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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이미 판타지 지옥에 빠져 들었다.

하고 또 하고 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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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밍교s
작품등록일 :
2015.04.18 08:26
최근연재일 :
2015.05.05 18:10
연재수 :
41 회
조회수 :
33,714
추천수 :
712
글자수 :
206,114

작성
15.04.27 08:35
조회
654
추천
17
글자
8쪽

행복 뒤에 숨은 불안.

DUMMY

시간은 더 빨리 흘렀다. 아마도 유리와 기훈이 더 행복한 만큼……


사법 고시에 합격한 유리는 어느덧 연수를 마치고 우수한 성적으로 검사가 되었다. 언론과 세상에 주목 받지 않기 위해 수석을 하지 않는 것이 더 어려운 이 아가씨는 스무 살이 되는 해 우수한 성적으로 연수원을 마쳤고 주변의 권유와 만류에도 불구하고 인천지청을 고집하여 결국 강력계 검사로 발령 받았다.


근무를 시작하고 얼마 되지 않아 그녀는 똑 부러진 일 처리와 용의자의 심리를 꿰뚫는 추리력, 한번 보기만 해도 모든 것을 기억하고 찾아내는 기억력과 관찰력으로 까다로운 사건들을 척척 해결에 나갔다. 처음엔 너무 어린 여 검사에 의심적은 시선을 보내는 사람들도 많았지만 차츰 검찰청 내에서 능력을 인정 받게 되었다.


그녀를 축하하기 위해 정우와 미스 홍 그리고 기훈이 오랜 만에 한자리에 모였다.


“창창한 민유리 검사의 앞날을 위하여!”


“위하여!”


건배를 마치고 정우와 미스 홍은 유리를 바라보며 덕담을 건넸다.


“축하해.유리야.”


“축하한다 얘.”



“고마워요. 모두들 저 때문에 이렇게 모여 주셔서. 미스 홍 언니 출산일이 언제라고 했죠?”


“4주 남았어. 얘, 그리고 미스 홍이 뭐니? 임신까지 한 임자 있는 여자한테 호호호”


“미안해요. 워낙 그렇게 부르는 게 버릇이 되어서 헤헤. 미란 언니~”


“뭐, 미안할 것까지야. 그저 우리 정우씨 출산 예정일 근처엔만 너무 빡 세게 돌리지 말아 주세용. 호호호.”


“이제 신출내기 검사인데요. 제가 무슨 힘이 있나요.”


“어머머, 네가 강력반 담당 검사로 잘나가는 거 내가 모를 줄 알고? 아무튼 정우씨 괴롭히기만 해봐. 나중에 네 조카한테 다 이른다. 호호호”


“우아. 그건 거부할 수 없는 협박인데……언니 지금 검사를 상대로 업무상 청탁과 협박을 하는 거에요? 호호호.”


“야. 그렇게 말하니까 정말 검사 같다. 이제 정말 멋있는 여 검사 같아. 호호호”


불행한 시간도 행복한 시간도 한꺼번에 몰아서 오는 법인가 보다.


정우와 미란은 지난해 말 약소하게 결혼식을 올리고 아들을 임신했다. 나이 많은 홀아비 주제에 결혼식이 가당하기나 하냐며 버팅 겼던 정우였지만 신부로 결혼식장에 웨딩드레스를 입고 입장하고 싶은 미란의 소망과 주변 사람들의 성화로 야외에서 간소하게나마 식을 올렸다.


유리는 바쁜 연수원 생활 속에서도 정우에게 큰 선물을 안겼다. 그가 그렇게 보고 싶어하던 딸을 찾아준 것이었다.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딸을 찾아간 정우는 곱게 잘 자란 딸의 모습에 안도의 눈물을 흘렸다.


풍족하진 않아도 고생하며 자란 것 같지는 않아 보였다. 그에게서 도망친 아내는 그를 피해 여기저기 떠돌다가 착하고 순한 노총각을 만나 새 삶을 시작했다고 했다.


농촌에서 특수작물을 재배하는 영농 인으로 촌에서는 남부럽지 않을 만큼은 재산을 모은 새 남편은 딸려온 혹 같은 딸을 친딸처럼 극진히 아껴주었다. 그녀도 착한 새 아버지 아래서 행복한 어린 시절을 보내고 지금은 지방대를 졸업하고 평범한 삶을 살아가고 있었다.


