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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이미 판타지 지옥에 빠져 들었다.

하고 또 하고 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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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밍교s
작품등록일 :
2015.04.18 08:26
최근연재일 :
2015.05.05 18:10
연재수 :
41 회
조회수 :
33,719
추천수 :
712
글자수 :
206,114

작성
15.04.19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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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2
추천
19
글자
12쪽

짐승의 계절

DUMMY

디스코 팡팡에 올라탄 그녀는 긴장 했는지 손잡이를 잡은 채 두 눈을 살포시 감았다. 혜성이 슬쩍 손을 그녀의 손등에 얹으려는 순간 야속한 기구는 굉음을 내며 돌기 시작 했다.


"꺄~~~~~"


그녀는 살짝 겁이 나긴 해도 즐거운 표정이었다.

혜성도 즐거워하는 그녀를 보며 행복한 함성을 질렀다.


그때였다. 갑자기 기구에 이상이 생겼는지 거대한 원반은 그들이 앉아있던 좌석을 맨 위로 한 채 멈추어 서버렸다.


처음엔 으레 그렇듯이 운행원의 장난이라며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거의 지면과 수직을 이루는 비정상적으로 급격한 원반의 경사와 꺼져 버린 음악 소리, 그리고 급하게 어딘가 무전 치는 운행원의 당황한 표정에 탑승객들의 환호는 이내 비명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끼이익~~~텅!"


타이타닉 선체가 두 동강 나듯이 원반을 받들던 축이 무게를 이기지 못해 휘어지더니 굉음과 함께 부러졌다. 기구는 흔들리더니 급기야 출렁 하고 용트림 했다.


"유리야~~~~!"


그녀가 반동에 못 이겨 아래로 떨어지는 것과, 그가 한 손으로 좌석 난간을 잡고 다른 손으로 그녀의 손목을 낚아챈 것은 거의 동시였다.


그는 손에 매달린 유리를 내려다 보았다.그의 손에 의지해 허공에 매달린 유리의 눈엔 두려움과 공포를 찾아볼 수 없었다. 착각일지는 몰라도 그녀는 오히려 희미하게 미소 짓고 있었다.


손에 힘이 점점 빠져갔다. 가녀린 몸매에도 불구하고 손아귀에 전해오는 그녀의 무게는 이상하리 만큼 무거웠다.


"유리야~~~~!!!"


점점 손목이 미끄러졌다. 이윽고 그녀의 손가락 끝이 손아귀를 벗어나는 순간 혜성은 울부짖었다.

그녀 표정은 변함없이 고요했지만 얼굴은 그의 시야에서 점점 작아지며 밑을 향해 멀어져 갔다.


사람들의 절규와 소란에 구경 났다며 달려 간 초딩들이 놀던 자리엔 여전히 팽이가 돌고 있었다.



"유, 유, 유리야!"


혜성은 땀에 흠뻑 젖은 채 괴성과 함께 벌떡 일어났다.


"헉!헉......"


"쓰, 쓰발 팽이!"


생생한 꿈이었다. 꿈속에서 손에 얼마나 힘을 주었는지 손목이 저렸다. 목이 타는 듯이 말랐다.


사타구니에 축축한 기분을 느낀 그는 이불을 들춰 보고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엉거주춤한 자세로 옷장에서 팬티를 꺼내 들고 욕실로 향했다.


천당에서 지옥행 열차를 탄 것 같은, 결말이 기분 나뿐 꿈이었다.


등교 길 버스에 올라 아무 일 없는 듯 담담한 표정의 유리를 발견한 그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꿈은 반대니까' 라고 퉁 치고는 혹시라도 그녀에게 마주쳐 아는 척이라도 할까 봐 고개를 돌리고 시선을 창 밖으로 고정했다.





"혜성아~~~"


그가 교실에 들어가 맨 뒤 창가에 앉자. 누군가 뒤에서 덥석 목을 감싸 안았다.


"놔라. 오늘 기분 별로다. 아침부터 날라간다."


"내가 누구게?"


"겁 대가리 쌈 싸먹은 건방진 기지배"


"............"


"셋 할 때까지 풀어. 안 그럼 궁딩이 확 차삔다 ."


목덜미에 닿은 뭉클하고도 부드러운 촉감을 느끼며 그는 무표정하게 내뱉었다.

물컹한 촉감의 주인은 그가 하나를 외치기도 전에 감았던 팔이 풀리고 뾰루퉁한 표정으로 쏘아 보았다.


옆반 현주였다.


