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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이미 판타지 지옥에 빠져 들었다.

하고 또 하고 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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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밍교s
작품등록일 :
2015.04.18 08:26
최근연재일 :
2015.05.05 18:10
연재수 :
4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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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718
추천수 :
712
글자수 :
206,114

작성
15.04.26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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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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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6쪽

이루어 지다.

DUMMY

“이 미친 자식아! 기다리란 말 못 들었어? 유리가, 유리가 쓰러졌단 말이야!”


“유, 유리가요?”


“지금 미스 홍이 부축해서 텐트로 내려갔어. 난 널 찾으러 이렇게 쫓아 온 거구.”


“그게 무슨 말이에요? 유리가 쓰러지다니.”


영문도 모른 채 놀라서 멀뚱 멀뚱 쳐다보는 기훈의 얼굴을 한심하다는 듯 쏘아보던 정우는 담배 하나를 빼어 물더니 연기를 내뿜으며 공허한 눈빛으로 하늘을 바라보았다.


“요즘 유리가 부쩍 살이 빠진 거 못 느꼈어?”


“그거야 대학교 공부하랴. 과외 아르바이트 하랴. 당신하고 연애……..”


자신을 노려보는 정우의 날카로운 눈빛에 기훈은 말을 끝마치지 못하였다.


“멍청한 자식! 같이 살면서 어떻게 나보다 더 모를 수가 있어.”


정우가 다시 연기를 내뿜었다.


“그게 무슨 말입니까? 무슨 말이냐구요?.”


불현듯 불안한 예감이 머리를 스친 기훈이 정우를 채근했다.


“그 애가 요즘 잘 먹지 못하는 거 눈치 못 챘어?”


“대학생이 된 이후 바쁘다고 같이 밥 먹는 경우가 별로 없기도 했고 또 원래 많이 안 먹는 애라서 별로 신경 쓰지 않았어요."


“안 먹는 게 아니라 못 먹는 거야.”


정우의 눈에 공허함을 넘어 슬픈 빛이 감돌고 있었다. 정우가 힘겹게 입을 열었다.


“.......그 애 수술 받아야 해. .......그런데 거부하고 있나 봐. .......살릴 수 있는 확률이 10프로도 안된다더군.”


기훈은 망치로 뒤통수를 맞은 듯이 멍해졌다. 여기 오는 차 안에서 고통스러워 하던 그녀의 얼굴이 떠올랐다. 그럼 차 안에서 먹던 약이 바로.......?


“그 애가 거부하는 이유가 뭣 때문인지 알아? 바로 너 때문이야. 너!”


“거짓말 하지 마세요! 그 애가 왜요! 왜 저 때문에요?”


“널 걱정 시키기 싫었던 거겠지. 나쁜 자식, 난 아직도 그 애가 널 좋아한다고 생각해. 내가 왜 너에게 이번 여행의 모든 것을 알려 줬다고 생각해? 유리가 마지막 여행일지도 모른다며 생각하고 왔는데 난 오히려 네가 따라와서 그 애가 얼마나 기뻐했을 지 직접 말은 안 했지만 확실히 느낄 수 있었어."


정우는 담배를 비벼 끄더니 꽁초를 주머니에 집어넣었다.


“거짓말이야. 거짓말! 당신 지금 장난하는 거지?”


기훈은 믿을 수 없다며 정우의 멱살을 쥐었다.


“내가 말했지? 난 너한테 절대 거짓말 하지 않아. 앞으로도 그럴 거구.”


그의 말은 사실이었다. 여행의 시기와 장소를 알려준 것도 그였다. 거짓말 하려면 아예 이번 여행에 동행하게 하지 못하게 만들었을 터였다. 묻는 말에 대답을 피할 수는 있어도 거짓을 말하지 않는다는 것은 그간 정우를 지켜본 기훈은 잘 알고 있었다.


“자, 일단 내려가지. 유리랑 미스 홍이 텐트에서 기다리고 있을 거야.”


기훈과 정우는 쏜살같이 계곡을 내려가기 시작하였다.


‘안돼, 유리야. 제발!!’


산을 내려가는 기훈의 마음이 울고 있었다. 한번도 행복이란 것을 제대로 누려 보지 못했던 유리였다. 이제서야 겨우 평범한 인생을 살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빌어먹을 신이던 운명이던 그녀를 가만 놔두지 않았다. 기훈은 아픔을 숨긴 채 자신에게 손 내밀었던 그녀를 밀쳐낸 자신을 원망하고 저주했다.


