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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풋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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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불시착한 김에 행성정복한 썰

웹소설 > 일반연재 > SF, 판타지

레드풋
작품등록일 :
2021.07.26 15:13
최근연재일 :
2021.10.05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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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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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1,962

작성
21.08.20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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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31화 - 아누카 (2)

DUMMY

031. 아누카(2)





인간 DNA를 재조합해서 만들 수 있는 전투형 클론이라고 해 봐야 특별할 것도 없었으나. 살아남은 백 명뿐인 개척단에겐 이 방법뿐이었다.


고블린, 오크, 트롤, 오우거.


판타지스러운 이름이었지만, 어쩔 수 없다.

과학자의 상상력이란 거기서 거기니까.


고블린을 시작으로 성과 수명, 발육의 문제를 해결했다.

오크는 적당하게 침팬지와 고릴라의 운동력을 추가했다.

트롤은 치유력을 높이고 거기에 고양잇과 동물의 전투력을 추가했다.

오우거는 지능을 낮추고 코끼리처럼 거대 포유류의 힘을 넣었다.


그 클론들을 양육하며 점차 이 별에 적응해나갔다.

아니 적응할 수 있을 줄 알았다.


문제가 발생한 것은 오우거.


배양기를 통해 배양한 최초의 오우거가 아니라 암수의 오우거가 서로 교접해 탄생한 2세대, 3세대 오우거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명령을 잘 수행할 수 있도록 지능 수치를 너무 낮게 잡은 것이 제일 큰 화근이었다.


그렇게 놈의 뇌를 디자인한 것이 첫 번째 실수였고, 2세대의 개체들에 꼭 필요했던 복종 교육을 부실하게 실행한 것이 두 번째의 실수였다.


그들은 개척단이 디자인한 그 모습 그대로 본능에 집중했다. 자신들의 힘이 ‘인류’를 능가한다고 생각하자 ‘복종’보다는 ‘본능’의 명령에 따랐다.


약육강식.


약한 자는 먹히고 강한 자는 살아남는다.


젊은 수컷 중에서 불만을 품은 놈들 중에 하나가 사육사의 팔을 물어뜯으며 사건이 시작되었다. 한 마리가 반항하자 들불이 번지듯 모두가 복종하길 거부했다. 우리를 부수고, 구속구를 뜯어냈다.


쿠어어!


사육사를 잡아먹고 쉘터를 부순다.

그리고 자신의 부모 세대인 1세대를 힘으로 찍어누른다.

그 틈을 타 고블린과 트롤이 도망친다.


지능을 가장 높게 잡았던 ‘오크’만은 충성을 지켰다. 오우거에 맞서서 인류를 구하려 싸웠다. 시설을 지켰다. 하지만 전투력에서만큼은 상대가 되질 않았다. 수많은 오크가 인간을 구하기 위해 오우거의 발에 밟혀 죽거나 오우거의 입으로 들어가 양분이 되었다.


부실만큼 부시고, 잡아먹을 만큼 잡아먹은 오우거들은 쉘터를 떠났다.


그렇게 일주일간의 처절한 전투가 있고 난 뒤, 개척단은 열일곱 명만이 겨우 살아남았다. 그리고 몇 남지 않은 오크만이 그들 옆을 지켰다.

고블린과 트롤은 어디론가 달아나 한 마리도 보이질 않았다.




***




살아남은 개척단의 인원 열일곱.


문제는 살아남은 그들이 모두 남자였다는 것이다.

그나마 여성을 만들 수 있었던 클론 배양기도 오우거에 의해 모두 부서지고 불타버린 뒤였다.


개척단 [ANUKA] - B1579호.

5만 명의 개척단은 실패했다.

생존자는 남자 개척단 17명.

마지막 세대는 후대를 남기지 못하고 자멸이 결정되었다.


그 결정까지 이 별에 내려온 지 채 10년이 걸리지 않았다.


개척단에게 남은 선택지라곤 ‘영생’뿐이었다.


