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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리 님의 서재입니다.

루니엔의 아이들

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로맨스

마이리
작품등록일 :
2016.02.04 14:59
최근연재일 :
2016.12.15 21:36
연재수 :
41 회
조회수 :
5,339
추천수 :
18
글자수 :
190,383

작성
16.03.02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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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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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쪽

칼멘

DUMMY

헉.. 헉..


숨 가쁜 소리가 그녀의 귓가에 울렸다. 쉬지 않고 밤새 달렸지만 그녀는 숨이 끊어질 거 같은 심장의 조임에도 멈출 수 없었다.


되도록이면 알렉에게서 멀어져야 했다.


[사라지는 게 좋을 거야.. 내가 죽어서라도 널 찾을 테니..]


그녀는 알렉을 너무나 잘 았았다. 그에게서 도망치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도망쳐야 했다. 아니, 사라져야 했다.


알렉이 남긴 경고에는 앞으로 그녀와의 관계에 아무런 여지를 주지 않겠다는 뜻이 담겨 있었다.


[너는 절대 도망쳐서는 안돼. 그럼 바로 표적이 될 거야!]


그래서 어떻게든 붙어 있으려 했었다. 그 명령만 오지 않았어도...




그녀는 세 살 때 버려졌다. 그녀의 어미가 그녀를 틸리온의 집 앞에 두고 사라졌다.


사람들은 그녀가 틸리온의 사생아라고 수근 댔다. 문 앞에 버려진 그녀를 틸리온이 거뒀다.


열 살이 될 때까지 그녀는 부엌일과 청소를 도우며 하루 하루 배불리 먹을 수 있는 것에 만족하며 살았다.



- 나를 따라 오거라.


어느 날 외출하려던 틸리온과 그녀의 눈이 마주쳤다. 틸리온은 그녀를 유심히 살펴보더니 따라 오라 말했다.


그를 따라나서는 그녀의 심장이 쿵쾅거렸다.


[드디어 아버지가 나를 인정해 주시는 거야!]


사람들이 수근대는 소리를 그녀는 그대로 믿었다. 틸리온의 사생아. 언젠가는 인정받을 날이 올 거라는 그녀의 생각이 바로 오늘 실현되는 순간이었다.


틸리온이 그녀를 데려간 곳은 도시 외곽에 있는 요새 같은 곳이었다.


- 인사드려라. 앞으로 너를 가르칠 너의 스승이다.


로드릭이라 불렸던 남자는 키도 크고 근육도 탄탄했다. 힘 깨나 쓸 거 같은 남자였다.


- 어때? 쓸만해 보이나?


- 영특한 눈에 날렵한 몸매를 가졌군요.


- 잘 키워보게. 나중을 위해서.


- 알겠습니다.




틸리온을 따라나섰던 그녀는 그날부터 그곳에서 지내게 되었다.


그곳엔 그녀보다 나이가 많은 아이들이 수련을 하고 있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그곳은 틸리온의 사병들을 훈련하는 곳이었다.


떠돌거나, 버려진 아이들 중에서 쓸만한 아이들을 데려다 이곳에서 훈련을 시켰다.


그 날부터 고된 훈련의 연속이었다. 다른 생각을 할 수 없을 정도로 혹사당했다.


그녀는 틸리온에게 잘 보여야 한다는 일념으로 그를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 악착을 떨며 모든 훈련에서 최고가 되기 위해 노력했다.



열아홉.


한창 피어나는 나이.


그녀는 이미 모든 남자아이들을 섭렵했다.


미모는 그들 중 최고였고, 실력도 최고였던 그녀는 또래 남자아이들의 선망의 대상이었고, 끼가 다분했던 그녀는 그 모든 바램들을 져버리지 않았다.



그녀의 첫 남자는 로드릭이었다.


로드릭은 그녀에게 있어 모든 것의 스승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로드릭에게 너무 벅찬 상대였다. 한창나이인 그녀를 그는 만족시킬 수 없었다.


그녀는 아무런 미련 없이 또래 남자아이들에게 눈길을 주기 시작했다.


어른 남자 와는 다른 풋풋함이 그들에게는 있었다. 하지만 그것도 곧 싫증이 났다. 그들의 집착이 싫었기 때문이다. 그냥 하룻밤 상대일 뿐이었지만 그들은 그것에 많은 의미를 부여했고, 자기들끼리 결투도 종종하곤 했다.


슬슬 이 환경이 지겨워지기 시작할 무렵이었다.