그녀를 위해서라며 자신을 기만 했지만 사실은 자신의 체면과 양심, 다른 사람의 시선을 의식한 고리타분한 사고방식과 성격 때문에 그녀의 마음을 받아 주지 못했을 뿐이었다.


그 시간 동안 그녀 혼자서 얼마나 외롭고 슬펐을까? 병을 숨기려 아픈 것을 참고 자신에게 미소 지으려 애썼을 그녀가 그 동안 얼마나 힘들었을까? 유리의 고통이 그의 가슴에 쓰린 아픔으로 전해지는 것 같았다.


텐트까지 삼 분의 이 지점 정도 내려 왔을 때였다. 산 중턱의 해는 벌써 어둑 어둑 저물며 나무들의 그림자로 사방을 어둡게 덮어 가고 있었다. 달려가는 기훈의 시선에 등산로 옆 바위에 앉아 있는 사람의 실루엣이 보였다. 혹시 유리일까? 불안함에 조심스레 다가갔다. 다행이 유리는 아니었다.


“미스 홍, 왜 여기에 있는 겁니까?”


미스 홍은 혼자 바위에 앉아 있었다. 기훈은 혹시 유리가 주변에 있는가 하고 두리번거렸다.


“왜 이렇게 늦게 와요?”


“유리는요?”


“텐트 안에 누워있어요. 아무래도 상태가 심각한 것 같아서요. 한참을 기다려도 안 오길래 조금이라도 빨리 찾아 보려고 나왔다가……아얏!”


그녀는 일어서려고 했지만 짧은 비명과 함께 다시 주저 앉았다. 어두운데 정우와 기훈을 찾으러 나왔다가 발목을 삔 모양이었다.


“아무래도 걷기 힘들겠는데? 미스 홍은 내가 알아서 데려갈 테니 기훈씨는 먼저 유리에게 가봐.”


“네? 네……. 그럼 부탁 드립니다.”


기훈은 두 사람에게 미안한 눈빛을 전하며 다시 바람처럼 산을 내려가기 시작했다.


“저렇게 까지 생각할 거면서 그 동안 왜 그렇게 밀어 냈을까?”


“그러게요.”


“......”


기훈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중얼거리는 정우의 속삭임에 맞장구 치는 미스 홍의 눈에 잠시 서글픈 빛이 머물렀다.


“유리야!”


정신 없이 달려와 허겁지겁 텐트에 뛰어든 기훈은 그녀의 이름을 다급하게 외쳤다. 그녀는 힘겨워 하며 서서히 침낭에서 몸을 일으켜 세웠다.


“왔어요?”


몸이 많이 아파서인지 그녀의 목소리는 힘이 없었다. 기훈은 그녀를 덥석 끌어 안았다.


“유리야, 미안해. 미안하다.”


그녀는 그가 모든 것을 알아 버렸다는 걸 눈치 챘는지 그의 품 안에서 아무런 움직임도 없이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유리야. 괜찮아? 괜찮은 거야?”


양 어깨를 붙잡고 기훈이 그녀를 이리 저리 살폈다. 그녀가 많이 핼쑥해 보이는 건 사실이었다.


“괜찮아요. 별거 아니에요.”


“별거 아니라니! 수술 받아야 한다며? 그런데 네가 싫다고 했다며?”


“그거야……..”


유리가 말을 잇지 못하고 시선을 돌렸다. 기훈은 자신 때문에 그녀가 수술 받기를 거절했다는 정우의 말을 떠올리며 그녀 어깨를 강하게 붙잡았다.


“일단 다른 병원에 가보자. 그리고 수술 받자. 살아야지. 포기하면 안돼!”


유리의 얼굴에 잠시 두려움이 스치며 기훈을 밀쳐냈다.


“제가, 제가 왜 그래야 하는 거죠?”


“왜 라니? 그걸 말이라고 물어?”


“당신이 뭔데요? 제가 아프던 말던 왜 이렇게 상관하는 거냐고요.”


“그거야, 그거야…….”


기훈의 입이 또 막히고 있었다. 머리는 무언인가 떠오른 말해야 한다고 그에게 소리 질렀지만 입은 차마 떨어지지 않고 있었다.


“피곤해요. 쉴게요.”


그녀는 상심한 얼굴로 지친 듯 돌아서 다시 자리에 누우려했다.


“사랑하니까!”


기훈이 소리쳤다. 두 눈에 눈동자가 커지며 그녀 는 그대로 얼어버린 듯 움직이지 않았다.



“뭐라구요? 지금 뭐라고 했어요?”


