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간기 한스의 삶 14 폭탄 테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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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스는 여전히 에버라인이 나치당에서 설치는 꼴을 봐야했다.
"나치당이 과반수의 의석을 차지하기 위해서는 사회민주당 세력을 몰아내야합니다!"
그 말에 열받아서 한 노의원이 외쳤다.
"이봐! 과반수 차지하고 싶으면 경제 정책을 성공해서 일자리를 늘려야 하네! 도대체 왜 자네는 나치당의 적을 만들지 못해서 안달인거지?"
에버라인과 같은 패인 데르팅거가 노의원을 가리키며 외쳤다.
"저 자식 사회민주당 프락치다!! 그렇기 때문에 사회민주당 세력을 옹호하는거다!"
"뭐...뭐라고??"
이 에버라인, 데르팅거, 콜비츠가 설치는 덕분에 나치당은 언론에서도 점점 욕을 먹고 있었다. 심지어 콜비츠 새끼는 종교까지 비판하고 있었다.
"기독교국민농민당과 기독교사회인민서비스 이 두 정당을 몰아내야 한다!"
참다 못해서 융이라는 이름의 한 의원이 외쳤다.
"이봐! 고작 2,3프로짜리 소수 정당을 비판해서 기독교인 전체를 등돌리게 할 셈인가? 자네들 도대체 누구 편인가?"
데르팅거가 융을 가리키며 외쳤다.
"왜 다른 정당을 옹호하는 거냐! 네 놈은 진정한 국가 사회주의자가 아니다!!"
나치당에서 오랜 시간 있었던 의원들이 이들을 깠다.
"도대체 저 새끼들 어떻게 들어온거야?"
"총리는 왜 저 녀석들을 방관하는거지?"
히틀러는 이들에 대해 아무런 제재도 하지 않고 있었다. 다만 히틀러는 돌격대와 친위대에게 무력 충돌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었다. 한스가 속으로 생각했다.
'저 새끼들 냅두다간 지지율 다 떨어지겠다!! 도대체 아돌프는 어떻게 할 셈인가?'
참 기가 막힌 것이, 기존 나치당 의원들과 국민들 사이에서 이들을 성토하는 의견이 많았지만, 특정 언론사에서는 이들 세력을 치켜세워주고 있었다. 뻔뻔한 에버라인의 얼굴이 신문 1면에 실렸다.
"나치당에 떠오르는 별, 에버라인 랑!"
한스는 이 신문을 구겨버리고는 조만간 있을 히틀러의 연설 장소로 차를 타고 출발했다. 예전에 한스가 연설을 하다가 총기 난사 사건이 벌어진 이 맥주홀에서 히틀러는 매년마다 나치당의 노전사들 앞에서 연설을 하고 맥주를 마시며 격려하는 행사를 가질 예정이었다.
한스는 자신의 메르세데스를 근처에 주차해두고는 맥주홀 안으로 들어갔다.
'오고 싶지 않았는데...'
히틀러의 연설은 오후 4시에 시작될 예정이었고, 현재 시각은 2시였다. 한스가 속으로 생각했다.
'너무 일찍 왔잖아?'
아직 노전사들도 1/3 정도 밖에 오지 않은 상황이었다. 그 때, 히틀러가 맥주홀 안으로 들어왔다. 한스가 히틀러에게 가서 외쳤다.
"일찍 왔군! 연설은 4시부터 아닌가?"
"앞서 있던 일이 예정보다 빨리 끝나서 미리 왔네!"
그렇게 히틀러는 예정시각보다 빠른 2시 반에 연설을 시작했다.
"독일은 거저 생긴 것이 아닙니다! 선조들께서 이 나라를 이룩했습니다! 지금 독일의 세대 또한 결단, 저항, 끈기를 통해 선조들처럼 다시 일어서야 할 것 입니다!"
"우와와!!!"
전혀 애국심이 없는 한스였음에도 불구하고 노전사들과 함께 우레와 같은 함성을 외치며 박수를 쳤다. 한스가 생각했다.
'그래!! 국가 사회주의로 독일은 다시 일어서야 한다!!!'
히틀러가 주먹을 움켜쥐고 카랑카랑한 특유의 목소리로 외쳤다.
"우리는 모두 언젠가 죽을 것 이지만, 독일은 우리 안에 영원할 것 입니다!"
"우오오!!!"
"이 나라를 사랑하기에 나는 확신합니다! 조만간 독일인들은 하나가 되어 선조들이 이룩하고 창조하고 투쟁해서 일구어낸 새로운 독일 제국을 목도할 날이 올 것입니다! 명예와 힘과 영광과 정의로 선포합니다! 아멘"
한스는 노전사들과 함께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서 발뒤꿈치를 모았고 일제히 신발굽이 부딪치는 소리가 났다.