카페에서 딸을 만나 인사와 안부를 묻고 서로의 감정을 추스리고 나자 딸이 불안한 표정을 지었다.


“엄마…….만나보시겠어요?”


물어보는 딸의 목소리가 무척이나 조심스러웠다.


“엄마는 행복하게 잘살고 있지?”


“네……”


딸의 목소리가 죄지은 사람처럼 떨렸다.


“아니다. 됐다…. 만나서 무슨 이야길 할까? 그저 나중에 보거든 내가 잘 해주지 못해 미안했다 말한다고 전해줘라. 행복하게 잘 살란 말도.”


“……..”


“너두 잘 지낸다니 됐다. 그거면 된 거야. 그저 가끔 연락하며 얼굴 보고 살 수 있다면 그걸로 족하다.”


“다음 달에 재혼 하신다면서요.”


“그래. 그렇게 됐어.”


“행복하세요.”


“고맙구나.”


아버지와 딸의 십여 년 만에 재회는 반가움을 넘어서는 어색함이 가로막고 있었다. 더 이상 할 말을 찾지 못한 정우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나가려는 그를 딸의 목소리가 붙잡았다.


“아빠!”


그녀는 울먹이고 있었다.


“미안해요. 연락하지 못해서, 흑흑! 아빠 너무 보고 싶었는데……. 아빠가 형사인 게 너무 자랑스러웠는데....... 엄마의, 엄마의 행복을 방해하고 싶지 않았어요. 엉엉, 죄송해요.”


그녀는 아이처럼 엉엉 울었다. 정우는 다가가 딸의 등을 토닥였다. 이제 아무런 원망도 회한도 없었다. 그저 딸이 이렇게 곱고 아름답게 잘 자라 준 것만으로도 오히려 도망가버린 처에게 감사할 따름이었다.


자신의 손을 꼭 쥐며 울먹이는 딸을 품에 안고, 정우는 이젠 홀가분하게 미스 홍과 결혼식을 올려도 되겠구나 생각했다.




“요즘 기훈씨는 어때? 합기도 도장엔 잘 나가고?”


“그냥 그렇죠, 뭐, 요즘 또 나가기 싫다고 투덜대는 게 장난이 아니에요.”


“너도 참 대단하다. 얘, 저런 남자가 뭐가 그리 좋다구 그 난리를 피워가며 그 고생을 하고 있니? 호호호.”


미란은 기훈이 쏘아대는 따가운 눈총을 무시하고 쾌활하게 웃었다.


“저도 나름 열심히 사는 중이거든요. 형수님? 그리고 그 ‘저런 남자’ 좋다고 쫓아 다니시던 것은 기억 안 나시나 보죠?”


“그거야, 뭐 그땐 눈이 삐었나 보죠. 지금은 이렇게 멋진 남자가 제 옆에 있는데요. 뭐. 호호호”


미란은 웃으며 정우에게 기대었다. 정우는 계면쩍은지 그저 멋 적은 웃음만 지을 뿐이었다. 집안에만 있자니 답답했다. 정우는 잠시 베란다로 빠져 나와 담배를 빼어 물었다.


“이제 곧 아기 태어날텐데 담배 끊으셔야죠.”


어느새 유리가 정우를 쫓아 나왔다. 미란과 기훈은 여전히 안에서 옥신각신 중이었다.


“어? 그래야지. 헌데 참 이거 지독하게 끊기 힘들다. 미란이도 어찌나 성화인지 그 등살에 아마 곧 끊어야 할 것 같아.”


엄살을 떨었지만 정우는 전보다 한결 편안하고 생기 있어 보였다. 유리가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행복하세요?”


“행복? 그렇다고 해야겠지? 후후. 너는? 유리 너는 행복하니?”


“네!”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외치는 유리의 얼굴에 환한 미소가 번지고 있었다.


“녀석! 좀 고민하는 척이라도 하지……. 아무튼 네가 좋아하는 걸 보니 나도 기분이 좋구나. 그럼 된 거야. 후~~”


정우가 내뿜은 담배 연기가 밤하늘 공기를 갈랐다. 정우의 눈동자가 살짝 흔들렸다. 유리는 그걸 놓치지 않았다.


“반장님 무슨 걱정 있으세요?”


“유리야.”


“네?”


“네 아버지가 출소했더구나.”


