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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이미 판타지 지옥에 빠져 들었다.

하고 또 하고 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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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밍교s
작품등록일 :
2015.04.18 08:26
최근연재일 :
2015.05.05 18:10
연재수 :
4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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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720
추천수 :
712
글자수 :
206,114

작성
15.04.26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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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2
추천
19
글자
12쪽

나쁜 손

DUMMY

다음날 해변, 전의를 불태우는 기훈과는 달리 정우는 담담했다.


“저기 형제 바위 먼저 찍고 오는 사람이 이기는 겁니다.”


“무리하지 말라구. 괜시리 중간에 힘이 빠지기라도 하면 위험해”


“제 걱정은 마시고 반장님 걱정이나 하시죠. 연세 때문에 힘드실 텐데요.”


“글세. 신체 나이로는 자네가 더 연장자로 보이는데? 후후. 자 그럼 가 볼까?”


기훈의 도발을 가볍게 넘긴 정우는 잠시 양쪽 가슴의 근육을 차례로 튕기더니 시작하라는 신호를 보냈다.


“두 사람 다 파이팅!”


“기훈씨 지면 알아서 해요. 호호호”


두 여인의 환호성을 뒤로하고 두 남자는 파도를 헤치고 나아가기 시작 하였다. 처음엔 막상막하 호각 세였다. 해안가에서 200 미터 정도 떨어진 형제 바위에 거의 동시에 두 사람이 도착하였다. 하지만 수영장에서 배운 얌전한 수영과 실제 거친 파도를 이기며 해야 하는 바다수영이 같을 리 없었다.


힘이 빠진 기훈은 점점 뒤처지기 시작하였다. 기훈이 삼 분의 이 지점에 다다를 즈음엔 어느새 정우는 도착해서 환호하는 여자들에게 다가가 한껏 뽐내고 있었다. 정우에게 졌다고 생각하니 허탈하고 더 힘이 빠졌다.


‘어? 왜 이러지?’


해안을 얼마 남기지 않고 기훈의 몸이 더 이상 앞으로 나가지 않았다. 죽을 힘을 다해 팔과 다리를 휘저었지만 파도는 오히려 그들 끌어당기듯이 해변으로부터 멀어지게 만들고 있었다. 당황한 그는 더욱 힘차게 팔을 저으며 발버둥 쳤지만 그럴수록 더욱 힘만 빠질 뿐이었다.


결국 탈진해 물속에 가라 앉으며 허우적 대는 기훈의 눈에 놀라서 비명을 지르는 여자들과 다시 바다로 뛰어드는 정우가 보였다.


“우웩……”


겨우 정우의 도움으로 해변에 끌려 나온 기훈이 들이켰던 바닷물을 토해 내었다.


“끌끌, 그러게 조심하라고 했잖아. ‘수중여’ 에 걸린 모양이야.”


“수중여? 그게 뭔데요? 정우씨?”


“바닷가에 가끔씩 파도에 의해 생긴 바닥 지형인데요. 그곳에 걸리면 파도가 자꾸 몸을 끌어 당기죠. 아무리 수영 잘하는 사람도 거기에 걸리면 끝장이에요.”


“그럼 그대로 죽는 거에요?”


“ 아니요. 수중여에 걸리면 곧바로 나오려고 하지 말고 해변과 평행으로 헤엄쳐서 벗어난 후에 나오면 되요.”


“그럼 진작 얘기 해줬어야지. 이 게임 무효야! 무효! 다시 해!”


죽을 뻔한 걸 구해줬더니 고맙다고 하기는커녕 개도 안 물어갈 자존심에 생떼를 쓰는 기훈이었다. 수중여가 아니어도 질게 뻔했지만 여자들 보는 앞에서 떼라도 써야 직성이 풀릴 심산이었다.


“괜찮아요?”


다시 속이 메스꺼워 켁켁 대는 기훈의 볼에 서늘한 감촉이 느껴졌다. 유리의 손이 그의 볼을 어루만지고 있었다.


“어, 어. 끄떡 없어. 다시 한번 하면 반드시 이길 수……?”


유리 눈가에 눈물이 살짝 고인 게 보였다. 기훈은 더 이상 말을 할 수 없었다.


“이기지 않아도 돼요. 무리하지 마요.”


유리는 설명하기 어려운 애틋한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더니 조용히 일어서서 가버렸다.



*************************



“기훈씨 저 오일 좀 발라줘요.”


자리를 펴고 유리와 나란히 엎드린 미스 홍이 기훈을 불렀다.


“네? 저 보고 오일 발라달라구요??”


“왜요? 싫어요?”


