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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이미 판타지 지옥에 빠져 들었다.

하고 또 하고 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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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밍교s
작품등록일 :
2015.04.18 08:26
최근연재일 :
2015.05.05 18:10
연재수 :
41 회
조회수 :
33,724
추천수 :
712
글자수 :
206,114

작성
15.04.29 18:40
조회
670
추천
15
글자
10쪽

내 아내를 빼앗아간 그 놈.

DUMMY

정우는 유리의 호출을 받고 검사실을 찾았다. 사적으로 할 말이 있다는 그녀 말에 파트너 박 형사를 놔두고 혼자 그녀 사무실로 들어왔다.


“바쁘실 텐데 오시라고 해서 죄송해요.”


“아니다. 네가 부르는데 달려와야지. 그런데 무슨 일이니?”


유리의 표정이 조심스러웠다. 주위에 듣는 사람이 없는 지 살핀 그녀가 입을 열었다.


“요즘 제가 계속 미행당하는 것 같아요.”


“미행?”


유리는 요즘 들어 누군가 자신을 지켜보고 있다는 느낌을 자주 받았다. 그녀가 어디를 가든지 검은 양복의 사내들이 장소와 상황에 전혀 어울리지도 않게 선글라스까지 낀 채 그녀의 주변에 나타났다가 사라지기를 반복했다.


“혹시 너무 예민해진 거 아니야? 요즘 너무 피곤해서 착각을 한 건 아닐까?”


“아니에요. 저도 저를 미행할 사람이 있을 리 없다 생각해서 몇 번이고 가던 방향도 갑자기 바꿔보기도 하고 숨어서도 지켜 보기도 했는데 틀림없어요.”


“네가 그렇다면 그런 거겠지. 그렇다면 과연 누가 널 미행하는 걸까?”


정우의 표정에 일말의 불안감이 스쳐 지나갔다.


“혹시 네 친아버지가 아닐까?”


“그건 확실히 아니에요. 아무리 시간이 지났다 하더라도 제가 아버지 얼굴을 못 알아 볼 리는 없잖아요? 게다가 놈들은 한 두 놈이 아니라. 최소한 7,8 명이 돌아가면서 미행하는 것 같았어요.”


“그래? 그럼 다른 누가 있을까?........ 혹시 조까치파에서 그러는 거라면?”


“저도 지금으로선 그들이 가장 유력하다고 생각해요. 제가 맡은 수사의 핵심 용의자들이니까요. 그런데 문제는 그들이 저를 어떻게 알고 미행하는 걸까요? 아직 공개 수사도 하지 않았는데요?”


“그들의 힘을 무시하면 안 돼. 정, 재계, 그들 손이 미치지 않는 곳이 없거든 그들이라면 자신들 사건 담당검사 알아내는 것쯤은 식은 죽 먹기지.


“그럼 이제 어떻게 하죠?”


“일단 그 놈들이 무슨 꿍꿍이가 있는지 알아낼 때까지는 조심해야지, 먼저 너에게 경호를 붙여야겠다. 그래, 지난번에 네가 도와준 최형사가 좋겠네. 안 그래도 너에게 신세 갚아야 한다고 단단히 벼르던 참인데 잘됐다. 참. 그 자식은 어때? 합기도 배우는 건 많이 늘었어?”


“호호호. 그래도 요즘은 꾀도 안 부리고 엄청 열심히 해요. 여전히 못미덥긴 하지만요. 호호호”


“그래 워낙 약골이어야지. 열심히 안 하면 보내. 내가 겁나게 패서라도 가르쳐 놓을 테니.”


“호호호, 알겠습니다. 한반장님! 그래도 너무 심하시게 하면 안 되요.”


웃고 있는 그녀를 두고 검사실을 나온 정우는 재빨리 최 형사에게 전화를 걸었다. 도대체 유리 친아버지는 어디로 짱 박힌 거야? 담배를 빼어 문 정우의 머릿속에 경찰서 유치장 안에서 어린 딸을 애처롭게 바라보던 유리 아버지의 얼굴이 떠오르자 입안이 씁쓸했다.


최 형사가 그림자 경호를 시작한 이후 그녀를 미행하던 검은 양복의 사내들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유리는 자신이 정말 과민해서 착각한 것이 아니었나 하고 고민할 지경이었다. 하지만 유리의 총명함을 철석같이 믿는 정우는 아마도 그들이 최형사가 붙었다는 것을 알아채고 지레 몸을 숨기는 것으로 판단하여 한동안은 그녀의 경호를 멈추게 하지 않았다.



부천에 위치한 조까치파 관할의 호텔에 위치한 사무실, 기형은 안락의자에 앉아 창 밖의 풍경을 바라보았다.


누가 그의 사무실 문을 노크했다. 검은 양복을 입고 선글라스를 윗 주머니에 꽃은 사내가 들어오더니 그에게 깍듯이 인사를 했다.


“형님, 지금 애들한테 보고 들어왔는데 말입니다. 따님 주변에 짭새가 붙었다 합니다.”


