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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풋님의 서재입니다.

불시착한 김에 행성정복한 썰

웹소설 > 작가연재 > SF, 판타지

레드풋
작품등록일 :
2021.07.26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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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0.05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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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8.07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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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쪽

14화 - 당신들의 이 수호신은 철의 골렘입니까?

DUMMY

014. 당신들의 이 수호신은 철의 골렘입니까?




게 다리 하나를 입에 물고 아리스는 신기한 듯 놀란 표정.

물의 골렘을 열심히 살피고 있었다.

그리고 야심 찬 얼굴로 어딘가 달려갔다.


우당탕탕.

뭔가가 부서지는 소리가 들리더니 그릇 하나를 들고 달려온다.


“히히히”


그릇에서 노란 줄무늬의 작은 열대어 한 마리를 꺼냈다. 골렘의 허리 쪽 제일 물이 풍부한 곳에 풀어 넣었다.


“우와! 된다! 된다아!!”


골렘의 몸에 파고든 열대어는 신기한 듯 헤엄친다. 이곳저곳으로 자리를 옮기며 산호석 사이를 파고들며 돈다.


“이건 걸어 다니는 수족관이야!”

“뉴턴도 울고 가겠네···.”

“이것 봐! 물리 법칙은 개나 줘버려!”


사이오닉 에너지.

그것이 산호석을 기준으로 물의 표면장력을 극한으로 끌어올렸다.


엄청나게 강력한 표면장력의 물을 매개로 한 에너지 생명체가 마력석을 통해 사이오닉 에너지를 소모하며 ‘존재’하고 있다는 것. 그리고 그 존재는 그 힘을 자신의 몸을 구성하고 있는 물과 산호석마저 염력으로 움직여 사람처럼 걷고 뛰게 만든다는 것. 이를 직접 눈으로 겪고 나니 사후세계니, 영혼이니 하는 헛소리들도 사실처럼 느껴졌다. 지금 내 메타인지로 파악할 수 있는 골렘이라는 이 기물의 움직임은 이제껏 배운 내 모든 과학적 사고를 뭉개버렸다.


정령?

웃기지도 않는 이야기이다.

계약이란 것을 스스로 한다.

이놈은 인지능력과 사고체계를 가지고 스스로 움직였다.

텔레파시처럼 머리를 울리는 ‘언어’도 의미화해 구사한다.


‘··· 살아있네.’


이 눈앞의 괴물이 살아있다는 것을 안 순간 깨달았다.

이 별에는 어떤 형태로든 ‘사이오닉 에너지’의 형태로 존재하는 ‘지적 생명’이 있다는 것. 그리고 그 지적 생명체는 마력석을 통해 사이오닉 에너지를 소모하며 현실 세계로 나온다.


바쿠얀에게 물었다.


“이 골렘은 얼마나 살 수 있지?”

“상급 마력석을 먹었지만, 그리 길지는 않소. 한 2주 정도면 마력이 고갈되어 다시 물과 산호석으로 돌아갈 것이오.”

“새 마력석을 주입하면 그 기간은 연장되고?”

“그렇소.”

“부족엔 이런 골렘이 많이 있나?”

“설마···.”


그는 쓰게 웃으며 말했다.


“상급 마력석을 사용하고도 고작 2주의 시간만 부릴 수 있는 권속이오. 그런 고가의 마력석을 단지 골렘 며칠 움직이려고 사용하는 주술사는 없지요.”


즉. 한마디로 효율의 문제.


이 골렘이란 족속은 극악의 에너지 효율을 자랑한다는 것. 난 골렘을 만드는 종류에 관해 물었고, 바쿠얀은 골렘이 물, 불, 바람, 흙, 얼음 이렇게 다섯 가지 형태로 만들 수 있다고 답했다.


“음. 그럼 다른 성격의 골렘도 만들 수 있어?”

“당신이 나에게 준 마력석은 ‘물’의 힘만 있었소.”


음?

마력석도 다 각기 힘의 종류가 다른 건가?

물고기 같은 놈에서 잡아 뽑았으니 물의 힘?


