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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풋님의 서재입니다.

불시착한 김에 행성정복한 썰

웹소설 > 작가연재 > SF, 판타지

레드풋
작품등록일 :
2021.07.26 15:13
최근연재일 :
2021.10.05 16:22
연재수 :
4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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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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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84
글자수 :
331,962

작성
21.08.08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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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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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6쪽

16화 - 그 지형은 유독 유별났지······

DUMMY

016.


[아아앗! 레오!!]


통신을 통해 들려온 아리스의 비명.

내가 놈을 발견하는 것보다 아리스의 관찰이 더 빨랐다.

난 발이 붙들린 상태로 넘어지며 주르륵 딸려 들어갔다.


“으아아아악!”


제트추진의 원리.

놈이 주둥이로 뿜어내는 물 때문에 바닥의 펄이 뿌옇게 뒤집힌다.

시계는 제로. 그 무엇도 볼 수 없었다. 단지 거대한 발들이 하나둘 감겨오는 느낌.


“제기랄. 당할 거 같냐?”


난 등 뒤에 있는 무기부터 꺼내 들었다.


가위.


거대한 날이 앞뒤로 달린 긴 X자. 가위의 끝은 물체가 빠져나가지 못하게 독수리 부리처럼 양 끝이 휘어있다. 난 그 가위로 다리를 묶고 있는 놈의 촉완부터 잘라냈다.


찰칵!찰칵!

부르륵! 구륵!


다리를 잘라내자 놈이 뿜어낸 검은 먹물이 주위를 감싼다. 그리고 놈의 몸통이 짐버를 덮치듯 공격한다. 난 흡반이 달라붙은 다리들을 쳐내며 놈의 주둥이부터 찾았다.


“이노옴!!”


촉완의 한 가운데, 마치 앵무새 부리 같은 놈의 검은 입이 날 부수기 위해 움직이고 있었다. 난 네일건용 에어 탱크를 꺼내 들고 밸브를 열었다. 그리고 수리 로봇의 손을 강제로 놈의 입에 쑤셔 넣었다.


부르르르륵!

과직!


로봇팔이 부리에 끊어진다. 동시에 내 손도 에어 탱크의 밸브를 부쉈다. 곧 놈의 입에선 부글부글 기포가 뿜어 나왔고 몸통부가 풍선처럼 커졌다.


그륵! 그르륵!


놈이 괴로움에 몸을 비틀었지만, 몸이 공기에 차 불룩하게 부력을 얻자 천천히 상승하기 시작했다. 난 계속 짐버의 몸을 감싸는 놈의 다리를 끊어냈다.


“주문하신 택배 올라갑니다!”

[뭐? 레오! 괜찮아?]

“당연히 괜찮지. 신선한 오징어 배달이오!”

[뭐야! 저건 못 먹는다며!]

“아. 맞다!”

[레오! 장사 그따위로 할 거야?]

“반품은 안 됩니다.”

[환불해! 이딴 걸 누가 먹어!]

“뭐든 잘 먹으면서. 독이 조금 있지만, 톡 쏘는 맛이 일품일 겁니다.”

[뭐래! 흥! 거기서 올라올 생각은 꿈도 꾸지 마!]

“···고갱님?”


심해에 있던 공기라면 수압이 줄어드는 것과 비례해 부피도 팽창한다.

놈은 점점 위로 올라갈수록 더욱 빵빵하게 커지며 괴로움에 꿈틀거렸다.

그리고 수면에 도달하기 직전


펑!


내장과 검은 먹물을 사방에 뿌리며 폭발했다.


[레오! 이게 뭐야!]

“왜?”

[터졌어!]

“와! 예상은 했지만, 진짜?”

[그러니까 택배 배상 책임져! 뽀뽀로 환불!]

“앗. 저기 컨테이너 보인다.”


난 웃으며 슬쩍 통신을 꺼버렸다.




***




놈을 해결하자 컨테이너의 인양은 순조롭게 이루어졌다.

아직 낙하산과 로프가 붙어있다. 그 안에 부력을 만들 공기주머니만 몇 개 집어넣으면 되었다.


천천히 떠오르는 컨테이너에 매달려 올라가자 주위는 온통 물고기들.

