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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리 님의 서재입니다.

루니엔의 아이들

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로맨스

마이리
작품등록일 :
2016.02.04 14:59
최근연재일 :
2016.12.15 21:36
연재수 :
41 회
조회수 :
5,349
추천수 :
18
글자수 :
190,383

작성
16.02.18 15:41
조회
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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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0쪽

루리프

DUMMY

깨고싶지 않아...



[다 계획된거야... 알렉의 왕비는 나야!]


귓가에 울리는 이 소리만 아니어도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몰라.


심장을 조이는 아픔따위는 내 알바 아니다..



따뜻한 손길.. 부드러운 입술..진지한 눈빛.. 시원한 웃음...


같은 장소에서 같은 감정을 공유했던 그 마음 때문에 내 마음을 열었는지 모르겠다.


아니면 처음으로 느꼈던 욕망 때문에 눈이 멀었는지도 모르지...


아니면 성숙한 남자의 리드에 무턱대고 따라갔던 철부지의 환상이었는지도 몰라...


그러고 보니 사랑한다는 말은 하지 않았네. 우리 둘다...



[우리 두사람의 앞날이 쉽지는 않을거야...]


그 말을 내가 오해 했는지도 모르지... 경고성 말을 내 맘대로 해석 한 거야...



우우..



슬픔이 저항 할 수 없을 만큼 강하게 몰아 칠 때는 울음조차 나오지 않는다.


나는 울 수도, 소리 칠 수도 없다.


그저 슬픔속에 갇힌채 헤어나오지 못한다.


저 깊은 바닥 어딘가로부터 나를 끌어당기는 힘이 점점 커진다.


나는 그 힘에 의해 저 나락으로 빠져들고 싶다.


깨고 싶지 않아...


깨어나서 보게될 세상이 두려워...


나는 너무 많은걸 잃었어.


그걸 되찾을 힘도.


그걸 되돌릴 힘도.


눈을 뜰 힘조차도 내겐 없어. 그러니 나를 깨어나게 하지마...





모두 다 거짓이었어!


그저 앳된 나를 유린한거야!


어차피 죽일 목숨. 죽이기전에 즐긴거겠지!


나를 이용했어!


보기 좋게 넘어간거야.


공주라고 아는것도 없으면서 나라를 위한답시고, 니가 뭘 알아?


니가 뭘 알아서 저런 사람들과 진심을 논한거야?


세상이 니가 보는 대로 니가 생각하는대로 그렇게 순진 할 줄 알았어?


넌 아무것도 모르고 놀아난거야!!


넌 니가 똑똑한 줄 알았지?


넌 아무것도 모르는 멍청이었어!!


그러니 알렉같은 능구렁이의 속도 모른채 덜컥 마음을 줘버렸지.


니가 좀 더 똑똑했다면 너는 그에게 그렇게 맥없이 무너져서는 안됐던거야!!!





유리관속이 붉은 빛으로 물들었다. 그 안에 화염을 가둬 놓은 것처럼..



- 눈을 뜨진 않지만 의식은 있는거 같아. 감정의 기복에 따라 불꽃이 사라졌다 나타났다 해. 저러다 폭발 할 지도 몰라.


마리엘의 말에 테리오는 걱정스런 얼굴로 유리관을 처다 보았다.


- 룬은 채비를 다 한거야?


- 떠나기전에 들릴거야.


- 혼자만 보내긴 불안한데..


- 마리엘. 룬을 너무 좋아하는거 아냐?


- 테리오! 그게 무슨 말이야? 나는 정령이라구!! 인간따위..


말을 얼버부리는 마리엘을 바라보는 테리오의 눈가에 웃음이 흐른다.


- 그러는 테리오는 언제까지 그렇게 혼자 살거야?


- 내 걱정은 마.


- 여자를 좋아 한 적이 있기는 했던거야?


- 글쎄...


마리엘을 보는 테리오의 눈매가 가늘어졌다.


- 아직도..


마리엘이 무슨 말을 더 하려 했지만 방으로 들어오는 카오를 보고는 입을 다물었다.





- 룬이 가지 않아도 될거 같습니다.


- 왜?


어느새 눈을 뚫어지게 바라보며 카오 앞에 선 마리엘이 묻는다.


- 이미 그쪽에서 오고 있어서요..


- 그걸 네가 어떻게 알아?


이상하다는 눈빛을 띠고 마리엘이 카오 주변을 원을 그리며 돌기 시작한다. 카오는 그런 마리엘을 보며 난처한 표정을 짓는다.


- 가서 룬에게 알려줘.


테리오의 말에 카오는 바람같이 방을 나섰다.





