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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하이의 서재입니다.

1티어 천재작곡가의 특별한 덕질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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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하이
작품등록일 :
2024.08.06 12:23
최근연재일 :
2024.09.17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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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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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4.08.06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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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5쪽

혹시... 제 팬이에요?

DUMMY

혼자.


어느 곳에서는 ‘혼자’라는 말이 ‘외로움’과 동의어로 쓰이기도 한다.


하지만 또 어느 곳에서는 그렇지 않다.

나‘혼자’만 레벨업하면 그만큼 좋은 게 어디 있냔 말이다.


지금의 내가 그렇다.


“저 사람 혼자야?”

“누구 보러 온 거지? 으음. 유지현? 누구지? 처음 들어보는데?”

“와. 되게 쓸쓸해 보여.”


나는 상암의 음악방송 사전녹화 현장에 와 있었다.

다른 가수들의 팬들이 바글바글한 가운데, 유지현의 팬은 나 하나뿐이다.


입장 번호도 001번.

그리고 002번은 없다.


하지만 외롭냐 하면, 전혀 그렇지 않다.


‘후후. 불쌍한 사람들 같으니라고.’


다른 이들은 아직 모를 것이다.

지금 내가 얼마나 영광스러운 자리에 있는지.

그들이 무엇을 놓치고 있는지.


나는 무려 미래의 슈퍼스타이자, 시대의 아이콘, 전 국민의 사랑을 한 몸에 받는 유지현의 데뷔 무대에 와 있는 것이다.


다만, 그건 미래의 얘기이긴 했다.

사실 데뷔곡 자체로만 따지면······.


‘음······.’


미래의 팬들 사이에서도 아쉽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열성팬들마저도 데뷔곡을 좋아한다는 얘기가 거의 없고, 유지현도 이를 알기에 공연에서 데뷔곡을 부르지 않는다.


정확히 어떤 과정을 거쳐서 이런 곡이 나왔는지 알 도리가 없긴 한데, 아마도 정형화된 여자 솔로 전략을 쓰지 않았나 싶다.

그러니 유지현의 매력을 제대로 보여줄 수 없는 이런 슴슴한 발라드곡을 내온 거겠지.


‘요즘 시대에 이런 포지션으로 데뷔하는 여솔로가 없으니 어쩔 수 없었으려나.’


더구나 그냥 보컬로만 승부하는 여솔로도 아니고, 보컬에 더해 아이돌스러운 매력도 넘치는 유지현이다.

그룹으로 데뷔했다가 솔로로 곡을 내는 것도 아니고, 그냥 생짜 여솔로이기도 하다.


그러니 그만큼 유지현에게 해당하는 데이터가 부족할 수밖에.


아무튼, 데뷔곡이 별로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하고 후속곡부터 점점 천상계로 가게 되어, 아예 그때를 데뷔로 치는 가짜 팬 놈들도 있긴 한데.


이런데도 내가 굳이 데뷔곡을 부르는 사녹 현장에 온 이유는.


‘유지현이 좋아서지.’


데뷔곡이 좋은 게 아니다.

유지현이, 그리고 유지현의 노랫소리가 좋아서다.

하물며 유지현을 본다는 것 자체에도 의미가 있고, 유지현이 노랫소리를 듣는 것에도 의미가 있는데, 데뷔 무대를 어떻게 놓쳐?


시간이 흘러 새벽 4시.

유지현의 사녹 시간이 왔다.


“······.”

“······.”


스탭들을 제외한 외부인은 오로지 나뿐인 이곳.

아직 유지현이 올라오지 않아 고요한 이곳에.

멀리서부터 또각또각, 발소리가 또렷하게 울려 퍼졌다.


‘드, 드디어······!’


어찌나 긴장했는지 목구멍으로 마른침이 절로 넘어가고.

입술이 바싹바싹 마르며, 주먹에 힘이 꽉 들어간다.


“······!”


마침내 그녀가 무대 위로 모습을 드러냈고, 나는 눈도 깜박이지 않으며 그녀의 실물을 눈에 담았다.


내가 좋아하기 시작한 그때보다는 훨씬 앳된 모습.

그러나 그만큼 미칠듯한 귀여움을 뿜어내고 있다.


그녀와 눈이 마주쳤다.

살짝 크게 뜬 눈으로 나를 신기하다는 듯이 쳐다보는데.

