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넌 이미 판타지 지옥에 빠져 들었다.

하고 또 하고 제로

웹소설 > 일반연재 > 로맨스, 공포·미스테리

완결

밍교s
작품등록일 :
2015.04.18 08:26
최근연재일 :
2015.05.05 18:10
연재수 :
41 회
조회수 :
33,702
추천수 :
712
글자수 :
206,114

작성
15.04.30 20:02
조회
610
추천
15
글자
12쪽

이젠 안녕

DUMMY

“야….깡통.”


“네, 형님!”


“사람 하나 담궈야 할 것 같다.”


“…….”


“적당한 놈들로 두세 명 추려봐.”


“조직에 관한 일입니까?”


깡통의 목소리가 조심스러웠다.


“아니, 내 개인적인 일이다.”


“그렇다면 혹시 따님과 관련 된 일입니까?”


“……그래. 이제 알았으면 준비해봐.”


“형님.”


“왜? 문제라도 있어?”


“그게 아니라 월미도 용철이 말입니다.”


“용철이가 왜?”


“요즘 좀 수상해서요. 사정이 어떻게 되었든 용철이는 형님 때문에 자신이 조직에서 밀렸다고 생각하지 않겠습니까?”


깡통은 기형의 눈치를 살피며 말했다. 용철은 기형이 조 회장의 배려로 조직에 들어오기 전부터 조 회장의 최 측근 수족이라 할 수 있는 경호 부장을 맡고 있었다. 조 회장이 수감되어 있는 동안에도 변함없는 충성으로 반대파를 제거하고 조 회장의 자리를 지켜내는데 최고의 수훈을 세운 인물이었다.

기형이 오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조까치 파의 실질적인 이 인자로 조 회장 이후 조직의 보스가 되리라고 모두의 신임을 받던 용철이었다. 하지만 그 자리를 기형이 밀어낸 형국이 되어버린 것이었다.


기형은 차기 회장 자리를 놓고 경쟁하는 조직의 권력 다툼에는 관심이 없었다. 그저 출소 한 뒤 딸아이를 행복하게 해줄 정도의 물질과 능력을 가질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조 회장 밑으로 들어온 그였다. 아마도 조 회장은 오히려 그런 기형의 사심 없는 마음을 꿰뚫어 보고 더 자신과 가장 가까운 위치에 두고 싶어 하는 것인지도 몰랐다.


용철이 기형 때문에 밀려 간 곳은 조직의 본거지이자 최대 황금 어장인 월미도였다. 사실상 승진이라 할 수도 있었다. 표면상으론 조 회장이 없을 때 조직을 지킨 공로를 인정해 경호 부장에서 지역 보스로 격상 시켜 핵심 지역을 하사 한 것이었다. 하지만 조직의 차기 회장 자리를 마음에 두고 있는 용철에게는 그것이 조 회장 주변에서 자신을 몰아내려는 의도로 밖엔 생각되지 않았고 자신을 밀어낸 기형을 눈엣가시처럼 여기는 것은 당연했다.


“용철이가 말입니다. 월미도로 내려간 후에는 지역 관리도 신경 안 쓰고 조직 일에도 손 놓은 채 매일 술 파티만 벌인다고 합니다. 또 전보다 더 난폭해 졌다 합니다. 술 퍼마시기만 하면 형님에 대한 악담만 늘어놓는 모양입니다. 얼마 전에 벌어진 월미도 집단 폭행 사건도 그 자식이 술 먹고 만취 해서 또라이 짓 한 거라고 소문이 돌고 있습니다.”


“그거야 그 놈 입장에서는 당연하겠지. 나 때문에 쫓겨갔다고 생각 할 수도 있으니까. 그런데 그게 어쨌다는 거지?”


“이런 때에 따님 일로 사소하게 꼬투리를 잡히시면 그 놈한테 큰 빌미를 주지 않겠습니까? 게다가 형님 따님이 인청지청 강력계 검사인 게 알려진다면 그 놈은 얼씨구나 하면서 형님을 물어 뜯을 겁니다.”


“깡통.”


“네? 형님?”


“날 생각해 주는 네 마음은 잘 알겠다. 하지만 난 조직 내에서 내 위치라든지, 권력이라던지 그런 것에는 관심 없어. 원한다면 이 경호부장 자리 따위 용철이 그 친구에게 줘버리지 뭐. 내가 조직에 몸담고 있는 것도 내 딸아이를 지켜주고 싶기 때문이야. 지금 내 딸이 엄청나게 위험한 상황에 놓여있어. 그런데 도와줄 수 없다면 조직이든 힘이든 무슨 소용이지?”