“네…….”


그녀의 얼굴에 살짝 어두운 기색이 스며들었지만 그리 놀란 표정은 아니었다.


“알고 있었구나?”


“………”


“네가 연수원에 있어서 괜히 신경 쓰일까 봐 말 안 했는데, 괜한 고민을 했구나.”


“아니에요. 신경 써주셔서 감사해요. 지금 어디 계시죠?”


“그게 말이다. 아무래도 네가 신경 쓰여서, 네 아버지 출소하는 날 사람을 붙여 놨거든. 어차피 갈 곳도 마땅치 않겠거니 생각해서 그저 거처나 파악해서 네게 알려 주려고, 그런데…….”


“왜요? 무슨 일이라도 생겼나요?”


그녀의 얼굴에 불안한 빛이 감돌았다.


“네 아버지가 청송 교도소를 나오자마자 사라졌다는구나.”


“사라져요?”


“응, 사라져. 분명 교도소에선 나갔다고 하는데 아무리 기다려도 나오는 모습을 본 적이 없다고 하는 구나. 혹시 너를 찾아오지는 않았니?”


“아뇨. 저도 언젠가 찾아오시리라 예상하긴 했는데 아직까지 아무런 연락이 없었어요.”


“그렇구나. 도대체 어디로 사라진 걸까?”


불안한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그녀의 시선을 느끼며 정우는 깊은 한숨과 함께 담배 연기를 내뿜었다.




감동 받았죠? 그럼 한마디 남기는 센스는 기본이죠 ^^


작가의말

아침에 짧게 상큼하게 !!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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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그럼 네가 풀어 줘 +5 15.05.01 731 16 13쪽
34 이젠 안녕 +3 15.04.30 611 15 12쪽
33 내 아내를 빼앗아간 그 놈. +9 15.04.29 670 15 10쪽
32 아이처럼 +7 15.04.28 612 18 12쪽
31 수감록 2 +3 15.04.27 581 14 8쪽
30 수감록 +3 15.04.27 630 17 10쪽
» 행복 뒤에 숨은 불안. +3 15.04.27 655 17 8쪽
28 진술서 2 +5 15.04.26 684 14 17쪽
27 진술서 +3 15.04.26 622 18 12쪽
26 이루어 지다. +5 15.04.26 720 20 16쪽
25 대물 +3 15.04.26 835 17 14쪽
24 나쁜 손 +3 15.04.26 742 19 12쪽
23 그녀.......... 벗기다. +4 15.04.25 1,075 17 14쪽
22 여행을 떠나요. +3 15.04.24 688 18 11쪽
21 복어같은 그녀 +3 15.04.23 697 18 14쪽
20 그녀에게 남자가 생겼다. +1 15.04.23 825 16 12쪽
19 여고생과 노처녀의 결투 +5 15.04.23 658 22 12쪽
18 넌 너무 어려. +4 15.04.23 758 19 12쪽
17 그녀는 적당히란 말을 모른다. +3 15.04.22 816 19 12쪽
16 발가벗었지만 부끄럽지 않아. +5 15.04.22 857 18 7쪽
15 승냥이의 시간 +3 15.04.21 918 15 14쪽
14 짐승이 날뛰기 시작 할 때. +3 15.04.20 825 21 12쪽
13 짐승의 시간 +1 15.04.19 827 17 12쪽
12 짐승의 계절 +3 15.04.19 842 19 12쪽
11 19금 +1 15.04.19 1,250 16 12쪽
10 기다림은 만남을 전제로 하지 않아도 좋다. +1 15.04.19 897 15 12쪽
9 행복한 시간은 빨리 흐른다. +1 15.04.19 799 17 12쪽
8 유리의 일기 2 +3 15.04.18 946 25 12쪽
7 유리의 일기 +2 15.04.18 982 15 11쪽
6 최후에 웃는 놈은 웃기는 놈이다. +1 15.04.18 972 15 5쪽
5 짐승 같은 놈 +2 15.04.18 1,046 18 11쪽
4 벗겨야 하는 이유. +2 15.04.18 1,078 19 12쪽
3 복수는 생각보다 쉬운 게 아니다. +4 15.04.18 926 18 11쪽
2 소심한 남자 복수를 꿈꾸다. +6 15.04.18 1,408 15 13쪽
1 프롤로그 +2 15.04.18 1,415 17 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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