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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웹소설작가 은찬입니다.

대한제국 랭커강림

웹소설 > 일반연재 > 대체역사, 전쟁·밀리터리

은찬(恩燦)
작품등록일 :
2021.03.29 22:54
최근연재일 :
2021.06.01 02:05
연재수 :
4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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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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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9
글자수 :
179,356

작성
21.05.24 0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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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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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9쪽

17. 압승, 그 이후 (1)

DUMMY

사실 절반은 도박에 가까웠다.


인도양 작전을 주도했던 영국이 그 위신에 먹칠을 하는 동안, 미국은 단지 어떠한 성과도 거두지 못했을 뿐, 직접적인 손실은 보지 않았다.


태평양 함대가 아무 소득 없이 물러간 이후,

그들은 실패한 군사적 옵션대신 외교와 무역에서 대한을 향한 전쟁을 걸어올 수도 있었다.


‘인종적 우월성을 빼앗길지 모른다는 두려움.’


영국전권대사와의 식사자리에서 봤던 그의 눈빛에서, 나는 경멸과 함께 저들의 두려움을 보았다.


내가 노린 것은 바로 그 두려움이었다.

우선 목표가 정해지자, 함정을 준비하는 것이 최우선이었다.


목표는 원래 역사와 동일한 캄차카반도.

대한제국의 영토 끝자락에 위치한 ‘발굴지’는 미합중국에서 가장 가까운 지역이다.

더군다나 규격외의 ‘반저항기관’을 발굴해낸 곳 이라는 특수성까지 더해져 저들이 늘 노려오던 지역이기도 했다.


그 다음은 장백산에 신설한 통합연구소.

그곳에 집결한 반저항기관연구시설과 연구원들은 제대로 편성을 마치기도 전에 기관개량작업에 투입되었다.

황제로부터 부여된 최최급 연구과제 1호는 그 기관을 불완전한 EMP폭탄으로 개조하는 것.


나 역시 그것이 어떤 원리로 가능한지 모른다.

다만 반저항기관의 테크트리에서 무기화기술을 개발하기 위한 전제조건이 뭔지는 알고 있었다.


‘극초단파 연구. 그게 풀리면 반저항EMP탄의 개발이 가능했지.’


레이더기술을 연구하다 파생된 극초단파는 현실에서 전자레인지의 개발에 쓰인 원천기술.


반저항기관의 중심부에 설치된 극초단파 발생기로 특정 전자기파를 맞춰 쏘아내야 했다.

성공한다면 곧 기관내부의 동력발생원이 붕괴하며 급격한 빛과 에너지를 방출하는 것이다.


물론 나는 이과가 아니다.

이 기술이 실제 실현 가능한 건지도 모른다.

아니, 실현 가능할 리가 없지 않은가.

반저항기관이라는 것 자체를 현실에서 구현하는 것이 불가능할 텐데.


그럼에도 게임에서 무기화기술을 개발완료했을 때 그곳에 나오는 짧은 설명, 그리고 가벼운 스케치로 나타나는 무기의 형태는 똑똑히 기억했다.


그 지식을 내 머릿속에서 끄집어내 최대한 정리했고, 초기연구단계에 있던 제국대학의 레이더 기술 연구진과 함께 장백산으로 보냈다.


장백산 연구소에 도착했다는 연락을 받은 그 순간까지, 성공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여겼다.


그러나 그들이 해낸 것이다.


이것을 예견한 것처럼 내가 미리 보내놓은 김창현 부문장과 그 휘하의 연구진들.

천여 명에 달하는 제국 최고의 석학들이, 산속에 모여 먹고 자는 것을 포기해가며 이룬 성과였다.


‘그 다음은 일사천리였지..’


신호기를 부착한 그 불완전한 무기는 비익조의 후방격납고를 통해 캄차카반도로 쏘아졌다.


그와 동시에 제국익문청이 움직였다.

대한제국과 영미간에는 무수한 스파이들이 서로의 영토에서 암약하고 있었다.

첩보를 진행하며 발견된 그들 중 핵심정보에 접근할 권한이 없어 딱히 위험하지 않다고 판단되는 자들은 감시를 붙이며 유지하기도 했다.

발굴지 인근 연구시설에 침투해있던 미합중국의 스파이들이 대표적이었다.


적절하게 쓰여질 순간이 오면, 역정보나 조직의 큰 몸통을 잡기 위해 쓸 장기말이었던 것이다.

바로 지금처럼.


해상 순찰의 빈도를 줄이고, 동북부해안을 수비하는 함대를 인도양으로 빼는 듯한 움직임도 보였다.

예상대로, 그들은 함정을 덥썩 물었다.


결국 베링해 해전은 원 역사보다 약 보름정도 늦게 일어났다.

해전이라고 말하기에도 민망한 압승.