“그런 거라면 유리한테 부탁하시는 게 낫지 않을까요?”


“참, 센스 없게. 해변에서 오일은 남자가 발라줘야 제 맛이지요. 안 그래요? 정우씨?”


“지당하신 말씀입니다. 하하하. 기훈씨 빨리 가봐.”


정우가 기훈을 떠 밀었다. 기훈은 어쩔 수없이 그녀 옆에 무릎 꿇고 앉아 그녀 등에 오일을 바르기 시작하였다. 미스 홍 옆에 나란히 누워있는 유리가 신경 쓰여 자꾸 눈치를 보았지만 유리는 아무런 관심이 없는 듯 보였다.


“어머 기훈씨 손이 참 곱네요? 마치 여자 손 같아요. 호호호”


목을 따라 어깨까지 오일을 발라 내려오는 기훈에게 미스 홍이 기분이 좋은 듯 속삭였다. 여행에 따라 와서 처음으로 받아보는 칭찬이었다. 기훈의 기분도 업 되는 것 같았다.


“그런가요. 하하하! 제가 한 손 하죠. 아무렴 저기 깡패 사촌처럼 생긴 사람 굳은 살 팍팍 박힌 손 같겠습니까? 하하하! 그런데 미스 홍 피부도 참 곱습니다. 매끈하고 부드러운 게 꼭 아기 피부 같아요.”


기훈은 파라솔 그늘에 앉아있는 정우가 들으라는 듯 큰소리로 떠들었다.


“저도 오일 좀 발라 주시겠어요?”


기훈과 미스 홍이 시끄러웠는지 유리는 슬며시 자리에서 일어나 정우에게 다가가 오일을 내밀었다.


“응? 너두 바르려고? 그, 그러지 뭐.”


유리는 타월을 옮겨 기훈과 미스 홍 옆 몇 발자국 떨어진 곳에 엎어 누웠다.


“까르르~아 간지러워요. 헤헤.”


정우의 손이 닿자마자 유리는 간지러운 듯 웃음을 참지 못했다.


“그런가? 좀 살살 할까?”


“아니에요. 기분 좋은 걸요. 하지만 손에 딱딱한 것이 느껴져서 자꾸 간지러워요. “


“미안, 손에 굳은살이 많아서 그런가 보네.”


“아니요. 남자답고 좋은데요 뭐. 인생의 고난도 모르는 남자의 여자 같은 손보다야 훠~얼~씬 멋있어요.”


유리는 미스 홍 등에 오일을 바르고 있는 기훈이 들으라는 듯 큰소리로 떠들었다. 저것들을! 감히 유리의 몸에 손을 대고 있는 정우와 그걸 기분 좋다며 까르르 웃는 유리의 모습에 기훈은 자신도 모르게 눈에 힘이 들어갔다.


“기훈씨. 등만 잔뜩 바르면 어떡해요. 밑으로 내려가서 허리도 발라 줘야죠.”


“아! 네.”


둘을 쳐다보느라 건성건성 오일을 문지르고 있는 기훈이 답답했던 지 미스 홍은 기훈을 채근했다. 기훈은 미스 홍의 허리 쪽으로 손을 옮겨 문지르기 시작했지만 자꾸만 시선이 유리에게 향하는 것을 막을 수 없었다. 유리 역시 정우에게 아래쪽을 발라달라고 요구했다.


“저도 더 밑 쪽으로 발라주세요.”


“그래 알았다.”


정우의 손이 점점 유리의 엉덩이 방향으로 내려왔다. 기훈은 흥분한 나머지 자신도 모르게 주먹을 꽉 쥐었다.


“아얏! 기훈씨 지금 뭐 하는 거에욧!”


미스 홍의 입에서 비명이 터져 나왔다. 정신을 딴 곳에 둔 기훈의 손은 점점 내려오더니 그녀의 두 엉덩이를 문지르고 있었다. 미스 홍이 뭐라고 하려는 순간 기훈은 주먹을 꽉 쥐었다. 그녀의 탱탱한 엉덩이와 함께……


“아, 앗! 미, 미안합니다.”


자신이 한 짓에 깜짝 놀란 기훈은 엉겁결에 그녀 엉덩이에서 손을 떼었다. 하지만 미스 홍의 파란색 수영복위에는 범죄 현장에 남은 지문처럼 그의 나쁜 손이 남긴 자국이 오일에 젖어 선명하게 찍혀 있었다.


“기훈씨 정말 변태에요? 어제는 가슴이더니 오늘은 엉덩이에요? 정말 정신적으로 문제 있는 거 아니에요?”