폭발한 대왕오징어 덕분으로 포식하는지 정신없이 입을 놀린다.

독이 있다던데··· 저놈들 죄 죽는 거 아니야?


아니나 다를까.

복어 독, 테트로도톡신을 처먹은 물고기들이 배를 하얗게 뒤집는다.

죄다 죽어 나가기 시작했다.


“가우시아?”

[네. 항해사님]

“저 오징어에게서 나온 독 말이야. 테트로도톡신.”

[말씀하시죠. 항해사님]

“그걸 우리 화살촉새 드론과 초공동 어뢰에 넣어서 새로 만들어 줄 수 있을까?”

[물론 가능합니다.]

“그럼 부탁해. 이걸 수거해서 테트로도톡신만 정제하고, 죽은 물고기는 바이오 연료로 활용하자.”

[알겠습니다.]


새로이 합류한 1,500대의 안드로이드.

그리고, 어제 잡은 고래부터 대왕오징어와 터진 오징어 처먹다 죽은 물고기까지. 우린 바이오디젤과 합성 글리세린을 넘치도록 생산했다. 질산과 몇 가지 산화물만 추가하면 니트로글리세린 같은 화약을 제조하는 거야 식은 죽 먹기. 금속만 있으면 재래식 화약 무기를 충분하게 만들어둘 생각이었다.


인양한 컨테이너와 고래에게서 나온 단백질과 지방을 활용한 고분자 폴리머로 바지선의 넓이도 늘렸다. 새로 얻은 낙하산은 다시 삼각돛으로 재활용. 돛대도 하나가 더 늘어난다.


“돛 올려!”

[알겠습니다.]


다음 목적지를 향해 우리는 다시 항해를 시작했다.




***




함선의 요리장이자 소설가 그리고 ‘네오이데아’의 2급 시민인 매튜는 지금 자신의 눈을 의심했다.


눈 덮인 산에서 백기를 들고나왔다. 자신을 죽이려던 전사들을 만났다. 놈들을 회유했다.


너희와 싸울 이유는 없다.

그러니 날 너희 왕에게 안내해라.


흥분한 놈들은 전사의 명예를 운운하며 여러 약속을 종용했고 매튜는 흔쾌히 그 조건들을 수락했다.


‘흥! 말로 하는 약속을 믿다니. 순진하고만.’


산에서 내려오니 넓은 평원은 농사를 위해 알맞게 분할되어있고 수로와 도로도 잘 정비되어있었다. 대로의 중간엔 높게 탑들이 세워져 농지와 도로를 보호했다. 탑의 꼭대기에는 거대한 발리스타. 창만큼이나 커다란 살을 하늘을 향해 쏠 준비를 마치고 있었다. 그런 풍경을 보며 며칠을 가자 멀리 거대한 성의 모습이 보였다.


중세의 거대한 도시, 아니 성의 문을 지나며 그는 지금 이곳이 외계의 행성인지 아니면 지구의 중세시대인지 잘 구별이 되질 않았다. 하지만 다른 것이 있다면 자신과 자신을 호위하듯 사열한 전사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는 시민들. 클론이라고 하기엔 얼굴의 형태가 너무나 다채롭다.


이상한 것은 시민들 이마에 작게 숫자 같은 것들이 새겨져 있다는 것. 하지만 변별을 위한 것은 아닌 듯 모두가 같은 숫자. [4783]이었다.


‘이 정도 넓이면 대략 인구는 10만 정도 되려나?’


그는 자신을 호위 중인 안드로이드를 바라봤다.

자신을 구경하는 사람들은 안드로이드를 보자 모두 무릎을 꿇거나 경배하듯 절을 하는 모습. 그리고 그 모습에 분노한 전사들이 그들을 밟거나 제지했다.


“무슨 짓이냐! 누구에게 숭배의 절을 하는 것이냐!”

“하지만 저 앞의 분들은 황제와···”

“여기 이들은 황제가 아니다! 예배를 거둬라!”


‘황제? 흠···. 뭐지?’


저 클론 시민들이 안드로이드를 향해 절을 한다?

매튜는 지금 이 도시에서 돌아가는 모습이 흥미진진했다.

