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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황제 강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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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백호
작품등록일 :
2016.10.01 13:00
최근연재일 :
2017.01.13 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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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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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12.26 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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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축구 황제 강백호(44)

사실과는 다른 소설입니다.




DUMMY

맨유에 갈 마음이 없었기에 이렇게 말했다.

특히 저번 아스날이 제시한 그런 대우를 받으면서는 더 갈 마음이 없었기에 이렇게 말한 것이기도 했다.

그러자 스티브라는 그가 굳이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민은정 등을 한번 둘러보고는 이렇게 말했다.


“조건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아무래도 대우일 것이니 3년 계약에 계약금 5,500만 파운드(한화 약 812억)를 일단 책정했습니다. 주급은 25만 파운드(한화 약 3억 7,000만 원)입니다. 이를 합치면 계약금과 1년 동안 받을 수 있는 주급이 모두 6,800만 파운드(한화 약 1,004억)이지만, 이건 말 그대로 임의입니다. 그러니 대우가 마음에 안 드시면 말씀하세요. 또 옵션을 추가해서 더 많은 대우를 요구해도 됩니다. 그러면 저희가 그 요구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겠습니다.”


한화 약 1,004억이면 아스널, AC밀란이 제시한 것보다는 좋은 조건이었고, 계약 기간 3년도 일단 마음에 들었다.

그 3년 안에 완벽하게 유럽 축구에 적응한다면 다음 계약에서는 세계 최고의 대우를 요구할 수도 있을 것이니 말이다.

그러나 여전히 마음이 동하지 않아서 이렇게 물었다.


“계약금으로 1파운드만 받고, 6,800만 파운드를 1년 52주로 나누어서 주급으로 약 130만 파운드씩(한화 약 19억 2,000만 원) 받아도 됩니까?”

“오! 그럼 세계 최고의 주급이 되겠군요.”

“농담으로 드린 말인데, 진담으로 받는군요.”

“하하하! 그런가요. 그러나 그렇게 계약해도 됩니다. 강백호 선수는 이적료를 줄 팀이 없으니까요. 그럼 그렇게 할까요?”

“폴 포그바의 주급은 얼마요?”

“29만 파운드( 한화 약 4억 3,000만 원)입니다.”


즐라탄의 주급도 그 정도로 알았고, 웨인 루니는 한화로 약 3억 8,000만 원의 주급을 받는 것으로 알았다.

그런데 아무리 임의라지만 내 주급을 3억 7,000만 원으로 책정했다기에 약간 기분이 나빠 이렇게 말했다.


“주급으로만 따지면 내가 그보다 적군요.”

“이번 시즌의 대우는 그럴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나 강백호 선수가 잘 적응해서 그보다 뛰어난 활약을 펼친다면 다음 시즌에는 달라지지 않겠습니까.”

“결국, 적응이 문제군요.”

“솔직하게 말해서 그렇습니다. 그러나 적응만 잘한다면 분명히 팀 최고, 나아가서는 세계 최고의 대우를 받을 수 있을 겁니다.”


그렇겠지.

내가 구단주라도 그러겠다.

그러나 약간 기분이 나쁜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아무리 유럽 무대에서 검증이 안 됐다고는 해도 기분이 나쁜 것은 어쩔 수 없군요.”

“정말 기분이 나쁘시다면 말씀하신 대로 계약금을 1파운드로 하고, 주급으로 130만 파운드로 계약하시죠. 그럼 세계 최고의 주급을···,”

“그렇다고 해도 총액에서 그와 차이가 나서 기분은 나쁠 것 같군요. 그건 그렇고 다른 조건은 뭐요?”

“주택, 차량, 통역 겸 개인비서는 기본으로 제공하고, 이미 말했듯 원하시는 옵션을 말씀하시면 그것까지 협의할 수 있습니다.”

“등번호 10번은 줄 수 있소?”


주급이 적은 부분은 옵션으로 만회하고, 1년 후 주급 협상을 할 수 있는 조건도 옵션으로 다는 등등의 조처를 하면 대우는 어느 정도 만족할 수준으로 받을 것 같았다.

그러나 등번호 10번은 돈과 상관없는 것이라서 이렇게 묻자 그가 잠시 머뭇거리더니 이렇게 대답했다.


“그 문제는 제가 당장 결정할 수는 없지만, 팀으로 오셔서 지금 10번을 단 루니 보다 뛰어난 활약을 보인다면 다음 시즌 등번호 10번을 달도록 옵션으로 보장해보겠습니다.”