"정혜성. 주~~옥 같은 젠틀맨이 그렇게 씨부리면 안 되지. 응? 말이냐 스피킹 이냐?"



"귀찮아. 가라."



현주는 혜성이 다니는 고등학교의 퀸이었다.


모델을 닮은 시원하게 생긴 이목구비와 쭉 뻗은 팔다리, 크지도 작지도 않은 적당한 가슴과 터질 것 같은 탱탱한 힙을 지닌 그녀는 수많은 남학생들이 군침을 흘리며 쫓아 다니는 선망의 대상이었다.


뛰어난 머리를 가지진 못했지만 본능적으로 남자를 다루는 데는 영악했다. 맘만 먹으면 누구라도 자신의 매력에 넘어오리라 자신만만했다.


그런데 혜성 이 자식은 예외였다.


입학하자 마자 단 세 번의 싸움으로 학교 전 학년 일진들을 통합해 버린 남자. 그러면서도 그는 전혀 불량스럽지 않았고 선생님에겐 예절 바르고 깍듯했다. 반 친구들과도 사이 좋게 지냈다. 맨 앞줄 꼬맹이 녀석이 친한 척 장난쳐도 웃으며 넘어갈 정도로 성격도 좋았다.


공부도 열심이었다. 하지만 잘 발달한 육체에 비하면 성적은 그저 그랬다. 그저 진득하게 앉아 엉덩이에 종기 나도록 책만 보는 인내와 끈기가 있었고 느리지만 꾸준하게 성적이 오르긴 했다.


현주는 중학교 때 도서관에서 만난 혜성의 듬직한 모습에 반해 버렸다. 어른스럽고 진중했다. 싸움을 잘했지만 불량하지 않았다. 무엇보다 잘생겼다!


그 후 혜성을 유혹하기 위해 무던히 애를 썼지만 그는 결코 그녀에게 마음을 열지 않았다. 호기심과 관심으로 시작 했지만 계속되는 무시는 그녀에게 깊은 상처를 주었다. 오기와 자존심은 집착이 되어 혜성의 주변을 떠나지 못하도록 만들었다.


중학생 시절 혜성은 난공불락이었다. 모든 남학생들의 우상이자 여신이었던 유리를 바라보는 그에게 그녀는 그저 나머지였다. 그에게 유리를 제외한 세상의 모든 여자는 여자 사람이었다.


현주는 그의 마음을 잘 알고 있었다.


독수리 오 형제란 유치한 팬클럽까지 만들어 유리 주변을 맴도는 혜성을 지켜보던 현주는 질투와 열등감에 밤잠을 설치곤 했다..


외모라면 자신 있었다. 어두침침하고 응흉한 눈빛으로 말도 잘 못하고 내숭 떠는 빼빼 마른 불여우 보단 발랄하고 자신감 넘치고 쭉쭉 빵빵 한 자신이 훨씬 낫다고 자부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깊이를 알 수 없는 지혜와 넓이를 알 수 없는 지식, 한번 보면 사진처럼 기억해 버리는 무서운 지능.


'지' 자로 시작되는 단어 앞에선 현주는 갓난아기이자 애송이였다. '지랄'이란 단어만 빼고 말이다.


유리를 향한 질투심에 과외도 받아보고 코피가 나도록 밤을 새며 공부해 보기도 했다. 하지만 고개만 돌리면 리셋 돼 버리는 후진 뇌세포 덕분에 해도 해도 안 오르는 성적표 숫자와 깊어지는 뱃살 넓어지는 엉덩이만 얻을 뿐이었다.


결국 괜시리 부모 유전자를 원망하며 포기해 버렸다.


지금은 달랐다. 혜성과 같은 고등학교에 배정된 것을 안 날, 현주는 드디어 자신에게도 기회가 왔다며 뛸 듯이 기뻐했다. 견물생심이라 했다. 돌부처같이 단단한 혜성이라 할지라도 매일 계속되는 그녀 유혹엔 버텨내지 못할 것이었다.


Out of sight, Out of mind. 다른 학교 학생인 유리는 자연스럽게 혜성의 관심에서 멀어질 터였다. 그는 독 안에든 쥐이자 손바닥 안의 손오공이었다.


그렇게 믿었는데.....이 빌어먹을 목석 같이 단단한 남자는 여전히 요지부동 이었다.



***********




독수리 오 형제는 고등학교에 진학한 이후에도 계속 유지 되었다. 각기 다른 고등학교로 진학한 멤버들은 전처럼 쉬는 시간마다 그녀를 지킬 순 없지만 등 하교 할 때마다 순번을 정해 같은 버스를 탄 다던 지 학교 앞에 대기 한다던지 하면서 유치한 비밀 임무를 계속했다.