끝없이 줄을 맞춰 자신의 뒤를 따라 들어오는 1,500대의 안드로이드의 위용에 겁을 먹기 시작하는 시민들의 모습도 즐거웠다.


도심을 가로질러 도착한 곳은 호화로운 궁전. 황제가 기거할 듯한 내성이었다. 성의 문이 열리며 휘황찬란한 갑옷을 차려입은 한 무리의 기사가 나타났다.


그들이 나타나자 자신을 호위하던 전사들이 물러난다.


“멈추라!”

“근위대장님을 뵈옵니다.”

“이들이 별에서 온 자인가?”

“그렇습니다.”


근위대장으로 보이는 자가 매튜를 향해 말했다.


“이곳은 신성한 황제 아누카 4783님의 성이다. 꿇어라.”


하지만 매튜는 멈추지 않았다.

그는 근위대장을 지나쳐 내성의 마당까지 천천히 걸었다. 황당한 얼굴의 근위대장. 매튜는 천천히 돌며 궁성의 모습을 관찰했다.


“멋진 곳이군.”

“미친···! 끓으란 말 못 들었느냐? 난 이곳 엘리아람의 방위를 책임지고 있는 근위대장 쿠룬 엘코넬이다.”

“그래?”

“위대하신 황제를 알현하고 싶다면 그에 상응하는 예의를 갖추어야 할 것이다.”

“그래서 꿇어라?”

“말로 해서는 못 알아듣는 모양이군!”


매튜가 비릿하게 웃었다.

산 위에서 전사들이 어떻게 죽고 얼마나 당했는지는 아직 보고하지 않은 모양. 그가 자신을 여기까지 데려온 지휘관의 얼굴을 보자 그가 당황한 듯 시선을 피한다.


“성이 참 이쁘군. 아주 마음에 들어!”

“정말 실력을 보여야 말을 듣겠는가!”

“실력이라. 그거 보고 싶군.”


어느새 나타난 안드로이드들이 부채꼴로 펼쳐지며 근위기사들을 제압했다. 기사들을 죽이지는 않았지만, 대번에 어깨를 뽑고 뼈를 부러뜨렸다.


“으아아악!!”

“크악!”


근위대장이 매튜를 보며 다그쳤다.


“이게 무슨 짓이냐! 얌전히 황제를 알현하겠다고 하지 않았느냐!”

“너희는 좀 멍청하군.”

“뭐?”

“말로 한 약속을 믿을 수 있다고 생각한 거야?”

“당신의 말에는 명예가 없나?”

“훗. 명예라. 그래. 그런 건 개나 줘버려. 어디 이왕 왔으니 황제란 자의 얼굴이나 한번 보자.”

“무례하다!”

“큭! 무례라······. 정말 무례가 뭔지 보여줘야겠군.”


그의 뇌에 박혀있던 네오이데아의 나노 머신이 자신의 바로 옆에 서 있던 안드로이드와 링크했다. 그의 의식이 분화되며 안드로이드로 파고든다.

그가 움직이는 대로 안드로이드도 움직인다.

그는 이제 하나이자 둘이었다.

그가 허공에 손을 뻗자 옆에 선 안드로이드가 근위대장의 목을 콱 움켜쥐었다.


“크헉!”


매튜가 손을 하늘로 올리자 안드로이드가 같은 자세로 근위대장을 하늘 높이 들었다.


“으으윽!”

“감히 클론 주제에 나보고 무례하다?”

[감히 클론 주제에 나보고 무례하다?]


매튜와 안드로이드의 입에서 동시에 질문이 나왔다. 그를 바라보는 근위대장의 눈은 분노로 붉게 물들어있었다. 그가 젖 먹던 힘까지 펼쳐 안드로이드를 발로 쳐냈지만, 안드로이드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황제는 어디 있나? 저 궁에 있겠지?”

[황제는 어디 있나? 저 궁에 있겠지?]


매튜와 안드로이드가 그에게 물었다.


“크으으윽!”


그가 졸린 목을 무시하고 손을 흔들었다. 그러자 뒤편에서 굉음이 터져 나왔다. 순간적으로 안드로이드 여럿이 튀어나와 번개처럼 매튜의 몸을 감쌌다.


퍼어엉!!


