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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웹소설작가 은찬입니다.

대한제국 랭커강림

웹소설 > 일반연재 > 대체역사, 전쟁·밀리터리

은찬(恩燦)
작품등록일 :
2021.03.29 22:54
최근연재일 :
2021.06.01 02:05
연재수 :
44 회
조회수 :
27,315
추천수 :
579
글자수 :
179,356

작성
21.05.07 00:12
조회
441
추천
9
글자
10쪽

13. 장백산의 광기 (2)

DUMMY

족히 10층은 되어보이는 거대한 크기다.


본디 건물이란 무엇인가.

땅을 깊숙히 보강해 튼튼하고 단단한 기반을 바탕으로 한 층씩 쌓아 올리는 것이 아니던가.

건물이란 본디 땅에 붙어 살아가는 것.

그가 탄 배에 바짝붙어 날고 있을 연유는 어디에도 없는 것이다.

심지어 이곳은 구름 위란 말이다.


'내가 한성에서 거들먹거리던 우물 안 개구리였을때, 이미 제국 영토 어딘가에서는 저런 듣도보도 못한 괴이한 것들이 날아다녔다는 말인가..!"


짧은 탄식을 흘러나온다.

순간 창으로 들어오던 빛이 가려졌다.

건물 위쪽으로, 더 거대한 형체의 실루엣이 하늘을 덮는다.


'구름에 해가 가린 모양이군.'


"응?..."


몇 초 후 그는 이곳이 구름위, 고요한 고고도의 하늘이라는 것을 기억해냈다.


부양전함이다.


황실의 거대한 행사나 해군 사열식에서 두어번 본 것이 전부.

그것도 저 먼 하늘에서 마치 이무기가 우아하게 승천하듯 사라지는 모습 뿐.

그것이 그가 봐온 부양함의 전부였다.


대한 제국 군사력의 화려한 정점.

이렇게 가까이서 본 적은 처음이었다.

공격을 주로 받게 되는 배의 하부는 특히나 더 두꺼워 보인다.

두꺼운 장갑으로 보호된 하부갑판.

위압적으로 뻗은 3연장 주포들이 가지런히 정면을 향한 모습이 장관이었다.


배의 앞부분과 끝부분에서 내려온 육중한 금속 와이어들이 건물의 하중을 촘촘히 연결한 채 하늘을 이동한다.


"저.. 저기 안에 혹시 사람?"


김창현 부장이 턱을 벌린 채 눈을 떼지 못한다.

그가 언뜻 본 것이 맞다면, 매 층마다 의자에 단단히 고정된 채 앉아있는 빼곡한 사람들을 본 것이다.

아니, 사람이 무슨 소도 아니고 저렇게 실어나르는 경우가 있단 말인가.


'에이.. 잘못 본 거겠지, 설마..'


고개를 저으며 창밖에서 시선을 돌린 그가 말을 잃었다.

그를 실은 소형 정찰함이 주변을 둘러싼 전함과 그 건물들로부터 빠져나왔다.

그러고는 이내 목적지를 향해 속도를 높였다.


* * *


"쿠쿵.. 쿠우우우웅.."


방어선 개척용 폭약이 아낌없이 터져나갔다.

항공연구원 일대의 숲을 순식간에 밀어버린 공병대가 바닥을 다지기 시작했다.

그야말로 경천동지할 속도.


순식간에 단단히 포장된 땅.

첩첩산중의 고목 산림 사이, 정방형으로 매끄럽게 잘려나간 대지가 회색빛 콘크리트에 덮였다.

곳곳에 표시된 큼직한 구획만 보일 뿐이다.

구획 안쪽에는 규칙적으로 솟아오른 거대한 콘크리트 사각형이 놓였다.


"세상에... 반나절만에, 산세가 완전히 바뀌었군요."


오태석 정령이 완전히 질렸다는 표정을 지었다.

기지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험준한 중턱.

이곳에 전진감시소를 세운 최우식 참장은 작전에 기여하라는 짧은 명령과 함께 그를 데리고 함께 이곳에 왔다.


지금도 바로 옆에서 일사불란하게 명령을 내리는데 여념이 없는 모습.

그의 감탄사를 들은 최 참장이 지시를 멈추고 그를 돌아보았다.


"이 정도는 애들 장난이지.

시백력에서는 포격이 쏟아지는 사이 한시진 안에 오십리의 참호를 팠소."


그와 함께 들이닥친 제국군 정예들은 반나절도 안되어 일대의 숲 전체를 그야말로 쓸어버린 것이다.

가슴을 쭉 펴며 전공을 읊은 장군이 다시 통신병을 불러와 산 뒤편을 가르키며 이런저런 명령을 내렸다.


그러나 오 정령은 의아한 마음을 품었다.

