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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웹소설작가 은찬입니다.

대한제국 랭커강림

웹소설 > 일반연재 > 대체역사, 전쟁·밀리터리

은찬(恩燦)
작품등록일 :
2021.03.29 22:54
최근연재일 :
2021.06.01 02:05
연재수 :
4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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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343
추천수 :
579
글자수 :
179,356

작성
21.04.29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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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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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쪽

9. 전율하는 기둥 (2)

DUMMY

"페르디낭 포슈! 그 피에 굶주린 테러리스트 말입니까!"


격노한 노퍽공작의 흰 수염이 바르르 떨리는 모습.

부들부들 떨리는 손이 맞은편 식탁에서도 잘 보였다.

감정 조절에 완전히 실패한 상대를 바라보며, 이척이 마음속으로 가볍게 비웃었다.

그정도면 충분했다.


"진정하시오, 대사.

그정도야 늘상 말하고 다니는 수준이 아니오.

놈들이 직접 황궁으로 쳐들어온 것도 아니니 그만 진정하셔도 될 듯 합니다.

파리에 위치한 우리쪽 총영사관으로 은밀히 내용을 보낸 모양이예요.

제국 간 통치협력조약에 따라 정보를 그쪽으로 넘길테니 염려놓으시오."


가볍게 달래는 이척의 말에 그제야 턱을 세우고 옷매무새를 고치는 모습.

자유프랑스의 테러리스트들은 지난 10년간 영국의 가장 큰 골칫거리였다.

웨스트민스터 폭발물테러와 파리자치령의 영국인 거주지에 대한 방화사건.

두건의 굵직한 사태의 비해로 지목된 페르디낭 포슈는 영국에서 가장 경계하고, 또 제거하고 싶어하는 적군의 요인으로 떠올랐다.


얄궂은 일이었다.

1차대전의 전쟁영웅, 마른전투의 전설.

프랑스의 대표적인 장군이 테러리스트의 수장이라니.

그 후로 더 이상 무거운 주제가 식탁 위에 올라오는 일은 없었다.


불편했던 저녁만찬은 그렇게 마무리되었다.

이번 저녁식사로 인해 하워드 대사가 런던에 보낼 긴급외교서신의 어조는 이전과 180도 달라질 것이다.

경계심 가득한 눈초리로 포위망을 넓혀올 그들의 모습이 눈에 선했다.


바로 그것이 목적이었다.

그가 본격적으로 움직이며 알고있는 미래의 지식과 역사, 기억을 휘두르기 전까지 영국의 움직임은 최소화되어야 했다.

그것을 위해 귀중한 정보 중 하나였던 '전율하는 기둥'을 선뜻 풀어놓은 것이다.

아마도 곧 런던의 모든 정보부서와 군사기관은 벌집을 쑤셔놓은 듯 시끄러울 것이다.

정보라인을 모두 교체하고 모든 암호체계를 다시 세팅하는 것은 천문학적인 비용과 시간이 들어가는 법.

그 사이 대한은 날개를 달고 치솟을 것이다.


물론 '기둥'에 대한 대책은 따로 있었다.

반저항엔진을 포함해, 모든 오파츠는 무적이 아니었기에.


그가 눈을 뜬 직후부터 조금씩 바뀌기 시작한 역사는 이제 완전히 다른 방향을 향해 거세게 몰아치는 중이었다.

그가 눈을 뜬 지는 아직 얼마 지나지 않았다.


* * *


오파츠 '전율하는 기둥'을 무력화 하는법.

한 가지 목적을 위해 수없이 많은 방법들이 플레이어들에 의해 연구되어 왔다.


자체적으로 동작하는 '엔진'과 달리 외부로부터 발전소 레벨의 전력공급이 없다면 가동될 수 없다는 첫 번째 단서.

오파츠답게 강력한 내구도를 지닌 기둥을 직접 공격하는 것보다 연결된 전력계통을 공습하거나, 파괴하는것이 정석이었다.


마지막 플레이에서 대영제국은 그것을 무려 해상에서 운용하는 장관을 선보였다.