나만 쳐다본다. 팬이 나밖에 없기 때문이다.


기쁨보다는 신기함이 큰지 그녀의 눈매는 휘어지지 않았다.

굳게 다물어진 입술은 데뷔 무대에 긴장한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나는 그 귀한 모습 하나하나를 모두 뇌리에 새겼다.


“안녕하세요. 유지현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유지현이 무대 위에서 스탭들을 향해 인사를 하고.

곧장 내게 질문을 던졌다.


“혹시······ 제 팬이에요?”

“네. 팬이에요.”


이런 자리에서, 가수에게 질문을 던지는 건 매너가 아니라고 한다.

물론 팬이 하나밖에 없는 지금 같은 경우는 특이 케이스이긴 할 테지만, 나는 굳이 선을 넘는 시도를 하지 않았다.


아니, 사실은 ‘하지 못했다’는 말이 적절하리라.

심장이 입 밖으로 튀어나올 것 같았거든.


이런 내 마음이 얼굴에 드러났기 때문일까, 긴장이 조금 풀렸기 때문일까.

유지현은 그제서야 눈매를 반달처럼 휘었다.


“시간이 많이 늦었는데 괜찮아요?”

“네. 괜찮아요.”

“몇 살이에요?”

“이제 고1로 올라가요.”

“저랑 동갑이네요? 음방에 와본 적 있어요?”

“아뇨. 지금이 처음이에요.”

“와! 영광이에요!”


대형 아이돌 팬덤들은 절대로 이런 대화를 1 대 1로 나누지 못할 것이다.

그리고, 미래의 유지현의 팬들도 한 명의 팬과 이런 대화를 했으리라고는 감히 상상도 못 하겠지.


그리고 그건 여기에 온 나 역시도 그랬다.

유지현이 이렇게까지 관심을 기울여줄 거라고는.

이렇게까지 개인적인 얘기를 물어볼 줄은.


정말 상상도 못했다.


“녹화 시작할게요.”

“네!”


피디의 목소리가 스피커를 통해 울려 퍼지고.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활동을 마쳐야만 했던 슴슴한 발라드의 데뷔곡, <울지 않을게요(Cry Cry)>의 반주가 흘러나왔다.


세상엔 처음 선보이는 무대.

세상엔 처음 선보이는 목소리.

세상엔 처음 선보이는 얼굴이겠지만.


내게는 그 모든 것들이 익숙했다.


여기에서 그녀를 응원하는 팬은 나밖에 없지만, 나는 그녀가 기죽지 않도록 목청껏 응원법을 외쳤다.

고작 나 한 명뿐이지만, 100명의 기운을 느낄 수 있도록.


남들이 볼 때는 “저 오타쿠 새낀 뭔데 혼자 저렇게 소리를 질러? 안 쪽팔리나? 내가 다 부끄럽네.”라며 비웃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팬을 사랑하고 아끼는 그녀에게는 다르게 와닿을 게 분명했으니, 나는 목이 터져라, 연습해 둔 응원법을 외치고 또 외쳤다.


나는 그녀에게 커다란 힘을 받았는데, 나는 그녀에게 얼마나 힘이 되었을까?



***



이제 막 데뷔 무대를 하고 있을 뿐인데, 이 기분은 뭐지?

마치 콘서트를 열고 있는 듯한 느낌이다.


눈앞엔 한 명밖에 보이지 않는데.

흥분과 감격으로 머리가 뜨겁고, 온몸에 불이 날 것 같은 기분이다.


고대하던 데뷔 무대라서 그런가.

아니면 응원하는 저 팬의 목소리가 힘을 펄펄 샘솟게 한 덕일까.


유지현은 앞으로 자신이 얼마나 성공하든, 어떤 큰일이 일어나든.

앞으로 저 얼굴을 평생 잊을 수 없으리라는 걸 직감했다.


“실장님.”


사전 녹화가 끝나고 무대에서 내려온 즉시, 유지현은 실장에게 말을 걸었다.


“어, 지현아. 데뷔 축하해. 너무 잘했어.”

“아뇨, 그거 말고요.”

“응?”


유지현은 무대 옆과 관객석 사이에 쳐진 가벽 너머를 가리키며 물었다.


“저분, 진짜 제 팬 맞는 거죠? 섭외한 것도 아니고, 우리 회사 직원도 아니고요.”

“당연히 아니지.”