“하지만 형님, 형님만 바라보고 따르는 저나 밑에 애들도 생각하셔야지 말입니다.”


“깡통. 네가 언제부터 권력이나 자리에 그렇게 관심이 많아진 거지?”


“네? 그게 아니라 전 단지 형님 걱정하는 마음에 이렇게 말씀 드리는 겁니다.”


“자 그만하자. 네가 말 한다고 내 생각이 변하지 않아. 어서 가서 쓸만한 아이들이나 뽑아봐. 입 무거운 아이들로 말이야. 나머지는 내가 책임질 테니까.”


“네. 알겠습니다. 형님.”


너무나 확고한 기형의 태도에 깡통은 명을 받들고 하고 기형의 사무실을 나오는 수 밖엔 없었다. 감방에 있을 때부터 기형이 딸을 끔찍하게 그리워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딸 때문에 조직에 관련된 모든 것과 그를 따르는 동생들마저 하찮게 여기는 것 같아 걱정 되면서 한편으론 서운한 감정이 들었다.



*****************



'여기가 어디지? 이 사람들은 누구야? 지금 날 어디로 끌고 가는 거지?'


기훈은 정체불명의 사내들에 의해 납치되어 어디론가 끌려가고 있었다. 아침 출근길 버스정류장 앞에서 갑자기 정체불명의 검은 양복을 입은 사내들을 태운 차가 그의 앞에 섰다.


사내들은 우르르 내려 그를 강제로 차에 태웠다. 잠시 후 사내가 마취제를 묻힌 헝겊으로 그의 코를 막았고 기훈은 정신을 잃었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얼굴에 검은 주머니를 뒤집어쓴 채 끌려가던 기훈이 정신을 차렸다.


갈매기 울음소리가 들리고 바닷물 짠내가 차창 밖으로 물씬 풍겨 오는 걸로 봐선 어디 부둣가인 것 같았다. 사내들은 그를 차에서 거칠게 끌고 나왔다. 잠시 후 둔탁한 엔진 소리와 함께 그의 발 밑이 출렁거리고 있다는 것이 느껴졌다. 아마도 배를 탄 모양이었다.


한참을 달리던 배가 엔진을 멈추었다. 사내들은 그를 강제로 무릎 꿇게 하더니 머리에 씌운 주머니를 벗겼다. 갑자기 느껴지는 강한 햇빛에 눈살이 찡그려졌다. 여남은 명의 사내들 사이로 한 남자가 햇빛을 등진 채 그에게 다가왔다.


“오랜만이군. 날 알아보겠나?”


햇빛에 눈이 적응하면서 점점 남자의 얼굴이 또렷해지기 시작했다. 남자의 얼굴이 확연히 드러나자 기훈은 온몸을 떨기 시작했다. 그 놈이었다. 자신의 아내와 딸을 죽인 살인마...... 꿈속에서도 잊을 수 없는 그 저주 받은 얼굴이 지금 그의 눈앞에 있었다.


기형은 담배를 빼어 물고는 불을 붙였다.


“후~ 한대 피겠나?”


기형이 담배를 꺼내 내밀었지만 기훈은 고개를 돌려 거부하였다.


“운명이란 건 참 얄궂은 거야. 너랑 나 말이야. 한 여자 때문에 참 더럽게 얽혀 버렸지.”


“미친놈. 그 여자는 네 마누라가 아니었어. 그 여자는, 그 여자는 내 아내였다고!!”


기훈은 눈에 핏대를 세우며 기형에게 악을 썼다. 하지만 기형은 아무 동요도 없이 기훈을 응시하였다.


“그래. 너도 그렇게 믿고 싶겠지. 알고 보면 너도 그 여자에게 당한 거나 마찬가지니까. 거기에 대해서는 아무런 감정이 없어. 오히려 같은 남자로서 불쌍한 생각까지 들어. 하지만 내 아내를 빼앗은 것도 모자라 내 딸까지 손 대는 것만큼은 도저히 용서할 수 없어.”


갑자기 기훈이 꿀 먹은 벙어리가 된 듯 말이 없었다. 기형은 의표를 찔린 기훈이 아무 대꾸도 못 한다고 생각했다.


“파렴치한 놈. 아무리 복수를 하고 싶다고 해도 아무것도 모르는 순진한 내 딸에게 그러면 안 되지. 비겁한 자식. 넌 인간 이하야.”


