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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리 님의 서재입니다.

루니엔의 아이들

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로맨스

마이리
작품등록일 :
2016.02.04 14:59
최근연재일 :
2016.12.15 21:36
연재수 :
4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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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40
추천수 :
18
글자수 :
190,383

작성
16.03.18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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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요룬의 왕국(2)

DUMMY

- 몸은 좀 어떠니?


산들바람이 불어오는 창가에서 밖을 내다보고 있는 아들을 바라보며 어미는 마음이 한 없이 애틋해졌다.


잃을뻔한 아이였다..


다시 건강해지는 모습을 보면서 그녀는 자신의 결정에 만족하고 있었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막내를 자신의 품에서 떠나보낸 게 걸리기는 하지만 그래도 세 아이가 모두 무사하다면 견딜 수 있는 일이었다.


- 많이 좋아졌어요. 조제프에게서 연락이 왔나요?


- 그 애와 같이 있단다..


아들과 어머니는 서로의 눈을 마주 보며 못 다한 말들을 나눈다.


- 바람이 차지는 않니?


- 좋은걸요.


- 이것 좀 먹어보렴. 내가 직접 만든 거란다.


왕대비는 손수 만든 닭고기 수프를 아들에게 내밀었다. 아들은 말없이 수프 한 그릇을 몽땅 비워냈다.


- 이것을 몸에 지니고 있거라. 불의 정령이 준 것이다. 그것이 네게 위험을 감지해 줄 거야.


- 당분간은 제가 그들에게 위협적인 존재가 아니라는 걸 보여줘야 할거 같아요. 그러니 제가 어떻게 하더라도 놀라지 마세요.


- 그래. 네가 하자는 대로 하마.


- 어머니. 죽다 살아난 사람이 무얼 할 수 있는지 그들에게 보여줄 거예요.


- 그래야지. 내 아들.


- 이번엔 실망시켜드리지 않을 거예요.



조르쥬는 사경을 헤매다 살아났다.

깨어나서 본 세상은 이제 그가 알던 세상과는 달랐다.

그는 어린 나이에 왕이 되었다. 아버지의 복수를 외쳤지만 점점 자라면서 그것들은 그저 어린 치기에 지나지 않았다고 생각했다.

그의 모든 게 만족스러웠다. 그는 아엘의 미모에 빠져서 틸리온의 딸임에도 그녀와 결혼을 했다.

사랑이 전부라고 생각했던 자신의 어리석음을 그는 뼈저리게 느꼈다. 아엘은 그를 사랑한게 아니었다.

그녀의 독에 서서히 중독되어 가고 있던 자신을 보면서도 그는 아엘을 의심하지 못했다.

그리고 그는 사경을 헤매면서 가끔씩 정신이 들 때 들려오던 아엘의 말들을 가슴에 담았다.


[왕이면 뭐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왕은 소용없지 안 그래?]


[내가 아깝지. 나는 더 나은 사람과 결혼해야 해. 빨리 그날이 왔음 좋겠어!]


[지겨워! 생긴 건 그렇게 안 생겼는데 명줄이 긴가 봐~]


그녀의 측근들과 나누는 대화들이 그의 가슴에 차곡차곡 쌓였다.

콩깍지가 벗겨진 연인의 눈엔 정확하게 보였다. 그녀의 거짓들이...



- 도대체 어떻게 된 거예요? 왕대비가 뭔 짓을 한 거겠죠?


- 내가 잘 알 거 아니냐? 줄곧 자리를 지켰을 텐데!


- 왕대비가 가져다주는 건 수프밖엔 없는데.. 거기에 무슨 명약을 탄게 아니라면 다 죽어가던 사람이 저렇게 살아날 리 없잖아요?


- 다 된 일을 그르치다니..


- 제 잘못이 아니라고요!


- 방법을 찾아봐! 똑같은 건 안 통할 테니.


- 접근할 수가 있어야죠! 그놈의 왕대비가 절 아예 얼씬도 못하게 차단시켰다구요!


- 넌 이 나라의 왕비다! 조르쥬는 네 남편이고! 더 이상 뭐가 필요하니?


- 흥!


쌀쌀맞게 팽 돌아서는 딸을 바라보며 틸리온은 입술을 깨물었다.




하나를 해결하면 또 하나가 말썽이었다.


분명 다 죽어가던 왕이었다. 장례만 치르면 될 줄 알았는데.. 일이 또 틀어지려 하고 있었다.


틸리온은 골치가 아팠다.


게다가 칼멘은 사라져버렸고, 뮤리엔에서의 소식은 감감하다. 끄나풀이 사라지니 정보가 빈약했다.