보수도 없었고 그들의 우상 유리가 알아 주는 것도 아니었다. 결국 지쳐 포기 하고 탈퇴한 멤버도 있었지만 혜성의 마음은 여전히 변함 없었다.


인천 지역에선 아이돌 스타를 능가하는 유리의 명성에 힘입어 멤버를 다시 충원하는 덴 무리가 없었다. 하지만 그녀가 여고로 진학한 이후 그녀 스케줄이나 동선을 알아내 비밀경호 한다는 게 전처럼 쉽지 않았다.




쉬는 시간 매점까지 혜성을 쫓아간 현주는 옆에 딱 붙어서 대꾸도 없이 햄버거만 먹고 있는 그에게 미주알 고주알 수다를 떨었다. 갑자기 마시던 음료수를 내려놓은 혜성이 다정하게 바라보며 낮은 톤의 굵은 목소리로 친근하게 그녀 이름을 불렀다.


"현주야?"


무뚝뚝하기만 하던 혜성이 난데없는 친근한 목소리로 부르자 현주는 두근거리는 가슴을 진정시키고 청순하고 예쁜 표정을 지으며 모범생 같은 말투로 대답하였다.


"응. 왜 그래? 혜성아?."


"너... 아니 됐다. 관두자"


"무슨 일인데 그래?"


"아냐. 그냥 아무것도 아냐"


"뭔데 그래? 너랑 나 사이에 감추는 거 싫어. "


"그게......"


그녀는 '씹탱구리야 빨리 말 안 해?' 란 말이 목구멍까지 차 올랐지만 애써 눌렀다.


부끄러워 말하기 주저하는 혜성의 모습에 현주는 드디어 이 목석 같은 남자가 자신에게 고백을 한다는 기대에 심장이 두근거리고 입이 말라갔다.


"그게... 너 혹시 인천 여고에 친한 애들 좀 있냐?"


"뭐?"


"인천 여고에, 친한 친구 좀 있어?"


“?......!!”


현주는 갑자기 음료수 캔을 집어 들더니 혜성의 정수리에 던져 버렸다.


"뭐? 이 자식. 너 또 유리 그 기지배 때문에 그러는 거지?"


흘러나온 음료수가 정수리를 타고 얼굴에 흘러내렸지만 그는 닦을 생각도 하지 않았다. 험악한 표정으로 화를 내고 있는 현주의 시선을 피해 고개를 돌렸다.


"그 기지배가 뭔데? 뭐 길래, 너 같은 새끼가 죽고 못사냐?"


“……”


"그년은 너 같은 새끼 관심도 없잖아! 엉?"


대꾸가 없었다. 그것이 그녀를 더 화나게 만들었다.


"야! 정혜성 십탱아! 넌 난 안 보여? 자존심 다 버리고 쪽 팔리게 너 쫓아다니는 거 안보이냐고! 난 안 보이냐구? 엉? "


그녀가 큰 소리로 외치자 매점에 있던 학생들이 웅성거리며 쳐다 보았다. 짱과 퀸이 벌이는 소동에 누구 하나 나서지 못하고 소리 죽여 구경만 할 수 밖에 없었다.


그녀는 화도 나고 쪽 팔리기도 했다. 두 눈가에 맺힌 눈물이 예쁜 볼을 타고 흘렀지만 상관치 않았다.


"뭐라고 대답 좀 해봐 새꺄! 쓰팔 내 말 씹냐? 유리 그 기집배가 아니라서 대답 할 가치도 없어?"


거친 입으로 악을 썼다. 그는 눈조차 마주쳐 주지 않았다.


"씨방새야! 그년 하고 잘 처먹고 잘살아라."


혜성은 돌아서 교실로 향하는 그녀의 가느다란 손목을 붙잡았다.


"현주야. 넌 좋은 애야. 예쁘고 착해. 미안하다."


여전히 눈을 마주치지 못 하고 나직하게 속삭이는 손길을 현주는 매정하게 뿌리치고 울먹이며 달려 갔다.


'나쁜 새끼, 그걸 위로라고 하냐? 네가 더 나빠. 정혜성!'



***************




“조, 좋은 말로 할 때 빨리 내놔라?"


"호호호. 창피한 줄은 아시나 보네?"


"빨리 안 내놔?"