원래의 세계였다면 인도양에 온 정신이 팔린 상황을 노린 완벽한 급습이었을 것이다.


* * *


반짝이는 푸른 빛을 보는 잠시 동안, 주마등처럼 스친 순간순간의 결정들이 지나갔다.


“흐흐흐... 이걸 여기서 보는 날이 오다니.”


마음을 정리하자, 눈앞의 보상 문구가 더욱 선명히 보였다.


[베링해해전 승리 보상]

[히든퀘스트 완료 보상]


빠르게 뛰는 심장의 두근거림이 느껴진다.

천상의 눈 2단계 개방.

그것을 위한 전쟁이었고 또 작전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히든퀘스트 클리어라니.


"이런 미친.. 이게 이렇게 쉽게..?"


주체할 수 없는 탄식이 새어나왔다.

[제국의운명]에서 히든퀘스트 달성하기.

그것은 말도 안되는 운이 필요한 일이었다.


초격차 수준에 다다른 기술적인 진보와 국력.

또는 압도적인 수준의 전략전술로 기상천외한 전공을 세우는 수준이 되어야 가능한 일이다.


'말도 안되는 짓을, 그것도 완벽하게 성공해야 얻을 수 있지.'


애초에 퀘스트가 있는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어떻게 그것을 깰 수 있겠는가.

극도로 희귀한 조건을 만족해야만 달성할 수 있는 히든퀘스트는 게임이 출시된 지금까지도 발견된 갯수가 단 두자리수에 불과했다.


그나마도 매 경기마다 그 조건이 리셋된다.

때문에 이미 누군가 클리어하며 알려진 달성조건으로는 더 이상 클리어 하는 것이 불가능했다.


그런 극악한 클리어 난이도에도 모두가 그것을 간절히 바라는 것은 어마어마한 보상 때문이다.

내가 지금 떨고 있는 것도 그것 때문이고.


푸른색 박스를 향해 떨리는 손을 뻗는다.

이 세계를 누구보다 잘 아는 나였지만 무엇이 튀어나올지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웠다.


두개의 박스 앞에서 잠시 멈칫한 손.

우선 예측 가능한 위쪽 보상부터 눌렀다.


[천상의 눈/2단계]

- 사용자 : 대한제국 융희황제

- 3인칭 시점으로 변경합니다.

- 패널티로 사용시간이 제한됩니다.


[2단계 확장에 따른 스킬강화]

- 이제 천상의 눈 시전상태에서도 제국을 운영할 수 있습니다.

- 산업, 경제, 기술, 군사와 관련된 직접적인 명령을 내릴 수 있습니다.

- 명령을 받은 대상자와 조직은 적법한 절차에 따른 지시로 인식합니다.

- 시야가 더욱 넓어지며, 타국에 거주하는 대한제국 국민의 시야를 공유합니다.

- 유지가능시간 1시간/재사용시간 2시간

- 유지가능시간과 재사용시간은 누적하여 저장할 수 있습니다.


벌어진 입이 다물어질 줄 몰랐다.

가장 절실했던 유지가능시간이 대폭 늘어났고, 재사용시간 역시 삼분지 일로 줄어들었다.


“미.. 미쳤는데?”


필요한 기능중 하나였던 컨트롤 역시 가능해졌다. 군사력의 이동과 전투지휘 뿐 아니라 제국경영의 일반적인 영역까지 확대되었다.


그리고 맨 마지막 문장.

시간을 저장할 수 있다는 말은, 지상에서 보내는 2시간당 1시간의 유지가능시간을 끝없이 준다는 뜻이었다.

예를 들어, 8시간동안 자고 일어난다면 4시간 동안 천상의 눈을 쓸 수 있다는 말이 아닌가.


‘이거.. 사기다.’


떠오를 준비를 하며 [천상의 눈] 시전을 준비하던 그때, 순간 쏟아진 보상에 잊었던 히든퀘스트 완료보상이 깜빡거렸다.


쇠뿔도 단김에 빼랬다고.

나는 망설임 없이 보상을 눌렀다.


[히든퀘스트 : 전장의 지략가]

당신은 타고난 전략가입니다.

철저한 준비와 과감한 전략으로, 아군의 손실을 최소화하며 적의 부대를 통째로 빼앗았습니다.

압승보다 더욱 힘든 위업을 세운 군주는 숨겨진 보상을 받을 마땅한 이유를 충족합니다.

제국의 신민들은 당신이 거둔 이 놀라운 승리를 또다시 보고 싶어합니다.

다음 전쟁에서도 환상적인 지략으로 완벽한 승리를 거두며 제왕의 전략을 증명하십시오.


- 보상 : 히든 시나리오

- 달성 시 다음 히든시나리오 수령 가능.

- 실패 시 사망.


'이.. 이게 뭐야!'


들떴던 마음이 차갑게 식었다.