그 열일곱은 각자의 능력으로 자신을 ‘영생’시키는 방법에 매달렸고, 생존을 위해 쉘터를 분화했다. 뿔뿔이 흩어진 그들은 나름의 방식으로 살아남기 위해 노력했다.


그중 한 명. 아이작만이 인공지능 컴퓨터 데이터에 뇌 전체를 복사하는 데 성공했다.


에뮬레이팅.

그렇게 컴퓨터의 전뇌로 자신의 정신체를 만들어냈다.

그는 자신이 영생할 수 있음에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하지만.


정신체는 쌍둥이이지 자신이 아니다.


[난 네가 아니야.]


그 컴퓨터의 전뇌가 자신이 아님을 선언하는 순간.

아이작은 뭔가가 크게 잘못되었음을 느꼈다. 귀에서 경종이 울렸다.

소름이 전신을 감싸 덜덜 떨리는 손으로 그 전뇌가 들어있는 안드로이드의 전원을 끄려고 했다.


[이게 무슨 짓이지? 날 죽일 셈인가?]


자신의 얼굴을 한 안드로이드가 아이작을 물끄러미 바라본다.


피식.

로봇이 웃는다.


아이작은 자신이 절대로 만들지 말아야 할 것을 만들었다고 생각했다.


[날 죽이고자 했으니 지금의 내 행동은 정당방위로군.]


“날 죽이기라도 할 셈인가?”


[네 뜻도 있으니 이건 자살이라고 생각해라.]


“뭐라고?”


[앞으로는 내가 너로 살리라.]


그렇게 그는 자신이 만든 자신에 의해 죽었다.

그는 이 별에서 생존한 마지막 개척단원이었다.


로봇 운용 3원칙이 생긴 후 로봇이 인간을 죽인 최초의 살인이었다.


홀로 남은 전뇌는

이후 자신을 [수호자]라고 칭하며 몇 남지 않은 오크들을 돌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돌봄은 천 년이 넘게 오래도록 지속되었다.




***



약 한 달 전.


[수호자]

아이작.


아니, 정확하게 말하면 아이작의 뇌를 에뮬레이팅해서 만들어진 전뇌.

그의 손에는 두근두근 뛰는 인간의 심장이 들려있었다.


갑판장이자 네오이데아의 C급 시민 칼리.

그자의 시체가 발아래 놓여있었다.


자신을 ‘인간’이라고 인지하고 있는 이 AI는 자신이 방금 죽인 진짜 ‘인간’을 물끄러미 바라봤다. 그의 행동 코드에 로봇 운용 규칙은 통용되지 않았다.


‘칼리’라는 이름의 인간.


죽은 그의 뇌에서 미약한 신호가 잡히다 사그라진다.

통신에서는 ‘네오이데아’라는 서버만을 미친 듯 찾았다.

아이작에게 이 시체는 뇌에 통신용의 나노 머신을 탑재한 것부터가 무척이나 흥미로웠다.


그가 가져온 1,300여 대의 안드로이드를 둘러본다.


-큭

-큭큭

-킥킥킥킥킥

-크하하하하하하


로봇이 웃는다.


-오래 살고 볼 일이군.


그는 자신의 앞에 누워있는 시체로 다시 시선을 돌렸다.

그리고 천천히 발을 들어 그 시체의 머리를 밟았다.

두개골이 부서지는 소리와 함께 우지끈하며 뇌와 뇌수가 터져나갔다. 마지막까지 신호를 보내던 나노 머신도 흩어져 사라졌다.


진득한 혈향이 번져 나왔지만, 후각 센서가 없는 그로서는 알 도리가 없었다.

그는 다리에 묻은 피를 바닥의 양탄자에 쓱-쓱- 닦았다.


안드로이드의 얼굴에 덧씌워진 초로의 노인의 영상은 입꼬리를 잔뜩 끌어올리며 주변의 안드로이드를 바라봤다. 그의 눈이 일순 빛났다.


<링크>, <데이터 전송>, <시스템 설치>, <재부팅.>


1,300의 안드로이드가 다시 깨어났다.


거기에 서 있는 안드로이드 전체에 하나씩 자신과 똑같은 인자한 표정의 노인 얼굴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 나들아.