분명 황명에 따라 이곳은 제국 반저항기관연구의 중심지로 거듭날 것이라 하였다.

그럼에도 그들이 건물이나 연구 시설을 건설하는 모습은 어디에도 없었다.


"이곳은 대체 .. 여기서 무얼 하려는 것입니까?"


"아, 그건 아마 직접 듣는 게 빠를거요.

그 대답을 해줄 사람과 시설이 이곳으로 오는 중이오."


'사람..은 그렇다 쳐도 시설?, 설마 아까 말했던 건물이 날아다닌다는 말이 설마..'


"이제 슬슬 내려갑시다.

시간에 맞춰 거의 다 도착한 모양이군."


어쩌면 전쟁기술연구소가 운용하는 중소형 연구함들을 한 곳에 모아 급히 연구시설을 확충하려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아무리 부양함이라 한들, 낡은 연구함 내부의 연구설비들은 그 태생적인 공간으로 인해 거대한 최신형 장비들을 싣는 것이 불가능했다.


반저항기관은 제국에서 가장 희소가치가 높은 기계장치였고, 최신기관들은 전쟁터를 누벼야 할 대형함부터 장착되었다.


어찌되었건, 그의 의문은 이제 반각내로 풀릴 예정이었다.

저 멀리, 정찰함 한척이 활주로를 향해 진입각으로 내려오는 모습이 보였다.

최우식 참장과 오태석 정령은 새 지휘관을 맞이하기 위해 걸음을 옮겼다.


* * *


짧은 활주로 끝에 내려앉은 정찰함.

그곳에서 내린 것은 약관을 갓 넘긴 듯 보이는 새파란 젊은이였다.

혹 다음에 내릴 지휘관을 호위하는 부관이 아닐까.

오태석 정령이 눈을 가늘게 뜨며 젊은이의 동태를 살폈다.

어깨 견장에 붙어 반짝이는 네개의 별.

이런 젠장.


그 사이 망설임 없이 부동자세를 갖춘 반백의 장성이 젊은이를 향해 경례를 올렸다.


"충! 지나사 3군단 55공병사 최우식 참장입니다!"


"부..북부항공연구원의 오태석 정령입니다!"


부관이길 바라던 탓에 경례가 한발 늦었다.

정작 젊은이, 아니 김창현 부장(副將)은 그에게 별 관심이 없어 보인다.

기계적으로 팔을 올렸다 내리며 경례를 받은 그가 최우식 참장을 향해 정중히 입을 열었다.


"공정은 어느정도나 완료되었습니까?"


"예! 현재까지 긴급이송 중인 3호, 6호, 11호 시설의 접안을 위한 기반공사는 마쳤습니다.

한시각내로 시설이 도착하면 즉시 접안 및 결속예정입니다.

익일 전까지 시설전체 정상가동 가능합니다!"


"수고가 많았습니다.

저 역시 오면서 시설들과 마주쳤습니다."


"... 다시없을 장관을 보셨겠군요."


"시설에 연구인력을 태워 이동중이더군요."


"그.. 그것은 금지된 일로 알고 있습니다만... 황제 폐하께서 내리신 최최급 연구과제와 연결되어 있는 듯 하군요."


젊은 부장과 늙은 참장.

둘의 대화가 착착 맞아 떨어지는 사이, 오태석 정령은 그 대화에 끼지 못했다.

어두워진 하늘을 올려다본 탓이다.


"저.. 저게 뭐야 대체!"


오태석 정령의 찢어지는 듯한 목소리에 대화중이던 모두가 한쪽 하늘을 바라보았다.


거대한 길이의 부양전함이 하늘을 뒤덮었다.

두꺼운 와이어에 촘촘히 연결된 건물을 매단 채.


조금 작은 건물은 한척에 오롯이 매달려 온다.

무지막지한 장비가 달린듯한 거대한 연구시설은 전함 네척이 거대한 강철와이어를 연결하여 그 하중을 분산했다.

그런 시설만 열 채가 넘는다.


묵직하고 육중한 진짜 건물들이 땅을 향해 서서히 하강하기 시작한다.

마치 하나의 도시가 통째로 옮겨지는 듯 하다.


최우식 참장이 입을 다물지 못하는 김 부장과 오 정령을 향해 미소지었다.


"황명으로, 대한제국 영토 전체에 걸쳐 운영되던 모든 반저항기관 연구시설을 뜯어왔습니다.

참고로 말씀드리자면, 저 전함들이 단지 건물을 배달하러 이곳까지 온 건 아닙니다."


"그게 무슨 소리요?"


"이제 이곳은 한성 다음으로 중요한 '도시'가 되었으니까요."


"그렇다면?.."


"예, 그렇습니다.

부장님과 부장님의 도시를 지킬 함대.

장백함대의 첫번째 임무지요."