최소한 반저항기관에 준하는 오파츠가 위치한 지도나 새로운 전략자원의 발견, 우주진출을 위한 핵심기술 제공 정도는 기대했다.


그런데 뭐?

아무런 보상도 없이 시나리오라니.

저건 게임을 시작한 이래 처음 보는 것이다.

관련 커뮤니티나 영상들을 보더라도 히든퀘스트가 다음 퀘스트와 연계된다는 내용은 어디에서도 본적 없었다.


당혹감이 분노로 바뀌어갈 즈음.

순간 우측에 숨어있던 스크롤이 보였다.

손으로 스크롤을 내리자 아래에 숨어있던 마지막 한줄이 보였다.


- 히든시나리오 최종 달성 시, 귀환 가능.


귀환.

이곳에 떨어진 이후 한 번도 제대로 생각하지 않았던 것.

이곳에서 발버둥치며 눈앞의 문제들을 해결하는 사이 나는 황태자에서 황제가 되었고, 한번의 전쟁을 승리로 이끌었다.


그렇기에 잠시 잊고 있었다.

아니 어쩌면, 마음 한켠에서는 늘 생각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아무 예고도 없이 이렇게.

나는 내가 왔던 곳으로 돌아갈 수 있는 유일한 단서를 얻었다.


작가의말

갑자기 몸상태가 나빠져 연재가 늦었습니다. ㅜㅜ 

다시 열심히 달려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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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19. 승자독식 (1) 21.05.27 325 12 8쪽
40 18. 한성의 황금빛 밤 +2 21.05.26 327 11 9쪽
39 17. 압승, 그 이후 (2) 21.05.25 365 13 10쪽
» 17. 압승, 그 이후 (1) +1 21.05.24 339 12 9쪽
37 16. 대한의 발톱 (3) +3 21.05.20 357 15 11쪽
36 16. 대한의 발톱 (2) +2 21.05.19 362 14 12쪽
35 16. 대한의 발톱 (1) +4 21.05.17 375 13 10쪽
34 15. 작전명: 드래곤하트 (3) +4 21.05.14 394 12 9쪽
33 15. 작전명: 드래곤하트 (2) +3 21.05.12 377 13 10쪽
32 15. 작전명: 드래곤하트 (1) +2 21.05.11 398 9 7쪽
31 14. 베링해의 모비딕 (3) +1 21.05.10 408 9 9쪽
30 14. 베링해의 모비딕 (2) +2 21.05.09 422 14 11쪽
29 14. 베링해의 모비딕 (1) +2 21.05.08 438 11 9쪽
28 13. 장백산의 광기 (2) +2 21.05.07 441 9 10쪽
27 13. 장백산의 광기 (1) 21.05.06 519 10 10쪽
26 12. 절대군주의 혜안(慧眼) (2) 21.05.04 474 12 9쪽
25 12. 절대군주의 혜안(慧眼) (1) 21.05.03 523 15 8쪽
24 11. 선위와 즉위, 그리고 ... +4 21.05.03 553 10 7쪽
23 10. 근정전의 소재앙 (2) 21.05.01 540 12 10쪽
22 10. 근정전의 소재앙 (1) +4 21.04.29 565 11 9쪽
21 9. 전율하는 기둥 (2) +2 21.04.29 586 12 8쪽
20 9. 전율하는 기둥 (1) +1 21.04.27 646 13 9쪽
19 8. 대영제국 특명전권대사 21.04.26 621 13 9쪽
18 7. 판을 뒤엎는 자 (3) +2 21.04.25 594 13 8쪽
17 7. 판을 뒤엎는 자 (2) +1 21.04.24 618 12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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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6. 제국 설계자 (2) 21.04.21 612 13 7쪽
13 6. 제국 설계자 (1) +2 21.04.20 636 11 7쪽
12 5. 군령(軍令) : 적색갑호 (3) +1 21.04.20 610 14 9쪽
11 5. 군령(軍令) : 적색갑호 (2) +3 21.04.19 636 13 10쪽
10 5. 군령(軍令) : 적색갑호 (1) 21.04.18 674 13 10쪽
9 4. 쾌속비선 비익조 (2) 21.04.17 643 14 9쪽
8 4. 쾌속비선 비익조 (1) +1 21.04.16 730 13 9쪽
7 3. 강림과 회군 (2) 21.04.15 775 12 9쪽
6 3. 강림과 회군 (1) +2 21.04.14 898 13 9쪽
5 2. 제도(帝都) 한성 (3) +1 21.04.12 1,023 13 9쪽
4 2. 제도(帝都) 한성 (2) +5 21.04.05 1,158 19 8쪽
3 2. 제도(帝都) 한성 (1) 21.04.03 1,314 20 8쪽
2 1. 제국의 운명 +2 21.04.02 1,645 26 13쪽
1 0. 프롤로그 +2 21.03.30 1,981 27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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