 필요하다. 그렇기에 집행유예 부대에서 티거나 판터를 운용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웠다.
오토가 속으로 생각했다.
'3호 전차인가?'
'노획 BT-7 전차라면 정찰용으로 쓸만하지.'
헤어만 중대장이 외쳤다.
"아 이게 집행유예 부대에서 전차를 쓰는게 행정적으로 귀찮은 일이 많아서! 친선 목적으로 받은 전차를 이용할거네!"
'???'
'친선 목적으로 받았다고?'
'미국이나 프랑스, 영국하고 최근에 친선 목적으로 전차 받을 일이 있었나?'
'이탈리아 전차인가?'
"뭐 궁금한거 더 있나?"
그렇게 오토와 동료들은 계속해서 총에 코스몰린을 닦아내고, 차량들의 궤도와 타이어에 묻은 진흙을 긁어냈다. 게오르크가 말했다.
"우리 무슨 전차 받을까?"
그 때, 볼프강이 외쳤다.
"저...전차다!!!"
"보러 가자!!"
오토 일행은 오두막 문을 박차고 나갔다. 찬 바람이 얼굴 피부를 벗겨낼 것 처럼 쌩쌩 불었지만 그래도 상관없았다. 오토는 자신의 눈 앞에 놓인 전차 2대를 바라보았다.
"이...이게 뭐냐?"
이 전차는 모든 장갑 접합이 리벳으로 처리되어 있었다. 참고로 이렇게 되면 피격당했을시 전차 내부에서 리벳이 총알마냥 사방팔방 날아다니기 때문에 탈출하기 전에 다 죽는다. 독일 제국에서는 1호 전차도 이런 리벳 접합식으로 만들지는 않는다.
"이거 혹시 세계대전때 쓰던 전차냐?"
"르노 FT 개량형(1차 세계대전때 쓰던 전차)인가?"
"전간기까지는 리벳으로 접합하는 전차들 꽤 있었네."
헤어만 중대장이 와서 의기양양하게 외쳤다.
"전차병은 전차를 타야지! 어떤가? 마음에 들지?"
오토와 동료들이 외쳤다.
"아주 마음에 듭니다!!"
헤어만 중대장이 외쳤다.
"조만간 전투 투입될테니 빨리 사용법을 익히게!!"
헤어만 중대장은 마을의 아주머니와 데이트를 하기 위하여 퀴벨바겐을 타고 잠시 떠났다. 오토는 스테판, 헬무트와 함께 이 전차 포탑으로 들어가보았다.
"이거 포탑 어떻게 돌리냐?"
"설명서 없냐?"
스테판이 설명서를 꺼냈지만 아무도 읽을 수가 없었다. 스테판이 설명서를 꺼내고 다른 집행유예 부대원들에게 물었다.
"이거 읽을 줄 아는 사람?"
하지만 아무도 설명서를 읽지 못했다. 오토는 포탑 안을 살펴봤지만 포탑을 선회할 수 있는 전기 모터나 유압 장치는 없었다.
"이거 직접 회전시켜야하는 것 같은데?"
결국 가장 힘이 센 헬무트가 포탑을 회전시켰다. 참고로 포탑 밑에 바스켓이 없었기 때문에, 오토와 스테판, 헬무트 셋은 같이 포탑 속에서 움직여야 했다. 서로 부딪치고 난리도 아니었다.
"악!!"
"밟지 마!!"
"갑자기 움직이지 마!!"
"야!! 우리 좀 제대로 해보자. 포탑! 3시 방향으로 선회!!"
"돌아간다!!"
"확인!!!"
익숙해지니 헬무트가 포탑을 선회시킬때 오토와 스테판 또한 속도에 맞춰서 돌 수 있었다.
'이거 대전차용이 아니군...'
참고로 이 시대 일반적인 전차는 유압이나 전기 모터로 빠르게 포탑이 선회하기 때문에, 이렇게 느려터진 포탑 선회 속도로 싸우면 뒤질 것이 분명했다.
스테판이 말했다.
"이걸로 소련놈 전차랑 붙었다가는 포탑 선회하다가 다 죽겠다!!"
오토가 해치 위로 고개를 내밀고 포탑 뒤쪽에 설치된 기관총을 바라보았다.
"보병 사살하고 벙커 정도 파괴할 수 있겠네."
"훈련용 탄도 있으니 포탄 발사하는 것도 훈련하자!"
친선 목적으로 받은 전차였기에 훈련용 탄도 있었던 것 이다.