- 이상해.. 나한테 또 뭘 숨기고 있는거야?


- 카오에겐 앞을 내다보는 능력이 있지. 아주 잠깐의 예지력이라고나 할까?


- 예지력이 있어?


- 짧게.. 수련을 하면 더 많은걸 보겠지만 그가 원치 않아.


- 그럼 그 좋은 능력을 썩히고 있단 말이야?


- 그런셈이지..


- 암튼 내가 모르게 잘도 숨겼구나 테리오! 지금 다 말해! 비밀 하나도 없이!


- 훗~ 이젠 없어. 숨길게..


- 그래? 앞으로 한건만 더 나오면 그땐 알지?


- 하하~


테리오는 마리엘을 바라보며 호탕하게 웃었다. 그를 이렇게 웃게 만드는건 마리엘뿐이었다. 예전에도 지금에도...


달의정령은 일정한 시기가 지나면 깊은 잠에 빠지게된다. 그 잠에서 깨어나면 새로 태어나는 정령이 된다. 예전의 기억은 모두 잊고.. 그는 그런 마리엘의 새로운 모습을 세번째 보고 있었다. 그가 사랑했던 마리엘은 그를 기억하지 못했다. 그래도 마리엘은 그때나 지금이나 그를 웃게만드는 유일한 생명체였다...





- 내가 가지 않아도 된다구?


- 그래. 불의정령이 오고있어. 곧 도착 할 거야.


- 그걸 어떻게 알아?


- 아는 수가 있어. 더 묻지마.


쌀쌀맞게 대꾸하고 카오는 가버렸다. 룬은 카오와는 어떻게 해도 친해질 수 없다고 생각했다. 진짜 왕재수였다. 처음만난 그날부터 지금까지!





카오는 접경지대에서 불의정령을 기다리기로했다. 그가 잘못 루니엔으로 향하면 골치아픈 일이 생겨버릴테니까.


그는 예리한 눈으로 주위를 살폈다. 그들이 도착 할 때가 다가오고 있었으므로 다른 루니엔족에게 들키기 전에 그가 먼저 그들을 발견해야했다. 타로가 걸음을 멈췄다. 카오는 저만치에서 빠른걸음으로 다가오고 있는 한 소년을 보았다. 경쾌한 발걸음이 마치 놀러가는 아이같았다. 감추려고 했겠지만 예리한 카오의 눈엔 붉은 빛의 정령이 소년의 품에 숨어있는게 보였다.





- 잠깐 멈추거라.


소리없이 나타난 카오 때문에 소년은 깜짝 놀랐다. 말로만 듣던 루니엔족이었다.


눈처럼 흰 거대한 말을 탄 루니엔족의 남자는 은빛 긴머리에 골격이 컸다. 소년은 뭐라고 말을 해야 할지 난감했다.


- 불의정령을 기다리고 있었다.


소년은 깜짝 놀랐다. [우리가 오는걸 어찌 알았지?]


- 내가 오는걸 어떻게 알았지?


소년의 품에 숨어있던 정령이 밖으로 나와서 루니엔 남자에게 물었다.


- 오는걸 봤지. 다들 기다리고 있으니 나를 따라와. 다른 루니엔족에게 들키지 않는게 좋아.


불의정령은 다시 소년의 품으로 숨었다. 소년은 종종 걸음으로 그를 따랐다.


거대한 흰말은 소리없이 걸었다. 소년은 처음보는 광경이 신기했지만 소리없이 걷는 말의 보폭을 따라 잡으려면 달려야했다.


그들이 어떤 장소에 다다랐을때 소년은 그만 바닥에 드러눕고 말았다. 소년의 품에서 빠져 나온 정령은 힐끗 소년을 쳐다보고 루니엔남자를 따라가 버렸다.





- 오랫만이군.


테리오는 불의정령을 보았다. 작고 흐릿한 빛만이 남은 초라한 모습이었지만 주눅들지 않는 표정이었다.


- 오래도 사는군. 루니엔족이란!


뭔가 앙금이 남은 말투였지만 테리오는 개의치 않았다.


정령은 붉게 물든 유리관으로 다가갔다.


- 깨어날때가 지났는데 아직도 깨어나지 않고 있어.


마리엘이 정령을 보며 말을 걸었다.


- 내가 쉴곳이 있나?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한데.


-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이 아이는? 빨리 치료해야 하는거 아냐?


마리엘의 말에 화르륵~ 불길이 치솟는다. 화가 났다는 표시다.


- 치료를 위해서 그래. 혼자 있을 장소 좀 구해줘.


정령은 테리오를 향해 말했다.


- 이 아이를 여태 살려놓은건 나거든? 내가..


