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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이미 판타지 지옥에 빠져 들었다.

하고 또 하고 제로

웹소설 > 일반연재 > 로맨스, 공포·미스테리

완결

밍교s
작품등록일 :
2015.04.18 08:26
최근연재일 :
2015.05.05 18:10
연재수 :
41 회
조회수 :
33,721
추천수 :
712
글자수 :
206,114

작성
15.04.18 18:35
조회
972
추천
15
글자
5쪽

최후에 웃는 놈은 웃기는 놈이다.

DUMMY

한번 터진 눈물은 쉬 마르지 않았다.


괴롭힘과 폭언에도 눈물을 보이지 않았던 소녀는 참았던 설움을 한꺼번에 토해 내듯 하루 밤낮을 쉬지 않고 울었다.


이러다가 그녀가 어떻게 되는 것은 아닌지 덜컥 겁이 난 그는 달래도 보고 밥도 손수 지어 바치며 다독여 봤지만 소용이 없었다.


가슴 속에 또아리 틀고 앉아 있던 '복수' 라는 단어는 안드로메다로 날라가 버렸다..




"학교에 가고 싶어요."


다음 날 저녁. 겨우 울음을 멈추고 기훈이 대령한 밥상에 마주 앉은 그녀는 숟가락도 들지 않은 채 기훈을 빤히 바라보았다.


입에 문 숟가락을 뺄 생각 조차 못하고 놀란 눈으로 유리를 쳐다보던 기훈은 고개를 숙였다. 묵묵히 반찬도 없이 맨 밥만 입 속에 꾸역꾸역 쳐 넣음으로써 무언(無言)의 의사 표시를 했다.


"당신은 착한 사람이에요."

"당신이 우리 아버지를 얼마나 증오 하는 지 잘 알아요."

"절 고통스럽게 하고 싶고 괴롭히고 싶은 거죠? 복수하고 싶은 거죠?"

"하지만 당신은 제가 약해 보이구 어려 보여 망설이고 있구요."


한 반장과 대화하던 걸 떠올리며 소녀가 그의 의도를 모른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대놓고 말하자 지레 속이 뜨끔 해진 기훈은 숟가락으로 밥상을 내리 쳤다.


'화 났다. 조용히 해라!' 무언의 몸짓이었다.


유리는 기훈의 기분 따위 안중에도 없다는 듯 말을 이었다.


"절 때리고 싶으면 때리세요, 제 걱정은 안 하셔도 돼요. 당신이 한 형사님에게 맞은 것 보다 더 심하게 아버지한테 맞은 적도 있었어요."


"'당신'이 뭐야! '당신'이!"


열 한 살 소녀 입에서 나온'당신'이라는 단어가 거슬렸다. '한 형사'란 단어에 멍이 빠지지 않은 얼굴이 화끈거리기도 했다. 뭐라 꼬투리를 잡아 그녀의 말 문을 막으려 했다.


눈물이 절반 정도 차오르기 시작하는 눈동자와 마주치고 입을 연 자신을 후회했다.


"그럼 뭐라고 부르면 좋을 까요?"


이 빌어먹을 소녀의 눈동자엔 거부할 수 없는 무언가가 있었다. 안 그래도 상대하기 어려웠었는데 눈물까지 더해 그를 껄끄럽게 만들었다.


하긴......살인자의 딸과 피살자의 아버지란 관계를 적절하게 표현할 만한 호칭이 존재할 리 없다고 생각했다.



***********




"당신이 문틀에 표시해 놓은 곳까지 자라려면 적어도 사오 년은 걸릴 거에요."


문틀에 마크 했던 이유까지 알고 있었다는 말투에 숨이 멎을 만큼 놀랐다. 그녀에게는 물론 누구에게도 내색 한 적이 없는 자신과의 다짐이었다. 소녀의 두개골 속엔 무엇이 들었는지 진심으로 궁금해 지기 시작 했다.


"전 도망가지 않아요."


" 그걸 어떻게 믿지?"


볼멘 목소리로 궁색하게 물었다.


"벗어나려 마음 먹었으면 어제 한 반장이 왔을 때가 기회였겠죠."


"......"


"한 반장님은 우릴 계속 지켜 볼 거에요. 그때까지 버텨야 복수도 할 수 있잖아요."


복수라는 말이 튀어 나오는 순간 그의 눈에 비친 유리는 열 한 살 계집 아이가 아니었다. 범죄를 공모하는 파트너였다. 그것도 엄청나게 똑똑한 파트너!


본의 아니게 보아 버린 작은 젖가슴 - '젖가슴'이라 불러도 될지 의심이 들 정도로 작고 아담 했지만- 은 기훈의 상상 속에 점점 부풀어 올랐고 그럴수록 머릿속에 박힌 유리의 모습도 점차 여자처럼 성숙해져 갔다.