- 오늘 틸리온 경이 너를 보러 오실 거다.


로드릭의 말에 칼멘의 심장이 오랜만에 쿵쾅거리리 시작했다.


그녀에게 새로운 목표가 생겼다. 오늘 밤 틸리온의 마음을 사로잡는다면 이 지긋지긋한 곳에서 벗어 날 수 있을 터였다.


오랜만에 만난 틸리온은 그 전과 다른 게 하나도 없었다. 중년의 남자가 자기 관리에 철저하지 않고서는 십 년 가까운 세월 동안 그 모습 그대로를 유지하기란 쉬운게 아니었다. 칼멘은 그게 맘에 들었다. 그가 철저한 사람이라는 게.


틸리온과 둘만 방에 남게 되자 그녀는 그에게 질문을 했다.


- 당신이 내 아버지인가요?


- 절대. 그럴 리가.


재밌다는 표정으로 싱긋 웃으며 그녀를 바라보는 틸리온에게 그녀가 서서히 다가가며 옷을 벗었다.


- 그럼. 아무런 결격사유가 없는 거네요. 내가 지금부터 하려는 일에...?


틸리온은 입가에 미소만 띄운 채로 아무런 말도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았다. 한 발짝씩 다가오는 그녀를 보면서 그는 좀 전에 들은 이야기를 떠올리고 있었다.


[감당하기 힘들실지도 모릅니다. 끝내주는 아이거든요. 여러모로..]


칼멘은 그날 틸리온을 정복해 갔다. 그 끝내주는 솜씨로...


새벽녘 잠에서 깬 틸리온은 오래간만에 온 몸이 상쾌했다. 옆에서 곯아떨어져 있는 이 싱싱한 아이가 그에게 커다란 기쁨을 주었다.


아까왔다. 보내기 싫었다. 곁에 두고 즐기고 싶었다. 하지만 그러기엔 또 아까운 아이였다.


그 아침. 그는 아쉬운 표정으로 어젯밤 새로 느낀 그 감각들을 충분히 즐기기 위해 그녀를 깨웠다.




- 여기가 어디죠?


하루를 꼬박 말을 달려 도착한 곳은 황량한 사막과 같은 곳이었다.


- 도리엔이다. 저기, 저기 사람들이 보이느냐?


- 사냥을 하는 건가요?


- 저 중에 뮤리엔의 왕자가 있다. 너보다 세 살 어린.. 넌 그 아이를 사로잡아야 한다. 그렇게만 한다면 장차 네가 뮤리엔의 왕비가 될 것이다.


- 그게 제 임무인가요?


- 할 수 있겠니?


- 제 실력을 모르세요?


그녀는 틸리온에게 자랑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활짝 웃었다.


볼 수록 탐나는 아이였다.


아깝지만 대의를 위해선 포기할 건 포기해야 했다.


그는 안장에 걸어 두었던 채찍을 손에 쥐었다.




찰싹! 찰싹! 찰싹!


- 악!!!! 뭐하는 짓이에요?


앙칼진 칼멘의 목소리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틸리온의 채찍질은 계속되었다. 가무잡잡하게 윤기 흐르는 칼멘의 살결위에 채찍 자국이 선명하게 각인되면서 피가 배어 나왔다.


- 더 크게 소리 질러! 살려 달라고 소리 질러!


- 아악!!! 도와줘요!! 살려줘요!!


칼멘은 어느새 말에서 떨어져 흙바닥에 뒹굴고 있었다. 피와 엉킨 흙이 그녀를 더 비참하게 만들었다.


- 네 임무가 뭔지 명심해라! 내가 따로 연락할 때까지 너는 알렉의 혼만 뺏어 놓으면 돼!


그녀의 비명 소리를 듣고 멀리서 먼지바람을 일으키며 한 무리의 말들이 달려오고 있었다. 틸리온은 마지막으로 채찍을 돌려 치며 앙칼지게 쏘아보는 칼멘의 눈동자를 보았다.


그는 서서히 말을 돌려세워 그 자리를 빠져 나갔다.



- 괜찮아요?


막 달려와서 인지 하얀 얼굴에 홍조를 띤 앳된 소년이 말에서 내려 그녀에게 손을 내밀었다.


- 누가 이런 짓을!


- 왕자님! 멈추십시오!


한 남자가 그녀에게 손을 내미는 소년의 손을 거둔다.


- 왜 그래 카릴? 저 여자 좀 봐. 누가 저런 짓을 했지?