“그래? 벌써 눈치 챈 모양이로군 조심 좀 하지 그랬어?”


“최대한 조심하라고 주의를 줬는데…….따님께서 워낙 눈치가 빠르신 것 같아서 말입니다.”


“그 애가 총명하다는 걸 좋아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모르겠군……. 이봐. 깡통, 너도 딸이 있다고 했지?”


“네? 네. 지금 열세 살입니다?”


“만약 딸이 커서 검사가 된다고 하면 어떻겠나?”


“검사 말입니까? 물론……뿌듯하고 무지 자랑스러울 겁니다.”


“그렇겠지?”


기형은 담배를 하나 빼어 물었다. 깡통은 재빨리 다가와 주머니에서 라이터를 꺼내 담배에 불을 붙였다.


‘하필이면 검사라니. 아버지는 폭력 조직의 중간보스인데 말이야. 참 운명도 지랄 맞네.’


한참 창밖에 시선을 고정하고 생각에 잠긴 그는 마지막 담배 연기를 내뿜더니 나지막이 명령을 내렸다.


“애들 다 철수하라고 해, 다른 조직원들에게 알려지지 않게 입 단속 잘 시키고.”


“알겠습니다. 형님”


깡통이 나가는 것을 말없이 보고 있던 기형은 이제는 직접 자신이 나서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조직에서의 위치가 어느 정도 자리잡자 그는 유리의 행방부터 백방으로 알아보았다. 전국구 건달 조직 중간 보스의 힘은 십여 년 동안 헤어져 있었던 딸의 행방을 한 달도 안 되어서 찾아낼 만큼 강력했다.


걱정과는 달리 딸은 놀랍게도 잘 자라서 검사가 되어 있었다. 그것도 기훈이 몸 담고 있는 조까치파 본거지인 인천 지청의 강력계 검사였다. .


조폭 아버지와 강력계 검사……기형은 얄궂은 운명을 저주했다. 딸의 미래를 생각하며 조직을 나갈 결심까지 했지만 조직의 생리라는 것이 들어오기는 쉬워도 나가는 것은 죽어서 송장이 되는 길밖에는 없었다.


해준 것도 없이 갑자기 나타나 딸의 앞날을 망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그는 당장에라도 달려가 딸을 만나보고 싶은 마음을 가까스로 억누르며 수하들을 시켜 숨어서 지켜보라고 지시했었다. 하지만 미행을 들키게 된 이상 그가 직접 찾아가 그녀를 만나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


그녀가 사는 곳은 인천의 조용한 동네에 있는 작지만 깔끔한 빌라였다. 부하들이 알려준 주소 앞에 차를 대 놓고 그는 차 안에서 기다렸다.


잠시 후 하늘이 잿빛으로 어둑해질 무렵, 흰색 BMW 가 들어오더니 한눈에 봐도 확 눈에 띄게 아름다운 정장 차림의 젊은 여자와 30대 중 후반으로 보이는 남자가 차에서 내렸다. 기형의 떠나간 아내를 닮은 딸은 어릴 때 본 이후 십 몇 년의 세월이 지났지만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두 사람은 마트에 들러 장을 보고 오는 모양이었다. 둘은 다정하게 트렁크를 열고 사온 물건들을 꺼내기 시작하였다.


부하들이 알려준 바로는 기형이 수감된 직 후 딸은 어느 젊은 홀아비에게 이끌려 고아원을 나왔다고 했다. 검사가 될 정도로 훌륭하게 잘 성장한 것 하며 구김살 없는 밝은 표정으로 행복해 하는 그녀를 미루어 보아 마음씨 좋은 양부를 만나 행복하게 자랐으리라 생각하며 다행으로 여겼었다.


같이 있는 남자가 그녀를 길러주었다는 양부인 것 같았다. 하지만 어쩐지 남자가 너무 젊어 보이는 것 하며 옷 차림도 젊은 사람들 유행을 따르고 있는 것이 두 사람은 딸과 아버지라 보이기보단 흡사 연인 사이처럼 보이는 것이 마음에 걸렸다.


“자, 당신 발차기 해봐.”


“길거리에서 어떻게 하냐? 창피하게.”


“집안에서는 좁아서 못한다며?”


“그래도 어떻게 여기서 해? 나중에 할게. 나중에.”


“당신 나 지켜준다며. 도장에서 열심히 수련 했다는 거 다 뻥이지?”


“그것도 직업병이야. 맨날 사람을 의심부터 하는 건 별로야.”


“칫, 꼭 이런 식으로 발뺌하는 사람이 꼭 범인이던데. 나쁜 놈. 날 지켜 준다며?”


“또, 또, 우는 척 하긴 이제 안 속아. 안 속는 다고……… 젠장, 알았어! 하면 될 꺼 아니야? 하면!”


그녀가 우는 시늉을 하자 결국 남자는 제법 능숙한 동작으로 자세를 잡더니 뒤돌려 차기를 멋지게 성공하였다.


“어머. 진짜 열심히 했나 봐. 호호호. 쪼끔 멋있다.”


