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간기 한스의 삶 7 맥주홀 폭동
![DUMMY](http://cdn1.munpia.com/blank.png)
테이블 위에 올라간 공산주의자, 다비트가 떨리는 목소리로 연설을 했다.
"나치당을 지지하는 것은 자본주의의 하수인이 되는 것이다!! 우리 노동자들은 자본주의의 기계 부품이 되는 것을 거부한다!!"
한스는 본능적으로 알 수 있었다.
'저 새끼 애송이로군..'
그 때, 구석에서 권총을 들고 사람들을 감시하던 공산주의자, 유스틴이 테이블 밑에 들어간 뚱뚱한 기업인을 보고 외쳤다.
"이 새끼 &&사 사장이잖아!!"
그 콧수염을 기른 뚱뚱한 기업인은 맥주가 줄줄 흐르는 테이블 밑에서 양손으로 머리를 감싸고 엎드려 있었다.
"으흐...으흐으..."
"끌어내!!"
한 공산주의자가 위협적으로 맥주홀 천장을 향해 권총을 쏘았다.
탕!
그 기업인은 테이블 밑에서 똥오줌을 지린채로 흐느꼈다.
"흐으으...으허으..."
그 때, 한스가 자신의 총을 테오도어에게 건네주었다. 테오도어는 놀란 눈으로 한스를 쳐다보았다.
'자네 어쩔 생각인가?'
한스는 양 손을 든 채로 자리에서 일어나서 테이블 위에서 연설을 하던 공산주의자, 다비트에게 외쳤다.
"나치당과 관련 없는 인물은 건드리지 마십시오!"
"뭐야 이 새끼가!!"
공산주의자들이 모두 권총으로 한스를 겨누었다. 한스는 관자놀이에서 식은 땀이 흘렀지만 천천히 말했다.
"그 분은 나치당 당원도 아니고 나치당에 후원을 하지도 않습니다! 이 맥주홀에는 정치와 아무 관련이 없는 사람들도 존재합니다! 그들을 공격하지 마십시오!"
실제로 맥주홀에는 맥주를 나르는 여자 종업원도 몇 명 있었고 그들은 와장창 깨진 맥주잔 속에서 엎드린 채로 벌벌 떨고 있었다. 한스가 생각했다.
'한 명이라도 풀어줬다간 경찰에 알리고 군 부대가 출동할 것 이다. 그럴테니 놈들은 나치당과 상관없는 여자도 풀어주지 않을 것 이다. 일단은 놈들을 자극하지 말고 안심시켜야 한다..'
"저 새끼 몸 수색하고 데려 와!"
유스틴이 한스에게 권총을 겨눈 채로 한스에게 다가와서 벌벌 떨리는 손으로 주머니를 뒤져보았다. 그리고는 한스 뒤통수에 총을 갖다댄 채로 외쳤다.
"앞으로 가!!"
맥주홀에는 200명이 넘는 사람들이 바닥에 엎드린 채로 똥오줌을 지리며 벌벌 떨고 있었고 테이블에는 맥주가 쏟아져있었으며 여기저기 유리 파편이 널려 있었다. 한스는 그 사이로 천천히 걸어갔다.
저벅 저벅
어떤 사람은 숨도 못 쉬고 있었다.
"으흐..으허으..."
테이블 위에서 연설을 하던 다비트는 한스 옷에 있는 나치당 뱃지를 보고는 권총을 겨누었다.
"부르주아 새끼!! 이 새끼 모자 벗겨!!"
유스틴이 한스의 모자를 벗겼다.
"이 새끼 한스 파이퍼다!!"
"이 융커 부르주아 새끼!!"
한스는 자신의 뒤통수를 겨누는 유스틴의 총구를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차분하게 말했다.
"나는 부르주아도 아니고 얼마 전까지 직장을 잃고 무료 배급소에서 식량을 타먹었습니다. 다만 나치당과 관련 없는 사람들의 안전은 보장해주시오."
다비트는 양 손으로 권총을 쥐고는 한스를 겨누었다.
'이 새끼는 전투 경험이 있다...극도로 주의해야...'
한스는 양손을 든 상태로 계속해서 다비트에게 말을 붙였다.
"요구하는 바를 말해보시오."
다비트는 한스가 자신과는 달리 두려움을 느끼지 않고 있다는 것을 알아챘다.
"닥쳐!! 허튼 수작에 넘어갈 것 같냐!!"
다비드는 한스의 얼굴에 주먹을 날렸다.
퍽!
"이 새끼 포박해!!"
유스틴은 한스를 포박할 밧줄을 찾으러 걸어갔다. 그 순간, 갑자기 맥주홀을 밝히고 있던 조명이 모두 꺼졌고, 지하에 위치한 맥주홀은 동굴처럼 깜깜하게 되었다.