굴욕적이게도 사실상 조롱이었다.


발전함으로 연계시키거나 초대형 수송선을 건조하여야만 가능한 전략이었기에 압도적인 국력으로 제해권을 확보한 상태에서나 쓸 수 있는 카드였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보통 '기둥'은 방어자의 입장에서 철저히 요새화된 지역에 배치하는 것이 보통이었다.

난공불락의 군사기지에 배치된 에너지무기는 마지막순간까지 공격자에게 골칫거리로 남기도 했다.


그러나 이척은 그것의 약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필리핀 인근에서 벌어진 결사 방어전.

'기둥'에 대한 대책으로 준비를 끝내놓았건만, 소 뒷걸음질 치듯 벌어진 미국의 공습에 아쉽게도 그것을 잃었던 탓이었다.

아마도 그놈들은 자신들이 무엇을 파괴했는지도 잘 몰랐을 터.

이척은 다시 한 번 속이 쓰렸다.


* * *


한성. 제국기술연구소.

임무를 마쳤으나 복귀는 허가되지 않았다.

최무진 참령은 아직 장백산에 돌아가지 못했다.

그뿐 아니라 그가 수족처럼 부렸던 비익조함은 아직도 이순신함의 주격납고 안에 단단히 결박되어 있었다.


한성에서의 대기를 명령받은 것은 그 혼자만이 아니었다.

불가능할것만 같았던 작전을 함께 수행했던 정윤철 정위도 그의 곁에 있었다.


말도 안되는 속도로 대한제국의 해안선을 주파했고, 황태자의 명령서를 받았다.

대한제국의 총기함을 막아섰던 일들이 꿈처럼 느껴졌다.


"정정위, 자네가 보기에는 우리가 왜 이곳에 대기하고 있다고 생각하나?"


홀로 고민하던 최참령이 곁에서 비익조함의 정교한 모형체를 들고 뚫어져라 살피던 정정위에게 질문을 던졌다.

장백산으로 짐을 챙겨 모두가 떠난 탓에 한성 연구소 본청의 비익조 연구개발부서는 텅 비어 있었다.

모형함은 그곳에 남은 몇 안되는 장난감 중 하나였다.


"저희는 적색갑호명령서의 지시를 그 누구보다 완벽히 수행하지 않았습니까?"

"황태자 전하께서 참령님과 저의 전공을 치하해주실 껍니다."


제 전공까지 슬쩍 끼워넣는 모습에 어이가 없어 웃음도 나오지 않았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그 역시 기대하고 있던 바다.


얼마지나지 않아 동궁에서 사람이 왔다.

최무진참령과 정윤철 정위는 전쟁성 꼭대기 층으로 호출되었다.


"충!"


부동자세로 선 두명의 베테랑 군인들이 황태자를 향해 절도있게 경례를 올렸다.

불가능할 것만 같던 임무를 완벽히 수행한 자들이다.


"내 자네들을 진작에 만나고 싶었네."

"귀관 덕분에 대한은 큰 위기를 넘길 수 있었네."


"신 최무진! 대한제국의 수호를 위해 목숨바칠 것입니다!"


든든한 저들의 표정을 보며 이척이 고개를 끄덕였다.

오기 전 잠시 훑어본 인사서류철.

앞으로 그가 맡아야 할 업무가 적지 않았다.

그 전에 공적을 치하하는 것이 우선이었다.


"귀관들의 공적을 높이 사 현시간부로 일계급 특진을 명한다.

최무진 부령, 그리고 정윤철 참령.

장백산으로 즉시 복귀해 다음 명령을 수행하도록."


눈을 빛낸 두 명이 경례를 올렸다.

정식 진급은 연구소로 돌아가면 이루어질 것이다.


"장백산에 돌아가면 많은 게 바뀌어 있을 걸세.

그곳은 반저항기관의 새로운 성지가 될 것이니."


김창현 수석연구원은 어제 저녁 급히 장백산으로 떠났다.

