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간기 한스의 삶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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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헬름 황제가 긴급 명령을 내렸다.
[개인의 자유, 언론의 자유를 포함한 의사 표현의 자유, 집회 및 결사의 권리는 제한당함. 우편, 전신, 전화를 이용한 사적 통신수단의 방해, 가택 수색, 압수 명령은 물론 재산 소유의 제한에 대한 권리를 미리 정해져있는 법적 한계 이상으로 허용]
그리고 히틀러에게는 비상 지휘권이 주어졌고, 나치 돌격대, 친위대가 독일의 예비 경찰이 되었다. 4만 명의 돌격대, 친위대원들이 광장에 늘어서서 선서했다.
사람들이 많이 지나가는 길거리에는 항상 예비 경찰 부대원이 주기적으로 순찰을 하며 질서 유지 임무를 맡았다. 공산주의자들은 이에 극렬히 반대했다. 하지만 사람들은 예비 경찰 부대원들이 곤봉을 들고 순찰하는 모습을 보고 안심을 했다.
"소련 요원들이 거리 곳곳에 숨어있을 것이 분명해! 놈들이 폭탄 테러를 하고 사람들을 공격할걸세!"
"맞아! 예비 경찰 부대원들은 MP18 정도로는 무장해야 하네!"
한 중년의 신사가 목소리를 낮추고 말했다.
"어쩌면 이 술집에도 소련 요원이 엿듣고 있을지도 모르지!"
"의심스러운 새끼들은 모두 신고해야 하네!"
나치당은 소위 정보 전문가들을 고용했고, 이들은 계속해서 조사를 하며 보고서를 작성하고 이를 제출했다. 힘러, 괴링, 라인하르트 등 나치당의 실세들의 사무실에는 서류철이 산처럼 쌓였고 엄청난 양의 서류를 읽고 조사해야 했다.
괴링의 괴링 장군 주립 경찰대의 규모는 수천 명에 이르렀으며 이들은 도청을 하며 많은 자료를 수집했다. SS 친위대가 창설되었고 이는 요제프 디트리히가 지휘를 맡았다. 힘러는 경찰 총수 자리에 올랐다.
그리고, 공산당 하원의원은 새 제국의회 참여가 금지되었다.
한스는 이를 보고 우려했다.
'대놓고 공산당 하원의원을 제국의회에 참여시키는 것을 금지한다고? 좋기는 한데 반발이 엄청날텐데?'
히틀러가 나치당 주요 인사들을 모아놓고는 이야기했다.
"조만간 공산주의자들은 봉기를 할 것 이다. 절대로 민병대, 주립 경찰대가 공산주의자들에게 빌미를 주어서는 안된다."
괴링이 속으로 생각했다.
'빨리 공산주의자 녀석들이 사고를 쳤으면 좋겠군!'
아주 빠른 시간 안에 엄청난 일들이 연달아 일어났다.
현재 독일 내부에 비밀 경찰 조직을 면밀히 조사하고 도청한 보고서가 올라갔고, 공산주의 성향의 비밀 경찰 조직원과 간부들은 모두 체포되었다. 그리고 괴링은 게슈타포, 비밀국가 조직을 재창설했고 이들의 힘은 프로이센에 모든 경찰 관서들로 자신들의 힘을 확장했다.
나치당 내부에서는 노동조합을 해산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노동조합은 공산주의자들의 근거지입니다! 이를 모두 해산해야 합니다!"
한스는 이에 반대했다.
"공산주의자에게 더 이상의 명분을 주어서는 안됩니다. 현재 나치당과 독일의 적은 강경공산주의자이지, 노동조합이 아닙니다. 노동자들의 권리는 보호되어야 하고, 만약 노동조합을 해산한다면 공산주의자들은 이를 빌미로 민중을 선동할 것 입니다. 차라리 노동조합에 게슈타포를 은밀히 투입시켜서 조사를 진행해야 합니다."
또한 나치당 내부에서는 종교를 탄압하거나 동성애자 등 소수자를 탄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독일 제국의 질서 유지를 위해서 동성애자 등 사회의 풍기를 문란하게 하는 자는 체포해야 합니다!"
한스가 여기 또한 반박했다.
"동성애자 등 소수자를 탄압하는 것은 공산주의자들이 원하는 것 입니다! 나치당은 어떤 소수자도 탄압해서는 안됩니다! 유대인과 그 외 소수 민족에 대한 인종 차별 또한 금지해야 하며 종교의 자유를 보장해야 합니다."