초코가 안개를 만들 때 사용한 마력석은 벌써 그 힘을 절반 이상 사용했다고 들었다. 난 바쿠얀에게 저 골렘에게 마력석을 빼내 주길 바랐다. 그가 권속의 계약을 해지하자 골렘은 다시 물과 산호석으로 변해 바닥으로 무너졌다. 그 사이로 작은 물고기 한 마리가 바닥에서 펄쩍펄쩍 뛰었다. 아리스가 잽싸게 다가와 물고기를 챙긴다.


그가 물었다.


“당신들의 이 수호신은 철의 골렘입니까?”

“음. 설명하지만 길지만, 아니야.”

“그럼···”

“들어보겠어?”

“물론이오.”

“가우시아?”

[네. 항해사님.]

“저 친구에게 로봇공학과 인공지능에 대해서 교육 영상을 좀 보여줘.”

[수준을 말씀해주세요.]

“4~5세 수준부터 순차적으로.”

[알겠습니다.]


우리가 있던 바닥에 순차적으로 화살표가 그려졌다.


[이쪽으로 따라오세요.]

“······.”


가우시아가 움직이는 안드로이드가 바쿠얀을 데리고 숙소용 트레일러로 가자 그 빈 자리를 후다닥 초코가 차지했다.


“저··· 저 큐이릿을 계속 데리고 있을 건가요?”

“음?”

“큐이릿은 아주 포악합니다. 참을성이 없고 난폭하죠. 그들은 수인족을 잡으면 그 시체를 먹기도 한다고 해요.”

“너도 같이 저 친구를 구했잖아? 그는 생명의 빚을 갚겠다고 했고.”

“하지만···.”


가우시아를 통해 확인한 바쿠얀의 마음은 진실 98%. 그리고 방금 보여준 재주는 상상 그 이상. 난 바쿠얀이 마음에 들었다. 이 별의 진실을 알기 위해선 그가 필요했다.


“이미 들어서 알겠지만, 나와 아리스, 헤베 박사 이외에도 4명의 악당이 이 별에 함께 내려왔어. 그중 한 명이 저 친구의 부족을 침략했고. 그는 난민이자 피해자일 뿐이야.”

“하지만 우릴 공격했잖아요.”

“그의 의지는 아니었지. 그도 인질로 잡힌 가족과 부족원을 위해 어쩔 수 없이 행한 일이야.”

“왜 그를 변호하죠? 그의 말을 믿을 수 있겠어요? 거짓이면요? 그는 유일한 생존자고 자신의 생존을 위해서라면 무슨 말이든 할 거예요.”

“왜 그렇게 그를 의심하지?”

“역사 이래로 큐이릿 족은 한 번도 남에게 고개를 숙인 적이 없어요. 제가 배운 것과 달라요. 상식적이지 않으니까요.”

“그렇게나 호전적인가?”

“그들은 절대로 포기하지 않아요. 끝까지 싸우고 죽이죠.”

“음······.”


난 초코의 걱정이 기우이기를 바랐지만, 그렇다고 그 걱정이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알겠어. 그 경고는 새겨들을게.”


내가 안일했다.

안드로이드가 가득 들어찬 이곳에서 그가 무슨 일을 벌일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방심은 금물. 아리스라도 인질로 잡고 설친다면 문제가 커질 수 있다. 내가 그라도 지금은 가만히 엎드릴 때. 어느 정도 정보를 취합하면 기회를 봐서 행동할지도 모를 일이다.


난 그의 언어 번역용 목걸이의 통신을 끊고 새로운 목걸이를 제작했다.

전쟁 포로에게도 국제법상 할 수 없는 목걸이였지만, 지금은 그걸 따질 때가 아니다. 전기 충격과 자폭 기능. 거기에 뇌파로 감정을 읽을 수 있는 추가 기능을 삽입했다. 만약 나나 아리스에게 증오나 분노의 감정을 표출한다면 자동으로 그를 제압하도록. 디자인도 이쁘게.




***




“이건···.”