“그럼, 혹시 인사 좀 드려도 될까요? 제 소중한 첫 팬인데 그 정돈 해도 되죠?”


말로는 허락을 구하고 있었으나, 눈빛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

어떠한 대답이 나오든, 자기가 하고 싶은 대로 하겠다는 의지가 뚜렷하게 엿보인다.


신인답지 않게 퍽 당돌한 모습이지만, 신 실장은 피식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열심히 응원해 주셨는데 인사 정도는 할 수 있지.”


이를테면, 다른 가수들이 음방에 와준 팬들에게 으레 해주는 ‘미니 팬미팅’ 같은 거다.

이 경우엔 ‘일대일’이라서, 그 형태가 조금 독특하긴 했지만.



***



여운이 온몸을 잠식한 것을 넘어, 여운이라는 바다에 깊이 빠져버려 익사해 버린 듯했다.

단순히 데뷔 무대만 봤더라도 정신을 못 차렸을 텐데, 그녀와 계속해서 눈을 마주치고, 중간중간 대화를 나눠서 그렇다.

그러니 여운이 넘치지 않을 수 있겠는가.


그렇게 넋이 빠진 얼굴로 터벅터벅 나와서 건물 밖으로 나서려는데.


“저기요.”


뒤통수에 꽂혀오는 목소리에 고개를 돌렸다가 기절할 뻔했다.


“허억! 유, 유, 유지현!”


방긋 웃는 얼굴의 유지현이 빠른 걸음으로 가까워졌다.

조금 전까지 무대 위에 있던 사람인데, 지금은 복도에서 나와 마주 보고 있다.


“사인해 드릴까요?”


입은 쩍 벌어졌는데, 차마 숨도 못 쉬겠다.

대답도 못 하고 고개를 열심히 끄덕거리자, 그녀가 고개를 돌려 매니저에게 손을 내밀었다.


“사인지 좀 주세요.”


유지현은 매니저에게서 받은 사인지 위에 제 사인을 어색하게 그려나갔다.

제 딴에는 그럭저럭 많이 연습한 것 같지만, 신인이면 티가 나는 법.

그 어색하게 사인하는 모습이 아주 귀여워 미칠 것 같았다.


“이름이 어떻게 되세요?”

“······임정우요.”

“사진도 찍어드릴까요?”

“······네.”


나는 바짝 얼어붙은 채로 그녀와 사진도 몇 개나 찍었다.

백지처럼 머릿속이 텅 비어 있는데, 그녀가 풉, 작게 웃음을 터뜨리며 물었다.


“저 이제 막 데뷔한 신인일 뿐이에요. 인기도 없고, 그렇게 굳으실 만큼 대단한 사람 아니에요.”


그 말에, 멍했던 눈빛에 초점이 잡혔다.


“대단한 사람이 아니라뇨. 지현 님은 아주 많이 대단한 사람이 맞아요. 음색도 너무 좋고, 노래도 엄청 잘하시고, 표현력도 좋고, 가사에 진심을 꾹꾹 담아서 읊조리듯 노래하시는 것도 좋고, 엄청 귀여우시고, 또 얼마나 착하신데요.”

“절 되게 좋게 봐주시네요? 고마워요. 그런데······.”


‘무슨 겸손을 떨어도 죄다 다 반박해 주면서 칭찬을 쏟아부어 주겠다!’라는 생각으로 귀를 활짝 열고, 눈에 힘을 바짝 주며 똑바로 바라봤다.

그런데 그녀의 입에선 예상 밖의 말이 튀어나왔다.


“곡은 어땠어요?”


찰나에 눈이 커지고 동공이 흔들렸다.

그리고 뒤늦게 대답이 튀어나왔다.


“너, 너무 좋았어요.”


순간 당황하고 말았다.


‘내가 만들어도 저것보단 잘 만들었을 거야.’


내 실력이 올라온 것도 있지만, 나는 유지현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지 않은가.

그녀가 어떤 매력들을 가졌는지, 어떤 음악을 만나야 빛이 나는지, 얼마나 다양한 색채들을 얼마나 멋지게 소화해 낼 수 있는지 알고 있다는 말이다.


“하하······.”


빈말을 한 게 너무 티가 났나?

유지현은 씁쓸하게 웃었다.

그러고는 입을 살짝 가리며 속삭이듯 말했다.