“당장 등번호 10번을 준다면···,”

“그것이 조건이라면 시즌 중 등번호 변경에 관해서 무슨 방법이 있는지 적극적으로 검토해 보도록 제 상사들에게 강력하게 건의하겠습니다.”

“그건 안될 것 같군요. 은정아, 맨유에서 제시하는 조건 어떤 것 같아?”

“오빠가 저 사람과 영어로 이야기하는 바람에 나 조건을 완벽하게 이해하지 못했으니까 자세하게 설명 좀 해줘. 그래야 어떤지 생각해보지. 안 그래?”


그러고 보니 민은정도 그렇고 장인과 장모도 그렇고 다들 영어가 능통하지 못한 것 같아서 스티브가 제시한 조건들을 차근차근 설명해주기 시작했다.

그러자 가장 먼저 반응을 보인 것은 이수영이었다.


“그럼 최소한 1,004억은 보장되는 거네요?”

“그렇죠. 거기다가 옵션을 달면 좀 더 받을 수 있겠죠.”

“1,004억 중에서 최대 50%를 세금으로 낸다고 해도 500억은 남으니 돈으로만 따지면 일단 조건은 마음에 드네요. 은정아, 안 그래?”

“돈으로만 따지면 그렇지만, 오빠는 스페인으로 가고 싶어 하고, 나는 영국으로 가도 런던 연고 팀으로 가자고 했기에 아직은 뭐라고 말을 못하겠다.”


민은정이 말한 이것이 딜레마였다.

그래서 쉽게 결론을 내리지 못하는 것이기도 했다.

그때 가만히 우리 이야기를 듣고만 있던 박지승이 나섰다.


“자, 한잔 받아. 그리고 백호 너는 아직 젊다. 즉 영국에서 경험을 쌓은 다음 스페인으로 가도 늦지 않을 만큼 젊다.”

“그래서 맨유로 가라고요?”

“내가 맨유의 스카우트도 아닌데 그걸 너에게 강요할 수는 없지. 그러나 내가 보기에 너에게 가장 맞을 것 같은 팀이다. 하나 역시 선택은 너의 몫, 그러니 내가 그 부분에 관해서 왈가불가할 사항은 아닌 것 같다.”

“그러니까 더 가라는 말로 들립니다.”

“결정은 네 몫이니 내 말에 신경 쓰지 마. 어떻든 널 이렇게 보니 반갑고 좋네. 앞으로도 가끔 이렇게 만나서 술이나 한잔하자.”


가라는 것인지 말라는 것인지.

가라는 것이겠지.

그러니 이러겠지.


“그건 좋습니다.”

“그래, 그리고 제수씨. 좋은 시간 방해해서 미안해요.”

“별말씀을요.”


민은정이 그렇게 말했지만, 박지승은 이어서 장인과 장모, 이수영과 그 부모님께도 좋은 자리 방해해서 미안하다고 정중하게 사과를 했다.


“제 잔 한잔 더 받으세요.”

“그래, 줘라.”

“예, 그리고 맨유는 생각해 볼게요.”

“나 때문에 부담 가지지는 마. 나는 내가 성공하기를 바라는 순수한 마음으로 온 것뿐이니까.”


내가 성공하기를 바라는 순수한 마음으로 왔다는 박지승, 완벽하게 그 말이 믿기지는 않았지만, 이야기를 더 해보니 사심은 별로 없는 것 같았다.

어떻든 그 때문에 맨유의 영입제안을 받았으니 이제 가느냐 마느냐는 오직 내가 결정할 문제였다.




2017년 9월 2일 상주는 울산과의 K리그 경기에서 2-1로 패하는 바람에 14연승에 제동이 걸리고 말았다.


“하여튼 나만 출전하지 않으면 패한다니까.”

“그러니 백호야, 제발 제대하지 말고, 상주에 말뚝 박아라.”

“감독님, 그동안 쌓은 정(情)이 있으니까 연봉 100억 주면 다시 한 번 생각해 볼게요. 아니면 중장으로 진급시켜 주거나요.”

“······,”

“왜 대답이 없습니까?”


울산과의 경기에는 후반전이라도 출전할 수 있었지만 하지 않았다.

그 바람에 패하고 말았기에 김태환 감독과 이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다음 경기이자 사실상 제대하기 이전에 마지막 경기가 될 포항과의 경기를 위해서 그곳으로 이동했다.