탁! 탁!
노전사들은 모두 오른팔을 앞으로 뻗었고 한스 또한 오른팔을 앞으로 뻗었다.
"지크 하일!!"
마치 신과 같은 카리스마를 내뿜는 히틀러에게 충성을 맹세하고 군중 속에 있으니 한스는 안심과 카타르시스를 동시에 느꼈다. 군중을 향해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히틀러를 보며 한스가 생각했다.
'아돌프 히틀러, 이 자는 인간이 아니라 신일지도 모른다! 독일 제국을 위해 메시아가 내려왔다!'
군중 속에 있으면 전쟁터에서 있었던 끔찍한 몇 사건에 대한 죄책감도 없어졌다. 그저 모든 이성과 자유 의지, 판단을 포기하고 저 확신에 찬 목소리를 군중과 함께 따라가고 싶을 뿐이었다.
히틀러의 연설이 끝나고, 한 나치당 의원이 외쳤다.
"총리께서 식사 자리를 마련했으니 모두 참여해주십시오!"
이는 예정에 없던 자리였다. 한 노전사가 외쳤다.
"술만 먹는거 아니었소?"
테오도어가 외쳤다.
"식사 이후에는 기념품도 있으니 모두 자리를 정리하고 참석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물건 빠트리지 않도록 주의하십시오! 근처 식당에 미리 예약을 해뒀으니 빨리 일어나십시오!"
노전사들은 신이 나서 우르르 자리에서 일어났다. 한스 또한 자리에서 일어나서 사람들을 따라갔다.
'왜 일정이 바뀐거지? 저녁 시간도 안 되었는데?'
한스는 식당에서 히틀러와 같은 테이블에 앉았다. 그런데 뭔가 허전했다.
'내 지갑!!!'
한스는 주머니를 뒤적거렸지만 지갑은 없었다. 한스가 황급히 모자를 다시 쓰며 말했다.
"지갑을 두고 온 것 같네! 맥주홀에 금방 갖다오겠네!"
그 때 히틀러가 한스에게 의미심장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식사 끝나고 가도 괜찮을걸세."
"그..그게 무슨?"
"기다리게."
결국 한스는 자리에 앉았다. 히틀러의 표정은 평소와는 달라 보였다.
'뭐지?'
그리고 한창 동안 식사가 진행되었다. 3시 30분부터 하는 식사는 점심 식사라고 볼 수도, 저녁 식사라고 볼 수도 없었다. 히틀러는 아까부터 시계를 바라보고 있었다. 4시 15분, 노전사들에게 기념품이 지급되었다. 그리고 디저트가 나와서 다들 신나게 먹고 있는데
쿠과광!! 콰과광!! 콰광!!!
아까 맥주홀이 있던 곳에서 천둥이 치는 듯한 소리가 들렸다.
"이..이게 뭔가!!"
"폭발이야!! 폭발이다!!"
지하에 있던 맥주홀에서 엄청난 먼지 구름이 뿜어져나왔고 소방차와 구급차가 몰려갔다. 나치당원들과 노전사들은 레스토랑에서 뛰쳐나와서 이 광경을 지켜보았다. 한 노전사는 달걀이 들어갈만큼 입을 크게 벌리고 있었다.
"저...저게..."
"이건 테러야!!"
조사 결과 히틀러가 연설을 했던 연단 내부에 폭발물이 설치되어있었고, 행사 두 달 전부터 이 맥주홀에서 매일 저녁을 먹던 수상쩍은 손님이 있었다는 여종업원의 증언이 나왔다.
"평소보다 일찍 출근했던 적이 있어요! 근데 그 남자가 맥주홀 안에 있었던 거에요! 다행히 금고도 건드린 흔적이 없었고 맥주도 무사하고 단골 손님이라 매니저가 그냥 내버려두긴 했는데...아무래도 그 사람이 범인인 것이 분명해요!"
맥주홀 사장은 자신의 폭발한 맥주홀을 보며 통곡을 했다.
"으허억!! 이럴 수가!! 난 망했어!!"
맥주홀 매니저가 사장을 위로했다.
"보험이 있으니까 보상받을 수 있을 겁니다!"
맥주홀 사장이 통곡하며 외쳤다.
"보상받으면 뭐하나! 나는 이 곳을 30년 동안 운영했다고!!"
한스 또한 맥주홀 근처에 주차해두었다가 포격으로 박살이 난 자신의 메르세데스를 바라보았다.
'이제 할부금 다 갚았는데...'
한스는 성질 같아서는 여태까지 모아 둔 자료들을 모두 뿌리고 돌격대와 함께 그 새끼들을 두들겨 패고 싶었다.
'으아악!! 아아아악!!!'