새 목걸이가 무척 마음에 드는 듯 바쿠얀이 방긋 웃었다.


그의 몸에 주렁주렁 달린 이빨 장신구와 비슷하게 디자인한 목걸이이기에 더욱 마음에 들었나 보다. 미안하게도 내 자폭 명령이면 그 이빨이 누구 목을 뜯어낼지 알지 못한 채 그는 기분 좋은 웃음(그의 기준으로)을 지었다.


“아주 마음에 듭니다. 이전 것은 조금 작았거든요.”

“다행이야. 마음에 든다니.”

“마력이 느껴지지 않는데 이 목걸이가 제 목소리를 바꾸고 있는 게 정말 놀라울 따름이오.”

“그것도 컴퓨터로 만든 기계일 뿐이야.”

“이것도 그 전기의 힘을 이용한다는 것이군요.”


뭔가 깊은 생각에 빠졌던 바쿠얀이 날 보며 묻는다.


“앞으로의 계획은 어떻습니까?”

“나는 이 별에 여기저기 버려진 안드로이드를 찾아 떠날 거야.”

“이 별에 버려져요?”

“우리는 우주에서 왔어. 고장 난 배에서 수많은 안드로이드가 이 별로 떨어졌지.”

“······그렇군요. 그래서······.”

“맞아. 너희 부족을 공격한 무리도 우리 일행 중 하나야.”

“한 배에서 왔지만, 서로 적이란 부분에선 나도 놀랐소.”

“형제들끼리도 항상 싸우지.”

“맞소. 짝짓기의 날엔 피바람이 불 정도지요.”

“짝짓기의 날?”


이 오크의 주술사는 자신의 부족이 가진 ‘짝짓기의 날’이란 문화에 관해 짧게 설명했다. 1년에 한 번, 자유롭게 암컷과 수컷이 짝짓기하는 날. 그날을 기준으로 해 가임기의 젊은 암컷은 아기를 품고, 아이가 태어나면 부족 모두가 함께 키운다. 문제는 가임기의 암컷의 수가 수컷보다 현저히 부족하다는 것. 뭐 내 생각으로는 많다고 달라질 것은 없을 것 같지만.


수컷은 구애하고 암컷은 선택한다.

수컷은 암컷의 그 ‘절대적인’ 선택권에서 해방되기 위해 차라리 투쟁을 선택했다. 암컷에서 선택되느니 차라리 수컷끼리 싸운다.

그게 지구의 자연에서 흔한 서열경쟁.

우두머리 쟁탈전.

가장 강한 유전자가 모두를 얻는다.


이 부족도 가장 강한 전사를 뽑기 위해 싸우고 서열을 정리했다.

수컷이 우두머리가 되기 위한 경쟁은 우월한 유전자를 후대에 남기기 위한 것도 있지만, 짝짓기에 드는 에너지를 일정 시기에 몰아넣음으로써 더욱 생존에 유리하도록 안배한 것.


‘이 행성의 혹독한 자연환경에서 생존을 위해선 필수의 선택이었겠지···.’


문제는 눈을 반짝이며 이 이야기를 듣고 있는 아리스.

그녀의 팔이 날 향해 뻗어 나오려 할 때 나는 냉큼 일어나며 말했다.


“멈춰! 아리스!”

“히이잉!”


이제껏 발라놓은 게살을 그녀의 입에 넣어주곤 말했다.


“바쿠얀은 어떻게 할 생각이지? 혼자서 저 대양을 넘어 부족에게 돌아갈 건가?”

“나는 당신과 당신의 수호자가 다루는 저 기물을 공부하고 싶소. 허락한다면 이 배에 남겠소.”

“너희 부족을 지배 중인 ‘칼리’와 그를 따르는 새 수호자들에 대해서 부족이 걱정되지는 않고?”

“물론 걱정되오. 하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이곳에 있소. 천이백의 전사 중에서 나 혼자 살아남은 이유가 분명히 있을 거요. 당신도 준비가 되면 그와 싸울 게 아니오? 그때까지 여기에서 이 기물들을 배우겠소.”


