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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리 님의 서재입니다.

루니엔의 아이들

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로맨스

마이리
작품등록일 :
2016.02.04 14:59
최근연재일 :
2016.12.15 21:36
연재수 :
41 회
조회수 :
5,365
추천수 :
18
글자수 :
190,383

작성
16.03.08 23:23
조회
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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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글자
7쪽

비극의 시작

DUMMY

- 이제 정신이 좀 드세요?


뿌연 안개 속에서 헤매이다 깨어난 기분이다. 귀도 웅웅 거리고, 머리도 핑핑 돌았지만 알렉은 겨우 베개로 지탱하면서 몸을 일으켜 앉았다.


- 내가 얼마나 이러고 있었지?


- 얼마 안 됐어요. 앞으로 제가 왕자님을 모실 거예요. 그러니 제가 시키는 대로 하셔야 해요. 우리 공주님 모시듯 모실 거니까요.


좀 전까지 울고불고 하던 유모의 모습과는 다르게 활력 넘치는 몸짓으로 유모가 말했다. 며칠 사이 핼쓱해졌지만 사명감 때문인지 그녀는 억지로 기운을 내는 거 같았다.


- 이젠 잠도 잘 주무시고, 드시는 것도 잘 드셔야 해요! 제가 알렉님을 원래대로 건강하게 만들어 드릴 거예요.


그녀는 이제 그를 알렉님이라고 불렀다.


- 알렉님이 건강하셔야 우리 공주님도 찾죠... 그런데 알렉님이 이렇게 계시면 절대 우리 공주님 못 찾아요!


- 후후..


- 알렉님. 로엔 골드문 가의 전설을 아세요?


알렉은 영문을 모른다는 눈빛으로 유모를 쳐다보았다.


- 아주 오래전 로엔 골드문 가의 아이들은 불의 아이로 불렸어요. 화가 나거나 분노하게 되면 온 몸에서 불길이 번져서 모든 걸 불태워버렸죠.. 그들은 그 힘으로 사람들을 다스리려고 했어요. 그렇게 세워진 나라가 로리엔이에요. 결국 루니엔과 달의 여신의 힘으로 로엔 골드문 가의 사람들은 모두 잡혔고, 죽거나 그 힘을 봉인했어요. 하지만 대대로 그 힘은 존재한다고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믿고 있지요. 공주님의 아버님인 탈마드왕께서도 그 힘을 가지고 계셨어요... 제가 불빛을 봤다고 했지요? 아마 그 불빛은 공주님에게서 나는 거였을 거예요. 그러니 우리 공주님은 돌아가시지 않았어요. 그 불의 힘으로 살아남으셨을 거예요. 그러니 알렉님께서 찾으셔야죠!


너무도 당연하다는 듯이 말하는 유모의 말을 알렉은 그대로 믿을 뻔했다.


- 유모.. 그리 말해줘서 고마워. 근데..


- 알렉님. 저는 진실을 말했어요. 믿지 못 하시겠다면 카릴에게 제 말이 사실인지 아닌지 확인해 보셔도 돼요. 불의 아이는 아직 존재합니다. 그리고 공주님이 바로 불의 아이예요.


알렉이 유모의 말을 믿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할 때였다.


카릴이 뛰어 왔는지 숨찬 모습으로 방으로 들어왔다.


- 난 괜찮아. 그렇게 뛰어오지 않아도 돼. 유모가 잘 보살펴 주고 있으니.


알렉은 카릴이 자신 때문에 걱정이 되어 온 건 줄 알았다. 하지만 카릴은 그의 말을 듣고도 창백한 얼굴로 가쁜 숨만 몰아 쉬고 있었다. 카릴의 모습에 알렉의 가슴이 다시금 서늘해졌다.


- 왜 그래?


알렉의 다그침에도 카릴은 차마 입을 떼지 못했다.


- 말을 해!


가슴이 조여 오는 통에 알렉은 그만 소리를 버럭 지르고 말았다. 설마 여기서 또 무슨 일이 있을까? 루리프 때 보다 더 끔찍한 일이 또 있을라고?


