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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무 님의 서재입니다.

브레이너스(두 개의 두뇌를 가진 사람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완결

이진무
작품등록일 :
2020.03.03 09:45
최근연재일 :
2020.06.19 06:00
연재수 :
6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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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0,1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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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2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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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쪽

제 44화 나블라와 사이버크루

DUMMY

제 44화 나블라와 사이버크루




브레이너들은 대도시를 중심으로 점점 확산되고 있었다. 작은 도시나 마을에도 나타나지 않는 것은 아니었지만 대도시처럼 많은 사람들이 브레이너로 변하지는 않았다. 돈이 없어서 세컨드브레인을 부착하지 않은 사람이 많았고 부착했더라도 중계기가 많지 않아서 제대로 업그레이드가 되지 않았다.


그러나 도시든 시골이든 세컨드브레인을 부착한 사람들은 언젠가는 브레이너로 변할 운명이었다. 나이가 들거나 스트레스가 심해지면 결국 정신력은 약해질 것이다. 그 순간 세컨드브레인은 귀신이 몸에 빙의하듯 신체를 지배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브레이너들이 전염병처럼 나라 전체로 퍼져가며 수를 불리자 무작정 도망치던 사람들은 살아남기 위해서 힘을 합쳐 시민군을 조직하기 시작했다. 정부가 브레이너들에게 무너졌다는 소리는 이미 소문이 아니었다.


엔터빌딩 전투에서 패한 병사들과 전투를 목격한 사람들이 이야기를 전해주었다. 사람들은 겁에 질려 숨기에 바빴으나 이제 자신을 지킬 수 있는 것은 자신뿐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시민군 중 ‘나블라(역삼각형)’ 라고 불리는 부대가 있었다. 그들은 30명 정도 되었는데 하나같이 가슴에 나블라 표시를 하고 있었다. 숫자는 많지 않았지만 호랑이처럼 용맹해서 브레이너들과 마주쳐도 한 발짝도 물러나지 않았다.


치고 빠지며 브레이너들을 함정으로 유인해서 전멸시키는 작전을 사용했는데 워낙 민첩해서 한 사람의 사상자도 없었다. 반면에 그들이 죽인 브레이너들의 수는 1천 명이 넘었다. ‘나블라’의 대장은 바이오교 소탕작전 때 사라졌던 권 신재였다.


권 신재는 바이오교가 무너질 당시 탈출했던 사람들을 찾아다녔다. 수소문 끝에 찾아낸 교인들은 서울역 지하도에서 노숙자 생활을 하고 있었다. 신재를 보자 그들은 부둥켜안고 울음을 터뜨렸다. 신재는 울먹이며 물어보았다.


“어찌 이곳에 계십니까?”


“사실은 신재님을 찾고 있었습니다. 교주님이 꼭 살아남아서 신재님을 도우라고 했습니다.”


“강 대장님과 곽 태욱님 두 분만 탈출했습니까? 다른 사람은 없습니까?”


강 대장은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우리 둘 뿐입니다. 교주님은 그곳에서 영면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교주님을 지키지 못한 것이 천추의 한이 됩니다.”


“강 대장의 잘못이 아닙니다. 어쩔 수 없었습니다. 지금은 교주님의 연구를 계속해서 뜻을 잇는 것이 우리의 할 일입니다. 그것만이 교주님의 은혜에 보답하는 일입니다.”


“어떻게 교주님의 연구를 계속한단 말입니까?”


“탈출할 때 제가 모든 자료를 갖고 나왔습니다. 자금과 실험할 장소만 있으면 다시 재건할 수 있습니다.”


곽 태욱이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


“그렇다면 김포 부근에 비밀 본부가 있습니다. 그곳으로 가시지요. 교주님이 오늘을 대비해서 만들어 놓으신 것입니다. 신도들도 아직 30명가량 남아있습니다.”


“좋습니다. 그곳으로 갑시다.”


권 신재는 유전자 융합실험을 계속했다. 유전자 재조합 기술로 근력을 강화시켰으며 부작용도 많이 감소시킬 수 있었다. 그러던 중 그들은 브레이너들에 의해 정부가 궤멸됐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다. 신재는 강 대장에게 달려가서 말했다.