“다음부턴 기대에 어긋나는 일 없을 거예요. 그러니까······. 계, 계속 응원해 주실 수 있죠?”


말하길 망설이다가, 부끄러워하면서 겨우 꺼내는 저 초-카와이하고도 유니크제너럴한 모습에.

내 얼굴은 시뻘게지고, 뜨거운 콧김이 훅! 빠져나갔다.


“네!”


난 복도가 떠나가라 힘찬 목소리로 외쳤다.


그리고 깨달았다.

이젠 정말 어쩔 수가 없다.


‘이렇게 된 거, 음방은 다 돌 수밖에 없어!’


원래도 유지현에게 대가리가 깨졌었지만, 이젠 진짜 가루가 되도록 깨져버리고 말았다.


일개 인간의 힘으로는 감히 항거할 수 없는 초월적인 귀여움.

그것은 불가항력이었다.



***



3주에 걸친 음방 활동 동안 나는 하나도 빠짐없이 응원을 갔다.

그런데 역시나 슈퍼스타의 떡잎 아니랄까 봐.

첫 무대 뒤로는 음악방송에서 나 혼자만 응원하는 일은 없게 됐다.

때문에 개인적인 대화는 사라졌지만, 불만은 전혀 없다.


‘그날이 기적이었던 거지.’


아무튼, 오프라인으로 응원을 다닌 게 퍽 만족스러웠는데.

끝나고 나니 내 수면 패턴은 아주 엉망진창이 되어버렸다.


“하암!”


화선예술고등학교에 입학한 첫날.

설렘을 가득 안고 있는 풋풋한 실용음악과 친구들 사이에서, 나 혼자만 늘어져라 하품을 쩍쩍 하고 있는 이유였다.


“너도 잠 못 잤어?”

“음?”

“사실 나도 잠 좀 설쳤어. 난 초등학교 때부터 예고에 너무 들어가고 싶었거든.”


대강당에서 입학식이 시작되기 직전.

옆에 앉아 있던 애가 웃는 얼굴로 서슴없이 말을 걸어왔다.

명찰엔 ‘구창식’이라는 구수하고 친근한 이름이 적혀 있었는데, 정작 생긴 건 무슨 아이돌 뺨친다.

그래서 물었다.


“너 혹시 연습생이야?”

“아니, 너는?”

“······.”


그걸 질문이라고 하나? 눈이 달려 있으면 알 텐데?

아니, 알파메일의 흔한 기만일지도 모르겠다.


내가 입을 다물자, 구창식이 말을 이었다.


“난 아이돌 될 생각 없어. 프로듀서가 꿈이거든. 너는?”


이놈은 과연 착한 놈일까, 나쁜 놈일까.

실험해서 알아보기로 했다.


“난 최고의 아이돌이 될 거야.”

“······진짜?”


역시 기만이었군.

나쁜 놈이 맞았다.


“구라야.”

“아! 역시!”

“······‘역시’는 무슨 의미냐?”


싸우자는 건가?


“손에 굳은살 있잖아. 보컬 전공이 아니라 악기나 작곡 전공이겠지.”


그런 의미였구나.

나쁜 놈이라는 판단은 일단 유보하기로 했다.


“작곡 전공이긴 해.”

“나랑 똑같네! 너 사클이나 유튜브 해?”

“아니.”

“뭐?! 작곡한다는 애가 그런 것도 안 해?”

“어. 안 하는데?”

“창작물은 썩게 두면 안 돼. 다른 사람들 반응을 보고 평가를 받아야 성장할 수 있거든. 너도 작업물이 있다면 아끼지 말고 올리는 게 좋아.”


그냥 예의라는 게 없는 놈일까?

잘생겨서 모두가 친절하게 대해주니까 세상이 만만한가?

내 가슴 속에서 질척하고 어두운 무언가가 넘실거리는 게 느껴진다.


나는 지금 꼴사납게 외모 때문에 질투를 하고 있는 게 아니다.

여자애들이 이놈의 얼굴을 흘끗흘끗 쳐다보고 있는 게 보여서 그런 것도 아니다.

“상큼해!”라는 어느 이름 모를 여자애의 목소리가 저놈의 귀에도 똑똑히 들렸을 텐데, 마치 흔한 일이라는 듯 미동도 없는 얼굴이 얄밉게 보여서도 아니다.


사운드 클라우드와 유튜브를 만들지 않았다고만 했을 뿐인데.

