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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림뱅이 님의 서재입니다.

The Root : 다섯 번째만 4회차

웹소설 > 일반연재 > 드라마, 현대판타지

완결

느림뱅이
작품등록일 :
2023.05.11 13:21
최근연재일 :
2023.07.05 14:30
연재수 :
10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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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905
추천수 :
750
글자수 :
655,468

작성
23.05.25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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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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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글자
16쪽

[시즌1] 현실부정(Reality denial) - 3

DUMMY

청중들의 안색은 당혹스러워 하는 질문자보다도 어두워졌다. 인간보다 뛰어난 육체능력을 지닌 괴물들이, 자신들에게 총까지 쏴 제낄 수도 있다는 제노의 주장이 마냥 헛소리처럼 들리지 않아서였다.


[물론 지금 당장은 현실성이 거의 없는 이야기입니다. 그들의 출현시기가 몇 달 안 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그것들이 우리가 사용하는 현대무기에 익숙해졌을 것 같진 않으니까요.]

"""......"""

[다만 게임이 아닌 실제 상황인 만큼, 긴장의 고삐는 바짝 조일 필요는 있겠습니다. 그 놈들이 탄약의 재장전이나 총기정비 같은 건 못할 것은 자명하나, 이미 장전된 탄창의 단순 교체라던가, 혹은 교전 중 아군에게서 빼앗은 무기를 그대로 사용할 가능성은 배제하기 어렵거든요.]


상대적으로 계급이 높은 간부들의 표정이 실시간으로 썩어 들어갔다. 작전 시나리오를 계획함에 있어선 극도로 낮은 가능성까지 두루두루 유념하고 있어야 하는 까닭이었다.


[뭐... 재차 강조하는 바입니다만, 이러한 레드캡스의 총기 사용은 어디까지나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우려였습니다. 현시점에선 경험 풍부한 고등개체가 존재하지 않으니까요. 그저 실전 투입 전에 최악의 변수를 고려해서 나쁠 건 없는 터라, 이렇듯 이 자리에서 공식적으로 언급한 겁니다. 멕시코에 불법무기가 좀 널려 있어야죠. 하하하.]


미국 총기류의 상당량이 멕시코로 흘러들어가 밀매된다는 건, 비밀 축에도 끼지 못할 만큼 사회에 널리 알려진 사실. 그러니 이번 작전의 책임자들은 단순한 괴수사냥이 아닌 총격전까지 상정해야 현명할 터였다.


"끄응... 하긴 카르텔이 밀수용으로 숨겨두는 총기가 마을마다 수백 정은 족히 되니, 상부에 보고하여 작전계획을 재조정하는 편이 옳겠군요."

[실로 바람직한 판단이십니다, 중령님. 아무튼 여기까지가 제 조언입니다. 그리고 여러분께서도 초장에 느끼셨겠지만 제 심기가 무척 베베 꼬여 있는 터라, 이 시간 이후론 그 어떠한 추가 질문이나 방문면담은 일절 사양하겠습니다. 부디 건승과 무사귀환을 빕니다. 그럼 이만.]

"저기 교관님! 잠시만! 잠시만!"


서둘러 자리에서 일어선 중령이 그에게 개인적으로 간부회의 참여를 요청했으나, 제노는 그것에 정중하고도 단호한 거절의사를 표시한 뒤에 훌쩍 떠나갔다.


그런 제노의 다음 순서로 단상을 차지한 인물은, 지금까지 한쪽 구석에 얌전히 찌그러져 있던 흑인 연구원이었다.


[아아. 마이크 테스트. 아아. 마이크 테스트. 여러분, 반갑습니다. 저는 BT그룹 산하 '벨라토르 마키나(Bellator Machina)' 연구소, 개인화기 개발팀의 수석연구원 '데자 벨벤(Deja Belben)'입니다. 제가 여러분들께 소개해드릴 장비들은 저희 연구소의 신소재와 연구성과를 적극 반영한... (하략)...]


그녀는 자신의 팀이 야심차게 개발한 장비의 놀라운 성능에 대해 열심히 피력했으나 반응이 몹시 시큰둥했다.


기존보다 조금 향상된 수준에 불과한 화기 따윈, 미지의 괴물과 드잡이할 예정인 군인들에게서 찐한 감동을 불러일으키기엔 턱 없이 모자랐던 것이다.


"으으... 쉬바, 누구라도 좋으니까, 지금 이 상황이 제발 꿈이라고 해줘라."