“아, 아니 그게 아니라 잠시 딴 생각 하느라 그랬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됐어요. 관두죠.”


어제 까지만 해도 그냥 저냥 웃으며 넘어 갔던 미스 홍이었지만 오늘은 화가 단단히 난 모양이었다. 그녀는 짜증 섞인 표정으로 수영복에 찍힌 손자국을 지워보려 바닷물 속으로 들어갔고 민망해진 기훈은 계면쩍게 그녀의 뒤를 쫓아갔다.


“유리야. 저 두 사람 참 좋아 보이지?”


오일 바르기를 마친 정우가 웃으며 속삭였다. 유리는 묵묵부답이었다. 그녀는 아무 말이 없이 두 팔에 고개를 파묻고 엎드려 있었다.


어느새 석양이 뒤 쪽 산등성이 너머로 붉은 여운을 바다에 뿌려대고 있다. 오늘 저녁은 자연산 회를 먹여주마! 자신만만하게 외치는 정우를 따라 모두들 형제바위 근처로 낚싯대를 들고 따라 나섰다.



형제바위 끝 한 평정도의 평평한 바위에 자리를 편 정우는 낚싯대를 펼쳤다.


“내가 이곳에 와 봤던 동료들에게 물어 봤더니 여기서 감성돔이 나온다는 겁니다. 우리 미녀 분들에게 자연산 회를 대접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후후후.”


“정우씨 참 꼼꼼하게 준비 하셨네요. 호호호.”


“제가 직업이 형사 아닙니까? 사전조사와 현장조사는 기본이죠.”


“형사님 감성돔 많이 잡아 주세요. 호호호.”


“걱정 마십쇼. 이 근방에 있는 감성돔 패거리들 몽땅 체포해 바치겠습니다.”


“말만 들어도 벌써 배부르네요. 헌데 감성돔 엄청 비싸지 않아요?”


“엄청 비싸죠. 50센티미터 이상급은 18만원 정도 한다던 데요?”


“어머, 그럼 한우보다도 비싼 거네요?”


“이를 말씀입니까? 거의 최고급 회라고 할 수 있죠.”


“호호호, 정우씨 덕분에 입이 호강하겠네요.


미스 홍은 정우 옆에 찰싹 붙어 이것저것 신기한 듯 만져도 보고 그가 채비를 하는 모습을 흥미롭게 지켜 보았다. 그녀는 낮에 있었던 일로 기훈에게 화가 많이 났는지 그가 낚시를 하든 말든 관심도 없다는 투로 눈길도 주지 않았다.


‘말 많은 낚시꾼치고 제대로 낚는 사람 못 봤다지. 두고 봐라 내가 이 수모를 만회해 줄 테니!’


여행을 오고 나서 매번 꿔다 논 보릿자루 마냥 투명인간 취급을 받는 기훈은 이를 갈았다. 기훈이 혼자 있는 모습이 보기 안쓰러웠는지 유리가 다가왔다. 걱정스런 얼굴로 그를 바라 보며 물었다.


“낚시 할 줄 알아요?”


“걱정 마라. 내가 어릴 적 별명이 인간그물이다 인간그물. 내가 뜨면 그 근처 고기들 다 싹쓸이 한다고.”


기훈은 잔뜩 허세를 부리며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바다를 바라보았다. 유리는 미소 지으며 믿는다는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바늘에 낚싯줄을 묶는 기훈의 손에 불끈 힘이 들어갔다.


“기훈씨, 바늘을 그렇게 묶으면 안돼. 감성돔은 돌 틈에 살고 있어서 그렇게 하면 바닥에 잘 걸려.”


어느새 채비를 마치고 낚싯대를 던져놓은 정우가 기훈 옆에 와서 달갑지 않은 훈수를 늘어 놓았다.


“저도 낚시 할 줄 알거든요. 반장님 낚싯대나 신경 쓰시죠. 오늘 저녁 누가 더 큰놈 잡는지 두고 보시죠.”


자신 만만한 눈빛으로 날카롭게 쏘아대는 기훈에 정우는 어쩔 수 없다는 듯 자리로 돌아갔다. 잠시 후 정우의 낚시대가 부러질 듯 휘기 시작했다. 미스 홍이 신기한 듯 그의 옆으로 달려 갔다.


“어머, 잡았어요?”


“잡힌 것 같습니다.”


“어머, 시작한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금방 잡히네요.”


“운이 좋은 거죠. 웃차, 이놈 큰놈이네. 힘이 장사네 장사.”


한참 낚싯대와 씨름하던 정우는 결국 팔뚝만한 감성돔을 건져 올리는 데 성공했다.