이번 사건 주범으로 체포된 게오르크는 발가벗겨진 채로 고문을 받았다. 그 고문이라는 것은, 밑에 구멍이 뚫린 의자에 앉은 다음, 경찰이 공 달린 밧줄을 이용해서 의자 밑을 후려치는 것 이었다. 한 번 맞을 때마다 고환에 제대로 충격이 가해졌다.
"으아악!!! 아아악!!!!"
차라리 물고문이 더 자비로웠을 것 이다. 공산당을 포함한 각 정당은 절대로 폭발물 테러 사건이 자신들과 관련이 없다고 의견을 표명했다. 이번 사건은 해외에도 크게 보도되었고, 독일에 있는 각국 스파이들도 제각기 조사에 들어갔다. 그런데 갑자기 미국의 소규모 언론사에 의미심장한 소포가 도착했다.
이 소포에는 에버라인의 음성 녹음이 들어있었다. 곧바로 녹취록은 이 신문사 1면에 보도되었다. 독일 맥주홀, 식당, 마을회관 어디를 가도 모든 이들이 이번 사건에 대해 이야기했다.
"에버라인 그 새끼는 이상하다고 생각했네!"
"나치당도 병신이지! 그런 첩자 새끼도 못 알아채다니 말일세!"
"그나저나 공산주의자 이 새끼들이 앞으로도 각 정당에 프락치로 숨어들어가고 테러를 일으킬텐데 어떻게 되는 거지?"
"공권력을 높여야 해!! 민병대가 그 놈들을 두들겨패야 하는건데 말일세!"
"공산주의자 새끼들은 분탕을 잘 치기 때문에 식별하기가 힘들어!"
그 때, 술집 안에 있던 테오도어가 한창 수다를 떨고 있는 노인들의 말을 거들었다.
"공산주의자들의 테러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민병대의 권한을 강화해야 합니다. 현재 경찰 병력만으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자네 말이 옳아! 경찰들도 공산당이랑 한 패야!"
테오도어가 외쳤다.
"민병대가 합법적으로 전화 내용을 도청할 수 있으면 이런 테러를 미리 예방할 수 있을 겁니다!"
"소련 스파이를 잡으려면 그 정도는 해야지!"
나치당은 이번 테러 사건에 대해서 유감과 분노를 표하고, 현재 독일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서 최선을 다해서 수사하고 있으니 허위 사실의 유포를 자제해달라는 성명을 냈다. 이는 독일인들을 더 분노케했다.
"그렇게 물러터졌으니 소련 스파이들이 1정당 내에서 휘젓고 다니는거야!!"
"제대로 하라고!!"
한스는 시가를 피우며 서재에서 테오도어와 샴페인을 먹으며 히틀러의 전화를 기다리고 있었다. 테오도어가 외쳤다.
"자네가 입수한 자료가 나치당에 아주 큰 도움이 되었네!"
테오도어는 이번 사건이 터져서 아주 신나서 죽겠다는 표정이었다. 한스가 지구본을 보며 중얼거렸다.
"이번 사건은 호재일세."
"당연하지! 이번 일을 계기로 민병대의 권한을 강화할 수 있을걸세!"
"나치당에도 호재이고, 독일에도 호재일세."
한스는 지구본을 이리저리 돌리면서 말을 이었다.
"프랑스와 영국은 독일이 소련을 막기 위한 방파제 역할을 해주길 원할걸세. 그들은 독일의 군비 증강에 찬성하겠지."
'만약 내가 녹취한 파일을 영국이나 프랑스, 미국에 보냈다면 놈들은 분명 믿지 않았을 것 이다...놈들은 독일이 패권을 쥐는 것을 원치 않으니까 소련과 이간질하기 위해서 조작한 증거라 생각했을거다. 역시 아돌프는 머리가 좋군...'
한편 공산주의자들은 이번 사건이 나치당의 조작이라며 여기저기 벽에 페인트칠을 하면서 새벽에 전단지를 뿌리고 다녔다. 히틀러는 직접 에른스트 룀을 불러서 말했다.
"지금 공산주의자들이 원하는 것은 명분일세. 절대로 놈들이 원하는 것을 주지 말게."
히틀러는 자신의 집무실에서 앉아서 전화기를 바라보다가 비서한테 물었다.
"아직 궁으로부터는 연락 없나?"
"없었습니다."
히틀러는 자신이 좋아하는 달콤한 케이크를 먹으면서 연락을 기다렸다. 그 때, 한 비서가 문을 두드렸다.
"급한 손님이..."
"누군가?"
비서가 히틀러에게 작은 목소리로 속삭였고 히틀러는 의미심장한 웃음을 지었다.
아우구스트 빌헬름 하인리히 권터 빅토르, 현재 독일 제국 황제 빌헬름 2세의 넷째 아들이 히틀러의 집무실을 방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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