"우리 출발 전에 유서 써놔야 하는 거 아냐?"

"썅... 생명보험 한두 개 더 들어놓을 걸..."

"젠장! 다다음달에 셋째 태어나는데 돌아버리겠네!"

"아오오... 나 잘못되면 엄마랑 어린 동생들은 우짜냐... 하아... 씁..."


점점 커지는 대회의실 안의 잡소리에 비례하여 그녀의 어깨가 주눅들었다.


'힝... 이래서 내가 먼저 발표하려고한 건데...'






* * * * *


한편, 느긋한 저녁식사 이후 자신에게 배정된 임시 숙소로 돌아온 제노는, A4용지에 '방해금지'란 글자를 큼직하게 적은 뒤 문짝에 떡하니 붙였다.


그리곤 새롭게 획득한 퍼즐조각을 기존의 것들에 대입하며 지루한 자투리 시간을 즐겼다. 숙소로 준비된 방 안엔 흔한 잡지책 한 권이 없는 데다가, 휴대폰은 보안상 경비대에 맡겨놓은 상태인지라 달리 할 일이 없어서였다.


'마약 원료를 제조하던 마을 몇 군데에 레드캡스가 둥지를 틀고 서식한다라... 하핫, 카르텔들이 최근에 미처 날뛴 이유가 그거였군.'


레드캡스들의 공세에서 간신히 살아남은 조직원은, 보나마나 다른 경쟁조직을 원흉으로 지목했을 것이다.


'그들이 솔직하게 괴물한테 호되게 당했다고 말해봤자 누구도 안 믿었을 테니, 별다른 변명거리도 마땅찮았을 거야.'


그리고 그것은 지역카르텔 간에 전쟁을 불러일으킨 발화점이 됐을 터였다.


'그동안 서로 욕심은 났는데, 총공세를 펼칠 만한 명분이 없었던 것뿐이니까... 각자 편 먹고 싸우기 딱 좋았겠네. 캬하~, 이렇게 놓고 보니 타이밍도 참 기가 막히다? 이런 걸 두고 운명이라 말하는 건가?'


카르텔의 대규모 총격전이 발생하지 않았으면 모르트만 갱단이 무기밀매의 이익을 토대로 급성장을 하지도 않았을 것이고, 길더 울벳 또한 익명의 제보 등으로써 눈에 거슬리는 경쟁자를 견제하지도 않았으리라.


'길더 회장님의 행보로 인해 기존의 밀수 루트를 죄다 틀어막혔을 거고, 다른 경로를 개척하기 전까지 시간이 걸렸겠지.'


일시적이든 아니든, 무기 보급이 뚝 끊긴 전투와 전쟁은 패배가 확정적. 눈물을 머금고 백기를 들게 된 카르텔 연합 측은 뚜껑이 제대로 열렸을 터였다.


'뼈아픈 패배와 함께 많은 이권을 빼앗긴 보스들은, 난잡해진 조직 내부의 결속을 다지기 위한 희생제물이 반드시 필요했을 것이고~.'


어쩌면 카르텔 지도부는, 높은 확률로 세력싸움 중에 레드캡스의 존재를 파악했을런지도 몰랐다. 허나, 설사 그렇다하더라도 그것을 조직결속의 구실로 삼기에는 무척 난감했을 게 뻔했다.


'크크크크크크, 그걸 누가 믿겠냐고~. '


그렇기에 카르텔 보스들은 허황된 괴물을 운운하기 보다, '길더 울뱃의 공개처형'이란 현실적인 카드를 고르지 않았나 생각됐다.


'뭐... 결과적으로 내 입장에선 크리스와 만나게 된 계기가 된 거겠지.'


제노가 심심풀이로 맞춰본 퍼즐은 의외로 따박따박 들어맞았고, 덩달아 천상의 개입마저 의심됐다.


'어? 혹시...?'


별개의 사건들을 자연스레 엮어 필연적인 만남 및 인연을 강제적으로 유도할 수 있는 건 오직, 저 하늘 위의 초월적 존재들이기 때문이었다.


'허허... 어쩌면 내가 여기에 있는 것 또한 단순한 우연이 아닐 수도 있겠다?'


갑자기 현자타임에 돌입한 제노가 간이침대에 벌렁 드러누웠다.