“사랑하니까! 내가 널 사랑하니까! 너 없으면 죽을 것 같고, 너 없으면 미칠 것 같으니까!”


기훈이 가슴 속 우러나오는 진심을 담아 외치고 있었다. 커진 눈으로 그를 향해 시선을 고정 시킨 그녀는 그러나 금새 믿지 못하겠다는 표정으로 바뀌었다. 그녀는 희미하게 쓴 웃음 지으며 말했다.


“피이~ 거짓말이죠? 당신은 벌써 미스 홍 언니랑 사귀…… 웁!”


유리의 다음 말은 기훈의 입술에 막혀 더 이상 나오지 못했다. 온 힘을 다해 강하게 그녀를 끌어 안고 키스하는 기훈의 가슴이 뜨거웠다. 그녀의 눈동자에 눈물이 차 올랐다. 그녀는 살포시 눈을 감으며 두 팔로 그의 허리를 감았다.


그녀의 야윈 두 뺨 위로 각각 한 줄기 눈물이 흘러 내렸다.



영원의 시간처럼 느끼며 입술을 맞대 달콤한 키스가 그와 그녀의 몸에 전기 충격기를 댄 것처럼 짜릿함을 선사하고 있을 때 텐트 밖에서 남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화들짝 놀란 기훈이 입술을 떼고 번개처럼 텐트 밖으로 튀어 나왔다. 정우와 미스 홍이었다.


“좋아? 그렇게 좋아?”


정우는 얼굴이 붉게 물든 기훈을 지나치더니 텐트 안을 바라보았다.


“이제 된 거지? 이 앙큼한 아가씨!”


“네~~~. 고맙습니다. 한 반장님.헤헤”


텐트 안의 유리는 수줍게 활짝 웃고 있었다. 기훈은 영문을 몰라 어리둥절하다가 갑자기 자신이 속았다는 걸 깨달았다. 기훈은 능글맞은 얼굴로 자신을 바라보는 정우에게 달려들었다.


“이, 이! 사기꾼 같은 놈! 거짓말은 안 한다며? 그러고도 네가 형사야!”


정우는 달려드는 그를 가볍게 피하면 말했다.


“어허 왜 이러셔. 민중의 지팡이를 뭐로 보고. 잘 생각해봐. 난 거짓말한 적 없어.”


“수술 받아야 한다며!”


“응. 사랑니 수술, 그거 무지 아픈 수술이라던데? 잘 먹지도 못하고.”


“살릴 수 있는 확률이 10프로도 안 된다며!”


“그거야 유리가 수술 받기 겁난다고 사랑니 뽑지 않고 살려 보려고 하는데 의사가 그렇게 말했데.”


“그, 그, 그럼 유리랑 사귀었던 거는?”


“유리가 그러던가? 글쎄, 내 기억엔 너한테 내 입으로 유리랑 사귄다고 말한 기억은 없는데…….”


기훈은 잠시 멈칫하였다. 사실 그들이 사귄다고 기훈에게 말한 적은 없었다. 기훈도 단도직입적으로 물어 본 적도 없었다. 그냥 만난다고 물었고, 답했을 뿐이었다.


“사실, 기훈씨가 사귀는 거냐고 돌 직구 던졌으면 어떻게 하나 고민 많이 했지. 난 정말 거짓말은 못하거든. 하하하. 유리가 절대 물어보지 않을 거라고 하더니 정말 그렇더군.”


기훈은 미스 홍을 쏘아보았다. 이 어리둥절한 상황에도 아무렇지 않은 듯한 표정의 그녀를 보면 그녀도 무언가 알고 있었다고 쉽게 추측이 되었다.


“미스 홍은, 미스 홍도 뭔가 알고 있었던 거죠? 어떻게 나를 속일 수가 있죠?”


“그거야 당신도 날 속이려 했으니까. 서로 피장파장 아니에요? 호호호.”


기훈은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었다. 생글생글 웃음 지으며 바라보던 미스 홍은 갑자기 웃음을 멈추더니 기훈에게 다가왔다. 그녀는 다짜고짜 기훈의 따귀를 갈겼다.


“이건 유리의 마음을 돌리려 날 이용한 죄!”


그녀는 놀라서 볼을 감싸는 기훈의 반대편 볼을 다시 후려 갈겼다.


“이건 자신의 마음을 속인 죄!”


“마지막으로!”


다시 따귀를 날리려던 미스 홍은 양 볼을 감싼 기훈의 모습을 보고 잠시 주저하더니 정우에게 눈짓했다. 정우는 달려와 그의 명치에 주먹을 날렸다.