한편 괴링의 장군 주립경찰대는 정말로 맡은바 임무를 잘하고 있었다. 이들의 전문적인 도청 덕분에 많은 공산주의자들을 체포할 수 있었다.
게슈타포는 이들을 잔인하게 고문했는데, 여성도 모두 옷을 벗기고 얼굴, 가슴 등을 가죽 장갑으로 때리는 식으로 고문이 이루어졌다. 또한 남자 공산주의자는 이빨이 부러지고, 고환과 얼굴이 후려쳐지는 식으로 고문을 당했다.
한 여자 공산주의자, 소피는 게슈타포에게 끌려와서 교도소에 갇혔다.
'이 나쁜 자식들이!!'
철컹!
소피의 앞에 닫힌 철창이 닫혔고, 간수가 뚜벅뚜벅 걷는 발걸음 소리가 교도소 내에 메아리쳤다.
"으악!! 살려줘!!"
"난 아무것도 몰라!!"
"다 말했잖아!!"
교도소 여기저기서 공산주의자들의 비명 소리가 들려왔다. 아까까지만해도 용감하던 소피는 겁에 질려서 팬티에 오줌을 질렸다.
'아...으아....'
저벅 저벅
잠시 뒤, 소피의 앞을 가로막고 있던 철창이 열렸다. 한 남자가 들어왔고 소피는 겁에 질린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으...으아아..."
"숙녀분, 이 쪽으로 오십시오."
소피는 그 남자를 따라서 교도소 복도를 걸었다. 소피는 슬쩍 한 교도소 방을 바라보았다. 그 곳에는 한 공산주의자가 얼굴이 피범벅이 된채로 벌거벗고 쓰러져 있었다. 엉덩이 밑에는 피웅덩이가 고여 있었다.
"꺄아악!!!"
소피는 비명을 지르며 교도소 복도에 쓰러졌다. 교도관이 소피가 바라보았던 방 안을 들여다보고는 중얼거렸다.
"저 녀석 아직도 안 죽었군."
소피는 부축을 받고는 교도소 복도를 따라 걸어갔다. 소피의 얼굴은 새하얗게 질렸다.
'아..으아...'
소피는 팬티에 똥까지 지린 상태였다. 그렇게 소피는 사복 차림의 남자를 따라 테이블이 놓여있는 방 안에 들어갔다. 그 남자는 의자를 빼주며 소피에게 말했다.
"숙녀분, 여기 앉으십시오."
소피가 앉자, 그 남자는 커피를 타서 소피에게 내주었다.
"담배 드릴까요?"
소피가 고개를 저었다.
"저는 하인리히라고 합니다. 조만간 이 곳이 아닌 여성 전용 교도소로 옮겨드리겠습니다."
하인리히는 소피의 앞에 간식이 담긴 그릇까지 갖다놨다.
"편히 드십시오."
하인리히는 소피 앞에서 몇 분간 서류철을 읽으면서 아무 것도 물어보지 않았다. 소피가 속으로 생각했다.
'무슨 꿍꿍이지?'
하인리히는 천천히 심문을 시작했다.
"당신은 증언을 거부할 권리가 있습니다. 그렇기에 원하지 않으면 답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하인리히는 소피를 심문하는데 별 관심이 없어 보였다. 그렇게 7분 정도 지루한 심문이 오고 갔다. 소피도 멍청이는 아니었기 때문에 끝까지 자신은 연관이 없다고 부인하고 모든 것을 모른다고 했다.
하인리히는 소피를 굳이 더 추궁하지 않았다.
"그렇다면 이번 사건은 전혀 모르고 있었고..."
하인리히가 서류철이 너무 두꺼워서 귀찮다는 표정을 짓고는 담배를 꺼내들고 입에 물었다.
"한 대 펴도 괜찮겠습니까?"
소피가 고개를 끄덕였고 하인리히는 담배를 피우기 시작했다. 그리고 하인리히는 창 밖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는 증거도 없고 설령 그렇다한들 초범이기 때문에 형량이 나와도 가벼울 것 입니다."
하인리히는 담배를 한모금 내뿜고는 말했다.
"그런데 당신 말이오. 자신의 개인적인 이득을 위해서 이런 짓거리를 한 것 아니오?"
소피가 그 말에 고개를 들고는 하인리히를 쳐다보았다.
"뭐라구요?"
하인리히가 중얼거렸다.
"하긴 젊은 여자가 뭐 대의명분이 있겠소. 그냥 돈 몇 푼 주니까 시킨대로 했을 뿐일텐데."