'에이~, 아닐 거야, 아닐 거야~. 난 대충대충 어영부영 묻어가며 살 꺼라능~, 그런 삶을 갈망한다능~. 빡세게 일하기 싫다능~. 느흥~, 느흥~.'


기지개를 쭈욱 펴는 제노의 상념을 깨트린 건 경쾌한 노크였다.


- 똑, 또똑. 똑. 똑.


꿈 많은 어린이에겐 '우리 같이 눈사람 만들래?'로 들린 법한 운율이었으나, 대단히 꿍한 상태의 어른이에겐 신경 박박 긁는 태클일 뿐이었다.


'어쭈? 어떤 놈의 쉐이가 감히! 간뎅이가 티타늄 합금재질인가?'


제노는 자필 경고문구를 가볍게 무시한, 배짱이 엄청 두둑한 이의 낯짝을 확인해볼 요량으로 방문을 신경질적으로 확 열어 젖혔다.


- 벌컥. 휘잉~.


"앗! 안녕하세요, 자문위원님! 쉬시는데 방해드려 죄송해요!"

"......"


문 앞의 달리아를 발견한 그는, 문고리를 돌리기 전 목구멍에 일발 장전해뒀던 쌍욕을 거뒀다.


"아뇨, 아뇨. 괜찮습니다. 오히려 사과드립니다. CIA 측에서 헛소리하러 찾아온 줄로 착각하고 제가 너무 무례했네요. 그보다 어쩐 일이십니까?"

"별 이유는 아니고요. 앞으로 종종 같이 일할 분이랑 친분을 좀 쌓으려고 왔어요. 여기선 마땅히 할 것도 없잖아요. 안 바쁘시면 저랑 같이 휴게실에 가서 커피 한 잔 하실래요?"


제노는 그녀의 소박한 제안에 흔쾌히 응했다. 외부인의 군사기지 내 활동은 극도로 제한되어 있다는 것을 본인도 잘 아는 까닭이었다.


"음... 그러시죠."

"헤헷, 잘 생각하셨어요~. 여기 커피머신이 제법 괜찮더라고요."

"벌써 한 잔 드셨나보군요?"

"호호호, 식후땡을 어떻게 참아요~."

"훗, 그렇군요."


달리아와 제노가 안내인의 동행 없이 다닐 수 있는 내부시설은 끽해봐야 식당과 휴게실과 화장실이 전부. 그것도 지정된 곳이 아니면 방문증에 탑재된 칩으로는 개방조차 불가능했다.


- 띠리릭.


전자식 잠금장치의 인증소리와 함께 아담한 휴게실에 들어선 그와 그녀는, 각자 취향에 맞춰 커피를 뽑아낸 뒤 여러 개의 테이블 중 적당한 하나를 골라 차지했다.


"아, 그런데 해리 팀장님은 어디에 버려두고 혼자 오신 겁니까?"

"어머~, 버리다니요?"


제노의 가벼운 말장난을 빙긋 웃어넘긴 달리아가 귓가의 머리카락을 새침하게 훑었다.


"팀장님은 작전회의에 참관중이세요. 아마 입술 꾹 봉한 채로 열심히 귀동냥하고 계시지 않을까 싶네요."

"크~, 팀장님의 열정이 굉장하군요~."

"부담이 이만저만 아니신 듯 해요. 앞으로 팀의 선두에서 임무를 주도적으로 아울러야 하는 입장이시니까요."

"하하하, 귀차니즘에 빠진 저와는 정반대네요. 해리 팀장님은 겪어보면 겪어 볼수록 직업의식이 대단한 분이십니다."

"맞아요. 제이콥 아저ㅆ... 아니, 국장님께서도 저희 팀장님을 '성실한 완벽주의자'라고 평가하고 계시죠."


달리아의 작은 말실수는 화제전환에 유용했다. 으레 뚜렷한 주제가 없는 수다의 흐름은, 본래 다 이런 식으로 스리슬쩍 이어지기 마련인 법이었다.


"어? 국장님과는 사적으로 알고 지내는 관계이신가 봅니다?"

"네, 아버지와는 둘도 없는 친구 사이세요. 어머니의 증언에 의하면 제가 태어나기 훨씬 전부터 찰떡 같으셨다고 해요."

"아, 그래요?"


제노는 또 다른 질문을 자연스럽게 던질 수 밖에 없었다.


"그으... 정말로 서로 친하신 게 맞습니까?"

"네? 왜요?"