- 이쪽으로...


테리오는 마리엘의 말을 막고 불의정령을 다른 방으로 안내했다.


- 나랑 같이 온 아이에게 물과 음식을 좀 주도록해.


- 그러지.





조제프는 카오가 주는 물과 음식을 게걸스럽게 먹었다. 정령의 재촉으로 정말 쉬지도 못하고 하루를 걸어왔다. 말이라도 타고 가자했으나 정령은 눈에 띄지 않아야 한다며 걷게 했다. 고달팠지만 그는 행복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궁 밖으로 나온거였다. 다른 세상에서의 발걸음은 날아 갈 듯이 가벼웠다. 눈에 보이는 모든게 조제프에게는 마냥 신기했다. 같은 풀포기를 보아도 로리엔과는 다른 느낌이었고, 조제프는 그런 색다른 느낌들이 좋았다. 그 느낌들이 그를 자유롭게 했다.


- 넌 누구냐?


카오는 며칠 굶은 아이처럼 먹어대는 조제프가 어떻게 정령을 따라왔는지 궁금했다.


- 전 조제프라고 해요.


- 어떻게 정령을 따라왔지?


- 정령이 제 도움이 필요하다고 해서요.


- 너도 불의아이냐?


- 그게 뭔진 모르겠지만 저희 집안이 대대로 불의정령을 수호신으로 삼고 있대요.


- 그럼 너 로엔 골드문가 아이냐?


- 네..


- 허! 네가 그럼 루리프의 동생이겠구나?


- 우리 누나를 아세요?


눈이 똥그래진 조제프를 보며 카오는 대답했다.


- 네 누나가 여기있다.





조제프는 유리관속에 누워있는 누나를 바라봤다.


다섯살때 헤어진 누나는 이제 기억에 희마하게 잔상만 있을뿐 얼굴조차 기억하기 힘들었다. 맘속으로 잊지 않기 위해 그리던 누나가 지금 눈앞에 있다는게 비현실적으로 느껴졌다. 붉은 기운이 든 유리관속에 누워있는 누나는 창백했다. 조제프는 누나의 모습이 슬펐다. 새신부인 누나가 사경을 헤메고 있는게.. 하지만 죽지 않았다는건 다행이었다. 어머니가 기뻐 할 소식이니까.


그때 푸른빛을 띤 불의정령이 다가왔다. 그는 조제프에게 영롱한 빛을 내는 돌 하나를 건네 주었다.


- 네 형에게 했던대로 똑같이 해라.


조제프는 유리관 뚜껑을 열고 누나의 머리를 들어 벌어진 입속에 돌을 넣고 다시 눕혔다.


- 뚜껑은 열어놓거라.


모두 말없이 루리프를 바라보고 있었다. 붉은 기운이 조금씩 사그라들기 시작했다.


- 내일까지는 깨어날거야. 상처가 깊어.


- 상처는 내가 다 치료했는데!


- 몸에 난 상처는 치유했겠지. 마음이 문제지...


불의정령은 파란불꽃을 일으키며 마리엘을 쏘아보았다.


조제프는 옆구리에 찬 조그만 항아리에서 불꽃처럼 영롱한 무언가를 꺼내 불의정령에게 주었다. 그것을 받아든 정령은 단숨에 그것을 삼켰다.


- 한꺼번에 많은 힘을 썼더니 금방이라도 쓰러질거 같다구! 내게 줄 약은 없나?


불의정령은 마리엘을 보며 물었다.


- 방금 먹은건 뭐야?


- 정령초야. 이걸로는 힘을 내는데 시간이 걸려.


- 쳇! 로얄베리를 먹으면 되겠네!


- 그 맛없는걸? 할 수 없지. 그거라도 먹는 수 밖에.


파란불꽃도 점점 빛을 잃어갔다. 불의정령은 루리프 옆에 누웠다. 불꽃마저도 그의 힘을 소진시키는 거였다.


- 카오. 룬과함께 로얄베리를 따와. 되도록 많이.


- 알겠습니다.


카오는 내켜하지 않는 룬을 눈짓으로 불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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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루니엔 16.02.10 147 1 11쪽
9 로리엔 16.02.10 139 1 6쪽
8 왕의 묘수 16.02.09 188 1 9쪽
7 음모들 16.02.09 81 1 7쪽
6 시작된 감정 16.02.08 190 0 11쪽
5 운명의 불씨 16.02.07 92 0 6쪽
4 첫키스 16.02.05 128 1 6쪽
3 16.02.05 134 1 7쪽
2 저녁 만찬 16.02.04 176 3 10쪽
1 방문객 16.02.04 246 2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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