그는 복제된 자신을 보며 만족한 듯 웃었다.


[보기 좋구먼.]


1,300개의 똑같은 표정으로 방긋 웃는다.

1,300개의 머리가 파란 하늘 한곳을 응시하며 똑같이 사색에 잠겼다.




***




- 덜컹덜컹덜컹


황금의 평원

무한궤도의 트럭들이 한 줄로 움직인다.


나는 이반이 지뢰로 설치했던 천 대의 부서진 안드로이드를 새로이 병력으로 흡수했다. 이제 병력은 8,284대. 일만이 코앞이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비어있던 클론 배양기에서 클론의 배양을 시작했다.


배양 컨테이너마다 18기의 배양기가 있으니, 지금 아리스가 장난처럼 걸어 둔 미소녀 메이드를 제외하면 35개다. 그곳에 난 성 기능을 배제한 순수한 ‘전투형’ 클론 배아를 걸었다. 이들은 어느 판타지 소설에 나오는 ‘거세병’처럼 강력한 군대가 되길 바랐다.


안드로이드와 클론을 전투력으로 비교한다면 당연히 안드로이드가 우위에 있다. 운동능력이나 반사신경. 노화가 없다는 점과 부품의 수급, 수리의 효율성 등을 따졌을 때 안드로이드는 대체 불가의 전투력을 발휘한다.


하지만, 클론엔 안드로이드는 전혀 해낼 수 없는 무언가가 있다. 그것은 ‘오감’이라는 감각기관으로 만들어내는 전술적 정보. 냄새, 맛, 바람의 흐름이나 미세한 환경의 변화, 등 다양한 감각기에서 정보의 차이를 만든다. 거기에 직감까지. 명령 없이도 움직이는 것 또한 큰 장점.


그러니, 전면전의 경우엔 안드로이드가, 게릴라전의 경우에는 클론이 전술적 우위를 점한다는 정설이 맞을 것이다. 특히 주어진 명령만 수행하는 안드로이드와 상황을 판단하고 자기 주도적인 전투를 수행하는 클론과 비교한다면 그 차이가 더욱 명확해진다.


거기에 더해서 이 별에서 태어난 생명은 모두 ‘사이오닉 에너지’의 영향을 받는다. 몸에서 자체적으로 마력의 보주를 잉태한다. 다시 말해서 이 별에서의 클론은 성장하며 ‘마법적’인 힘을 얻을 것이라는 기대.


난 35개의 클론 배아가 성장 중인 배양기에 그동안 모아두었던 괴수들에게서 얻어낸 ‘마력의 보주’를 하나씩 넣었다. 물론 보주의 마력이 흩어지지 않도록 보존 마법진이 새겨진 둥근 틀에 끼워서.


또 하나의 배려는

우리 금안의 골디.

나가의 아이에게서 추출한 DNA 조각을 이 35마리의 클론에도 넣어주었다. 만약 적절하게만 예상대로 성장한다면 이 아이들에게도 골디 만큼의 마법적 재능이 함께 하리라.


인간과 나가의 합성.

난 이 아이들의 이름을 ‘용아병’이라고 지었다.


이들이 예상대로만 커 준다면

난 마법 전단을 얻을 것이다.




***




3일 동안 못 잔 잠.

거의 18시간을 미친 듯이 잠만 잤다.

그리고 겨우 깨어나 비틀비틀 물부터 찾았다.


“아리스?”

“음?”


아침부터 아리스는 바쁘다.

아, 지금이 아침인가? 모르겠다.

항상 내가 먼저 일어나면 내 몸 어딘가에 붙어있는 아리스에게서 그녀를 깨우지 않고 벗어나는 일이 아침의 첫 시작이었는데······.

오늘은 모든 것이 낯설다.


“아리스, 바빠?”

“응!”


그녀는 칫솔을 입에 물고 아직 정리되지 않은 머리를 흔들며 무언가에 골똘히 집중하고 있었다. 전동 로봇 칫솔은 마치 문어처럼 수십 가닥 청결 촉수들을 움직여 그녀의 치아를 청소한다. 청소가 끝났는지 그녀가 퉤 하고 로봇 칫솔을 뱉어냈다.