- 도망친 노예 일 수도 있습니다.


- 난 노예가 아니야!


앙칼진 칼멘의 목소리에 다들 주춤거렸다.


- 나는 알렉이라고 해. 너는 누구니?


- 나는... 칼멘. 나는 칼멘이야.




그들과 멀리 떨어진 곳에서 틸리온은 그들을 지켜봤다.


칼멘이 알렉의 손을 잡고 그의 말에 태워져 그의 시야에서 멀어져갔다.


그냥 보낼 수도 있었다. 임무를 주며.


하지만 그는 그녀를 그냥 그렇게 완벽하게 보내고 싶지 않았다.


내가 갖지 못 할바에야 누가 거두든 흠집을 단단하게 내놔야 했다.


내가 갖지 못 한다면 그 누구도 온전하게 그녀를 가질 순 없으니까!



[나는 알렉이라고 해. 너는 누구니?]


하얗게 웃으면서 그녀에게 손을 내밀었던 그 소년은 이제 이 세상에 없었다..


그녀의 눈에서 땀이 흘러내렸다. 줄줄 흘러내리는 땀을 연신 닦아 내며 그녀는 달리고 또 달렸다.


그녀는 결코 눈물을 흘린 적이 없었으므로 그녀는 흘러내리는걸 땀이라고 생각했다.


그날처럼 그녀의 몸이 또 떨리기 시작했다. 온몸에 냉기가 흐르는데도 그녀의 속은 뜨거운 불덩이가 돌아다녔다.


헬렌의 마지막 모습이 그녀의 뇌리에서 떠나지 않았다.



그녀는 머리를 세차게 흔들어서 그 모습을 떨궈냈다.


틸리온은 그녀를 받아 주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더 높은 사람을 찾아가야 했다.


살기 위해선 그 방법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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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그리움이 그리움에게... 16.12.15 44 0 14쪽
40 틸리온 16.05.31 88 0 11쪽
39 얼마나 죽어야 이 고통이 끝날까? 16.05.22 131 0 9쪽
38 연결점 16.05.10 72 0 10쪽
37 오! 브라더 16.05.03 142 0 12쪽
36 골드룬 vs 실버룬 16.05.01 140 0 12쪽
35 꼬마왕자 16.04.23 112 0 16쪽
34 사랑을 배신하다(3) 16.04.22 111 0 11쪽
33 사랑을 배신하다(2) 16.04.17 150 0 6쪽
32 사랑을 배신하다 16.03.27 143 1 9쪽
31 요룬의 왕국(2) 16.03.18 126 0 9쪽
30 요룬의 왕국 16.03.15 33 0 10쪽
29 여신의 방문 16.03.09 73 0 9쪽
28 비극의 시작 16.03.08 149 0 7쪽
» 칼멘 16.03.02 104 0 8쪽
26 슬픔은 그대로 두어라...(2) 16.03.02 106 0 11쪽
25 슬픔은 그대로 두어라... 16.02.29 161 0 13쪽
24 그렇게 시작되었다.. 그들의 이야기는... 16.02.23 116 0 12쪽
23 루리프 3 16.02.22 147 1 9쪽
22 루리프 2 16.02.21 134 0 11쪽
21 루리프 16.02.18 70 0 10쪽
20 저마다의 속셈 16.02.17 119 0 13쪽
19 마나프 16.02.16 142 0 13쪽
18 불의 정령 16.02.16 146 0 9쪽
17 달의 정령 16.02.15 138 0 14쪽
16 너를 어디에서 찾을까... 16.02.14 139 1 17쪽
15 꿈속에서... 16.02.14 179 1 12쪽
14 지켜지지 못한 그녀 16.02.13 173 0 14쪽
13 첫날밤 16.02.12 143 1 11쪽
12 불의 아이 16.02.11 147 1 8쪽
11 다짐들 16.02.11 142 1 10쪽
10 루니엔 16.02.10 147 1 11쪽
9 로리엔 16.02.10 139 1 6쪽
8 왕의 묘수 16.02.09 188 1 9쪽
7 음모들 16.02.09 81 1 7쪽
6 시작된 감정 16.02.08 190 0 11쪽
5 운명의 불씨 16.02.07 92 0 6쪽
4 첫키스 16.02.05 128 1 6쪽
3 16.02.05 134 1 7쪽
2 저녁 만찬 16.02.04 175 3 10쪽
1 방문객 16.02.04 246 2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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