제국 깊숙한 곳에 숨어있던 핵심 연구시설 두 곳이 함께 통째로 들어올려져 그곳으로 이동중이었다.


"자네들은 새롭게 탄생할 대한제국 공군의 날개가 되어야 하네."


전투의 패러다임이 바뀔 날이 머지 않았다.

비익조는 그것의 실험적인 형태.


여의도를 통째로 띄우라는 농으로 김창현 연구원을 놀라게 했던 그였으나 그정도까지 바라지는 않았다.

특수소재로 개량을 거친 반저항기관의 출력을 지금보다 곱절 이상으로 늘리는 것이 핵심이다.

그것만 완성된다면 이순신함의 중량보다 서너배는 더 무거운 배를 고고도로 띄우는것도 불가능한 일은 아니었다.

그가 구상하는 새로운 전함에 더이상 함포는 실리지 않았다.

대신 상부와 중간, 하부의 3층 갑판은 깨끗이 비워질 것이다.

그곳에서 떠오르는 것은 비익조를 기본으로 개량된 고속함재기 백여대.


공중항모전단의 구성은 소형화된 반저항기관의 개발완료, 그리고 대형 기관의 출력 강화 모두를 이루어야만 얻을 수 있는 비기다.


이척이 꿈꾸는 새로운 함대가 이십년은 일찍 대한제국에서 태어날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 함재기를 지휘하는것은 바로 그 앞에 선 두명의 노련한 지휘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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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15. 작전명: 드래곤하트 (1) +2 21.05.11 398 9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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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14. 베링해의 모비딕 (2) +2 21.05.09 423 14 11쪽
29 14. 베링해의 모비딕 (1) +2 21.05.08 438 11 9쪽
28 13. 장백산의 광기 (2) +2 21.05.07 443 9 10쪽
27 13. 장백산의 광기 (1) 21.05.06 519 10 10쪽
26 12. 절대군주의 혜안(慧眼) (2) 21.05.04 474 12 9쪽
25 12. 절대군주의 혜안(慧眼) (1) 21.05.03 523 15 8쪽
24 11. 선위와 즉위, 그리고 ... +4 21.05.03 554 10 7쪽
23 10. 근정전의 소재앙 (2) 21.05.01 541 12 10쪽
22 10. 근정전의 소재앙 (1) +4 21.04.29 565 11 9쪽
» 9. 전율하는 기둥 (2) +2 21.04.29 587 12 8쪽
20 9. 전율하는 기둥 (1) +1 21.04.27 647 13 9쪽
19 8. 대영제국 특명전권대사 21.04.26 621 13 9쪽
18 7. 판을 뒤엎는 자 (3) +2 21.04.25 594 13 8쪽
17 7. 판을 뒤엎는 자 (2) +1 21.04.24 618 12 7쪽
16 7. 판을 뒤엎는 자 (1) +3 21.04.23 631 12 8쪽
15 6. 제국 설계자 (3) +1 21.04.22 639 13 8쪽
14 6. 제국 설계자 (2) 21.04.21 612 13 7쪽
13 6. 제국 설계자 (1) +2 21.04.20 636 11 7쪽
12 5. 군령(軍令) : 적색갑호 (3) +1 21.04.20 611 14 9쪽
11 5. 군령(軍令) : 적색갑호 (2) +3 21.04.19 636 13 10쪽
10 5. 군령(軍令) : 적색갑호 (1) 21.04.18 674 13 10쪽
9 4. 쾌속비선 비익조 (2) 21.04.17 644 14 9쪽
8 4. 쾌속비선 비익조 (1) +1 21.04.16 731 13 9쪽
7 3. 강림과 회군 (2) 21.04.15 775 12 9쪽
6 3. 강림과 회군 (1) +2 21.04.14 898 13 9쪽
5 2. 제도(帝都) 한성 (3) +1 21.04.12 1,023 13 9쪽
4 2. 제도(帝都) 한성 (2) +5 21.04.05 1,159 19 8쪽
3 2. 제도(帝都) 한성 (1) 21.04.03 1,315 20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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