"그렇게나 친한 친구의 귀한 딸래미를, 남들이 다 꺼려하는 프로젝트 팀으로 배정했다는 게... 선뜻 이해가 안 되서 말입니다."

"히힛, 완전 잘못 짚으셨어요. 프로젝트 팀에 지원한 건 어디까지나 제 고집이랍니다."

"?"

"오히려 국장님은 한사코 절 말리시는 쪽이세요. 이번 작전에 저를 참관인으로 우겨넣으신 그 억지도, 제가 지레 겁 먹고 관두길 바라신 의중에서였달까요?"

"...흐음... 어째서 전담반에 자원을..."


달리아는 의아함에 두 눈마저 끔벅인 제노를 향해 미묘한 웃음과 윙크를 둘둘 말아 날렸다.


"후훗, 그건 비밀이에요. 나중에 조금 더 친해지면 알려드릴게요."

"하하하, 제 예상보다 훨씬 재미난 분이십니다."

"힛, 제가 좀 별나긴 해요. 같이 사는 여동생이 저만 보면 제발 나이값 좀 하라며 잔소리를 얼마나 해대는지~."

"크크크크크."


다른 한편으론 달리아 역시 회귀자가 아닐까 하는 의심도 들었으나 이내 머리속에서 훌훌 날려버렸다. 정말로 그랬으면 오늘 그녀와 처음 마주쳤을 당시의 반응이 크리스와의 첫만남과 엇비슷했어야 했기 때문이었다.


'그건 두려움이나 공포가 아닌, 순수한 호감이 물씬 풍기는 눈동자였지. 흐음... 살면서 줄창 겪어본 유감 계열은 확실히 아니었어. ......어라? 나... 왜... 눈물이...?'


쓰라린 추억, 칼 같은 퇴짜와 일방적 관계정리 통보로 얼룩진 과거사를 떠올린 제노가 속으로 눈물을 훔친 반면, 달리아는 그의 마음이 다소 말랑해진 것을 느끼며 수다를 쭉 이어나갔다.


"어머, 엉겁결에 제 신상정보를 많이 유출했네요. 형평성에 맞게 자문위원님의 개인정보도 제게 공유해주시겠어요? 일단 호구조사부터 GO!"

"음... 뭐랄까요... 한 마디로 단촐합니다. 홀어머님이 계시고, 7살 터울의 남동생 한 마리가 존재하지요."

"킥킥, 동생 한 마리라니 너무 정겹고 알맞은 표현이에요! 나도 집에서 써먹어야지~. 아, 그나저나 뉴욕에 혼자 사신다고 들었는데, 가족분들은 어느 주에 계신 거에요?"

"제 가족은 여기 미국이 아니라 지구 반대편 한국에 있습니다."

"한국이요?"

"아차차, 생소하시겠군요. 에... 그러니까 대한민국이라고, 아주 밤톨만한 나라가 지구상에 존재하는데... 지리상으로 중국과 러시아와 일본 사이에 끼어 있는 국가입니다. 아아, 이따금씩 뉴스 헤드라인을 차지하는 북한은 아니니 오해하시진 마십쇼."

"앗! 한국! 코리아! 저 되게 잘 알아요! 외할머니께서 한국분이세요!"

"아, 그래요?"

"네에!"


가족의 영향 때문인지 몰라도, 달리아는 미국 사람들의 인식수준 평균을 훨씬 웃돌고 있었다.


"흠! 흠!"


눈망울을 한껏 반짝이며 목청을 가다듬은 달리아는, 제노의 귀가 쫑끗할 만큼 한국어를 매우 능숙하게, 그리고 또한 신명나게 구사했다.


"태종태세문단세! 예성연중인명! 나랏말싸미 듕귁에 달아~! 독도는 우리 땅! 싸뢍해요, 해물파전! 삼겹살에 소맥은 세계 제일!"

"푸흡! 아니, 독도가 미국 땅이면 안 되잖습니까!"

"핫, 그러네?"


예상치 못한 정신공격에 제노의 웃음보가 빵하고 터졌다.


"파하하하하하!!!"


배꼽을 잡고 한참을 끅끅 자지러지게 웃던 그는, 눈가에 고인 물기를 쓰윽 닦았다.


"와~, 이거 엄청 나네요. 미국인의 입을 통해, 그것도 미국 본토에서 그런 말을 듣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었습니다."