“이건 유리의 마음을 아프게 한 죄!”


정우가 미스 홍을 대신하여 외쳤다.


기훈은 또 이 영악한 아가씨에게 당했구나 생각하면서도 그들의 매가 하나도 아프지 않게 느껴지는 게 신기했다. 그저 유리가 자신이 걱정했던 것만큼 아픈 것이 아니라는 것이 다행일 뿐이었다.


그 동안 그의 가슴 한구석을 묵직하게 들어 앉아 있던 무언가가 그가 텐트 안에서 내뱉었던 단 한마디의 말로 뻥 뚫려버려 오히려 온몸이 후련하게 느껴졌다. 고통에 쭈그려 앉으면서도 기훈의 입에 미소가 걸렸다.


모닥불을 피우고 둘러앉아 정우와 미스 홍이 유리를 대신해 말해준 자초지종은 이랬다.


유리와 미스 홍이 처음 만나 저녁 식사를 한 날 저녁 유리는 정우에게 전화를 걸었다. 물론 처음부터 정우가 협조적인 것은 아니었다.


정우도 기훈의 입장이 이해 안 되는 것은 아니었고 또 체질적으로 거짓말은 못하는 그였기에 반대로 그녀 마음을 돌리려 설득해 보려도 했다. 하지만 너무도 굳건한 그녀의 생각과 두 사람의 아픔과 상처를 지켜 봐왔던 지난날의 기억. 그리고 절대 거짓말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그녀 말에 굴복해 결국 협조하겠다고 약속 할 수밖에 없었다.


다음으로 유리는 정우와 함께 미스 홍을 찾아갔다. 미스 홍은 처음에는 황당한 표정을 지으며 유리의 말을 순진한 소녀의 치기 어린 객기쯤으로 치부하고는 무시해 버리려 했다. 하지만 그녀 역시 유리의 굳은 결심과 정우가 증언해 주는 기훈과 유리의 과거와 숨기고 싶은 부끄러운 비밀들 그리고 유리의 의지를 보여주는 몇 가지 조건들을 들은 후에는 수락 할 수밖에 없었다.


그 조건들 중에는 먼저 도저히 뺄 곳이 없는 것처럼 보이는 유리가 5킬로 이상을 감량한다는 것과 그리고 기훈이 미스 홍에게 함께 여행을 가자고 제안하도록 만든다는 황당한 조건이 있었다.


“유리가 진짜 살을 빼는 것을 보고는 아! 저 아이가 얼마나 애절하게 기훈씨를 원하는지 확실히 느껴지더라고요. 거기에 기훈씨가 나한테 여행 가자고 했을 때, 나도 기훈씨의 마음을 확실히 알겠더라고. 그때 내가 얼마나 상심했는지 알아요? 그 뒤로 지난 10년 동안 못 뺐던 살이 다 빠지더라니까. 호호호”


그제야 기훈은 왜 그 동안 미스 홍이 그를 전처럼 대하지 않았으며 그가 여행 가자고 했을 때 실망했던 표정을 지었던 것과 그러면서도 굳이 따라오겠다고 했는지 이해하게 되었다. 세 사람은 그렇게 의기투합해서 오늘에까지 이르게 된 것이었다.


“미스 홍은 그래도 괜찮은 겁니까? 어린 여자에게 좋아하는 사람을 뺏기고도 어떻게 그렇게 싱글벙글 웃을 수 있습니까?”


“그거야 기훈씨 보다 더 좋은 사람이 생겼으니까요.”


이렇게 말하는 미스 홍의 어깨를 정우가 감싸 안았다.


“물론 우리의 만남을 유리가 의도한 것인지 아닌지는 모르지만 말이죠. 그런 거니? 유리야?”


유리는 아무 대답 없이 그저 미소만 지었다. 기훈은 여행을 시작할 때부터 두 사람이 전혀 처음 만난 것 같지 않게 친근하게 굴었던 것 하며, 휴가 내내 미스 홍이 정우의 옆에 찰싹 붙어 편들던 것을 떠올리며 이 머리 좋은 여대생이 의도했음이 분명하다고 생각했다.


“그래도 한 반장님은 너무 한 것 아닙니까? 강력 반 형사 반장님이 일개 여대생 말을 쫓아 시키는 대로 하다니 부끄럽지도 않습니까?”


“일개 여대생이라니 말조심 하라구! 벌써 사법 고시 1차 합격한 사람한테……곧 검사가 되실 분일지도 모르는데.”


