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러의 사냥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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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본편으로 돌아오자. 오토와 전차병들은 만토이펠 대대의 지휘소로 쓰고 있는 시청 건물 안에서 뒤질 날만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핀란드 출신의 비르타넨과 소련군을 증오하는 소련군 출신 데니스는 마지막 남은 식량을 먹고 있었다.
데니스가 식량을 먹고는 말했다.
"만약 죽는다면 말일세. 나는 민간인 대피소에 불 지르고 뒤질걸세."
비르타넨이 물었다.
"굳이 왜 그런 짓을 하나?"
"나 같은 농촌 출신들은 전쟁 초기때부터 강제로 징집되었네. 소련에서 소수 민족이나 농촌 출신은 스탈린의 개가 되어 죽지 않으면 누명을 쓰고 가족까지 처형당하지."
데니스의 눈에서는 증오심이 서려있었다.
"공산주의로 평등은 무슨 지랄하고 자빠졌네. 모스크바 새끼들도 가족을 잃는 것을 겪어봐야 하네."
비르타넨은 소련군에게서 노획했던 수류탄 몇 자루를 데니스에게 보여주고 말했다.
"같이 하지 않겠나?"
그 날, 야음을 틈타 비르타넨은 데니스와 함께 민간인들이 대피하고 있는 지하실로 향했다. 데니스가 민간인들에게 외쳤다.
"조만간 폭격이 있을테니 여기서 대기하십시오!!"
그리고 데니스와 비르타넨은 지하실에서 계단으로 올라오는 철문 손잡이에 쇠파이프를 끼워두어서 문을 못 열게 만들었다. 뭔가 이상함을 느낀 모스크바 시민들이 문을 쾅쾅 두드렸다.
"열어주시오!!"
"지금 어떻게 되는거야!!"
갓난아기들의 울음 소리가 들렸다.
"으아앙!!! 으아아앙!!!"
데니스와 비르타넨은 수류탄을 나눠가진 다음 지상으로 난 창문을 통해 지하실로 수류탄을 까넣었다.
쿠과광!! 콰광!!
"꺄아악!! 꺄아악!!!"
"으아악!!"
"살려줘!!"
"으앙!!! 으아앙!!!"
비르타넨은 주위 민가에서 주워온 신문지에 기름을 묻히고 불을 붙인 다음 지하실로 던져넣었다. 모스크바인들은 겨울을 따뜻하게 보내기 위하여 지하실에 담요나 옷가지들을 잔뜩 갖다둔 상황이었다. 불 붙은 신문지가 불똥을 휘날리며 옷가지들에 불을 붙였다.
화르륵!!!
지하실에선 시커먼 연기가 나오기 시작했고, 데니스와 비르타넨은 솟구치는 아드레날린을 느끼며 튀기 시작했다. 데니스가 속으로 울부짖었다.
'우하하하!!! 멍청한 모스크바 새끼들!!!'
지하실에서는 계속해서 고함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시끄러운 소리에 오토 소대의 오스트리아계 폴스터가 소련군 출신의 전차병 바실리, 에밀, 알프레트와 함께 총을 들고 달려갔다.
"뭐야!! 이반인가!!!"
에밀이 외쳤다.
"저 건물에서 연기가 나는데?"
모스크바 민간인들이 있는 지하실에서 시뻘건 불꽃과 검은 연기가 하늘로 솟아오르고 있었다.
"이...이럴 수가!!!"
뒤늦게 오토, 스테판 등 장교들이 달려와서 물었다.
"이게 무슨 상황인가!!"
"건물 지하실에 불이 붙었습니다!!"
"서...설마 민간인들은 없겠지?"
"사람이 있었다면 빠져나왔겠지."
불이 가라앉은 다음에 오토는 물에 적신 손수건으로 입을 막고 지하실로 향하는 계단으로 내려갔다.
'윽 시발...'
스테판이 외쳤다.
"저...저거 뭐냐!! 저게 왜 끼워져있어!!"
지하실 철문에는 쇠파이프가 끼워져있었다. 이건 분명히 민간인들이 도피하지 못하도록 막아둔 장치인 것이 틀림 없었다. 오토와 스테판은 그 쇠파이프를 빼냈다. 오토가 식은 땀을 줄줄 흘리며 말했다.
"아...안에 사람이 없을 수도 있겠지?"
스테판이 말했다.
"확인해봐야 알겠지?"
그렇게 오토와 스테판은 천천히 지하실 문을 열어보았다.
'으아아아악!!!!!!'
이 사실은 바로 슐레프 중대장에게 보고되었다. 슐레프 중대장의 얼굴은 시뻘개졌다.
'이 망할 놈의 새끼들...'
슐레프 중대장은 이 일을 없었던 것으로 하기로 결정했다.