"헤헤, 부모님이 사업 때문에 무지 바쁘셔서 주로 외할머니 품에서 자랐거든요. 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제게 한국은 또 다른 모국처럼 느껴진답니다."

"하하하, 실제 이중국적자로서 공감되는 발언입니다. 저도 여기 미국이 제2의 고향 같거든요."

"이중국적자?"

"네. 성인이 되던 해에 맞춰서 미국으로 건너왔습니다. 한국에서 고등학교 졸업장을 받자마자 미 해병대에 자원입대한 케이스죠."

"어? 외할머니께서 한국은 징병제라고 하셨는데, 그동안 모병제로 바뀌었나 보네요?"

"하하, 아닙니다. 지금도 징병제를 유지하고 있어요. 다만 제 덩치가 그 당시의 입대기준을 한참 초과해서 면제처리 됐던 겁니다. 하루 빨리 돈을 벌고 싶었던 제 입장에선 '무척 감사한 일이었다.' 이랄까요?."

"아하~."


그들은 시시콜콜한 화제를 이리저리 옮겨다니며 대화를 도란도란 이어나갔다. 그러다가 어느 정도 심리적 경계선이 허물어진 이후엔 서로에 대한 호칭을 가볍게 조율하기도 했다.


"하하하, 달리아 씨. 언제 외할머님 뵈러 가실 적에 미리 귀띔해주십쇼. 제가 외할머님 취향에 딱 맞을 법한 한국음식을 몇 가지 해드리겠습니다."

"어머, 제노 씨가요? 그것도 직접?"

"네. 졸부가 된 요즘에야 귀찮아서 돈으로 사먹고 있지만, 궁핍했던 옛날엔 싸고 양 많이 먹을 방법이 달리 없어서 열심히 익혔더랬죠. 제가 전통 궁중요리 쪽엔 문외한이지만, 일반 가정식엔 일각연이 있다고 자부하는 편입니다."

"우와아~."


하지만 찻잔의 뜨거운 커피가 미지근하게 식었을 때쯤, 윌리엄이 헐레벌떡 휴게실로 들이닥쳤다. 그리고 이것을 기점으로 모처럼의 여유로움이 후르륵 증발해버렸다.


"죄송합니다, 제노 씨. 긴급한 상황입니다."

"?"

"현재 제노 씨의 자문이 절실합니다! 바로 상황실로 같이 가주셨으면 합니다!"


순간적으로 제노의 속마음은 '싫은데요, 제가 왜요? 에베베벱~.'를 외치고 싶었다. 그러나 그가 멋대로 막나가기엔, 시퍼렇게 질린 윌리엄이 안색이 너무나 심각했다.


"...흠, 그러시죠."


땡깡부림 여부는 일단 사태를 정확히 진단한 후에 결정해도 될 일이었다.