이 일을 제대로 수습하지 못하면 그는 또 무시당할 것이다. 그는 그게 싫었다. 무시당하는 거.


아무도. 그 누구도. 자신을 무시할 수 없었다...












##





- 누나! 몸을 빨리 움직여야지! 오른쪽! 왼쪽!


조제프는 루리프와 겨루기를 하는 중이다. 룬은 마리엘을 상대하고 있어서 조제프는 루리프와 짝이 되었다.


- 누나. 아무래도 안 되겠다. 누나는 그냥 불의 힘이나 써.


- 아냐! 조제프 조금만 더해! 난 잘 할 수 있어!


루리프는 온몸에 멍이 들고, 손가락에 물집이 생겨도 이렇게 검을 다루는 게 좋았다.


몸을 쓰니 생각이 사라졌고, 생각이 사라지니 마음이 훨씬 가벼워졌다. 예전의 자신으로 돌아오는 거 같아서 그녀는 매일매일 조제프를 졸랐다.


- 누나! 나도 초짜란 말이야! 누나를 가르칠 단계가 아니라고!


- 뭐 어때! 그래도 나보다 잘 하잖니. 그럼 됐지.


반대편에선 룬과 마리엘이 한창 대결 중이었다.



- 굼뜬 거 봐라! 그러고도 정령 맞아?


룬은 하루 중 이 시간이 제일 좋았다. 마리엘을 실컷 놀릴 수 있고, 맘에 안 들면 공격을 핑계 삼아 그녀를 한대 때려 줄 수도 있는 이 시간이 점점 좋아졌다.


- 말 다했어? 이게 정말!!


마리엘이 기를 쓰고 덤빈다. 하지만 룬은 가볍게 피한다. 룬이 검술에 별 관심이 없었다고 해도 왕자로서의 기본기는 잘 갖추고 있었다.


- 헛점 투성이네. 여기! 요기! 거기도!


- 아우씨! 너 정말 나 약 올릴 거야?


- 약 올리는게 아니지. 난 사부로서 가르치는 중인데 제자가 되서 그렇게 말하면 쓰나!


- 제자? 제자 같은 소리하고 있네! 얍!!!


룬을 향해 칼을 들고뛰어올라 내리치려던 마리엘이 중심을 잃고 그만 고꾸라져 버렸다.


- 하하하!!


모처럼 싱그런 룬의 웃음이 뜰안을 가득 메웠다.


루리프는 오랜만에 듣는 룬의 웃음소리에 마음이 시원해져 왔다.


잊고 있었다. 룬 옆에 다가가기만 해도 마음이 따뜻해졌다는 걸.


씩씩대는 마리엘을 피해 한적한 곳으로 자리를 옮긴 룬의 옆에 루리프가 앉았다.


- 기분이 좋아 보여 다행이야..


룬은 루리프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모습이 많이 변해버리고 성격도 달라졌지만 지금 옆에 앉은 루리프에게서 예전의 모습이 보였다.


- 한바탕 몸을 쓰니 기분이 상쾌해지네. 훈련이 도움이 되나 봐.


- 룬.. 미안해..


고개를 숙이며 말을 흐리는 루리프를 가만히 바라보던 룬이 다정하게 흘러내린 루리프의 머리를 쓸어 올려준다.


- 머리색이 적응이 안된다.


장난스런 눈빛으로 말을 돌리는 룬을 보며 루리프도 간만에 웃는다.


- 룬.. 네 옆에 앉아 있으니 예전으로 돌아 간 거 같아. 예전의 나로.. 지금 나는 나도 모르는 나야.. 내 안에 다른 나가 존재하는 거 같아. 무서운 나..


- 루리프.. 네가 어떤 마음인지 잘은 모르지만, 넌 그 무서운 루리프를 곧 물리칠 수 있을 거야.


- 정말 그럴까?


- 그럼. 내가 널 좀 아는데 말이지. 넌 그렇게 무서운 애가 아니거든. 그러니 무서운 루리프는 언젠간 사라질 거야. 네 본마음을 네가 잘 지킨다면.


- 알렉이 정말 날 죽이려고 했을까?


- 루리프. 모두 형을 오해하는데. 형은 그렇게 잔인한 사람이 아니야.. 강한 사람이지. 강한 것과 잔인한 건 아주 다른 거야.


- 룬.. 나는.. 알렉이 어떤 사람인지 알 거 같았어... 그래서 믿을 수 있었어.. 그런데..


- 칼멘이 한 말은 잊어. 알렉이 그런 일을 칼멘에게 시켰을리 없어. 만약 널 해쳐야 했다면 형이 직접 했을 거야.


확신에 찬 룬의 말에 루리프의 마음 한켠의 얼음이 살짝 녹아내리는 기분이 들었다.


