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단보도를 건너다
내 심장이 하는 얘기를 들어봐요
횡단보도를 건너다
아무리 마음을 꺼내 놔도
모든 걸 덮어버리는 눈
백번 천번을 보여줘도
마음 가리는 그 눈
도려내고 싶어
가슴을 열어도 숨은 막히고
두 눈을 감아도
보이는 건 가식에 찌든 거리
뿌려진 전단지처럼
사방으로 흩날리는 진실들
길을 잃고 헤매다 쓰러져도
누구하나 거들떠 보지 않는
잔인한 현실 앞에 선 나는
지갑 잃은 행인처럼
멍하니 신호등만 바라 봐
눈을 깜빡이며 웃는 파란 아이
감정없이 지나치는 사람들
나도 그들처럼 걷고 있지
벌겋게 달아 오른 얼굴
무얼 바랬던 거니
빨간 아이야
깜빡 깜빡 멈추라고 말해줘도 달려
아슬아슬 뛰어가는 사람들
빨리가라 오해를 하지
빨강 빨강 빨리 가요, 빨강!
네모난 건물안에 떡이 있어요.
숨도 쉬지말고 뛰어가요. 빨랑.
한 번만 숨을 쉬어요
한 번만 뒤 돌아봐요
하늘에서 후회할래요
걸어가도 그 길이 그 길인데
바쁘게 살아서 미안해요.
돈 없고 빽없어서
그냥 달려요
잡히는 건 전부 뒤로 넘기고
앞으로 앞으로 앞으로
후회해도 어쩔수 없죠
진실은 이미 묻혔어요
그냥 갈 뿐이죠
언제나 당신 곁에 영원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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