활주로 한켠의 그들을 중심으로, 건물들이 서서히 내려앉기 시작했다.


* * *


띠링!


[퀘스트 진행율이 올랐습니다.]


"확인"


[반저항 기관 연구]

난이도 : SS

단계 (4/?)

···

- 장백기지 건설완료(100%)


떠오른 퀘스트를 물끄러미 바라보던 나는 한쪽 끝으로 옮겨두었다.


"이제 시작이구나."


시간이 많지 않았다.

퀘스트를 알지 못했던 때에도 이것의 추진에 박차를 가한 이유.

대한제국의 미래에 가장 거대한 선물을 안겨줄 연구소이기 때문이다.

또한 단지 숨기 좋다는 이유로 그런 험지에 터전을 잡을 이유는 없다.

장백산 아래에 잠들어 있는 것.

그것의 정체를 아는 것은 지금 이 세계에서 그가 유일했다.


'애초에 기관개량을 하기 가장 유리한 장소가 그곳이니까.'


미리부터 서두를 필요는 없다.

타초경사의 우를 범하지 않기 위해서는 보다 신중하고 또 신중할 필요가 있었다.


"천상의 눈"


슈와아아악..!

순식간에 하늘로 쏘아진 신형이 우주에 도달했다.

이제 익숙한 천체를 가볍게 돌려가며 세상을 주무른다.

백주대낮, 내게 들어오는 온갖 보고와 일치하는지, 제국 영토에서 군사적 취약점은 어디인지 살폈다.

내게 주어진 시간은 아직 늘리지 못했다.


6시간에 한번.

짧은 시간이었지만 미리 생각해둔 것을 새겨넣고 제국의 영토를 점검하기에는 충분한 시간이었다.

미래에 발견될 자원지대와 발생할 이벤트 역시 빼곡히 채워넣었다.


황제의 눈으로 천천히 강역을 둘러보니 어느새 시간이 남지 않았다.

그 순간 붉은빛으로 깜빡이는 지도 한 켠.

분명 베링해의 협만 한구석이다.


"저긴 제국의 영토가 아닌데?.."


"잠깐.. 베링해?"


인터페이스에 표시된 날짜를 급하게 확인했다.

대한제국 영토 밖에 일이라 제대로 신경 쓰지 못했다.

이내 사정없이 일그러지는 얼굴.


"이런 젠장."


"베링해 해전까지 딱 열흘밖에 안 남았잖아!!"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

  • 작성자
    Lv.57 파벨라
    작성일
    21.05.07 09:36
    No. 1

    재밌게 보고갑니다

    찬성: 1 | 반대: 0

  • 작성자
    Lv.99 옳은말
    작성일
    21.05.28 16:44
    No. 2

    너무 지엽적이고, 스쳐지나가는 장면의 묘사에만 공을 들이십니다. 뻔히 예상이 가는 내용을 두번 세번에 걸쳐서 다른 인물의 입을 통해 묘사할 필요가 있을까요?? 전화도,전전화도 진짜 내용이 너무 빈약해요.

    찬성: 1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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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14. 베링해의 모비딕 (1) +2 21.05.08 438 11 9쪽
» 13. 장백산의 광기 (2) +2 21.05.07 442 9 10쪽
27 13. 장백산의 광기 (1) 21.05.06 519 10 10쪽
26 12. 절대군주의 혜안(慧眼) (2) 21.05.04 474 12 9쪽
25 12. 절대군주의 혜안(慧眼) (1) 21.05.03 523 15 8쪽
24 11. 선위와 즉위, 그리고 ... +4 21.05.03 553 10 7쪽
23 10. 근정전의 소재앙 (2) 21.05.01 540 12 10쪽
22 10. 근정전의 소재앙 (1) +4 21.04.29 565 11 9쪽
21 9. 전율하는 기둥 (2) +2 21.04.29 586 12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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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6. 제국 설계자 (1) +2 21.04.20 636 11 7쪽
12 5. 군령(軍令) : 적색갑호 (3) +1 21.04.20 611 14 9쪽
11 5. 군령(軍令) : 적색갑호 (2) +3 21.04.19 636 13 10쪽
10 5. 군령(軍令) : 적색갑호 (1) 21.04.18 674 13 10쪽
9 4. 쾌속비선 비익조 (2) 21.04.17 643 14 9쪽
8 4. 쾌속비선 비익조 (1) +1 21.04.16 730 13 9쪽
7 3. 강림과 회군 (2) 21.04.15 775 12 9쪽
6 3. 강림과 회군 (1) +2 21.04.14 898 13 9쪽
5 2. 제도(帝都) 한성 (3) +1 21.04.12 1,023 13 9쪽
4 2. 제도(帝都) 한성 (2) +5 21.04.05 1,158 19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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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1. 제국의 운명 +2 21.04.02 1,646 26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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