“강 대장님. 정부가 무너졌다는 소리를 들었습니까?”


“예, 방금 들었습니다.”


“그렇다면 이제 더 이상 숨어 지내지 않아도 된다는 소리군요.”


강 대장은 웃으며 말했다.


“그렇습니다. 이제 마음껏 연구해도 됩니다.”


신재는 잠시 생각에 잠긴 후 눈을 깜박이며 말했다.


“연구만 해서는 되지 않습니다. 우리의 세력을 확장해야 합니다. 신도를 많이 모아야 하는 것입니다. 그러자면 지금이 절호의 기회입니다.


우리가 브레이너와 싸우며 승리를 하면 할수록 사람들은 우리를 우러러 볼 겁니다. 우리가 구세주가 되는 것입니다. 당연히 신도 수도 늘어날 겁니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강 대장은 무릎을 탁 치며 대답했다.


“옳습니다. 구석에 숨어있기만 해서는 아무 것도 할 수 없겠죠. 당장 조직을 만들어 움직입시다.”


신재는 ‘나블라’ 부대를 조직해서 브레이너들과 전투를 벌이기 시작했다. 나블라 부대원들은 유전자 융합으로 인간의 능력을 초월한 사람들이었다. 브레이너들의 수가 많긴 했지만 그들이 달아나기로 마음먹으면 잡기가 쉽지 않았다.


어느 날‘나블라’는 서울 외곽 지역의 대도빌딩 앞에 모였다. 강 대장이 여남은 명의 대원들을 데리고 빌딩에서 나오자 신재는 긴장한 얼굴로 강 대장에게 말했다.


“강 대장님. 폭탄 설치는 다 됐나요?”


“예. 완벽합니다.”


그 때 정찰병이 신재 앞으로 달려왔다. 신재는 정찰병의 뒤 쪽을 살피며 물었다.


“어디까지 왔나요?”


“약 5백미터 정도 거리입니다. 2,3분이면 도착할 겁니다.”


“몇 명 정도 됩니까?”


“3백 명 정도 돼 보입니다.”


신재는 고개를 끄덕이고 대원들에게 말했다.


“곽 태욱 대원은 부대원 10명을 이끌고 브레이너들에게 쫓기는 척 하면서 빌딩 안으로 유인하세요. 나머지 사람들은 위층 창문에서 총을 쏘며 브레이너들을 흥분시키세요.


틀림없이 몽땅 건물 안으로 쫓아 들어올 겁니다. 그 때 우리는 미리 만들어 놓은 도주로를 통해 탈출한 후 폭탄을 터뜨리는 겁니다. 일사불란해야 합니다. 아차하면 저들의 먹이가 됩니다. 곽 태욱 대원은 지금 출발하세요.”


곽 태욱과 대원들은 브레이너들의 무리가 있는 곳으로 달려갔다. 거의 50미터까지 접근하자 브레이너들도 대원들을 보았다.


브레이너들이 괴성을 지르는 것을 보고 대원들은 뒤로 돌아 달리기 시작했다. 브레이너들은 싱싱한 인간들의 냄새를 맡고 아우성을 치며 쫓아왔다. 부대원들의 달리기 속도가 월등히 빨랐지만 그들은 일부러 잡힐 듯 말 듯 거리를 유지하며 달렸다.


거의 빌딩에 도착할 무렵 빌딩 창문이 깨지며 일제히 자동 소총이 발사되었다. 브레이너들은 총알 폭풍에 휩쓸려 쓰러졌지만 금방 다시 일어나 창문 쪽을 바라보며 소리를 질렀다.


잠시 후 브레이너들이 모이고 숫자가 많아지자 그들은 곽 태욱 부대를 따라 건물 안으로 몰려갔다. 신재는 브레이너들이 모두 건물 안으로 들어간 것을 확인하고 탈출 명령을 내렸다.


‘나블라’ 부대는 5층까지 올라간 후에 밧줄을 타고 건물 뒤쪽으로 내려갔다. 신재는 밑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모두 내려오자 함께 달리기 시작했다.


“강 대장님. 50m 밖으로 벗어난 후에 폭탄을 터뜨리세요.”


“알겠습니다.”