운명론?

자기합리화?

아니면 등잔 밑에 숨어서 기회를 엿본다?


난 뭐든 상관없었다.

그를 통해 이 별의 정보를 더 얻어내는 것도 나름 득이었고, 목줄을 단단히 채우고 있으니 그가 이빨을 드러낸다 한들 이미 재갈은 물린 뒤였다. 특히 마법에 대한 그의 지식은 나도 연구하고 싶다.


“좋아! 허락하지.”


바쿠얀은 커다란 눈으로 내가 아닌 방금 내 목소리를 흉내 낸 아리스를 바라봤다. 난 어깨를 으쓱해주고 그에게 말했다.


“이 배의 주인은 그녀야. 네가 수호자라고 부르는 저 안드로이드도 모두.”

“그럼 당신은······?”

“난 관리자쯤으로 해두지.”

“아니. 그는 우리 배의 알파 메일(Alpha Male)이야. 나와 짝짓기를 하고 싶으면 레오를 물리쳐!”

“아리스!”


아리스가 우릴 번갈아 쳐다보며 방긋 웃는다.

내가 머릴 절레절레 흔들자 그도 그녀를 애써 무시했다.


“그럼 내가 이 배에 있으면서 지켜야 할 것이 있소?”


대답은 이번에도 아리스.


“아침저녁, 하루 두 번의 목욕. 냄새나는 그 옷도 당장 빨고. 그리고 앞으로 나에 대한 호칭은 ‘마님’으로 통일하도록 해.”

“······.”

“아. 그리고 저기 숨어서 우릴 엿보고 있는 저 귀여운 친구는 먹지 마.”

“히익!”


멀리 트럭 뒤에 숨어 우릴 바라보고 있던 초코가 딸꾹질을 시작했다. 바쿠얀은 그를 흥미롭게 바라보더니 말했다.


“랩소 족. 난 저 랩소 족은··· 먹지 않겠소.”

“먹어 봤나 봐?”

“아니라곤 말 못 하오.”


그가 아리스를 보며 어깨를 으쓱했다.

딱 표정이 주면 먹겠지만, 굳이 찾아 먹진 않겠단 인상.


“이리 와. 초코!”


초코가 덜덜 떨면서 우리에게 다가왔다. 딸꾹질은 여전하다.

아리스는 그 둘을 보며 근엄한 척 말했다.


“너희 둘은 사이좋게 지내거라. 마님의 명령이니라.”


점점 그녀의 병이 심해지고 있었다.




***




“아리스. 돛을 세울 거야. 여기서 기다리기보다는 바다로 움직이려고.”

“목표는?”

“남쪽으로 340km, 거기 심해에 컨테이너 3개가 있어.”

“오케이.”


우리는 각자의 할 일을 향해 움직였다.

우선 내 할 일은 바닷속에 누워있는 170구의 고장 난 안드로이드의 인양.

내 명령에 갯가재 로봇들이 다시 바다로 다이빙을 시작했다.


돛대는 우리가 흔히 보는 타워크레인의 마스트. 격자구조의 골조가 바지선의 중앙에서 솟아올랐다. 마스트를 기준으로 바지선은 다시 바닥을 한층 더 올렸다. 이제 1층은 트럭과 지프, 그리고 운용하지 않는 안드로이드가 쉬고 있는 창고로 변했다. 낙하산으로 급조한 삼각돛. 그리고 돛의 방향을 조정하는 여러 로프가 걸리자 바지선은 대양을 향해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건져 올린 안드로이드는 머리를 교체하고 움직일 수 있도록 준비. 이제 우리 배에는 총 1,784대의 안드로이드가 확보된 상태다. 난 소금 평원의 괴수가 씹다 뱉어 거의 부서져 버린 4대의 안드로이드를 개조해 심해에서 활동할 수 있는 엑소슈트를 만들었다.


심해의 컨테이너를 인양하기 위해 안드로이드와 링크하면 좋겠지만, 컨테이너의 보안프로그램은 명령자의 직접 감촉을 의무화했다. 그러니 나는 몰라도 아리스 만큼은 바다 밑까지 내려가야만 했다.