자신의 가족을 살해한 살인자에게 모욕을 당하면서도 기훈은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지금은 다를지 몰라도 애초에 그가 유리를 자신에 곁에 둔 것은 기형의 말대로 아비 대신 딸에게 복수 하고자 하는 생각이었으니까.


기훈이 순순히 인정했다고 생각한 기형은 부하들에게 눈짓 했다. 부하들은 기훈의 몸이 들어갈 만한 크기의 드럼통을 들고 왔다.


“여기 드럼통에 널 넣은 후 콘크리트를 부을 거야. 그리고 뚜껑을 닫아 그대로 바다에 던져버리는 거지. 넌 쥐도 새도 모르게 이 세상에서 사라지는 거야. 일 년이면 이렇게 바다에 버려지는 드럼통이 이곳에서만 10개는 넘을걸?”


“다시 한번 말하지만, 난 네 마누라를 뺏은 적 없어! 이 정신병자야! 네 딸도…….난 유리를 ……사랑하고 있어!”


기훈이 죽음의 공포를 무릅쓰고 외쳤다. 대단할 것도 없는 인생 죽는 것은 상관없었다. 하지만 자신이 사라지면 슬픔과 외로움의 나락에서 상처 받을 유리를 생각하자 도저히 참을 수 없었다.


기형의 얼굴에 씁쓸한 미소가 번졌다.


“사랑? 정신병자는 바로 너야! 네가 내 딸을 사랑한다는 것이 가능 하다고 생각해? 그걸 나보고 믿으라고?”


기훈이 고개를 떨구었다. 빌어먹을 나이 차와 암울한 과거사는 징그럽게 그와 유리의 사이에 붙어 떨어질 줄을 몰랐다. 그래도 포기 할 순 없었다. 이제 겨우 행복이란 걸 맛보기 시작한 유리를 다시 슬프게 할 수는 없었다. 기훈은 억지고 고개를 들고 기형을 바라보았다.


“그래, 맞아. 처음엔 네놈에게 복수하겠다는 일념으로 유리를 데리고 왔었던 것은 맞아. 하지만……. 하지만 결국 그 아이의 순수함과 나처럼 가족을 잃고 혼자가 되어서 불쌍하다는 생각 때문에 아무것도 할 수 없었어.”


기훈의 눈에서 눈물이 떨어졌다.


“그래. 날 죽이고 싶으면 죽여. 네놈한테 아무리 설명한들 넌 내가 네 아내를 빼앗아 간 나쁜 놈이라 생각할 테니까. 하지만 네 딸 유리의 마음은 생각 해봤어? 불행하고 고통스러운 시간들을 벗어나 이제 겨우 행복이란 것을 알게 됐는데 다시 사랑하는 사람과 이별을 해야 한다면 유리가 너무 불쌍하잖아.”


“그게 바로 네놈이 원했던 복수 아니야? 유리가 불행해 지는 거.”


기형이 기가 차다는 듯 기훈을 바라보며 냉소적인 말투로 물었다.


“그랬었지. 정말 그랬어. 하지만 지금은 아니야! 그 애는 지금 내가 갑자기 사라지면 엄청나게 힘들어 할 거야. 나를 찾느라 아픔과 외로움 속에 인생을 망쳐 버릴 지도 몰라. 어쩌면 죽어버릴 수도 있어.”


젖은 눈으로 기형을 올려다보는 기훈의 목소리엔 진심이 묻어나고 있었다.


“나에게 시간을 줘. 그 애의 마음을 정리할 수 있는 시간을. 난 최소한 유리가 그리움과 눈물 속에 살아가지 않아도 되게 해주고 싶어. 내가 없어도 유리가 아무렇지도 않게 살아갈 수 있게 만들 시간을 줘, 부탁이야. 그 다음엔…… 날 죽이든지 살리든지 네 마음대로 해.”


“형님. 이 새끼 살고 싶어서 구라 까는 모양인데 걍 담그고 가지 말입니다?”


옆에서 지켜 보던 부하가 깝죽댔지만 기형의 손가락 사이에 낀 담배는 기다랗게 변한 재를 털지도 않은 채 점점 타 들어 가고 있었다.



“.......좋아.”


담배를 바다에 던져버린 기형이 입을 열었다.


“유리가 잘 자랐더군. 네놈 말대로 불행해 보이지 않았어. 네놈을 많이 의지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던데 갑자기 사라지면 충격이 크겠지. 널 믿어보지. 한 달 주겠다. 어차피 딴생각 안 하는 게 좋을 거야. 네놈의 일거수일투족은 나에게 바로 바로 보고될 거니까. 그 다음엔 유리 곁에서 떠나. 그녀 곁에서 영원히 사라져 버려. 그것이 너에게 내가 해줄 수 있는 최대한의 배려다.”