그녀는 손뼉까지 쳐 가며 남자를 칭찬하였다. 우쭐해진 남자는 느끼한 목소리로 여자를 향해 두 팔을 벌렸다.


“유리, 이리왕~~. 지금부터 내가 지켜 주~울~께~에~”


그녀가 행복한 표정으로 남자의의 품에 달려들었다. 차 유리 너머로 들리는 그들의 대화를 듣고 있던 기형은 자신의 눈동자에 비친 남자의 얼굴을 보고 경악을 금 할 수 없었다.


그 놈이었다. 그의 아내를 빼앗아 갔던 그 놈. 그에게 덤비다가 칼을 맞고 쓰러졌던 나약했던 사내. 절대 잊을 수 없는 철전지 원수 같은 얼굴이 지금 눈앞에서 기형의 딸을 품고 있었다.


자신의 손에 죽은 줄로만 알았던 그 놈이 살아나 순진한 그의 딸을 꾀어서 같이 살고 있는 것이었다. 분명 자신을 대신해 딸에게 복수를 하려는 것이 분명했다.


아내로는 모자라 이제는 그의 딸마저 빼앗아 가다니! 천연덕스럽게 웃고 있는 인간 말종 같은 사내에게 밑도 끝도 없는 분노가 치솟았다. 지금은 아무렇지도 않은 듯 순진한 양의 탈을 쓴 것 같은 얼굴을 하고 딸의 곁에 있지만 언제 돌변하여 딸에게 그 본색을 드러낼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사내가 엄마를 빼앗아간 남자였는지도 모르는 채 행복하게 웃고 있는 딸을 보니 이성을 잃을 지경이었다. 기형의 앙다문 입술에 피가 흘러 내렸다.



드디어 딸을 만난다는 생각으로 왔지만 기형은 차마 차에서 내릴 수가 없었다. 그들이 빌라 입구 안으로 사라지고 나서도 기형은 한참 동안 그 자리를 떠나지 못했다.


마음이 조급해 졌다. 한시라도 아무것도 모르는 순진한 딸을 악마의 마수에서 구해 내야만 했다. 기형은 천천히 가속 페달을 밟으며 어떻게 하면 검사인 딸에게 피해가 안 가도록 그 놈을 쥐도 새도 모르게 제거할지 궁리하기 시작했다.



********************



사무실로 돌아온 기형은 깡통을 찾았다. 깡통이 기형의 사무실로 들어 왔을 땐 기형은 의자에 앉아 심각한 표정으로 창 밖을 내다보며 한숨을 내쉬고 있었다.


“형님 부르셨습니까?”


“그래 빨리 왔구나.”


“무슨 일로 급하게 찾으신 겁니까?”


“야….깡통.”


“네, 형님!”


“사람 하나 담궈야 할 것 같다.”


“…….”




감동 받았죠? 그럼 한마디 남기는 센스는 기본이죠 ^^


작가의말

휴~ 지난 화 독자들의 댓글 버프로 열심히 으쌰 중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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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그럼 네가 풀어 줘 +5 15.05.01 731 16 13쪽
34 이젠 안녕 +3 15.04.30 611 15 12쪽
» 내 아내를 빼앗아간 그 놈. +9 15.04.29 671 15 10쪽
32 아이처럼 +7 15.04.28 612 18 12쪽
31 수감록 2 +3 15.04.27 581 14 8쪽
30 수감록 +3 15.04.27 630 17 10쪽
29 행복 뒤에 숨은 불안. +3 15.04.27 655 17 8쪽
28 진술서 2 +5 15.04.26 684 14 17쪽
27 진술서 +3 15.04.26 622 18 12쪽
26 이루어 지다. +5 15.04.26 721 20 16쪽
25 대물 +3 15.04.26 835 17 14쪽
24 나쁜 손 +3 15.04.26 743 19 12쪽
23 그녀.......... 벗기다. +4 15.04.25 1,075 17 14쪽
22 여행을 떠나요. +3 15.04.24 688 18 11쪽
21 복어같은 그녀 +3 15.04.23 698 18 14쪽
20 그녀에게 남자가 생겼다. +1 15.04.23 825 16 12쪽
19 여고생과 노처녀의 결투 +5 15.04.23 658 22 12쪽
18 넌 너무 어려. +4 15.04.23 759 19 12쪽
17 그녀는 적당히란 말을 모른다. +3 15.04.22 816 19 12쪽
16 발가벗었지만 부끄럽지 않아. +5 15.04.22 857 18 7쪽
15 승냥이의 시간 +3 15.04.21 918 15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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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짐승의 시간 +1 15.04.19 827 17 12쪽
12 짐승의 계절 +3 15.04.19 843 19 12쪽
11 19금 +1 15.04.19 1,250 16 12쪽
10 기다림은 만남을 전제로 하지 않아도 좋다. +1 15.04.19 897 15 12쪽
9 행복한 시간은 빨리 흐른다. +1 15.04.19 799 17 12쪽
8 유리의 일기 2 +3 15.04.18 946 25 12쪽
7 유리의 일기 +2 15.04.18 983 15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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