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 무섭도록 평범한...
우우우우웅.
투쿵!
데시벨을 올리던 자기음. 엄청난 풍압과 함께 레일건이 발사된다. 그 충격이 성벽을 울렸다.
일반적인 탄환과는 다르다. 길이는 거의 2m. 손목 두께의 날카로운 송곳, 아니 쇠봉이 쏘아졌다. 선두를 날고 있는 와이번의 가슴에 대번에 틀어박혔다.
/키에에엑/
쾅!
와이번의 가슴이 열린다. 하늘에서 불꽃이 폭발했다.
넘실거리는 폭운을 뚫고 다른 와이번 세 마리가 새롭게 모습을 드러냈다.
마치 비행운처럼 거대한 꼬리에 화염이 걸려 따라 내려온다.
“이번엔 앞에 제일 큰 놈부터 잡자!”
[알겠습니다. 항해사님.]
AI의 건조한 대답.
성곽 위에 비치된 레일건이 자동으로 조준되며 탄자를 쏘아 올렸다.
우우우우웅------ 파캉! 파캉!
제일 앞 와이번의 목을 뚫었다. 불을 뿜어내려던 놈의 목이 터지며 불꽃이 옆으로 삐져나왔다. 의도치 않은 분출의 추력에 놈의 몸이 빙글빙글 돌며 떨어졌다.
/쿠와아악!/
“한발 더!”
연속으로 가슴에 탄자를 맞은 놈은 흉부의 염수(炎水) 탱크가 폭발하며 불꽃에 휩싸였다. 거대한 몸체가 자유낙하. 엄청난 충격으로 바닥과 충돌했다. 놈의 몸이 재차 폭발하며 커다랗게 열화 가스가 버섯구름을 만들었다.
부아아아아앙!
폭압을 피해 선회하는 두 마리의 와이번. 성벽 위 발칸포가 연신 탄을 쏟아부었다. 그와 동시에 엄청난 수의 탄피가 폭포처럼 쏟아져 내린다.
하지만 효과는 없다. 40m를 압도하는 크기와 엄청난 두께의 비늘, 놈의 방어력이 상상을 넘어선다. 발칸탄으로 뚫기엔 역부족.
“온다. 화염에 대비해!”
[성벽 전체를 화염 방어 모드로 전환합니다.]
쿠-층! 쿠-층!
성벽이 겹 층으로 열렸다. 레일건의 긴 포신이 자동으로 접혀 성곽 안으로 들어간다. 바로 이어 성곽 위로 방화 거품이 분수처럼 뿜어져 나왔다. 그 폭포 위로 찰나의 순간, 두 마리의 와이번이 크게 입을 벌린다. 불꽃을 뿜어냈다.
하지만 성곽 위 첨탑에서 물대포가 방사형으로 물을 뿜었다. 대부분 시설과 장비는 불꽃을 이겨냈다. 다만 공격을 피하지 못하고 안드로이드와 몇 대의 수리 로봇이 성곽 위에 있었다. 화염의 온도를 이기지 못하고 폭발했다.
“쳇! 요격 드론 출격!”
[요격 드론을 출격합니다.]
다시 불을 뿜기 위해 넓게 선회하는 와이번. 작은 요격 드론 수백 대가 퉁겨지듯 하늘로 쏘아졌다. 드론이 날아가 와이번의 날개 피막을 공격하자 놈이 자신의 몸에 불을 뿜었다. 폭발하는 드론들 사이로 놈이 괴성을 지른다. 피막이 찢겨져 아래로 떨어졌다.
“아직 죽지 않았어. 놈의 숨통을 끊고 부산물을 수거한다.”
[수거 팀을 와이번의 낙하지로 보내겠습니다.]
“좋아!”
쿠층! 쿠층! 쿠층!
성벽이 열리자 거의 8m에 달하는 대 괴수용 수거 로봇과 전투용 안드로이드들이 나타났다. 거대한 대검과 전기톱을 들고 줄줄이 앞으로 나아간다.
그때 조타실의 문이 열리며 핫팬츠 차림의 미모의 여성이 나타났다. 그녀가 찢어지게 하품을 하며 묻는다.
“레오. 무슨 일인데 이렇게 시끄러워?”
“별 일 아니야. 함장.”
“에이. 또 그런다. 함장이라고 하지 말라니까! 오늘 아침 식사 메뉴는 뭐야?”
“와이번?”
“음. 맛이 없진 않은데···, 그것도 이제 좀 질리네.”
“그럼 오늘은 해변으로 사냥이라도 나갈까?”
“그러던지.”
행성 벨로나 V-3608b
불시착한 김에 테라포밍 중인 행성.
오늘따라 무던히도 평온한 아침이 밝았다.
부족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선작과 추천은 무명의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덧글로 따끔하게 부족한 부분도 지적바랍니다.
- 작가의말
스토리 아레나로 인사드립니다. 반갑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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