“꺄~~ 엄청 크다.”


“고놈 참 신통하게도 미인들께서 기다리시는 줄 알고 엄청 이쁜 녀석으로 골라 나왔네. 하하하.”


세로로 넓적하게 생긴 물고기는 아직도 힘이 넘치는지 입을 뻐끔거리며 파닥이고 있었다. 옆에 희미하게 새겨진 줄무늬가 감성돔임을 확실하게 증명해 주었다.


기훈의 옆에 앉아있던 유리도 어느새 정우의 옆에 붙어 바위에 놓인 감성돔을 신기한 얼굴로 건드려 보았다. 두 여인은 감성돔을 들고 서로 사진을 찍어 주며 즐거워했다.


“자 이제 여성분도 손맛을 봐야죠? 전 회를 칠 테니 낚싯대를 붙잡고 계세요. 회는 살아있을 때 쳐야 제 맛이거든요.”


솜씨 좋게 물고기의 입에서 바늘을 빼고 다시 먹이를 끼워 던진 후 정우는 낚싯대를 미스 홍에게 건네며 말했다.


“툭툭 하고 신호가 느껴질 겁니다. 그럼 대를 살짝 당겨주세요. 그럼 바늘이 입에 걸린 고기가 확 땡길 거에요. 그 다음엔 릴을 감아주기만 하면 됩니다.”


간단히 요령을 알려준 후 정우는 잡은 감성돔을 가지고 회를 뜨기 시작 했다.


“호호호, 낚시 처음 해보는 건데. 잡히려나 몰라.”


“원래 Beginner’s Luck 이란 말도 있잖아요. 고기가 언니의 미모에 반해 반드시 잡힐 거에요.”


“그러게 말이다. 숫놈으로 커다란 녀석 한 마리 잡혀야 할 텐데 말이야. 호호호”


낚시라는 게 못 잡으면 한없이 지루하지만 일단 한 마리라도 잡으면 재미있어지는 법이었다. 이미 월척이 낚이는걸 본 두 여자의 눈동자가 기대감으로 빛났다. 잠시후 미스 홍이 살짝 흥분하며 유리를 바라보았다.


“어머! 뭔가 낚싯대를 툭툭 치는 것 같아.”




감동 받았죠? 그럼 한마디 남기는 센스는 기본이죠 ^^


작가의말

이번 화는 항상 제 작품에 댓글 달아주시고 응원해 주시는 그렌피딕님에게 헌정하는 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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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그럼 네가 풀어 줘 +5 15.05.01 731 16 13쪽
34 이젠 안녕 +3 15.04.30 611 15 12쪽
33 내 아내를 빼앗아간 그 놈. +9 15.04.29 670 15 10쪽
32 아이처럼 +7 15.04.28 612 18 12쪽
31 수감록 2 +3 15.04.27 581 14 8쪽
30 수감록 +3 15.04.27 630 17 10쪽
29 행복 뒤에 숨은 불안. +3 15.04.27 655 17 8쪽
28 진술서 2 +5 15.04.26 684 14 17쪽
27 진술서 +3 15.04.26 622 18 12쪽
26 이루어 지다. +5 15.04.26 721 20 16쪽
25 대물 +3 15.04.26 835 17 14쪽
» 나쁜 손 +3 15.04.26 743 19 12쪽
23 그녀.......... 벗기다. +4 15.04.25 1,075 17 14쪽
22 여행을 떠나요. +3 15.04.24 688 18 11쪽
21 복어같은 그녀 +3 15.04.23 697 18 14쪽
20 그녀에게 남자가 생겼다. +1 15.04.23 825 16 12쪽
19 여고생과 노처녀의 결투 +5 15.04.23 658 22 12쪽
18 넌 너무 어려. +4 15.04.23 759 19 12쪽
17 그녀는 적당히란 말을 모른다. +3 15.04.22 816 19 12쪽
16 발가벗었지만 부끄럽지 않아. +5 15.04.22 857 18 7쪽
15 승냥이의 시간 +3 15.04.21 918 15 14쪽
14 짐승이 날뛰기 시작 할 때. +3 15.04.20 826 21 12쪽
13 짐승의 시간 +1 15.04.19 827 17 12쪽
12 짐승의 계절 +3 15.04.19 843 19 12쪽
11 19금 +1 15.04.19 1,250 16 12쪽
10 기다림은 만남을 전제로 하지 않아도 좋다. +1 15.04.19 897 15 12쪽
9 행복한 시간은 빨리 흐른다. +1 15.04.19 799 17 12쪽
8 유리의 일기 2 +3 15.04.18 946 25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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