- 우리가 뮤리엔으로 알렉을 만나러 가야 하는 이유가 거기에 있어. 형의 진심을 알기 위해선 형을 만날 수밖에!


- 룬.. 알렉을 믿어?


- 그럼. 이 세상에서 형제를 못 믿으면 누굴 믿겠어?


환하게 웃는 룬의 웃음이 루리프에게 전이되었다. 루리프는 그 배에서의 일 이후 처음으로 환하게 웃었다.


룬은 얼핏 검은 머리의 옛 루리프의 모습을 본거 같았다.


멀리서 마리엘은 웃고 있는 두 사람을 바라보았다.




[흥! 형수를 사랑한다 이거지? 드~~응~~~신!]


마리엘은 재빠른 동작으로 숲 속으로 뛰어들었다. 그녀의 볼을 타고 알 수 없는 눈물이 흘러내렸다.


- 흥! 그깟 인간 따위!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마리엘의 눈물을 멈추지 않았다.


- 도대체 나를 왜! 이렇게 만들어 놨냐구요!! 눈에서 나오는 이건 또 뭐야!


그녀는 분풀이를 하늘에 대고 했다. 달의 여신이 분명 보고 있을 테니. 그녀를 이렇게 인간의 몸속에 가둬 놓은 여신을 향해 마리엘은 분통을 터트렸다.


달리고 달려도 기분이 나아지지 않았다. 마리엘은 이 감정이 뭔지 몰랐다.


룬을 보면 기분이 좋았고, 자꾸 말을 걸고 싶었다. 그래서 늘 룬과 함께 짝이 되어 검술을 배우고 있었다. 하지만 룬은 매일같이 그녀를 놀려대기만 했다. 그런 룬이 또 야속하면서도 그가 놀려대는 게 싫지 만은 않았다. 그런데 오늘 루리프와 다정하게 웃고 있는 모습을 보니 자꾸 화가 났다. 다른 때 같았으면 그 앞으로 가서 한마디 쏴줄 텐데.. 오늘은 그러지도 못하고 이렇게 달리기나 하고 있는 자신이 너무 한심해서 마리엘은 자꾸 눈물이 났다.


- 이런 인간의 몸 따위! 다시 가져가 버려요!! 정령으로 다시 돌아가게 해달라구요!!


그녀가 아무리 악을 쓰고 따져도 이번에는 달의 여신이 응답하지 않았다.


마리엘은 몸에 진이 다 빠질 때까지 하늘을 향해 악다구니를 퍼부어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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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꼬마왕자 16.04.23 112 0 16쪽
34 사랑을 배신하다(3) 16.04.22 111 0 11쪽
33 사랑을 배신하다(2) 16.04.17 150 0 6쪽
32 사랑을 배신하다 16.03.27 143 1 9쪽
» 요룬의 왕국(2) 16.03.18 127 0 9쪽
30 요룬의 왕국 16.03.15 33 0 10쪽
29 여신의 방문 16.03.09 73 0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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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칼멘 16.03.02 104 0 8쪽
26 슬픔은 그대로 두어라...(2) 16.03.02 106 0 11쪽
25 슬픔은 그대로 두어라... 16.02.29 161 0 13쪽
24 그렇게 시작되었다.. 그들의 이야기는... 16.02.23 116 0 12쪽
23 루리프 3 16.02.22 147 1 9쪽
22 루리프 2 16.02.21 134 0 11쪽
21 루리프 16.02.18 70 0 10쪽
20 저마다의 속셈 16.02.17 119 0 13쪽
19 마나프 16.02.16 142 0 13쪽
18 불의 정령 16.02.16 146 0 9쪽
17 달의 정령 16.02.15 138 0 14쪽
16 너를 어디에서 찾을까... 16.02.14 139 1 17쪽
15 꿈속에서... 16.02.14 179 1 12쪽
14 지켜지지 못한 그녀 16.02.13 173 0 14쪽
13 첫날밤 16.02.12 143 1 11쪽
12 불의 아이 16.02.11 147 1 8쪽
11 다짐들 16.02.11 142 1 10쪽
10 루니엔 16.02.10 147 1 11쪽
9 로리엔 16.02.10 139 1 6쪽
8 왕의 묘수 16.02.09 188 1 9쪽
7 음모들 16.02.09 81 1 7쪽
6 시작된 감정 16.02.08 190 0 11쪽
5 운명의 불씨 16.02.07 92 0 6쪽
4 첫키스 16.02.05 128 1 6쪽
3 16.02.05 134 1 7쪽
2 저녁 만찬 16.02.04 175 3 10쪽
1 방문객 16.02.04 246 2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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