말을 마치고 기형이 눈짓하자 배는 다시 시동을 걸고 항구로 향했다.



****************




“당신 지금 여기서 뭐 하는 거야?”


기훈의 전화를 받고 유리가 달려간 곳은 근처 번화가에 있는 작은 단란주점이었다.

룸에서 나온 담배 연기가 복도까지 새어 나와 뿌연 가운데 웨이터들과 아가씨들이 분주하게 방을 들락날락거렸다.


“오! 어서 와. 마이 달링~ 마이 러브!!”


아가씨들에 둘러싸여 있던 기훈이 흐릿한 눈으로 술병을 들며 그녀를 반갑게 맞았다.

양 옆에 앉은 늘씬한 아가씨들이 별일도 다 있다는 얼굴로 유리를 위아래로 훑었다.


“어머, 오빠 여자친구야? 엄청난 미인에 영계인데? 여긴 왜 온 거야? 남자친구 찾으러 오셨나? 호호호”




감동 받았죠? 그럼 한마디 남기는 센스는 기본이죠 ^^


작가의말

낚시를 좋아하는 작가를 용서 하소서..........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3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하고 또 하고 제로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41 에필로그 +8 15.05.05 726 17 3쪽
40 30분 +5 15.05.04 669 18 7쪽
39 The last sweetness +3 15.05.03 680 17 11쪽
38 네버엔딩 스토리 +7 15.05.02 615 18 12쪽
37 이별하는 여자의 심리 네 단계 +9 15.05.02 595 18 12쪽
36 자신의 몸을 바치려는 여자, 거부하는 남자 +1 15.05.02 817 15 13쪽
35 그럼 네가 풀어 줘 +5 15.05.01 730 16 13쪽
» 이젠 안녕 +3 15.04.30 611 15 12쪽
33 내 아내를 빼앗아간 그 놈. +9 15.04.29 670 15 10쪽
32 아이처럼 +7 15.04.28 612 18 12쪽
31 수감록 2 +3 15.04.27 580 14 8쪽
30 수감록 +3 15.04.27 630 17 10쪽
29 행복 뒤에 숨은 불안. +3 15.04.27 654 17 8쪽
28 진술서 2 +5 15.04.26 683 14 17쪽
27 진술서 +3 15.04.26 622 18 12쪽
26 이루어 지다. +5 15.04.26 720 20 16쪽
25 대물 +3 15.04.26 834 17 14쪽
24 나쁜 손 +3 15.04.26 742 19 12쪽
23 그녀.......... 벗기다. +4 15.04.25 1,075 17 14쪽
22 여행을 떠나요. +3 15.04.24 688 18 11쪽
21 복어같은 그녀 +3 15.04.23 697 18 14쪽
20 그녀에게 남자가 생겼다. +1 15.04.23 825 16 12쪽
19 여고생과 노처녀의 결투 +5 15.04.23 657 22 12쪽
18 넌 너무 어려. +4 15.04.23 758 19 12쪽
17 그녀는 적당히란 말을 모른다. +3 15.04.22 816 19 12쪽
16 발가벗었지만 부끄럽지 않아. +5 15.04.22 857 18 7쪽
15 승냥이의 시간 +3 15.04.21 917 15 14쪽
14 짐승이 날뛰기 시작 할 때. +3 15.04.20 825 21 12쪽
13 짐승의 시간 +1 15.04.19 827 17 12쪽
12 짐승의 계절 +3 15.04.19 842 19 12쪽
11 19금 +1 15.04.19 1,250 16 12쪽
10 기다림은 만남을 전제로 하지 않아도 좋다. +1 15.04.19 897 15 12쪽
9 행복한 시간은 빨리 흐른다. +1 15.04.19 799 17 12쪽
8 유리의 일기 2 +3 15.04.18 945 25 12쪽
7 유리의 일기 +2 15.04.18 982 15 11쪽
6 최후에 웃는 놈은 웃기는 놈이다. +1 15.04.18 972 15 5쪽
5 짐승 같은 놈 +2 15.04.18 1,045 18 11쪽
4 벗겨야 하는 이유. +2 15.04.18 1,078 19 12쪽
3 복수는 생각보다 쉬운 게 아니다. +4 15.04.18 925 18 11쪽
2 소심한 남자 복수를 꿈꾸다. +6 15.04.18 1,408 15 13쪽
1 프롤로그 +2 15.04.18 1,414 17 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