매튜에게 날아온 포탄을 안드로이드가 몸으로 막았다. 가슴이 한 움큼 찌그러진 안드로이드가 비틀비틀 쓰러지자 다른 안드로이드가 그 쓰러진 안드로이드를 멀찍이 던져버렸다. 던지기가 무섭게 안드로이드가 폭발한다.


“하! 여러 가지 준비는 했나 봐?”


그가 돌아보자 저 내성의 위쪽 계단 위에는 수십 대의 대포가 자신을 향해 하얀 연기를 뿜어내고 있었다. 다급하게 대포에 화약을 채우는 병사들이 보였다.


그때 다급한 기계음이 들렸다.


[멈추라!]


기계음?

포병들의 한가운데 예복을 갖춰 입은 구형 안드로이드가 삐걱거리며 다급한 모습으로 걸어 나왔다. 그 안드로이드를 따라 수십의 여인이 깊게 고개를 숙이고 뒤를 따른다. 마치 황제의 행렬. 안드로이드의 머리엔 [4783]이란 고유 넘버가 새겨져 있었다.


“와! 진짜 안드로이드가 있었네?”

[와! 진짜 안드로이드가 있었네?]


안드로이드 [4783]이 물었다.


[당신은 인간이오?]


매튜는 계단 위에 서 있는 안드로이드를 바라보며 말했다.


“그럼 내가 원숭이로 보여?”

[······.]


당황한 것인지 기쁜 것인지 알 수 없는 표정.

안드로이드 4783이 천천히 계단을 내려온다.


“로봇이 황제였어?”

[그렇습니다.]

“나야 인간이지. 넌 로봇 원칙은 기억하고 있냐?”

[물론입니다.]

“네 주인은?”

[사망하였습니다.]


사망이란 소리에 매튜의 눈이 빙그레 반달을 그렸다.


“좋아. 그럼 소유자 미상의 로봇에 대한 임시 명령권자로 나를 설정하겠다. 이전 소유자의 적정 상속자가 나타나기 전까지 너의 명령권자로서 날 등록하고 그동안 널 활용할 수 있겠나?”


안드로이드의 눈이 빠르게 깜빡인다.

놈이 가지고 있는 AI가 낡은 ‘로봇 운영원칙’을 검토하고 자신의 현 상황에 맞춰 결과를 도출하는 상황. 하지만 기다리는 시간이 그리 길지는 않았다.


[당신이 본 기체의 전 소유자의 적정 상속자가 나타났을 때, 그 즉시 소유권 이전을 확약하고 본 기체의 유지보수에 적정한 노력을 행하며, 본 기체를 활용 시 ‘로봇 운영원칙’을 지킨다면 당신을 상속자를 찾는 동안의 임시 명령권자로서 등록하겠습니다. 확약하시겠습니까?]

“확약하지!”

[녹화되었습니다. 이제 당신이 본 기체의 임시 명령권자입니다.]


매튜는 자신의 소유가 된 구형 안드로이드[4783]을 바라보며 비릿하게 웃었다. 경계심 가득 상황을 바라보던 주위의 기사들과 포병들이 어리둥절한 모습으로 황당해하는 표정에 그는 광포하게 웃었다.


“크하하하하”


양손을 넓게 펼친 그가 안드로이드[4783]을 보며 물었다.


“자! 이제 내가 황제다. 그리해도 되겠지?”

[그렇습니다.]

“그럼 꿇어! 이 개새끼들아!”


어리둥절해 하는 기사와 전사들을 항해 안드로이드[4783]이 말했다.


[꿇어라. 나의 백성들아.]


주위를 둘러싼 클론들이 모두 무릎을 꿇자 매튜는 안드로이드에게 다가갔다. 그러자 안드로이드도 자연스러운 모습으로 그를 향해 무릎을 꿇었다.


“크하하하. 그동안 클론을 부리며 황제 질이나 하고 있었냐?”

[그렇습니다.]

“진짜 막장 드라마도 이런 개막장이 따로 없네?”

[전 소유자의 명령이었습니다.]

“너 몇 살이야?”

[1,717살입니다.]

“뭐?”


매튜의 눈이 크게 떠졌다.