난 이 심해용 엑소슈트에 짝을 이루어 혹시 모를 괴수의 공격을 대비해서 세 가지를 준비했다. 첫 번째는 초공동 어뢰, 초공동(Supercavitation)이란 물속에서 기포로 작은 막을 만들어 물의 마찰 저항을 현저하게 없애는 기술. 즉, 물속에 공기 풍선을 만들어 그 안에서 달리게 하는 기술이다. 이미 20세기 말에 개발된 기술이니 특별할 것도 없지만, 물속의 괴수를 제압하려면 또 이만한 물건도 없다. 물속에서지만 시속 800km로 날아가는 쇠몽둥이에 처맞고 터져 봐야 정신을 차릴 터.


두 번째로 준비한 것은 에어 포킷 실드(Air-Pocket Shield). 만약 우리가 쏘아 보낸 어뢰의 충격파에 우리가 당하면 그도 우스운 상황. 충격파나 그 밖의 다양한 공격 시, 방어를 위해 공기탱크를 폭발 시켜 주변을 공기주머니로 감싸는 기술. 물과 직접 접촉을 막아주기 때문에 충격파를 어느 정도 상쇄시킬 수 있었다.


세 번째는 인공의 크로마토포레스(chromatophores), 이건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문어’의 피부와 같다. 문어가 빨강, 노랑, 검은색의 색소 주머니를 움직여 자신의 몸을 은신한다면 우리가 만든 인공의 크로마토포레스는 파랑(Cyan), 빨강(Magenta), 노랑(Yellow), 검정(Black). 즉 CMYK 네 가지 색으로 만든다. 즉 우리가 크로마토포레스로 카멜레온이나 문어와 같은 보호색을 표현한다면 바닷속에서 우릴 맨눈으로 구분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었다.


“가우시아?”

[네. 항해사님.]

“폭뢰가 제작 가능할까?”

[자원이 부족합니다. 항해사님]

“바닷물에서 추출하면?”

[48시간 이상 지속해서 추출해야 합니다. 에너지 효율 측면에선 권장하지 않습니다.]

“가는데 3~4일은 걸릴 테니까 되는대로 추출해서 만들어줘.”

[알겠습니다.]


모든 것을 완벽하게 준비한 후, 나는 다시 몰려올 파도를 아메리카노 커피와 함께 기다렸다.


첫 만조의 쓰나미를 만나고 15시간이 지난 지금.

세 개의 달이 하나처럼 포개어진 밤하늘. 대양의 한 가운데에서 두 번째 밀물의 쓰나미가 지나가는 것을 지켜봤다. 그 달빛을 받으며 넓게 올라온 바다는 첫 쓰나미와는 다르게 완만한 율동감을 우리에게 선사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 거대한 율동을 따라 바다의 표면을 감싼 야광 빛의 해파리들은 우리를 또 다른 경외감에 물들게 했다. 마치 은하수처럼 반짝이는 바다는 그 속에 품은 괴수의 본성과는 다르게 너무나도 아름다웠다.




***




항해 3일 차.

우리는 목표했던 대양에 있었다. 정확히는 안드로이드를 실은 컨테이너 3개의 머리 위. 지금 컨테이너는 수심 640m의 심해에 가라앉아있었다.


“가우시아. 소나 반응은?”

[확인해보시겠습니까? 알 수 없는 생물체가 존재합니다.]

“음?”


나는 소나에 표시되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표현된 3차원의 입체영상을 운전석에 영사했다. 그리고 심해에 가라앉아있는 컨테이너선 주위로 유영하고 있는 생물의 모습을 생생하게 지켜볼 수 있었다.


거대한 삼각뿔 형태의 몸체에서 뻗어 나온 8개의 다리. 그리고 몸체에 붙어있는 긴 지느러미. 우리의 눈앞에 몸통 길이 30m, 다리 길이만 150m의 거대한 대왕오징어. 아니 크라캔이 유유히 헤엄을 치고 있었다. 아리스가 날 보며 볼을 부풀렸다.