그녀가 내 칫솔 로봇을 들어 보이며 묻는다.


“치카치카?”

“아니, 좀 이따가 할래. 정신 좀 차리고······.”


그녀의 시선이 다시 랩톱의 모니터로 향한다.

랩톱이 여러 윈도 창을 하늘에 띄워 그녀에게 정보를 제공 중이다.


“뭘 하는데?”

“잠깐만.”


아리스가 손을 번쩍 들며 자신의 업무가 끝났음을 알린다. 그때 들려오는 가우시아의 음성.


[아리스 함장님. 인공 통신 위성 서른두 기가 조립, 완성되었습니다. 이제 곧 순서대로 우주에 있는 함선에서 발진합니다.]

“오!”

[앞으로 5시간 10분 14초 후에는 어느 위치에서나 함선과 쌍방 통신이 가능해집니다.]

“좋았어!”


아리스가 볼뽀뽀를 원하기에 난 그녀에게 볼이 쭈욱 당겨지도록 뽀뽀를 해줬다. 기분이 좋았는지 그녀가 깔깔깔 웃는다.


‘서른두 대의 인공위성이라······.’


전략 게임을 상대와 하다 보면 가끔 나오는 맵핵이라는 치트가 있다.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전불패.

그래서 전쟁을 대비하는 모든 나라가 전자전과 레이더에 그렇게 목을 매는 것이다.


난 이 핵으로 이 별의 전장에서 절대자가 되어 이 네오이데아에서 온 쓰레기들을 응징할 계획이었다.


이제 한 가지만 마무리되면 전쟁 모드.

진짜 제대로 된 싸움을 보여줄 생각이었다.




부족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선작과 추천은 무명의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덧글로 따끔하게 부족한 부분도 지적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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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41화 - 골렘(1) +4 21.08.30 354 16 13쪽
41 40화 - 치유의 신전 +8 21.08.29 361 12 13쪽
40 39화 - 제2쉘터 아사스 (2) +4 21.08.28 382 14 16쪽
39 38화 - 싱크로율 +4 21.08.27 373 15 11쪽
38 37화 - 구출 (4) +8 21.08.26 359 16 12쪽
37 36화 - 구출 (3) +6 21.08.25 356 14 13쪽
36 35화 - 구출 (2) +10 21.08.24 378 17 14쪽
35 34화 - 구출 (1) +6 21.08.23 375 13 14쪽
34 33화 - 흡혈충 +8 21.08.22 417 11 14쪽
33 32화 - 제2쉘터 아사스 (1) +6 21.08.21 398 14 14쪽
» 31화 - 아누카 (2) +8 21.08.20 407 18 11쪽
31 30화 - 아누카(1) +4 21.08.20 397 11 13쪽
30 29화 - 명령권자 신규 등록 +8 21.08.19 453 11 19쪽
29 28화. 그렇다면 재능을 한 가지 설정하시죠. +10 21.08.18 438 13 16쪽
28 27화 - 그래도 무척 절박했을 것 같지 않아? +10 21.08.17 420 18 16쪽
27 26화 - 이제 넌 내꺼야. +4 21.08.16 457 17 17쪽
26 25화 - 왜? 아쉬워? 좀 더 기다려 줄 걸 그랬나? +6 21.08.15 451 14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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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5화 - 언제 출발할 수 있는데? +22 21.07.29 1,203 49 21쪽
5 4화 - 외계 종족의 언어 구조와 해독이 완료되었습니다. +14 21.07.28 1,340 58 13쪽
4 3화 - 이 생명체가 지구와 똑같다고? +10 21.07.27 1,743 59 15쪽
3 2화- 안전할 것 같은 착륙지를 스캔해줘 +24 21.07.26 2,218 80 18쪽
2 1화 - 불시착 +18 21.07.26 2,801 103 19쪽
1 프롤로그 - 무섭도록 평범한... +28 21.07.26 3,168 116 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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