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에 산다 2
내 심장이 하는 얘기를 들어봐요
산에 산다2.
-산을 말하다, 나를 말하다.
나는 산이 좋아.
누구에게나 공평하거든.
산을 찾는 자에게 세 가지를 제안해
오를 것이냐
말 것이냐
살 것이냐
오르는 자에게는 두 가지를 보여주지
남들 다 가는 산책로와
절경이 숨겨진 험로
절경을 찾다가 넘어진 자는 두 가지를 생각해
오를 것이냐
말 것이냐
나는 세번째를 택했어.
그곳에 사는 것.
산은 나에게 세 가지를 말해줬어.
부지런한 자와
욕심 많은 자와
산을 닮은 자.
부지런한 자는
아름답게 가꾸지만
그 산엔 들짐승이 살지 않는대
욕심 많은 자는
나무를 베고
약초는 모조리 뽑아서
민둥산을 만들어 놓고 달아나고...
나는 산을 닮았대.
들꽃도 좋아하고
조금은 게을러서 잡초도 그냥두고
산새 소리를 즐길 줄도 안다고.
그래서 나는 산에 살아.
왔다가 넘어진 자는
일으켜주고
쉬어가게 해주고
세상 얘기도 들으면서...
내려가고 싶은 생각?
들지, 해봤지.
근데 금방 다시 돌아와.
저 아래 세상은 나랑 맞지 않거든.
가만히 서 있으면 뒤통수 치고 가고
눈 뜨고 지켜보는데도 코를 베어 가지.
그 뿐이야?
별 것 아닌 일로 툭하면 쌈질에
말들은 얼마나 많은지
다 듣고 있으면 숨막혀 죽던지 바보가 될 것 같거든.
그래서 나는 산이 좋아.
지그시 눈 감으면
산새가 노래해 주고
흥에 겨워 춤을 추고 싶으면
바람이 손을 잡아주지.
밤에는...
별들이 속삭이는 걸 들어 봤니?
달빛 어슴푸른 날엔 눈을 깜빡이며
먼 사랑에게 신호를 보내
그럼 맞은 편에서 기다린 듯 깜빡거리지.
가만히 보고 있으면
그 소리가 들려.
멀리 있으면 어때.
이렇게 함께 빛나고 있는데...
나도 그랬으면 좋겠어.
별처럼
달처럼
산처럼
그렇게 항상 너와 함께 였으면 좋겠어
언제나 당신 곁에 영원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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