"장전!!!"
오토는 조준경을 바라보았다.
"조준경 한 번 기가 막히네..."
헬무트가 포를 어깨에 올려놓은 다음 몸으로 밀어서 조작해보았다.
"으랏차!!"
스테판이 외쳤다.
"투포환 선수만 포수하라는거냐!!"
'전차포를 어깨 견착하다니!!!'
발사하기 전까지 헬무트는 계속 몸으로 포를 지탱하고 있어야 했다. 몸의 힘을 빼버리면 기껏 조준한게 다 흐뜨러진다.
"발사!!"
펑!!!
스테판이 주포의 완충장치를 보며 말했다.
"이거 완충장치 고장나는건 아니겠지?"
만약 완충장치가 고장난다면 주포 발사할때 반동이 다 전달될 것 이었다. 오토가 포탑 해치 위로 고개를 내밀고는 다른 녀석들이 훈련하는걸 보았다. 게오르크가 기진맥진한 상태로 전차 밖으로 나온 다음 말했다.
"뭐 정찰용으로는 쓸만하겠지!!"
그리고 오토와 동료들은 기동 연습을 해보기로 했다. 전차 두 대가 엄청난 매연을 내며 기동하였다.
트등 트드드등 트드드드등
냉각팬에서 엄청난 소음이 발생했다.
윙 위잉 위이잉
오토가 해치 위로 고개를 내밀고 외쳤다.
"저 쪽 오르막길로도 가보자!!"
트드등 트드드등 트드드등
오토가 시뻘겋게 충혈된 눈으로 외쳤다.
"험지 돌파력은 쓸만한걸!!!"
이젠 날씨가 너무 추워졌기에 오토와 동료들은 덜덜 떨며 다시 오두막으로 돌아갔다.
"으갸갸...으갸갸갸..."
차가운 전차의 하부 장갑을 통해서 냉기가 그대로 군화를 타고 올라오고 있었다.
"존나 춥네 시발..."
다들 입이 퍼렇게 된 상태였다. 결국 오토와 동료들은 근처에서 건초더미를 훔치기 시작했다. 한 SS가 오토 일행에게 물었다.
"이봐!! 지금 뭘 하는건가!!"
오토가 외쳤다.
"군마를 먹이라는 중대장님의 명령을 수행 중 입니다!!"
그리고 오토와 동료들은 전차 바닥에 건초 더미를 잔뜩 달아두었다. 이렇게 하지 않으면 발에 동상이 걸릴 것이 분명했다. 오토와 전차병들은 가능하면 전차 벽에 살이 닿지 않도록 노력했다. 살이 닿는 순간 엄청난 추위가 순식간에 전달되었다. 이제 12월이 되면 전차 장갑에 잘못 손댔다가 손이 금속으로 만들어진 내부장갑에 들러붙을 것 이었다.
잠시 뒤, 헤어만 중대장이 와서는 물었다.
"어떤가? 마음에 드는가?"
"네!! 마음에 듭니다!!"
헤어만 중대장이 오토를 불러서 외쳤다.
"이보게! 보급창고에 가서 콘돔 한 박스 가져오게!"
"네!!"
오토는 헤어만 중대장의 허가를 받고는 보급창고에 들어간 다음 콘돔 한 박스를 챙겼다.
'콘돔이라...'
오토는 두 박스를 챙기고 한 박스는 자신의 옷 속에 넣어두었다. 헤어만 중대장은 오토에게 콘돔 한 박스를 받고는 퀴벨바겐을 타고 신나게 마을로 돌아갔다. 그리고 오토는 콘돔을 동료들에게 나누어주었다.
"이걸 손가락마다 하나씩 끼는게 좋을걸세!!"
비록 다들 장갑을 끼기는 했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했던 것 이다. 이제 조금 있으면 저 엿 같은 전차로 싸워야 할 것이 분명했다. 헬무트가 외쳤다.
"이대로 뒤질 수는 없네!! 모래 주머니라도 달아서 장갑을 보강하자!!"
오토가 말했다.
"엔진 퍼지면 어떡하냐?"
"퍼지면 퍼지는거지 뭐 시발!! 덕분에 안 싸우고 기관총이나 닦으면 잘된거 아닌가?"
"맞아!! 저걸로 싸우는게 말이 되냐?"
그렇게 오토와 친구들은 모래 주머니를 만들어 전차 측면, 후면 장갑에 달아보았다.
"기동해보자!"