- 가.. 가.. 보셔야겠습니다.


- 어딜?


- 제발...


알렉은 벌떡 일어났다. 머리가 빙빙 돌았지만 그는 카릴의 부축을 받으며 겨우 섰다.


- 카릴! 너 두 번 다시 내 앞에서 머뭇거리지 마! 알겠어?


카릴이 대답 대신 고개를 숙인다.


알렉을 부축하는 카릴의 몸에서 느껴지는 떨림이 알렉에게도 전달되었다. 알렉은 온몸에 힘을 주었다. 뭔가 끔찍한 일이 일어난 게 분명했다. 이렇게 생각 없이 가다간 또 쓰러질지도 몰랐다. 온몸에 힘이 들어간 알렉을 쳐다보는 카릴의 눈빛이 슬퍼 보였다. 그 눈빛 때문에 알렉은 가슴이 턱 막혀오는 느낌이었다.


카릴이 그를 데려간 곳은 헬렌을 감금해 놓은 곳이었다.


- 헬렌 왕비가 자결이라도 했나?


미리 마음에 준비를 하기 위해 질문을 했지만 카릴은 대답을 하지 않았다.


- 왜 대답이 없어?


초조한 마음에 재촉하는 그에게 카릴은 겨우 한 마디를 했다.


- 직접 보시죠..


헬렌을 가둬 놓은 방은 방문이 열려 있었다. 카릴은 문가에서 멈췄지만 알렉을 부축한 손을 놓지 않았다. 알렉은 잠시 눈을 감았다. 보게 될 광경이 뭔지 몰랐지만 좋은 광경은 아닐 터였다. 스스로에게 어떤 상황을 보게 되더라도 놀라지 말자고 다짐하고 그는 방으로 들어섰다.

창 하나 없는 어두운 방은 작은 촛불만이 비추이고 있었다. 방 한가운데 그녀가 있었다. 온 사방에 피가 튀어 있었다. 그녀는 엎어져 있었다. 그리고 그녀 주변으로 주체할 수 없는 피가 흘러넘쳤다. 알렉의 뇌 속에 그 피 웅덩이가 다시금 되새겨지고 있었다. 그녀의 얼굴이 보이지 않는 게 그나마 다행이었다. 헬렌 왕비의 따스한 웃음이 떠올랐다. 알렉은 비로소 자신이 무슨 짓을 한 건지 알게 되었다.



[스스로 자결하시오!]


자신을 키워준 그녀에게 한 그의 마지막 말이었다. 감당하기 힘든 죄책감이 그에게 몰려왔다.


- 왕자님.. 왕께서..


- 아버지?.. 어디 계시냐?


- 왕께서 이곳에 납시셨다가.. 자객에게.. 칼을 맞으셨습니다..


비틀 거리는 알렉을 카릴은 부축했다.


- 자객이라니!?


- 헬렌 왕비님도 자객에게 당하신 거 같습니다...


알렉은 눈앞이 캄캄해져 왔다. 어째서 자신은 이런 상황을 보고만 있게 되는 건지, 왜 이렇게 무기력한 건지 알 수 없었다. 한동안 벽에 기대어 있던 알렉은 서서히 움직였다.


- 덮어 드려라.. 최대한 정중하게 모셔다오.. 네게.. 맡기마..


- 알겠습니다.. 죄송합니다..


잦아드는 카릴의 목소리를 뒤로 하고 알렉은 아버지에게 향했다.


[아버지까지 잃을 순 없어!] 그의 발걸음이 빨라지더니 달리기 시작했다.






- 아버지!


마르텔 왕은 침대에서 꺼져가는 촛불처럼 누워있었다.


- 왕자님... 최선을 다했지만.. 상처가 워낙 깊어서..


왕실 의사는 어쩔 줄을 몰라하며 알렉 앞에서 쩔쩔맸다.


- 아버지!


알렉은 의사를 밀치고 아버지의 손을 잡았다.


- 잡아라... 잡아..