"어이구 우리 곰돌이 화나쪄~~~? 우쮸쮸~"


기훈은 모든 것이 망할 경리과 노처녀 미스 홍 때문이라며 원망했다.


다른 여자들은 거들떠도 안보는 가족 잃은 홀아비 기훈이었다. 하지만 경리과 깍쟁이 노처녀 미스 홍은 상관하지 않았다.


사랑보다는 결혼, 애정보다는 남자가 더 절실했던 노처녀는 시간 외 수당을 신청한다 던 지, 부서 경비를 결제 받는다 던 지, 업무 차 경리과에 들를 때 마다 노골적으로 그에게 추파를 던졌다.


은근히 귀여운 구석도 많고 붙임성 좋은 데다 쾌활하기까지 한 노처녀가 기훈도 그리 싫지 않았다.


단지 가슴 한구석에 자리 잡은 유리의 존재 때문에 자신도 모르게 마음이 불편했다. 복수가 삶의 의미가 되어버린 자신의 처지를 되새기며 애써 그녀를 외면했다. 하지만 기훈이 노처녀 인생을 구원해 줄 마지막 보루라고 굳게 믿는 미스 홍은 끈질기게 그의 주변을 서성거렸다.


발렌타인 데이가 되자 그녀는 기훈이 자리를 비운 사이 부담스러운 크기의 상자를 책상 위에 놓아 두고는 그가 돌아오기 전에 조퇴 해버렸다.




감동 받았죠? 그럼 한마디 남기는 센스는 기본이죠 ^^


작가의말

독자들은 작가가 자리를 비운 사이 부담스러운 숫자의 선호작과 추천을 댓글과 함께 눌러 두고는 그가 돌아오기 전에 로그아웃 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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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30분 +5 15.05.04 670 18 7쪽
39 The last sweetness +3 15.05.03 680 17 11쪽
38 네버엔딩 스토리 +7 15.05.02 615 18 12쪽
37 이별하는 여자의 심리 네 단계 +9 15.05.02 595 18 12쪽
36 자신의 몸을 바치려는 여자, 거부하는 남자 +1 15.05.02 818 15 13쪽
35 그럼 네가 풀어 줘 +5 15.05.01 731 16 13쪽
34 이젠 안녕 +3 15.04.30 611 15 12쪽
33 내 아내를 빼앗아간 그 놈. +9 15.04.29 670 15 10쪽
32 아이처럼 +7 15.04.28 612 18 12쪽
31 수감록 2 +3 15.04.27 581 14 8쪽
30 수감록 +3 15.04.27 630 17 10쪽
29 행복 뒤에 숨은 불안. +3 15.04.27 655 17 8쪽
28 진술서 2 +5 15.04.26 684 14 17쪽
27 진술서 +3 15.04.26 622 18 12쪽
26 이루어 지다. +5 15.04.26 721 20 16쪽
25 대물 +3 15.04.26 835 17 14쪽
24 나쁜 손 +3 15.04.26 742 19 12쪽
23 그녀.......... 벗기다. +4 15.04.25 1,075 17 14쪽
22 여행을 떠나요. +3 15.04.24 688 18 11쪽
21 복어같은 그녀 +3 15.04.23 697 18 14쪽
20 그녀에게 남자가 생겼다. +1 15.04.23 825 16 12쪽
19 여고생과 노처녀의 결투 +5 15.04.23 658 22 12쪽
18 넌 너무 어려. +4 15.04.23 759 19 12쪽
17 그녀는 적당히란 말을 모른다. +3 15.04.22 816 19 12쪽
16 발가벗었지만 부끄럽지 않아. +5 15.04.22 857 18 7쪽
15 승냥이의 시간 +3 15.04.21 918 15 14쪽
14 짐승이 날뛰기 시작 할 때. +3 15.04.20 826 21 12쪽
13 짐승의 시간 +1 15.04.19 827 17 12쪽
» 짐승의 계절 +3 15.04.19 843 19 12쪽
11 19금 +1 15.04.19 1,250 16 12쪽
10 기다림은 만남을 전제로 하지 않아도 좋다. +1 15.04.19 897 15 12쪽
9 행복한 시간은 빨리 흐른다. +1 15.04.19 799 17 12쪽
8 유리의 일기 2 +3 15.04.18 946 25 12쪽
7 유리의 일기 +2 15.04.18 982 15 11쪽
6 최후에 웃는 놈은 웃기는 놈이다. +1 15.04.18 972 15 5쪽
5 짐승 같은 놈 +2 15.04.18 1,046 18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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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프롤로그 +2 15.04.18 1,415 17 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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