작가의말

▶ 유명 작가들처럼 저도 포텐이 펑펑 터졌으면 좋겠는데, 정작 빵빵 터지는 건 제 멘탈인 듯 합니다. 아하하하! (혼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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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 [시즌1 에필로그] 선풍(sensation) - 1 +2 23.07.05 170 7 16쪽
102 [시즌1] 천벌(Divine Punishment) - 7 +2 23.07.05 161 7 15쪽
101 [시즌1] 천벌(Divine Punishment) - 6 +2 23.07.05 160 7 14쪽
100 [시즌1] 천벌(Divine Punishment) - 5 +2 23.07.05 156 7 17쪽
99 [시즌1] 천벌(Divine Punishment) - 4 +2 23.07.05 157 7 14쪽
98 [시즌1] 천벌(Divine Punishment) - 3 +2 23.07.05 156 7 12쪽
97 [시즌1] 천벌(Divine Punishment) - 2 +2 23.07.05 156 7 12쪽
96 [시즌1] 천벌(Divine Punishment) - 1 +2 23.07.05 162 7 17쪽
95 [시즌1] 강제 퇴거(Forced eviction) - 8 +2 23.07.04 157 7 12쪽
94 [시즌1] 강제 퇴거(Forced eviction) - 7 +2 23.07.04 156 7 12쪽
93 [시즌1] 강제 퇴거(Forced eviction) - 6 +2 23.07.03 210 6 13쪽
92 [시즌1] 강제 퇴거(Forced eviction) - 5 +2 23.07.03 156 6 13쪽
91 [시즌1] 강제 퇴거(Forced eviction) - 4 +2 23.07.01 156 7 14쪽
90 [시즌1] 강제 퇴거(Forced eviction) - 3 +2 23.06.30 156 7 14쪽
89 [시즌1] 강제 퇴거(Forced eviction) - 2 +2 23.06.30 156 7 11쪽
88 [시즌1] 강제 퇴거(Forced eviction) - 1 +2 23.06.29 157 7 12쪽
87 [시즌1] 비애(sorrow) - 9 +2 23.06.28 155 7 12쪽
86 [시즌1] 비애(sorrow) - 8 +2 23.06.28 156 7 12쪽
85 [시즌1] 비애(sorrow) - 7 +2 23.06.28 156 7 12쪽
84 [시즌1] 비애(sorrow) - 6 +2 23.06.28 158 7 13쪽
83 [시즌1] 비애(sorrow) - 5 +2 23.06.28 156 7 14쪽
82 [시즌1] 비애(sorrow) - 4 +2 23.06.28 157 7 13쪽
81 [시즌1] 비애(sorrow) - 3 +2 23.06.28 158 7 13쪽
80 [시즌1] 비애(sorrow) - 2 +2 23.06.28 158 7 15쪽
79 [시즌1] 비애(sorrow) - 1 +2 23.06.28 161 6 13쪽
78 [시즌1] 참조(reference) - 9 +2 23.06.28 156 7 14쪽
77 [시즌1] 참조(reference) - 8 +2 23.06.28 155 8 14쪽
76 [시즌1] 참조(reference) - 7 +2 23.06.28 158 8 13쪽
75 [시즌1] 참조(reference) - 6 +2 23.06.28 158 8 12쪽
74 [시즌1] 참조(reference) - 5 +2 23.06.28 158 8 18쪽
73 [시즌1] 참조(reference) - 4 +2 23.06.28 158 8 15쪽
72 [시즌1] 참조(reference) - 3 +2 23.06.28 162 9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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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 [시즌1] 참조(reference) - 1 +2 23.06.27 164 7 12쪽
69 [시즌1]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Behind story) +2 23.06.26 164 7 12쪽
68 [시즌1] 주입(injection) - 11 +2 23.06.26 168 7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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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 [시즌1] 주입(injection) - 8 +2 23.06.24 167 7 14쪽
64 [시즌1] 주입(injection) - 7 +2 23.06.24 167 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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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시즌1] 주입(injection) - 5 +2 23.06.23 169 8 12쪽
61 [시즌1] 주입(injection) - 4 +2 23.06.23 169 8 13쪽
60 [시즌1] 주입(injection) - 3 +2 23.06.22 174 8 14쪽
59 [시즌1] 주입(injection) - 2 +2 23.06.22 176 7 18쪽
58 [시즌1] 주입(injection) - 1 +2 23.06.22 178 7 14쪽
57 [시즌1] 공헌도(contribution) - 7 +2 23.06.21 179 8 16쪽
56 [시즌1] 공헌도(contribution) - 6 +2 23.06.21 181 7 14쪽
55 [시즌1] 공헌도(contribution) - 5 +2 23.06.20 183 8 13쪽
54 [시즌1] 공헌도(contribution) - 4 +4 23.06.20 186 7 14쪽
