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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웹소설작가 은찬입니다.

대한제국 랭커강림

웹소설 > 일반연재 > 대체역사, 전쟁·밀리터리

은찬(恩燦)
작품등록일 :
2021.03.29 22:54
최근연재일 :
2021.06.01 02:05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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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1.04.12 2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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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2. 제도(帝都) 한성 (3)

DUMMY

(중략).. 모두가 잘 알다시피, 대한제국은 낡고 병들었던 전조 조선의 틀을 벗어나 제국을 선포하였다.

제국의 탄생을 기점으로 전후하여 약 5년이 안되는 짧은 시간에 황제 이형은 과학적, 역사적으로 증명하기 힘든 놀라운 수준의 기술적 발전을 주도했다.

이러한 핵심 기술들은 대한제국의 군사력 발전에 아낌없이 쓰여졌고 주변국을 정복하는 첨병이 되었다.


본지는 지날 몇 달간 워싱턴 전쟁부 본청에 근무하는 고위급 군 장성과의 인터뷰를 진행해왔다. 그는 수차례 망설인 끝에 철저한 익명 보장이 유지되는 전제로 믿을 수 없이 충격적인 발언을 털어놓았다.


대한제국이 현재 장관급 각료로 재직중인 김용관의 연구로 18■■년 발명했다는 이중압축-반저항이론의 실체가 아직도 분명하지 않다는 것과, 그를 토대로 제작한 첫번째 부양함선인 세종급 제공순양함이 건조될 만한 거대한 시설은 당시 근대화가 완성되지 않은 조선반도 어디에도 없었다는 사실이다.


전쟁부 직속 해군정보국(ONI, Office of Naval Intelligence)은 지난 몇년간 조선반도로 인적 정보전을 펼쳐왔지만 '마치 투명한 벽이라도 쳐진 것처럼' 어떠한 유효한 정보도 얻지 못했다는 것이다.


대한제국의 급부상 이후로 세계는 완전히 달라졌다.

대영제국과 우리 미합중국 모두 한성에 본사를 둔 대한중공업으로부터 그들이 독점 생산하는 거대한 반저항엔진을 '하와이조약'에 근거해 매년 공급 받고 있다.

철저히 봉인되어 제작되는 이 엔진은 지정된 조선소에서만 군함의 내부에 설치 및 조립이 가능하며 그조차 대한중공업의 철저한 감시속에 이뤄지고 있다.

미합중국은 결단해야 한다. 더 이상의 중립기조는 패배선언과 다름이 없다.

최근 불씨가 점화되는 대영제국과 대한제국의 인도양 분쟁은 결코 놓쳐선 안될 귀중한 마지막 기회인지도 모른다.. (중략)


뉴욕타임즈 '대한제국의 어두운 이면들'

기획 탐사보도 시리즈 발췌


* * *


끔찍한 꿈을 꾸었다.

그동안 알던 세상이 모조리, 송두리째 뒤집어지는 악몽이었다.

그곳에 강대한 제국의 강역, 아시아 전역에서 휘날리는 황제의 태극무늬 어기는 더 이상 없었다.

왕자, 이강은 차일경을 눌러쓰고 귀 아래까지 길게 내려온 이상한 가죽모자를 쓴 채 괴이하게 생긴 비행체를 조종하는 중이었다.

떨리는 진동이 몸을 이상하게 만들었다. 세상 처음 느껴보는 진동이었다.

서서히 회전하며 넓은 원형의 궤적을 그린 비행체가 지상에서 사방으로 흩어져 달아나는 몇명의 군인들을 향해 다시 접근했다.

고개를 돌리자 양 날개에 그려진 동그란 붉은색 원이 선명하게 보였다.

비행체가 빠르게 지상으로 접근하자 이강은 망설임 없이 조종간의 붉은색 버튼을 눌렀다.


"덜컹..투투투투투투!"


버튼을 누름과 동시에 쉴새없이 총알을 뿜어낸 기관포가 땅에 두줄로 쏟아지며 달아나던 군인들을 손쉽게 학살했다.

가까이 접근하며 다음번 선회공격을 위해 고도를 높이려던 그가 어느순간 가장자리에서 달아나던 군인과 눈을 마주쳤다.