- 누구를 말입니까? 자객을 보셨습니까?


- 헬렌.. 헬렌을.. 잘.. 잘.. 보내.. 보내 주어라..


- 죄송합니다.. 제가 잘 보내드리겠습니다..


- 알렉.. 헬렌은.. 아니다.. 그런 여자가.. 룬.. 룬도 잘 보살펴라..


- 아버지..


- 잡아라.. 카...ㄹ.. 메....


- 아버지!!






알렉은 아버지의 마지막 말을 잘 못 들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확인해야 했다.


알렉은 달렸다. 누구에게도 시킬 수 없었다. 자기 자신이 확인해야 했다.


알렉이 뛰어 들어간 그 방은 텅 빈 고요함만 남겨져 있었다.


아무것도 사라진 것은 없었다. 그가 익히 알고 있는 그녀의 모든 게 그 방에 있었다. 평소 몸에서 절대 떼어 내지 않는 그녀의 활마저도...


그 방에서 사라진건 칼멘뿐이었다.


- 으아아악!!!!!!!!!!!!


알렉은 고통에 찬 고함을 질렀다.


진작에 알았어야 했다.


그녀가 자신을 휘두르고 있다는 걸 깨달았을 때 알아챘어야 했었다...


소식을 듣고 왔는지 어느새 카릴이 그의 옆에 서 있었다.


- 두 분을.. 최대한으로 모셔라..


- 네.


- 그리고... 장례가 끝나면 병사들을 소집해라.


- 왕자님.. 병사들은 어째서...




- 로리엔으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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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그리움이 그리움에게... 16.12.15 45 0 14쪽
40 틸리온 16.05.31 89 0 11쪽
39 얼마나 죽어야 이 고통이 끝날까? 16.05.22 131 0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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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골드룬 vs 실버룬 16.05.01 140 0 12쪽
35 꼬마왕자 16.04.23 112 0 16쪽
34 사랑을 배신하다(3) 16.04.22 112 0 11쪽
33 사랑을 배신하다(2) 16.04.17 150 0 6쪽
32 사랑을 배신하다 16.03.27 144 1 9쪽
31 요룬의 왕국(2) 16.03.18 127 0 9쪽
30 요룬의 왕국 16.03.15 34 0 10쪽
29 여신의 방문 16.03.09 74 0 9쪽
» 비극의 시작 16.03.08 150 0 7쪽
27 칼멘 16.03.02 104 0 8쪽
26 슬픔은 그대로 두어라...(2) 16.03.02 107 0 11쪽
25 슬픔은 그대로 두어라... 16.02.29 162 0 13쪽
24 그렇게 시작되었다.. 그들의 이야기는... 16.02.23 117 0 12쪽
23 루리프 3 16.02.22 148 1 9쪽
22 루리프 2 16.02.21 135 0 11쪽
21 루리프 16.02.18 71 0 10쪽
20 저마다의 속셈 16.02.17 120 0 13쪽
19 마나프 16.02.16 142 0 13쪽
18 불의 정령 16.02.16 147 0 9쪽
17 달의 정령 16.02.15 138 0 14쪽
16 너를 어디에서 찾을까... 16.02.14 140 1 17쪽
15 꿈속에서... 16.02.14 179 1 12쪽
14 지켜지지 못한 그녀 16.02.13 173 0 14쪽
13 첫날밤 16.02.12 144 1 11쪽
12 불의 아이 16.02.11 147 1 8쪽
11 다짐들 16.02.11 143 1 10쪽
10 루니엔 16.02.10 148 1 11쪽
9 로리엔 16.02.10 140 1 6쪽
8 왕의 묘수 16.02.09 189 1 9쪽
7 음모들 16.02.09 82 1 7쪽
6 시작된 감정 16.02.08 190 0 11쪽
5 운명의 불씨 16.02.07 92 0 6쪽
4 첫키스 16.02.05 128 1 6쪽
3 16.02.05 135 1 7쪽
2 저녁 만찬 16.02.04 176 3 10쪽
1 방문객 16.02.04 247 2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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