자신의 기억으론 저 구형 안드로이드의 생산 연도는 아무리 길게 잡아도 300년. 그의 머리가 한없이 복잡해지기 시작했다.




***




“육지다!!”


거의 5일간의 항해를 마치고 육지에 도착한 바지선. 그 바지선 앞에는 길게 이어진 섬이 보였다. 펄 속에 깊게 뿌리를 박아 넣은 맹그로브 나무와 넓게 펼쳐진 숲이 보였다. 날씨도 점점 더워져 이젠 거의 열대의 기후. 수심이 낮아지자 우린 펄에 갇힌 신세가 되었다. 아리스가 걱정 어린 시선으로 날 본다.


“어쩌지? 이래선 도저히 움직이지도 못하겠는데?”

“날아가야지.”

“날아?”

“아주 살짝.”


이런 늪지를 달릴 수 있는 것은 수륙양용의 호버크래프트밖엔 없다. 몸체의 주위로 스커트를 두르고 강력한 바람으로 기체를 띄워 달리게 만드는 상황이 아니라면 움직이기에 달리 방법이 없었다.


“또 바꿔?”

“어쩔 수 없잖아.”


우린 바지선 위에서 공사를 시작. 트럭부터 호버크래프트로 개조를 시작했다. 그렇게 한참 공사를 하고 있을 때 오랜만에 헤배 박사에게서 통신이 들어왔다.


[이젠 통신도 쉽지 않군. 거리가 상당히 떨어졌어.]

“머리 위로 우주선이 지나갈 때만 가능하죠.”

[그럼 2분 밖에 시간이 없으니 내가 데이터를 보낼게. 아주 큰 문제가 생겼어.]

“문제요?”

[요약하자면 이거네. 자네 머리 위에 태양 보이나?]

“네.”

[그게 쌍성이야.]

“예?”

[지금은 우리 눈에 보이진 않지. 태양에 가려 있거든.]

“아.”

[그리고 반대편에 있는 작은 태양이 펄사(pulsar)를 뿜어낸다는 걸 본선이 알아냈어.]

“그럼 가려있는 쌍성이 중성자별이란 말입니까?”

[그렇지.]

“어떤 문제가 있죠?”

[정확하진 않지만, 이것도 달과 같아.]

“네?”

[세 달의 중력은 조력을 끌어올려 쓰나미를 만들었지만, 저 중성자가 우리 쪽에 오면 약하지만 중력 렌즈 효과가 나타날 거야.]

“헉!”

[계산상의 피해 범위는 반경 300km 정도네.]

“언제죠?”

[두 달 뒤. 피할 수 있는지 봐야지.]

“알겠습니다. 데이터는 확인해보겠습니다.”

[조심하고 이제 곧 통ㅅ··· ]


2분의 짧은 시간 통신이 끊어졌다.

아리스가 웬일로 통신의 내용을 이해했는지 푸념을 늘어놓았다.


“쓰나미 피했더니 이젠 돋보기로 지져지는 개미 꼴이야?”

“위치가 여기는 아닐 수도 있어. 반경 300km가 넓어 보여도 행성단위라면 좁거든.”

“어쨌든 이 별은 개기 일식을 보는 순간은 죄다 타죽는다는 이야기잖아?”

“그건 그렇지.”

“하아. 여기··· 팔아먹기엔 하자가 너무 많은 별이다.”

“그래도 숨을 쉴 수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해야지.”


난 하늘의 태양을 바라보았다.

지구에서 보는 태양과는 다르다.

두 배는 크고, 두 배는 붉다.

그리고 저 큰 태양의 뒤로 아주 작고도 무거운 별이 숨어서 우릴 기다리고 있었다.


“후우.”


첫 하강 때 우리가 보았던 스펀지처럼 구멍이 숭숭 뚫려있던 지형이 생각났다.


‘그 지형은 유독 유별났지······.’


생각보다 이 별의 테라포밍이 쉽지 않다고 느꼈다.

만약 그 지형이 중성자별이 생성한 중력 렌즈에 의해 태양광에 지져져서 녹아내린 거라면? 그땐 정말 지옥이 따라 없다.


‘물과 불의 지옥이라···.’


나는 뜨거운 아열대의 태양 아래 등골이 서늘해지는 생경함을 경험했다.




