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류잡기 1, 2, 그리고 글주정 하나.
내 심장이 하는 얘기를 들어봐요
오류 잡기1
삐거덕거리다 멈춘
아끼는 내 컴퓨터
깨끗한 케이스
외양은 그럴싸 하다.
속 감춘 껍질 들어내니
뿌옇게 쌓인 먼지가 가관이다
오랜 시간 엉키고 설켜 까맣게 탄 선들
절로 생기는 주름살이 아깝다.
멀쩡한 척 한구석 차지한
이 가식 덩어리 같으니...
*
오류 잡기2
찌들대로 찌든 먼지는
고압 산소로 털어내고
불에 탄 선 끝을
깔끔하게 잘라 내도
갈 길은 멀다
앞뒤 없이 뒤엉킨 선들
가만히 바라보니
눈앞은 캄캄하고
한숨도 절로 나지만
방치한 내 탓인 걸.
시작이 반이라
심란한 마음 붙들고
엉킨 한가닥 풀어
제자리에 연결하니
그때서야 길이 보인다.
버려도 좋을 것을
이 무슨 청승이냐 하겠지만
버리면 쓰레기에 민폐요,
곱게 모셔두면 추억이라
착찹한 마음은 잠시 내려놓는다.
***
[글주정 하나.]
오래된 컴퓨터가 기어이 고장났다.
보기엔 깔끔한데 뜯어보니 먼지가 뿌옇다.
헐거워진 연결 잭, 과부하로 탄 선들...
덜거덕거리면서 아닌척, 안그런척 오래도 버텼다.
그런 내 컴퓨터를 고치면서...
문득 사람도 비슷하다는 생각을 했다.
어떤 사람은 고장난 줄 모르고...
어떤 사람은 고장난 줄 알면서도...
그 속 보이면 쓰레기 취급받을까봐 아닌 척, 안 그런척...
더러는 예쁜 말로...
때로는 과감한 화장과 미소로...
어떤 때는 멋진 셔츠와 지갑으로...
있는대로 겉을 포장하기 바쁜 사람들...
누군가 조금이라도 지저분한 속 보이면 지레 찔려서 먼저 쓰레기라 손가락질하는...
자기도 뜯어놓고 보면 뿌옇게 먼지가 쌓여있고 어딘가 한 곳은 고장나서 제 기능을 못하면서, 마치 자기는 겉과 속이 모두 깨끗한 제품인양 가식을 철갑처럼 두른 사람들...
오늘은...
그 속을 모르는 남 손가락질 하기 전에 본인 오류부터 해결하고 살자는 말을 하고 싶었다.
나역시...
최대한 내 오류를 수정하고 있는 중이다.
다음엔 더 직설적인 얘기를 쓰겠다
언제나 당신 곁에 영원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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