역시나 전차 엔진이 덜덜거리기 시작했다. 블라덱이 말했다.
"좋았어!! 여기 모래 주머니 더 달면 완전히 퍼지겠네!!"
그 때, 헤어만 중대장이 돌아와서 외쳤다.
"아주 마음에 들지?"
"네!!"
헤어만 중대장이 외쳤다.
"내가 이거 구하느라 백방으로 힘을 썼네!!"
오토 일행은 억지 웃음을 지으며 속으로 생각했다.
'최소한 저거보단 좋은 전차를 달라고!! 이걸로 어떻게 싸우란거냐!'
헤어만 중대장이 말했다.
"이 전차를 못 구했으면 자네 분대 전체가 내일 지뢰 제거 임무를 맡았을걸세!!"
'???'
헤어만 중대장이 전차를 만져보며 말했다.
"가능하면 오래 쓸 수 있도록 잘 관리하게! 질문있나?"
오토가 물었다.
"저...전차의 이름이 궁금합니다."
"치하 전차라고 하네!! 일본에서 보내준걸세! 왜 마음에 드나? 더 보내줘?"
헤어만 중대장이 가고 나서 오토와 동료들은 득달같이 달려들어 치하 전차에 부착해둔 모래 주머니를 모조리 제거하고 상태를 확인했다.
'시발 뒤질뻔했네!!!'
다음 날, 오토와 동료들은 두 대의 치하 전차와 함께 다른 집행유예 부대원들의 엄호를 받으며, 진격했다. 소련군은 사거리 건너 있는 잔해 더미 쪽에 기관총을 설치해두고 박격포 등으로 공격을 하고 있었다. 정찰에 따르면 소련군의 전차는 없다고 했다. 오토는 식은 땀을 줄줄 흘렸다.
'T-34 한 대라도 있으면 우린 다 죽는다!!'
소련군의 기관총은 오토가 타고 있는 치하 전차 장갑을 계속 두들겼다.
드륵 드드득 드드득
탕! 타앙! 탕!!
"1시 방향 적 기관총!!!"
"준비!!!"
"포탑 선회!!!"
엄청난 소음 속에서 오토, 스테판, 헬무트가 있는 포탑이 1시 방향으로 움직였다. 스테판이 오토의 발을 밟았다.
"악!!"
"장전!!"
헬무트가 엄청난 힘으로 포를 지탱했다.
"발사!!!"
퍼엉!!!
첫번째 발사한 탄은 소련군 잔해더미의 뒤에 떨어졌다.
"장전!!"
"이탄 발사!!!"
퍼엉!!!
이탄은 소련군 잔해더미 앞에 떨어졌다.
오토가 조준경을 보고 외쳤다.
"좋았어!! 그 중간 정도로 사격해!!!"
여전히 소련군의 기관총은 우박처럼 치하 전차의 장갑을 때리고 있었다.
드득 드드득 드득
스테판이 외쳤다.
"저 병신 새끼들!! 기관총으로 전차 장갑 때려봤자..."
그 때, 계속된 소련군 중기관총 사격에 장갑 리벳이 튕겨져나오며 스테판의 얼굴 앞을 스치고 지나갔다.
쉬잇!!
"으악!!!"
"발사!!!"
퍼엉!!!
세 번째 발사한 탄은 정확히 소련군의 잔해 더미에서 폭발했다.
쿠과광!! 콰광!!!
치하 전차 두 대는 빠른 속도로 전진하며 차체 전면 기관총과 포탑 후면 기관총을 긁으며 달아나는 소련군 보병들을 사살했다.
드득 드드득 드득
그 때, 다른 집행유예 부대원이 오토의 치하에 뭔가 수신호를 보냈다.
"저...저거!!!"
"적 전차다!!!"
놀랍게도 잔해 더미 근처에 소련군의 전차 한 대가 은엄폐되어있었던 것 이다!! 치하 전차에는 다행히도 무전기가 있었고, 오토가 상황을 지휘했다.
"하겐!! 3시 방향 덤불 속으로 은폐해!!"
잠시 뒤, 소련군의 T-34 전차가 7.62mm 기관총에서 불을 뿜으며 나타났다.
드륵 드르륵 드르르륵
지금 오토, 스테판, 헬무트가 타고 있는 치하 전차는 T-34에 영거리 사격을 날리기 위하여 덤불 속에 은폐하고 있었다. T-34에 영거리 사격을 날리기 위해서는 한참을 기다려야했다.
오토, 스테판, 헬무트는 식은 땀을 줄줄 흘렸다.