53 [시즌1] 공헌도(contribution) - 3 +2 23.06.19 195 7 13쪽
52 [시즌1] 공헌도(contribution) - 2 +2 23.06.17 187 8 16쪽
51 [시즌1] 공헌도(contribution) - 1 +2 23.06.16 196 8 13쪽
50 [시즌1] 양방향(interactive) - 10 +2 23.06.15 188 7 18쪽
49 [시즌1] 양방향(interactive) - 9 +2 23.06.15 193 7 16쪽
48 [시즌1] 양방향(interactive) - 8 +2 23.06.14 196 8 17쪽
47 [시즌1] 양방향(interactive) - 7 +2 23.06.13 197 6 16쪽
46 [시즌1] 양방향(interactive) - 6 +2 23.06.12 198 6 14쪽
45 [시즌1] 양방향(interactive) - 5 +2 23.06.10 198 7 12쪽
44 [시즌1] 양방향(interactive) - 4 +2 23.06.09 197 7 12쪽
43 [시즌1] 양방향(interactive) - 3 +2 23.06.08 200 6 15쪽
42 [시즌1] 양방향(interactive) - 2 +2 23.06.07 204 8 12쪽
41 [시즌1] 양방향(interactive) - 1 +2 23.06.06 209 8 13쪽
40 [시즌1] 힘의 논리(The logic of power) - 9 +2 23.06.05 217 7 16쪽
39 [시즌1] 힘의 논리(The logic of power) - 8 +2 23.06.04 213 7 15쪽
38 [시즌1] 힘의 논리(The logic of power) - 7 +2 23.06.03 216 7 17쪽
37 [시즌1] 힘의 논리(The logic of power) - 6 +2 23.06.02 228 7 14쪽
36 [시즌1] 힘의 논리(The logic of power) - 5 +3 23.06.01 225 7 15쪽
35 [시즌1] 힘의 논리(The logic of power) - 4 +2 23.05.31 226 6 15쪽
34 [시즌1] 힘의 논리(The logic of power) - 3 +2 23.05.30 226 7 13쪽
33 [시즌1] 힘의 논리(The logic of power) - 2 +4 23.05.30 226 6 13쪽
32 [시즌1] 힘의 논리(The logic of power) - 1 23.05.29 238 8 12쪽
31 [시즌1] 현실부정(Reality denial) - 8 +2 23.05.28 239 6 12쪽
30 [시즌1] 현실부정(Reality denial) - 7 23.05.27 235 6 12쪽
29 [시즌1] 현실부정(Reality denial) - 6 +2 23.05.26 238 6 14쪽
28 [시즌1] 현실부정(Reality denial) - 5 +4 23.05.26 241 6 18쪽
27 [시즌1] 현실부정(Reality denial) - 4 +2 23.05.25 247 6 14쪽
» [시즌1] 현실부정(Reality denial) - 3 +2 23.05.25 257 6 16쪽
25 [시즌1] 현실부정(Reality denial) - 2 +2 23.05.24 256 7 15쪽
24 [시즌1] 현실부정(Reality denial) - 1 23.05.24 263 5 11쪽
23 [시즌1] 동병상련(misery loves company) - 8 +2 23.05.23 265 6 12쪽
22 [시즌1] 동병상련(misery loves company) - 7 23.05.22 268 5 15쪽
21 [시즌1] 동병상련(misery loves company) - 6 +2 23.05.22 277 5 14쪽
20 [시즌1] 동병상련(misery loves company) - 5 +2 23.05.21 288 5 14쪽
19 [시즌1] 동병상련(misery loves company) - 4 23.05.21 279 5 14쪽
18 [시즌1] 동병상련(misery loves company) - 3 +2 23.05.20 285 7 15쪽
17 [시즌1] 동병상련(misery loves company) - 2 23.05.20 298 5 14쪽
16 [시즌1] 동병상련(misery loves company) - 1 23.05.19 303 8 15쪽
15 [시즌1] 대중망상(mass hysteria) - 6 23.05.19 308 6 16쪽
14 [시즌1] 대중망상(mass hysteria) - 5 +2 23.05.18 331 7 13쪽
13 [시즌1] 대중망상(mass hysteria) - 4 23.05.18 330 7 15쪽
12 [시즌1] 대중망상(mass hysteria) - 3 23.05.17 345 6 15쪽
11 [시즌1] 대중망상(mass hysteria) - 2 +2 23.05.17 362 8 13쪽
10 [시즌1] 대중망상(mass hysteria) - 1 23.05.16 390 8 14쪽
9 [시즌1] 나그네가 멈춰선 도시(Wandering Man) - 6 23.05.16 383 8 17쪽
8 [시즌1] 나그네가 멈춰선 도시(Wandering Man) - 5 23.05.15 390 8 12쪽
7 [시즌1] 나그네가 멈춰선 도시(Wandering Man) - 4 23.05.15 396 8 13쪽
6 [시즌1] 나그네가 멈춰선 도시(Wandering Man) - 3 +2 23.05.14 404 9 14쪽
5 [시즌1] 나그네가 멈춰선 도시(Wandering Man) - 2 +2 23.05.13 427 9 15쪽
4 [시즌1] 나그네가 멈춰선 도시(Wandering Man) - 1 +2 23.05.12 469 10 14쪽
3 [시즌1] 인공적인 재난(man-made disaster) - 2 +2 23.05.11 506 11 12쪽
2 [시즌1] 인공적인 재난(man-made disaster) - 1 +2 23.05.11 647 12 11쪽
1 [프롤로그] 싱거운 농담(corny joke) 23.05.11 742 10 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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