잠시 후 강대장이 리모콘을 누르자 어마어마한 폭음과 함께 건물이 한꺼번에 무너져 내렸다. 뿌연 먼지가 수십 미터까지 퍼지며 공중으로 치솟아 올랐다.


부서져 내리는 건물 외벽이 전신주를 덮치며 큰 불꽃이 튀는 것이 보였다. 먼지가 서서히 가라앉자 쓰레기처럼 흩어진 건물 잔해만 남았다. 잔해 더미 속에서 움직이는 것은 아무 것도 없었다.


‘나블라’ 대원들은 먼발치에서 그 모습을 지켜보았다. 행여 브레이너들이 기어 나올까봐 조마조마했지만 아무런 움직임이 없었다. 대원들은 환호성을 질렀다. ‘나블라’ 창설 이래 최대의 전과였다.


대원들은 “우리 힘만으로도 브레이너들을 싹 쓸어버릴 수 있겠다. 이런 녀석들한테 전멸하다니 정부군은 얼마나 무능한 것인가?” 라고 말하며 낄낄거렸다.


그런데 무기를 챙기고 철수하려 할 때 석양을 뒤로하고 수십 명의 그림자들이 나타났다. 사이버크루였다. 염 복동 소령이 미소를 지으며 앞으로 나왔다.


“너희들이 ‘나블라’인가?”


목에서 쥐어짜는 듯한 소리였지만 명확하게 알아들을 수 있었다. 신재는 그들의 모습을 자세히 살펴보았다. 툭 불거진 팔뚝 근육과 그 위의 파란 힘줄이 살아서 꿈틀거리고 있었다. 군살 하나 없이 쭉 빠진 몸매는 보통 사람 몇 배의 힘을 뽑아낼 수 있을 것 같았다.


여느 브레이너들처럼 눈빛은 회색이었지만 일반적인 브레이너들과는 매우 달랐다. 신재는 마음속에서 공포심이 꿈틀거리는 것이 느껴졌다. 신재의 머리에 ‘사이버크루’라는 이름이 떠올랐다. 시민군을 추적해서 궤멸시키고 있는 괴물들로 알려져 있었다.


신재는 두려움을 떨쳐내기 위해서 이를 악 물었다. ‘사이버크루’가 괴물이라면 ‘나블라’는 초인이다. 더군다나 숫자도 비슷했다. 일대일의 상황이라면 어느 누구에게도 지지 않을 자신이 있었다. 신재는 자신 있게 외쳤다.


“그렇다. 우리는 ‘나블라’다. 너희들은 누구인가?”


“우리는 ‘사이버크루’야. 너희들에게 사적인 감정은 없어. 다만 우리는 국가를 위해 일할 뿐이야.”


“하하하. 귀신 씻나락 까먹는 소리하고 있네. 국가를 위한다는 놈들이 무차별로 무고한 사람들을 죽이고 있나?”


염 소령은 코웃음을 치며 대답했다.


“우리는 무고한 사람들을 죽이지 않아. 국가에 반역하는 무리들을 합법적으로 처형하는 거야.”


신재는 이해할 수 없다는 듯 염 소령을 빤히 쳐다봤다.


“웃기는군. 정부가 무너진 지 언젠데 아직도 국가 소리를 하고 있어?”


염 소령은 소리쳤다.


“정부가 무너지다니, 미친 소리를 하고 있군. 자, 쓸어버리자.”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사이버크루들이 달려왔다. 다른 브레이너들처럼 억지로 움직이거나 동작이 엇갈리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질서 있고 절도 있는 동작은 전형적인 정예 군인의 모습이었다.


그러나 나블라 대원들은 유전자 공학에 의해 탄생된 초인들이었다. 일반 인간들보다 근력과 순발력이 월등히 뛰어났다. 사이버크루 대원들이 처음 상대해본 인간들이었다. 그들의 기억에 입력되어 있는 인간들의 모습과는 전혀 달랐다.


나블라 대원들은 선 자리에서 3,4m 높이로 뛰어올랐다. 순간적으로 다리를 걷어차기도 했고 상상을 초월하는 스피드로 온몸을 가격했다. 사이버크루 대원들은 당황해서 뒤로 밀리기 시작했다.