참고로 게오르크, 볼프강, 블라덱이 타고 있는 치하 전차는 반대편 덤불 속에 은폐하고 있었다. T-34가 무전을 들으면 전차 두 대가 덤불 속에 은폐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챌 것이기 때문에 무전 침묵을 유지해야 했다.
드륵 드르륵 드르륵
트드등 트드등 트드등
오토가 속으로 생각했다.
'좀만 기다려...조금만...'
트등 트드등 트드드등
T-34는 어느덧 반대편 덤불 속에 은폐하고 있는 게오르크, 볼프강, 블라덱의 치하 전차와 고작 20m 거리까지 접근한 상황이었다. 헬무트는 죽을 힘을 다해서 포를 받치고 있었다.
"으아아아!!! 빨리 좀 해!!!"
오토가 외쳤다.
"발사!!!"
퍼엉!!!
만약 지금 발사한 포로 인하여 T-34의 주포가 격파된다면 그것이야말로 기적일 것 이다. 하지만 이 포탄은 T-34의 주포로부터 고작 3m 떨어진 곳에 착탄했다.
쿠과광!!!
'으아아악!!!!'
이미 좆된 상황이었다.
"3연속 장전!! 3연속 장전!!!"
T-34는 빠른 속도로 포탑을 이 쪽으로 선회하기 시작했다.
"으아아아악!!!"
그 때, 게오르크의 치하 전차가 T-34를 향해서 영거리 사격을 날렸다.
퍼엉!!!
게오르크의 치하가 발사한 포탄은 T-34의 포탑 링을 파괴했다.
카가강!!!
이는 아주 현명한 선택이었던 것이, 치하가 영점 사격을 했어도 T-34의 장갑을 관통하지는 못했을 것 이다. 결국 T-34의 포탑 선회가 멈추었다.
이 틈을 타서 한 집행유예 부대원이 T-34의 포탑을 열고는 그 안에 수류탄을 까넣었다.
쿠광!!!
이렇게 독일군 집행유예 부대는 소련군을 상대로 승리를 거두었다. 두 치하 전차의 포수 역할을 맡은 헬무트와 볼프강 두 녀석은 완전히 기진맥진한 상태였다.
"으아아아...으으으..."
오토와 동료들은 소련군 시체에서 발싸개를 노획한 다음 군화를 힘들어 벗고는 자신의 발에 칭칭 감았다.
"으갸갸갸..."
집행유예 부대원들은 소련군 시체의 누비 옷 또한 노획했다. 한스 파이퍼가 동계 피복을 신경쓴 덕분에 일반 부대에는 동계 의복이 잘 보급된 상황이었다. 하지만 집행유예 부대에는 얄짤 없었다.
현재 오토와 동료들이 머무르는 오두막에는 러시아식 난로가 있었다. 오토는 근처 민가에 가구들을 가져와서 땔감으로 썼다. 러시아의 민가들은 집 구조 자체가 전부 이 난로를 중심으로 짜여져 있었다. 겨울에는 이 난로 근처에서 잠을 자고, 식사를 하도록 테이블과 침대가 모두 난로 근처에 배치되어 있었다.
오토와 동료들은 추위에 덜덜 떨면서도 번갈아서 보초를 서야 했다. 오토가 좋은 아이디어를 냈다. 벽돌을 구해온 다음, 이 벽돌을 난로에 뜨뜻하게 데우고 나서 신문지로 감싸서 보초를 서는 동안 휴대용 난로처럼 속을 녹이자고 한 것 이었다. 그렇게 오토는 뜨겁게 가열된 벽돌을 들고는 스테판과 함께 보초를 서러 갔다. 참고로 한 시간 뒤에 교대였다.
"으갸갸갸..으갸갸갸갸..."
보온에 최선을 다했지만 눈꺼풀과 귀가 너무 시려웠다. 소련군의 시체에서 귀마개를 노획했어야하는데 누비 옷을 노획하느라 깜빡하고 노획하지 못한 것이었다. 금속으로 된 슈탈헬름 철모가 너무 추웠기 때문에 소련군의 발싸개와 양말을 슈탈헬름 내부에 덧대어둔 상태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무 추웠다.
"으갸갸갸갸갸....으갸갸..."
"이...이러다 죽겠다..."
결국 15분에 한 번씩 교대하기로 했다. 오토와 동료들은 소련군의 발싸개를 이용하여 귀마개를 만들고, 이를 같이 쓰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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