“레오. 나 오징어가 먹고 싶어요!”


볼을 가득 부풀린 귀여운 척.

왜 저 말이 안 나오나 했다.


“질기지 않을까?”

“나 이빨 튼튼하거든?”


그때 그놈을 향해 거대한 무언가가 다가간다.


으음?

혹시, 이건 향유고래와 대왕오징어의 싸움?


“가우시아! 돛 올려!!”

[알겠습니다. 항해사님.]


저놈들 싸움에 새우 등 터질라!

난 미친 듯 갑판으로 뛰쳐나갔다.




부족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선작과 추천은 무명의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덧글로 따끔하게 부족한 부분도 지적바랍니다.


작가의말

오늘은 날이 더우니까 오후 늦게 한편 더 달려보겠습니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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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46화 - 골렘(3) +9 21.09.04 376 13 13쪽
46 45화 - 바닷속 결투 +8 21.09.03 397 12 13쪽
45 44화 - 붉은 보주 +6 21.09.02 406 15 15쪽
44 43화 - 와이번 +4 21.09.01 389 11 13쪽
43 42화 - 골렘(2) +10 21.08.31 437 17 13쪽
42 41화 - 골렘(1) +4 21.08.30 444 18 13쪽
41 40화 - 치유의 신전 +8 21.08.29 447 14 13쪽
40 39화 - 제2쉘터 아사스 (2) +4 21.08.28 472 16 16쪽
39 38화 - 싱크로율 +5 21.08.27 452 17 11쪽
38 37화 - 구출 (4) +8 21.08.26 439 18 12쪽
37 36화 - 구출 (3) +6 21.08.25 444 16 13쪽
36 35화 - 구출 (2) +10 21.08.24 461 19 14쪽
35 34화 - 구출 (1) +6 21.08.23 455 16 14쪽
34 33화 - 흡혈충 +8 21.08.22 502 13 14쪽
33 32화 - 제2쉘터 아사스 (1) +6 21.08.21 487 16 14쪽
32 31화 - 아누카 (2) +8 21.08.20 496 20 11쪽
31 30화 - 아누카(1) +4 21.08.20 491 13 13쪽
30 29화 - 명령권자 신규 등록 +9 21.08.19 555 13 19쪽
29 28화. 그렇다면 재능을 한 가지 설정하시죠. +10 21.08.18 536 15 16쪽
28 27화 - 그래도 무척 절박했을 것 같지 않아? +10 21.08.17 515 20 16쪽
27 26화 - 이제 넌 내꺼야. +4 21.08.16 554 19 17쪽
26 25화 - 왜? 아쉬워? 좀 더 기다려 줄 걸 그랬나? +6 21.08.15 542 16 15쪽
25 24화 - “한 놈도 빠뜨리지 말고 모두 잡아라. 알겠지?” +8 21.08.14 579 17 14쪽
24 23화 - 크크크! 이거 너무 재밌잖아. +9 21.08.13 588 20 16쪽
23 22화 - 나야, 매튜, 너희들이 우주에 버린 요리사. +4 21.08.12 619 24 19쪽
22 21화 - 저 아이의 줄기세포를 추출해 줘. +10 21.08.11 594 2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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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15화 - 지금 너한테 깔린 모드가 총 몇 개니? +12 21.08.07 725 22 15쪽
» 14화 - 당신들의 이 수호신은 철의 골렘입니까? +6 21.08.07 748 28 17쪽
14 13화 - 최초 모델의 출력까지 2시간 12분이 소요됩니다. +4 21.08.06 751 30 13쪽
13 12화 - 아무튼 고맙군. 좋은 몸을 새로 주어서 말이야. +6 21.08.05 810 29 2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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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2화- 안전할 것 같은 착륙지를 스캔해줘 +24 21.07.26 2,682 86 18쪽
2 1화 - 불시착 +18 21.07.26 3,379 111 19쪽
1 프롤로그 - 무섭도록 평범한... +30 21.07.26 3,961 125 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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