소피가 분개해서 외쳤다.
"웃기지마!! 나는 공산주의로 독일 제국을 해방시키고자 이 일에 뛰어든거다! 나는 확고한 신념이 있어! 이건 내가 12살 때부터 생각해왔던 것 이다! 내가 네 놈과 같을 줄 아냐?"
하인리히가 이 말을 듣고는 씨익 웃었다. 그리고 결국, 소피는 재판에서 사형을 선고 받았다.
"사형!"
땅! 땅!
소피는 팬티에 똥오줌을 지린 상태로 단두대로 끌려갔다.
"아...으아아..."
소피는 결국 단두대 위에 목을 걸쳐놔야했다.
"어..엄마!!! 아아악!! 으아아!! 잘못했어요!!!흐아앙!!!"
단두대의 칼날은 20살의 여자, 소피의 뒷목으로 내려왔다.
카아앙!!
이렇게 정식 재판으로 공산주의자들이 처형되는 것 외에도, 도랑에서는 종종 공산주의자들의 토막난 시신이 발견되었다.
[지난 일주일 동안 활동에 관련된 모든 문서를 소각한다. 이 명령은 즉각 실행되어야 하고, 실행 즉시 결과를 보고한다.]
이 명령은 각 경찰관서에 하달되었고 산더미같은 갈색 서류철들은 불태워졌다.
한편 에밀라 또한 나치당의 여성 모임에 가입되어 있었다. 에밀라는 소피라는 이름의 이 어린 여자 공산주의자가 처형당했다는 소식을 듣고는 충격을 받았다.
"세..세상에..."
한스는 집으로 돌아와서 옷걸이에 스스로 코트와 모자를 걸었다. 에밀라가 겁에 질린 표정으로 한스에게 말을 걸었다.
"한스..이건 너무해.."
"국가 사회주의를 위해서 강경 공산주의자들을 처형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거야. 재판은 모두 합법적은 절차에 의해 이루어졌고 증거 또한 확실했어. 어린 여자라고 불쌍하게 여기는 것은 불필요한 감정의 개입으로 큰 일을 그르치는 거야."
"한스, 너는 이 어린 여자가 가엾지도 않아?"
한스는 에밀라의 두려움과 슬픔에 섞인 얼굴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한스는 에밀라가 한동안 자신과 잠자리를 해주지 않은 것에 대해 열받아 있었다.
"난 나치당에 충성해야 해. 공산주의자 이들은 교정되지 않아. 섬멸시켜야 하는 민족의 반역자야. 이들을 제거하는 것이 정치인으로서 나의 사명이야."
사실 한스도 속으로는 이 일이 잔인하다고 느꼈지만 에밀라 앞에서 그런걸 드러내는 것은 나약해보인다고 생각이 들었다. 또한 한스는 다른 나치당 주요 인사들이 권력을 장악해가는데 자신의 입지가 줄어든다고 생각하고 무척이나 초조해져있었다.
한스는 품에서 히틀러가 직접 서명한 '나의 투쟁' 책을 꺼냈다.
"다음 주에 아돌프가 우리 집에 올 거야."
한스는 히틀러에게 선물 받은 '나의 투쟁' 을 거실에 가장 잘 보이는 곳 진열장에 전시해두었다. 또한 히틀러의 초상화를 크게 거실에 걸어 두었다. 그 바람에 에밀라가 좋아하던 그림은 거실에서 치워야 했다.
"에밀라, 히틀러 부부가 왔을때 당신이 케이크를 구워 줘. 아, 당신은 요리를 못하니까 가정부한테 시켜서 만들게 하고 당신이 직접 구웠다고 해야 해. 난 무슨 일이 있어도 히틀러와 같이 산책을 해야 해. 그러니 당신이 히틀러 부인에게 계속 말을 시켜야 해."
히틀러와 같이 산책을 가는 것은 일종의 특권이었다. 에밀라는 한스에게 뭐라고 하고 싶었지만 일단 참기로 했다.
'한스가 권력을 잡으면 나도 나치당 여성 모임에서 권력을 차지할 수 있을 거야!'
나치당 여성 모임에서는 남편의 서열대로 부인들의 서열도 정해졌다. 그리고 사람들의 예상과는 달리 한스가 나치당에서 주요한 자리를 받지 못한 탓에 에밀라도 나치당 여성 모임에서 다른 부인들의 비위를 맞춰야 했던 것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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