"제가 학교를 다닌 다면 한 반장의 의심도 풀어질 거에요."


태연하게 떠들고 있는 소녀가 함께 의논하고 있는 복수의 대상이 그녀 자신이라는 것을 알고는 있는 걸까 궁금해 졌다. 의심에 여지가 없었지만.


' 축사의 돼지가 주인과 함께 자신이 도살 될 계획을 의논 하는 거랑 뭐가 다르지?'


그는 고개를 흔들었다.아름답고, 똑똑한 돼지였다..


"당신도 일을 해야 해요."


"뭐라구?"


"당신이 가진 돈으론 앞으로 잘해야 일 년 밖엔 못 버텨요"


'이 영악한 소녀가 돈을 인출할 때 현금 출납기 너머 잔고를 훔쳐본 모양 이로구나. 퇴직금 계좌는 못 봤을 테지만.'


히든 카드 생겼다는 생각에 몰래 미소를 지었지만 온전히 착각이었다.


"퇴직금을 포함해도 기껏해야 2년 6개월 3주 정도 생활 할 수 있어요. 제가 학교를 가지 않는 다는 가정 하에 말이죠."


어떻게 그런 구체적인 수치들을 나온 것인지 성 마른 목소리로 따져 보려 했지만 무장 해제 되어 버린 악마는 반항 하지 말고 시키는 대로 따르라 충고했다.


'그래. 기다리자. 최후에 웃는 놈이 이기는 놈이니까."


문틀에 새겨진 마크를 손가락으로 짚은 후 험악한 표정으로 목소리를 낮게 깔았다.


"네 키가 이만큼 자라면 그땐.......그땐 정말!........"


"죽이든지 살리든지 마음대로 하세요. 당신이 원하는 데로."


적당한 말을 찾지 못해 더듬거리는 기훈의 속마음을 대변 하듯 먼저 말을 마친 그녀가 고개를 돌렸다.




감동 받았죠? 그럼 한마디 남기는 센스는 기본이죠 ^^


작가의말

글의 맥락 때문에 부득이 분량을 맞추지 못했습니다. 이해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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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이젠 안녕 +3 15.04.30 611 15 12쪽
33 내 아내를 빼앗아간 그 놈. +9 15.04.29 670 15 10쪽
32 아이처럼 +7 15.04.28 612 18 12쪽
31 수감록 2 +3 15.04.27 581 14 8쪽
30 수감록 +3 15.04.27 630 17 10쪽
29 행복 뒤에 숨은 불안. +3 15.04.27 655 17 8쪽
28 진술서 2 +5 15.04.26 684 14 17쪽
27 진술서 +3 15.04.26 622 18 12쪽
26 이루어 지다. +5 15.04.26 721 20 16쪽
25 대물 +3 15.04.26 835 17 14쪽
24 나쁜 손 +3 15.04.26 743 19 12쪽
23 그녀.......... 벗기다. +4 15.04.25 1,075 17 14쪽
22 여행을 떠나요. +3 15.04.24 688 18 11쪽
21 복어같은 그녀 +3 15.04.23 697 18 14쪽
20 그녀에게 남자가 생겼다. +1 15.04.23 825 16 12쪽
19 여고생과 노처녀의 결투 +5 15.04.23 658 22 12쪽
18 넌 너무 어려. +4 15.04.23 759 19 12쪽
17 그녀는 적당히란 말을 모른다. +3 15.04.22 816 19 12쪽
16 발가벗었지만 부끄럽지 않아. +5 15.04.22 857 18 7쪽
15 승냥이의 시간 +3 15.04.21 918 15 14쪽
14 짐승이 날뛰기 시작 할 때. +3 15.04.20 826 21 12쪽
13 짐승의 시간 +1 15.04.19 827 17 12쪽
12 짐승의 계절 +3 15.04.19 843 19 12쪽
11 19금 +1 15.04.19 1,250 16 12쪽
10 기다림은 만남을 전제로 하지 않아도 좋다. +1 15.04.19 897 15 12쪽
9 행복한 시간은 빨리 흐른다. +1 15.04.19 799 17 12쪽
8 유리의 일기 2 +3 15.04.18 946 25 12쪽
7 유리의 일기 +2 15.04.18 982 15 11쪽
» 최후에 웃는 놈은 웃기는 놈이다. +1 15.04.18 973 15 5쪽
5 짐승 같은 놈 +2 15.04.18 1,046 18 11쪽
4 벗겨야 하는 이유. +2 15.04.18 1,078 19 12쪽
3 복수는 생각보다 쉬운 게 아니다. +4 15.04.18 926 18 11쪽
2 소심한 남자 복수를 꿈꾸다. +6 15.04.18 1,408 15 13쪽
1 프롤로그 +2 15.04.18 1,415 17 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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