"지하실 철문에는 아무것도 안 끼워져있었던거다...민간인들이 불을 때려고 하다가 실수로 불을 질렀고, 우리 중대는 민간인을 구출하기 위하여 달려갔지만 실패했다. 일단 대대장님께 보고하기 전에 말을 좀 맞춰두..."
그 때, 조만간 식량과 무기가 보급될거란 무전이 전달되었다. 오토가 속으로 생각했다.
'식량과 무기가 보급된다고? 이건 말도 안된다!!'
지금 소련군은 만토이펠 대대와 기타 독일측 병력을 포위하고는 말려죽이기 위하여 이를 갈고 있었다. 소련군이 인근에 대공포를 설치해두었기 때문에, 항공기가 저공으로 비행하여 정확하게 항공 보급을 해주는 것도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블라덱이 수근거렸다.
"이건 소련측 함정임에 틀림없네!!"
그 때, 시청 건물 옥상에서 경계를 서고 있는 경계병이 무전으로 외쳤다.
"37구역에서 소련군 1개 소대가 트럭을 몰고 오고 있습니다!!"
오토가 가서 쌍안경으로 37구역을 바라보았다.
'전차나 장갑차도 없이 트럭만?'
슐레프 중대장은 사격을 하지 말라고 명령을 내렸다.
"명령 전까지 사격 금지!!!"
잠시 뒤, 소련 군복을 입고 있는 키 190센치가 넘는 거구의 슈코르체니가 얼굴의 흉터를 가리고 있던 수염을 때어내고는 트럭에서 내렸다. 소련군 보급 부대로 위장한 아인자츠그루펜 부대가 만토이펠 대대를 탈출시키는 작전을 수행하기 위하여 온 것 이었다. 아인자츠그루펜에는 슈코르체니가 가장 실력을 인정하고 신뢰하는 하이에, 일병 케르베로스 또한 소련 군복을 입고 있었다.
만토이펠 대대장이 슈코르체니에게 경례를 했고, 슈코르체니가 씨익 웃으며 말했다.
"혹시 남는 군복 있소?"
"없습니다."
하긴 남는 군복이 있다고 쳐도 슈코르체니가 입을 수 있는 군복은 드물 것 이었다. 슈코르체니가 말했다.
"거 아쉽군!! 전투 중에 적군 군복을 입고 싸우는 것은 국제법에 어긋나서 말일세!"
원래는 특수 작전 수행 중에도 독일 제국의 군복을 안에 껴입고 그 위에 소련 군복을 입는 것이 원칙이었다. 하지만 이번 임무가 워낙 중요하고 소련군의 검문 수색이 강화되었기에, 슈코르체니와 아인자츠그루펜은 안에 독일 제국의 군복을 입지 않고 소련 군복만을 입었던 것 이다. 참고로 적군 군복을 입고 교전하다가 잡혔을시 재판 없이 즉결 처형이 가능하다.
아인자츠그루펜 녀석들이 수군거렸다.
"어차피 소련군은 국제법 따위는 안 지키지 않나?"
"그것도 그렇고 지금은 아군 오사 위험이 있으니 이 옷 입고는 못 싸우지."
결국 슈코르체니와 아인자츠그루펜 부대원들은 탈출 작전 도중에 소련군과 교전을 해야할 경우에는 민가에서 노획한 민간인 옷으로 갈아입고 전투를 하기로 했다.
오토와 동료들은 트럭에 가득 담긴 소련군 군복, 따발총, 모신나강, 권총과 연료를 바라보았다. 비록 제리캔이 아닌 소련군의 연료통에 담겨있었지만 그 안에 들어있는 것은 티거에 쓸 수 있는 경유였다.
'이 정도면 충분해!!!'
슈코르체니와 아인자츠그루펜 부대는 소련 보급 부대로 위장한 다음 만토이펠 대대와 합류하여 소련군의 포위망을 뚫고 나갈 예정이었다. 만토이펠 대대에 남아있는 5대의 티거에 다시 무사히 시동이 걸렸다.
트으응 트드등 트드드등
슈코르체니는 지도를 펼쳐놓고는 자신이 정찰한 정보를 토대로 작전을 세웠다.
"지금 이반은 우리가 모스크바강 다리로 가서 다리 폭파 임무를 한다고 알고 있소. 그래서 놈들은 에이스 저격수들을 모두 크렘린 궁, 붉은 광장 쪽으로 집결시켜 두었소."
슈코르체니가 시계를 보고는 말했다.
"내일 새벽 1시 20분 경 공군이 교란을 위하여 69구역 쪽에 폭격을 할 셈이오. 그 틈을 타서 37구역 쪽으로 탈출하면 될 것 이오."
만토이펠은 지도를 보며 최대한 머리를 굴렸다.