부족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선작과 추천은 무명의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덧글로 따끔하게 부족한 부분도 지적바랍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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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6

  • 작성자
    Lv.73 사무치다
    작성일
    21.08.08 17:47
    No. 1

    근데 또 적응하면 살만한 것 같기도 하고요 ㅎㅎ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9 레드풋
    작성일
    21.08.08 17:49
    No. 2

    네. 여러가지로 개발할 것이 많은 별로 꾸미고 싶네요. 즐겁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영협
    작성일
    21.08.09 16:05
    No. 3

    안드로이드 빨리 수거하고 타 행성으로 터터=3=3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49 레드풋
    작성일
    21.08.09 16:24
    No. 4

    우주선을 만들기에는 아직 갈길이 멉니당. 감사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풍뇌설
    작성일
    21.09.03 20:01
    No. 5

    300년전 탐사대?는 이행성에 잘 알아보지도 않고 도시부터 만들었네요. 쥔공이야 다 부서져서 급해서 빨리내려왔다쳐도 걔들은 모선도 멀쩡했던거 같은데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49 레드풋
    작성일
    21.09.03 20:39
    No. 6

    설정상 이 행성이 첫 행성은 아닌 탐사대였으니, 좀 지구에 근접한 행성에 달아올랐다고 표현해야 맞을 거 같아요. 그리고 모선의 에이아이는 계속 위험 신호를 보냈었습니다. 채킹을 안한 것이 문제였죠.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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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23화 - 크크크! 이거 너무 재밌잖아. +9 21.08.13 586 20 16쪽
23 22화 - 나야, 매튜, 너희들이 우주에 버린 요리사. +4 21.08.12 617 24 19쪽
22 21화 - 저 아이의 줄기세포를 추출해 줘. +10 21.08.11 592 21 13쪽
21 20화 - 금안의 아이가 태어났소! +9 21.08.10 640 24 12쪽
20 19화 - 함장님의 바이탈 사인에 이상이 있습니다. +12 21.08.09 626 24 14쪽
19 18화 - 하아. 이 새끼···. 내 이럴 줄 알았지. +4 21.08.08 627 24 16쪽
18 17화 - 모두 무기 버리고 꼼짝 마! +6 21.08.08 659 19 13쪽
» 16화 - 그 지형은 유독 유별났지······ +6 21.08.08 654 23 16쪽
16 15화 - 지금 너한테 깔린 모드가 총 몇 개니? +12 21.08.07 724 22 15쪽
15 14화 - 당신들의 이 수호신은 철의 골렘입니까? +6 21.08.07 746 28 17쪽
14 13화 - 최초 모델의 출력까지 2시간 12분이 소요됩니다. +4 21.08.06 750 30 13쪽
13 12화 - 아무튼 고맙군. 좋은 몸을 새로 주어서 말이야. +6 21.08.05 808 29 22쪽
12 11화 - 딱 봐도 개발자네. +8 21.08.04 832 32 16쪽
11 10화 - 으악! 이게 뭐야? +7 21.08.03 864 34 21쪽
10 9화 - 잠깐 이 데이터를 살펴봐 주세요. +12 21.08.02 903 30 20쪽
9 8화 - 어디가 하늘이고 어디가 땅일까? +6 21.08.01 933 33 16쪽
8 7화 - 전투는 때려치우고 소설을 쓰고 싶어졌다. +16 21.07.31 1,026 33 15쪽
7 6화 - 클론 배양기의 준비가 완료되었습니다. +14 21.07.30 1,201 39 15쪽
6 5화 - 언제 출발할 수 있는데? +22 21.07.29 1,459 53 21쪽
5 4화 - 외계 종족의 언어 구조와 해독이 완료되었습니다. +14 21.07.28 1,625 62 13쪽
4 3화 - 이 생명체가 지구와 똑같다고? +10 21.07.27 2,090 65 15쪽
3 2화- 안전할 것 같은 착륙지를 스캔해줘 +24 21.07.26 2,671 86 18쪽
2 1화 - 불시착 +18 21.07.26 3,354 111 19쪽
1 프롤로그 - 무섭도록 평범한... +30 21.07.26 3,935 125 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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