군인의 어두운 눈빛이 어디선가 본것 같다고 생각하는 순간.


"형.. 형님?"


바로 그 순간 위에서 떨어지듯 내려온 다른 비행체가 그를 향해 기총을 쏟아냈다.

순식간에 수백발의 총알에 명중당한 그의 비행체가 폭발했다.


* * *


"허억!"


이강은 눈을 부릅뜨며 의자에서 튕겨지듯 몸을 세웠다.

업무를 보기엔 너무 안락한 의자였던 걸까.

고개를 재빨리 돌려 벽에 걸린 시계를 보니 자시(밤11시~새벽1시)가 어느덧 끝나가는 시점이었다.

늦은시각 등청한 후 정랑급 실무진을 불러모아 서너번의 회의를 몰아치듯 진행한 것이 어느덧 네다섯 시간을 훌쩍 넘겼다.

몹시 피로하여 잠시 눈을 감고 있었을 뿐인데 금새 잠들어버린 모양이었다.


국장실은 넓었다.

방안과 천장은 고급스러운 시베리아의 원목과 금빛 장식물로 채워져있었다.

세종대로가 그대로 내려다 보이는 창가에 접한 그의 집무용 책상은 일장(3m)은 족히 넘어보이는 거대한 크기였다.

조용한 방안과 달리, 방 문 너머는 웅성거리는 소리와 이리저리 바삐 오가는 발소리가 들려왔다.

오늘이 일요일, 아니 이제 월요일로 막 넘어온 새벽이라는 사실은 그다지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한 잔 실례 하겠소. 의친왕 전하."


이강은 시계에서 반대로 고개를 돌렸다.

그가 잠든 사이 몰래 들어온 불청객이 있었다.

방 한 켠, 책장 옆에 귀신처럼 서 있던 노인이 선한 미소를 지으며 손을 뻗었다.

선반위에 있던 양주병을 부드럽게 돌려 열자 곧 방안 가득 깊고 풍부한 향이 퍼져 나왔다.

그가 즐겨 마시는 싱글몰트 위스키인 맥켈란이 항상 방의 한 귀퉁이에 있던 걸 몇 번 눈여겨둔 모양이었다.


"맥켈란이라니, 제재총국의 업무추진비로 마련한 것은 아닐테지요?"


"사비요. 그래봐야 방위공사 주주배당금이니 나랏돈이긴 하오만."


"제국방위사업공사는 황실의 정당한 소유입니다. 나랏돈이라니요. 허허허. 당치도 않습니다."


노인이 웃으며 작은 오얏꽃이 박힌 크리스탈 잔에 술을 조금 따랐다.

가볍게 건네는 말 한마디 한마디가 결코 가볍지 않은 이유는 그의 존재 자체가 지극히 무겁기 때문일 터.

정갈한 묵빛 한양복의 어깨위로 금실을 꼬아만든 예식견장이 무거워보였다.

말랐지만 형형한 눈빛에 어깨를 당당하게 편 노인이 위스키를 한 모금 마셨다.


"다만 촌로가 걱정한 것은 전하께서 너무 깊이 잠드셔서, 혹 예장(禮葬)을 준비해야 하는 건 아닌가 했소이다."


"······."


황실과 그 적자들을 제외하고 제국에서 가장 높은 지위의 노인,

제국재상을 겸직하는 대한제국 재무대신 김자운 공작이 이죽거렸다.


"과연 말씀대로 형님께서 쓰러졌을 때 황무성에서 준비했다고 하긴 하더군요."


그대로 되받아친 이강이 책상 위에 올려져있던 결재서류를 슬쩍 건드렸다.


"말도 마시오. 그때 얼마나 아찔하던지, 이 촌로의 예장도 같이 준비할 뻔 하였소."


황제와 황후가 죽었을때 예법에 따라 시행하는것이 국장(國葬)이다. 세자와 왕자들, 그리고 오등작중 공작 직위의 고위급 귀족들은 바로 한단계 아래의 예장(禮葬)을 치렀다. 물론 국장이던 예장이던 예상치못한 예산을 잡아먹는 일임에 틀림이 없었다.