"으악!!"
"뭐야!!!"
다비트는 어둠 속에서 권총을 발사했다.
타앙!
순간적으로 불이 번쩍거렸고, 다비트는 자신의 발목으로 달려드는 한스를 순간적으로 목격했다. 한스는 신발에 숨겨두었던 나이프를 꺼내어 다비트의 왼쪽 발목 아킬러스건을 잘랐다.
스으윽
뜨끈한 뭔가가 느껴졌고 다비트는 비명을 지르며 허공을 향해 다시 총을 발사했다.
탕!
"으아악!!"
다비트 뿐 아니라 맥주홀 저편에서도 권총이 발사되었다.
탕!
여기저기서 불꽃이 번쩍일 때마다 패닉에 질린 사람들의 엎드린 모습이 보였다. 사람들의 고함소리가 들렸다.
"나가!! 나가!!"
테이블 위에 올라가있던 다비트는 뒤로 자빠졌다.
우당탕!!
다비트는 그렇게 자빠졌음에도 불구하고 허공을 향해 총을 발사했다.
탕!
"아아악!! 내 발목!!"
다비트는 자빠진 상태로 발로 여기저기 걷어찼다.
"이 시발새끼!! 네 놈 죽었어!! 아아악!! 엄마!!"
다비트는 똥오줌을 지린 상태로 어둠 속을 향해 총을 휘두르고 오른쪽 발을 휘둘렀다. 찢어질 듯한 고통이 왼쪽 발에서 느껴졌다.
"아아악!!! 나 다쳤어!! 나 다쳤다고!! 한스 파이퍼가 내 발목을 그었어!! 한스 파이퍼 이 새끼 죽여!! 죽이라고!! 한스 파이퍼가 내 발목을 칼로 그었어!!"
어둠 속에서 총성과 함께 사방에 고함과 우당탕탕하는 소리가 들렸다.
"나가!! 빨리 나가!!"
"고개 숙이고 나가!!"
"비켜!!"
"꺄아악!!"
누군가가 달려가면서 다비트의 배를 짓밟았다.
퍽!
"아악!!"
다비트는 고함을 치며 다시 맥주홀 천장을 향해 권총을 쏘았다. 어둠 속에서 불꽃이 번쩍였고, 다비트는 자신을 향해 옆에서 한스 파이퍼가 의자를 내려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퍼억!! 퍽!! 퍼억!!
한스는 있는 힘껏 아까 전에 확인한 다비트를 향해 의자로 후려쳤다. 다비트의 손에서 권총이 떨어지는 소리가 났다. 다비트는 양 손을 허공을 향해 뻗고 허우적거리고 있었다.
"으아악!! 으아아악!! 아악!!"
다비트는 포식자에게 사냥당하기 직전 피식자가 마지막 발악을 하는 듯이 발버둥치고 있었다. 그 고함소리는 맥주홀 전체에 울려퍼졌고 목청이 나가지 않는 것이 신기할 정도였다.
한스가 생각했다.
'아까 전 이 새끼가 발사한 총알이 마지막 총알이다. 이 새끼는 일단 이대로 냅두고...'
그 때 저 쪽에서 다시 불꽃이 번쩍이는 것이 보였다.
타앙!!
순간 맥주홀에서 네 발 달린 짐승처럼 기어가는 사람들의 모습이 보였다.
"으악!!"
"나 맞았어!!"
"나가!!"
"비켜!!"
"아악!! 으아아악!!"
한스는 그 불꽃이 번쩍인 곳을 향해서 허리를 숙인 채로 기어갔다. 누군가 달려가면서 무릎으로 한스의 어깨를 쳤다.
퍽!
옆에 있던 사람이 넘어지면서 한스의 바짓가랑이를 당겼다.
"아악!! 도와줘!!"
"나 맞았다고!!"
유스틴은 팬티에 똥오줌을 지리고는 권총을 손에 든 채로 벌벌 떨고 있었다. 손에서 땀이 어찌나 났던지 권총 손잡이가 축축해졌다.
'두 발 밖에 안 남았다!!'
유스틴은 이곳 저곳으로 총을 겨누었다. 순간 이 쪽으로 달려오는 무언가가 느껴졌고, 유스틴은 그 쪽으로 총을 쏘았다.
타앙!
한 뚱뚱한 기업가가 총을 맞고는 쓰러졌다.
"으아악!!!"
다시 어두워졌고 유스틴은 여기저기서 자신을 밀치며 달려가는 사람들 속에서 손을 뻗으며 공포에 휩쌓였다. 아까 전에 다비트는 한스 파이퍼가 자신의 발목을 칼로 그었다고 외쳤고, 유스틴은 혹시나 한스가 자신도 공격할까봐 두려워서 식은 땀을 흘리고 있었다.