“네? 1차 합격이라니요? 대학교 들어간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그러니까 내가 더 겁내는 거 아니야. 말 안 들으면 인천 지청으로 내려와 날 끝까지 괴롭히겠다는데 내가 별수 있나. 저 깐깐한 아가씨에게 영감소리 해가면서 갈굼 당할 생각하니 소름이 끼칠 정도로 끔찍하더군. 하하하.”


“한 반장님 엄살 그만하세요. 아무리 그러셔도 제가 검사 되면 꼭 인천 지청으로 갈 거에요. 절대 안 괴롭히고 많이 도와 드릴게요. 헤헤”


“이러니 내가 안 돕게 생겼어. 하하하 내 밥줄이 걸렸는데.”


“그러게요. 유리야, 나중에 검사되면 우리 정우씨 잘 부탁한다? 호호호”


유리는 수줍은 미소로 대답을 대신하였다. 어느덧 산중에 밤이 깊어가고 모닥불도 점차 사그라지며 빨갛게 달궈진 숯만이 온기를 전해주고 있었다.


‘아~~졸려요.’


진통제의 약 기운에 졸린 지 유리는 하품했다. 그녀는 기훈의 어깨에 살며시 머리를 기댔다. 기훈은 그녀가 기대는 것을 거부하지 않았다. 오히려 가슴이 따뜻해지며 얼굴에 미소가 떠올랐다.


“저것 봐라. 좋단다.”


“그러게요. 그 동안 어떻게 참았대? 호호호”


"미스 홍. 그래도 내 표정 연기는 죽이지 않았습니까? 사실 난 자꾸 웃음이 나오려고 해서 참느라고 혼났습니다."


"아니요. 우수에 찬 메소드 연기가 일품이었어요. 내가 쏙 반할 만큼 멋있었어요. 호호호"


그들과 마주 앉은 정우와 미스 홍 커플이 수다를 떨며 놀려 댔지만 기훈은 개의치 않았다. 그저 자신에게 기대어 있는 작은 새 같은 그녀의 행복을 자신이 지켜줄 수 있을까? 고민하며 마음을 다질 뿐이었다.




감동 받았죠? 그럼 한마디 남기는 센스는 기본이죠 ^^


작가의말

음 이제 독자들도 항복 하시죠.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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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The last sweetness +3 15.05.03 680 17 11쪽
38 네버엔딩 스토리 +7 15.05.02 615 18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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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자신의 몸을 바치려는 여자, 거부하는 남자 +1 15.05.02 818 15 13쪽
35 그럼 네가 풀어 줘 +5 15.05.01 731 16 13쪽
34 이젠 안녕 +3 15.04.30 611 15 12쪽
33 내 아내를 빼앗아간 그 놈. +9 15.04.29 670 15 10쪽
32 아이처럼 +7 15.04.28 612 18 12쪽
31 수감록 2 +3 15.04.27 581 14 8쪽
30 수감록 +3 15.04.27 630 17 10쪽
29 행복 뒤에 숨은 불안. +3 15.04.27 655 17 8쪽
28 진술서 2 +5 15.04.26 684 14 17쪽
27 진술서 +3 15.04.26 622 18 12쪽
» 이루어 지다. +5 15.04.26 721 20 16쪽
25 대물 +3 15.04.26 835 17 14쪽
24 나쁜 손 +3 15.04.26 742 19 12쪽
23 그녀.......... 벗기다. +4 15.04.25 1,075 17 14쪽
22 여행을 떠나요. +3 15.04.24 688 18 11쪽
21 복어같은 그녀 +3 15.04.23 697 18 14쪽
20 그녀에게 남자가 생겼다. +1 15.04.23 825 16 12쪽
19 여고생과 노처녀의 결투 +5 15.04.23 658 22 12쪽
18 넌 너무 어려. +4 15.04.23 759 19 12쪽
17 그녀는 적당히란 말을 모른다. +3 15.04.22 816 19 12쪽
16 발가벗었지만 부끄럽지 않아. +5 15.04.22 857 18 7쪽
15 승냥이의 시간 +3 15.04.21 918 15 14쪽
14 짐승이 날뛰기 시작 할 때. +3 15.04.20 826 21 12쪽
13 짐승의 시간 +1 15.04.19 827 17 12쪽
12 짐승의 계절 +3 15.04.19 842 19 12쪽
11 19금 +1 15.04.19 1,250 16 12쪽
10 기다림은 만남을 전제로 하지 않아도 좋다. +1 15.04.19 897 15 12쪽
9 행복한 시간은 빨리 흐른다. +1 15.04.19 799 1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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