"보고를 하려면 제가 올라갈 일입니다. 재무대신께서 예까지 내려오시다니요."


이강은 대충 고개를 숙이는 시늉을 해보이자 재무대신은 어이없다는 듯 껄껄 웃으며 손을 내저었다.


"보고야 이미 절차대로 잘 처리 중이시지 않소이까. 어제도 밤을 꼬박 새더니 오전에 퇴청하시더니 휴일인 오늘도 또 등청하셨으니 휴식이라곤 도통 없으신 듯 하여 걱정되어 내려와 본 것입니다."


그런 쓸데없는 일로 예까지 행차할 무게의 사람이 아니다.

분명 인도양의 급보를 들고 온 것이다.

이강의 눈빛이 달라지는 것을 눈치챈 재무대신이 좀더 낮게 깔린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맞소이다. 황상께서 급전으로 내리신 교지가 있소. 미국이 수상하다 하오."


"하지만 미국은 양당의 의견이 통일되지 못하고 있잖습니까. 그 첨예한 대립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우리가 그곳에 쏟아붓는 로비자금만 재무성 공식적으로만 수천억냥입니다. "


재무대신의 얼굴에서 미소가 사라졌다.

그가 들고 있던 잔은 진작에 비어있었다.


"미합중국 의회가 태평양 함대에 공중전함 열두척을 배치했소. 인도양해전의 결과 추이를 보게되는 전후로 선전포고를 할거라는 첩보가 일제히 익문사에서 올라왔소.."


"그.. 그렇다는 말은."


"이제 대한의 적이 대한을 뺀 나머지 세계가 될일만 남았다는 뜻이오. 하여 황상께서는."


잠시 말을 끊은 재무대신이 그 말의 무게를 삼켜내려는 듯 무겁게 침을 삼키곤 말을 이었다.


"황상께서는 대한제국 상륙군의 인도상륙을 즈음하여 양면전쟁을 시작할 예산계획을 수립하라고 지시하시었소."


"······."


"여담이지만 전쟁이 끝난 후, 미주 본토를 통치할 때 필요한 중기예산계획도 함께 준비하라는 황명이시오."


미소가 돌아온 재무대신이 등을 돌리며 방을 나섰다.

이강은 다시 고개를 돌려 좌측 벽에 붙은 시계 아래에 있던 거대한 크기의 세계지도를 망연자실하게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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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17. 압승, 그 이후 (1) +1 21.05.24 339 12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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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13. 장백산의 광기 (2) +2 21.05.07 443 9 10쪽
27 13. 장백산의 광기 (1) 21.05.06 519 10 10쪽
26 12. 절대군주의 혜안(慧眼) (2) 21.05.04 474 12 9쪽
25 12. 절대군주의 혜안(慧眼) (1) 21.05.03 523 15 8쪽
24 11. 선위와 즉위, 그리고 ... +4 21.05.03 554 10 7쪽
23 10. 근정전의 소재앙 (2) 21.05.01 541 12 10쪽
22 10. 근정전의 소재앙 (1) +4 21.04.29 565 11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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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8. 대영제국 특명전권대사 21.04.26 621 13 9쪽
18 7. 판을 뒤엎는 자 (3) +2 21.04.25 594 13 8쪽
17 7. 판을 뒤엎는 자 (2) +1 21.04.24 618 12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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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6. 제국 설계자 (2) 21.04.21 612 13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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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4. 쾌속비선 비익조 (2) 21.04.17 644 14 9쪽
8 4. 쾌속비선 비익조 (1) +1 21.04.16 731 13 9쪽
7 3. 강림과 회군 (2) 21.04.15 775 12 9쪽
6 3. 강림과 회군 (1) +2 21.04.14 898 13 9쪽
» 2. 제도(帝都) 한성 (3) +1 21.04.12 1,024 13 9쪽
4 2. 제도(帝都) 한성 (2) +5 21.04.05 1,159 19 8쪽
3 2. 제도(帝都) 한성 (1) 21.04.03 1,315 20 8쪽
2 1. 제국의 운명 +2 21.04.02 1,646 26 13쪽
1 0. 프롤로그 +2 21.03.30 1,982 27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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