'이 인원이 전부 탈출할 수는 없다! 우크라이나군과 루마니아군에게 47구역에서 기관총 사격을 하라고 명령을 내리고, 야음을 틈타서 전차 부대부터 은밀하게 탈출해야 한다!'
만토이펠은 우크라이나군, 루마니아군을 이용할 생각이었던 것 이다. 이들에게 47구역에서 위치를 이동하지 않고 계속해서 기관총으로 사격하라고 명령을 내리고, 만토이펠 대대부터 최대한 전력을 보전하고 탈출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슈코르체니는 만토이펠의 계획을 눈치채고는 회의가 끝난 이후 하이에에게 귀뜸했다.
"우크라이나와 루마니아 친구들에게 기관총 사격하다가 적당한 시기에 빠져나오라고 하게."
그리고 예정대로 루프트바페의 폭격이 시작되었다.
쿠궁!! 쿠구궁!! 쿠과광!!!
47구역 쪽에서는 우크라이나군과 루마니아 부대가 기관총 사격을 하여 소련군에게 혼선을 주고 있었다.
드득 드드득 드드득
47구역 인근 48구역 소련군이 이 소리를 듣고 지들끼리 중얼거렸다.
"저 파시스트 놈들 왜 저러냐?"
"냅둬!! 죽기 직전 마지막 발악이지!!"
"총알이나 낭비하라고 해!!"
그리고 이 시각, 슈코르체니와 하이에, 그 외 아인자츠그루펜 부대원들은 소련 군복을 입고는 티거 전차들과 함께 당당하게 37구역으로 나가고 있었다. 참고로 이 티거 전차에는 모두 소련군이 노획한 전차인 것처럼 표식을 해둔 상태였다.
또한 하이에는 올라프, 로베르트, 호르스트, 크리스티안, 그 외 독일 보병들은 굴비처럼 줄줄 묶은 다음 포로로 잡은것처럼 이끌고 가고 있었다. 올라프와 로베르트는 하이에에 대한 공포감에 식은 땀이 줄줄 흘렀다.
'으...으아아...'
'분명 날 죽일거다!!!'
슈코르체니는 아까 전에 통과한 검문소에서 능숙한 러시아어로 NKVD들에게 말했다.
"이 파시스트(분노를 담아서 발음)포로들은 굴라크로 보내질 것 이오!!!"
참고로 데니스 또한 포로로 잡힌것처럼 굴비처럼 묶여 있었다. 슈코르체니는 NKVD 앞에서 일부러 데니스의 아가리에 주먹을 날렸다.
퍼억!!
슈코르체니가 외쳤다.
"이 놈은 파시스트(분노를 담아서 발음)에게 복종하고 있던 히위(나치 독일에 자발적으로 참전한 보조군)요! 이런 비겁자는 처벌을 받아야 마땅하오!!"
NKVD 또한 경멸의 눈빛으로 데니스를 바라보았다. 데니스가 속으로 울부짖었다.
'왜 하필 나한테 지랄이야!!!'
그렇게 소련 군복을 입은 슈코르체니와 아인자츠그루펜은 만토이펠 대대원들을 축차적으로 탈출시켰다. 주요 병력들이 다 탈출에 성공했고, 만토이펠이 속으로 생각했다.
'좋았어!! 이제 조금만 더 가면...'
그 때, 아까 전에 지나온 NKVD 검문소 쪽이 시끄러워졌다. 슈코르체니가 루마니아군, 우크라이나군에게 뒤늦게라도 탈출을 하라고 명령을 해둔 탓이었다. 만토이펠은 식은 땀이 줄줄 흘렀다.
"빠...빨리 탈출해야..."
슈코르체니가 외쳤다.
"독일과 싸운 훌륭한 전사들을 내버려둘 수는 없지!!"
슈코르체니는 자신이 입고 있던 소련 군복을 벗어던지고는 아인자츠그루펜 부대원들에게 외쳤다.
"구하러 간다!!!"
그렇게 아인자츠그루펜 부대원들은 국제법을 위반하지 않기 위해 소련 군복을 벗어던지고는 팬티만 입고 우크라이나군, 루마니아군을 도우러 갔다. 오토 또한 조종수 마티아스에게 명령했다.
"우리도 도우러 간다!!"
검문소에 있던 소련 병력은 순식간에 포위당하고 모두 총을 맞고 사살되었다.
탕! 타앙! 탕!! 타앙!!
드륵 드르륵 드르르륵
만토이펠 대대와 우크라이나 군, 루마니아 군은 이렇게 전투 끝에 포위망 탈출에 성공했다. 오토는 티거 밖으로 나와서 주저앉으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사...살았다...'
그 때, 하이에가 오토에게 걸어와서는 좀만 건드리면 진짜 죽여버릴 것 같은 표정으로 오토에게 명령서를 내밀고 말했다.
"오토 파이퍼 중위, 다수의 군법 위반 혐의로 체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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