“이병! 홍천!”

“너는 인마, 뭐 했기에 2골이나 먹어서는···,”

“죄송합니다. 강 병장님!”

“야, 목소리 낮춰라. 누가 들으면 내가 제대하는 그 날까지 너 갈군다고 생각하겠다. 알았어?”

“예, 강 병장님!”


이번 포항과의 경기가 마지막인데, 신병들은 아직도 팀에 적응되지 않았으니 상주의 앞날도 참 걱정이었다.

그러나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이제 아무것도 없을 것 같았다.

어떻든 그렇게 도착한 포항에서 군 생활 유종의 미를 거두려고 나름으로 열심히 훈련에 매진하던 중 아버지에게서 연락이 왔다.

민은정이 개통해준 휴대전화기를 김태환 감독에게 이야기하고 가지고 있으니 굳이 김혁수 코치의 전화를 통할 필요가 없어 편하기는 했다.


“백호야. 그 하늘 스포츠 정지용이라는 작자에게서 또 연락이 왔는데···.”

“저번에 저에게 그렇게 수모를 당하고도 또 연락이 왔다고요?”

“응, 그리고 내일 나 찾아오겠단다.”

“또 바이에른 뮌헨인가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라면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팀이 아닌가.

레알 마드리드는 아니지만, 드디어 기다리던 프리메라리가 팀에서 나를 스카우트하겠다고 아버지를 찾아오겠다니 일단 기대가 됐다.

맨유 정도의 대우만 제시한다면, 마음이 급격하게 그쪽으로 기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아버지에게 이렇게 말했다.


“자세한 내용을 닮은 한글 계약서 받아 놓고, 여타 옵션 등 하여튼 아버지가 저 대신 자세하게 조건을 타진해보세요.”

“걱정하지 마라. 그럼 내일 다시 전화하마.”


아버지와 그런 이야기를 한 후 전화를 끊은 그 날 대표 팀은 우즈베크와의 2018 러시아 월드컵 최종 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2-1로 승리함으로써 조 1위로 본선 진출을 다시 한 번 확정을 지었다.

조 2위는 이란이었고, 우즈베크는 조 3위로 험난한 앞날을 남겨놓고 있었다.


“시즌 중 등번호 변경은 안 되지만, 내년 시즌 등번호 10번은 강백호 선수의 것입니다.”

“그래서요.”

“그런 것까지 옵션에 넣어서 계약하자는 말이죠.”

“맨유랑 계약할지 말지는 아직 결정하지 않았으니까 스티브 씨께서는 이 사실이 언론에 알려지지 않도록 잘 조처해주세요. 아니면···,”

“걱정하지 마십시오.”


맨유의 스티브는 영국으로 돌아가지도 않고, 한국에 남아 나에게 수시로 전화해서는 계약하자고 졸라댔다.

그런데 박지승은 그 이후 단 한 번도 나에게 전화하지 않았으니 그가 내가 성공하기를 바라는 순수한 마음으로 한 일이라는 그 말에 조금은 더 믿음이 갔다.


“그런데 맨유에서 하는 일이 정확하게 뭡니까?”

“솔직하게 말하면 스카우트입니다.”

“스카우트는 따로 있지 않소?”

“제가 아시아 담당이라고 하면 더 대답이 명료하겠죠.”

“명료하군요. 그런데 한국어도 모르는 분이 저를 스카우트하려고 나선 것을 보면···,”

“곧 한국어가 가능한 직원 즉 강백호 선수가 맨유에 오시면 통역 겸 개인비서를 해줄 직원이 와서 저도 도와주고, 강백호 선수의 모든 일도 처리해 줄 겁니다.”


우즈베크와의 2018 러시아 월드컵 최종 예선 마지막 경기를 대표 팀이 치른 다음 날 오전 내가 마치 맨유랑 계약이라도 할 것 같이 이야기하는 스티브의 전화를 그렇게 끊고, 시계를 보니 점심때가 가까웠지만, 아버지에게서는 아직 연락이 없었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이야기가 길어지나 싶어서 상주 선수들과 점심을 먹고 잠시 쉬면서 오후 훈련을 준비하는데, 기다리던 아버지 전화가 걸려왔다.


“백호야. 대충 이야기 끝났다.”

“뭐라고 하던데요?”

“널 영입하고 싶다는 소리를 한동안 하기에 각설하고, 협상부터 했다. 그리고 조건은···,”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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