자연스럽게 낮춰 보며 훈수하는 꼴이 꼴같잖아서 그렇다.


“그런 거 안 해도 음악만 잘 만들면 되는 거 아냐?”

“그렇긴 한데, 그걸 누가 판단해 줄 수 있는데?”

“내가 스스로 판단하면 되지.”

“하아······ 그래, 너도 어느 정도는 실력이 있으니까 이 자리에 있는 거긴 하겠지.”


구창식은 답답하다는 듯한 눈으로 바라보다가 말을 돌리며 물었다.


“넌 무슨 음악 할 줄 알아?”

“웬만한 건 다 할 줄 알지. 케이팝, 힙합, 알앤비, 뉴 잭 스윙, 재즈, 발라드, 펑크, 디스코, 드럼 앤 베이스 같은 EDM, 락, 팝, 컨트리-”


창식이는 내 말허리를 뚝 자르며 단호하게 말했다.


“한 가지에 집중해서 파는 게 좋아.”


나도 알고 있다.

그런데.


‘공부하다 보니 영감이 떠오르는 걸 어떡하라고.’


그리고 다양한 걸 할 줄 알게 되면 좋으면 좋았지, 안 좋을 건 하나도 없다.

이젠 가요에서 모든 장르를 다 활용하게 되는 시대이기에 더더욱 그렇다.


이를 말했는데도 구창식은 고개를 저을 뿐이었다.

“네 말이 틀린 말은 아닌데.”라며 계속 훈수를 두지 않나.


‘그놈의 유튜브나 사운드 클라우드가 뭐라고.’


한 가지 방법이 진리라며 신봉하는 이놈의 구독자 수가 문득 궁금해졌으나, 이를 물어보진 않았다.

이놈의 입에서 “정확한 목표가 없으니까 그런 걸 거야.”라는, 무시할 수 없는 말이 튀어나온 탓이다.


“아닌데? 나 목표 있어.”

“뭔데?”

“유지현한테 곡 주는 작곡가.”

“유지현은 무슨 듣본데?”


이마에서 빠직거리는 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여기서 판단은 끝났다.

이 새낀 순전히 개나쁜 새끼였다.


“야, 창작물은 사람들의 반응을 보고 평가를 받아야 하는 거라고 했지?”

“그치?”

“그럼 이따 서로 작업물 바꿔서 들어볼래? 그리고 서로 평가해 주자.”


나는 환하게 웃음 지었다.

우리 형을 닮은 미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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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진짜 모르겠네···. +23 24.09.12 13,407 374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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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제발 저희 버리지만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14 24.09.01 16,947 348 15쪽
29 이거 완전 미친 새끼 아니야! +15 24.08.31 17,008 375 13쪽
28 그 곡이면 달랐을 수도 있었는데 +16 24.08.30 16,918 377 15쪽
27 나만이 알고 있는 우리들의 멜로디 +15 24.08.29 17,159 384 14쪽
26 <Dancing In The Breeze> +11 24.08.28 17,434 377 15쪽
25 내 고백을 차버린 남자가 너무 잘나감 +10 24.08.27 18,152 362 19쪽
24 이걸 작곡한 애가 진짜 천재거든요 +9 24.08.26 17,735 371 13쪽
23 <Top Of Top> +13 24.08.25 18,012 348 15쪽
22 확실히 어려서 그런가, 낭만이 있어 +14 24.08.24 17,953 346 15쪽
21 이 곡의 진짜 주인이 누구인지 +21 24.08.24 18,414 336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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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실리보단 신의 +22 24.08.18 19,585 365 15쪽
14 유지현은 대체 왜 저런대? +11 24.08.17 19,724 361 12쪽
13 강동 6주까지 되찾은 서희처럼 +11 24.08.16 19,898 373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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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곡은 제대로 뽑히긴 했네 +9 24.08.13 20,588 38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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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혹시 직접 연주해도 될까요? +13 24.08.11 21,176 376 12쪽
7 그냥 잘 만들면 되는 거 아니야? +8 24.08.10 21,480 375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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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화선예술고등학교 +17 24.08.07 23,110 424 12쪽
» 혹시... 제 팬이에요? +15 24.08.06 24,269 434 15쪽
2 하니까 되던데? +22 24.08.06 26,791 436 15쪽
1 스물여섯 임정우, 개 같이 부활 +30 24.08.06 31,711 524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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