'한스 파이퍼 그 새끼 오기만 해봐라!!! 대가리에 총알 구멍을!!'
유스틴은 이 쪽을 겨누었다가 몸을 돌려서 저 쪽을 겨누었다. 사방에서 인간들의 비명 소리가 들렸다.
"아악!! 도와줘!!!"
"비켜!!"
유스틴은 똥오줌을 지린 채로 공포에 질려서 벌벌 떨고 있었다. 그리고 사냥꾼은 공포에 질린 사냥감의 냄새를 맡고 유스틴에게 접근하고 있었다. 유스틴은 탈출하기로 결심했다.
'후문 쪽으로...'
순간, 유스틴은 자신의 옆을 누군가가 기어가는 것이 느껴졌다. 유스틴은 자신의 손목 근처에 누군가의 콧김이 느껴졌다. 그리고는 순식간에 유스틴의 손목이 그어졌다.
"아아악!! 아악!!"
유스틴의 손에서 아직도 화약 냄새가 나는 권총이 떨어졌다. 한스는 아까 전 유스틴이 권총을 발사할 때 불빛을 보고 그 쪽으로 접근한 다음에 화약 냄새를 통해서 유스틴의 위치를 정확히 알아낸 것 이었다. 한스는 유스틴의 위에 올라탄 다음 얼굴을 칼로 난자했다.
"아아악!! 아악!!"
한스는 소매에 뜨끈하고 끈적한 무언가로 범벅이 된 것을 알아챘다. 유스틴이 미친듯이 발버둥치는 와중에 한스는 바닥에서 겨우 유스틴이 떨어트린 권총을 주워들었다. 그 때 옆에서 누군가의 비명 소리가 들렸다.
"나 맞았어!! 살려줘!! 살려줘!!"
한스는 그 쪽으로 기어갔다.
"걸을 수 있습니까!!!"
"아악!!! 살려줘!! 살려줘!!"
한스는 부상당한 이 남자를 돕고 싶었는데 덩치가 엄청나게 컸고 섵불리 움직였다가 부상이 심해질 수 있기 때문에 어떻게 할 도리가 없었다. 순간, 다시 지옥같던 맥주홀에 불이 켜졌다.
네 발 짐승처럼 엎드려있는 사람들이 서로 밟고 밀치고 팔다리가 엉켜있고 테이블은 다 뒤집히고 여기저기 유리파편이 튀기는 지옥도가 그 모습을 드러냈다.
"빨리 나가!! 나가!!"
테오도어는 한 공산주의자를 향해서 권총을 발사했다.
탕!
"으악!!"
사람들에게 총을 쐈던 한 공산주의자는 총을 떨어트리고는 맥주병으로 대가리를 까였다. 맥주병이 와장창 박살나며 유리파편이 사방에 흩어졌다. 한 꺽다리 융커는 유리파편이 있는 곳을 피하면서 엉금엉금 기어가고 있었다.
"흐어어...으어어..."
한 공산주의자가 외쳤다.
"나가지 마!! 나가면 쏜다!!"
순간, 한스 파이퍼가 뒤에서 나타나서는 그 공산주의자의 목을 칼로 그었다. 목에서는 뜨끈한 피가 흘러나왔다. 주저앉아 있는 맥주집 여자 종업원이 이 광경을 보고 비명을 질렀다. 한스가 그 여자 종업원에게 외쳤다.
"나가시오! 빨리!! 고개 숙이고 나가시오!!"
그 다음 한스는 총을 맞은 뚱뚱한 기업가한테 달려갔다.
"걸을 수 있겠습니까!"
"으어...으어어어.."
그 때 한 남자가 한스를 돕기 위해 달려왔다.
"같이 부축합시다!!"
순간, 밖에서 딱콩 같은 소리가 들렸다.
드드득 드드득 드드득
맥주홀에서 제법 떨어진 주택가에서 빨래를 하던 부인은 이 소리를 듣고 의아해했다.
'무슨 소리지?'
지나가던 노인도 이 소리를 듣고는 하늘을 바라보았다.
'뭐야?'
어린 아이들도 뛰어놀다가 잠시 놀이를 멈추고 귀를 기울였다. 멀리서 듣기에는 그냥 콩알이 튀기는 듯한 소리였다. 하지만 맥주홀 지하에 있던 한스는 이 소리를 듣고는 팬티에 똥오줌을 지렸다. 이 소리를 알아챈 것은 한스 뿐만이 아니었다. 쓰러진 뚱뚱한 기업가를 돕기 위해 달려왔던 한 남자가 외쳤다.
"기관총이야!!!"
"총격이다!!"
"정문으로 나가지마!!!"
"그 쪽으로 나가지마!! 기관총 있어!!"
하지만 이미 맥주홀 여종업원을 포함한 많은 사람들은 정문으로 나간 상태였다.
Comment '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