신재는 팔짱을 끼고 미소를 지었다. 그러나 염 소령은 미동도 않고 웃기만 했다. 그 모습을 본 신재는 불안감이 들기 시작했다. 아니나 다를까 조금씩 사이버크루의 반격이 시작됐다.


사이버크루들의 머리에 부착된 세컨드브레인은 인공지능이다. 인공지능은 학습 능력이 있기 때문에 처음 경험하는 것에는 당황해하지만 곧 대응방법을 찾아낸다. 사이버크루는 처음 보는 나블라의 능력에 당황했지만 빠르게 그들의 움직임을 분석했다.


5분 정도 지나자 사이버크루들은 나블라들의 움직임을 피해냈고, 10분 쯤 지나자 나블라들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어디로 움직일지 예측을 하는 듯 정확히 그 지점에 주먹과 발을 내질렀고, 나브라들은 타격을 당해 여지없이 나가 떨어졌다.


신재는 “총을 사용해!” 라고 외치며 염 소령에게 덤벼들었다. 그러나 총을 사용하려면 미리 했어야 했다. 근접전 중에 총을 뽑으려하는 것은 자살 행위였다. 나블라 대원들은 오히려 거침없는 사이버크루들의 공격을 받으며 비명을 질렀다.


신재는 염 소령에게 발차기 공격을 퍼부었지만 염 소령은 피하지도 않았다. 살짝 살짝 움직이며 타격이 급소를 피해 흘러가게 만들었다. 자연스럽게 신재의 전신이 염 소령에게 노출 되었다. 염 소령은 주먹으로 신재의 턱을 강하게 가격했다. 신재는 3미터 뒤로 나가떨어졌다.


염 소령은 우뚝 서서 신재에게 손가락을 까딱했다. 다시 덤비라는 신호였다. 신재는 턱을 만지며 일어섰다. 턱이 부서졌는지 통증이 몹시 심했다. 신재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하나같이 모두 밀리고 있었다. 더 이상 싸울 의욕이 없었다. 상재는 뒤로 홱 돌아 달아나며 외쳤다.


“모두 도망쳐!”


나블라 대원들은 느닷없이 들려온 대장의 후퇴소리에 당황해서 우왕좌왕 했다. 눈치 빠른 몇 사람만 신재를 따라 뛰었다.


나머지 대원들도 도망치려했지만 이미 늦고 말았다. 사이버크루에게 잡혀 옴짝달싹 못하게 된 것이다. 수분 후에 그들은 차디찬 시체로 변했다. 사이버크루들은 도망친 신재 일행을 쫓아갔지만 그들의 스피드가 월등했기 때문에 포기하고 말았다.


신재는 1시간이나 달아난 후에 산 속으로 들어가 인원을 점검했다. 5명밖에 남지 않았다. 다행히 강 대장과 곽 태욱이 옆에 있었다. 신재는 두 사람의 손을 잡고 눈물을 흘렸다.


“미안합니다. 저 때문에 대원들을 대부분 잃고 말았습니다.”


강 대장도 안타까워했다.


“분하지만 어쩔 수 없습니다. 그들이 그렇게 강한지 몰랐습니다.”


한참 동안 휴식을 취하며 숨을 돌린 후 곽 태욱이 신재에게 물었다.


“이제 어떻게 해야 합니까? 명령을 내려 주십시오.”


신재는 먼 하늘을 바라보며 말했다.


“두물머리로 갈 겁니다. 그곳에 상재라고 아는 사람이 있습니다.”


강 대장이 말했다.


“그곳에는 프시케라는 조직이 이미 자리를 잡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 우리를 받아줄까요?”


“병력이 부족하므로 선택의 여지가 없을 겁니다. 더군다나 우리는 5명밖에 되지 않습니다. 경계할 것도 없다고 여기겠지요.


프시케와 손을 잡는 것이 우리에게는 오히려 잘 된 일인지도 모릅니다. 우선 그곳에서 프시케를 돕는척하다가 우리가 주도권을 뺏어버리면 됩니다. 한순간에 세력을 크게 확장할 수가 있습니다.”


강 대장과 곽 태욱은 고개를 끄덕였다.



윤 부는 대기업의 보안대장이었다. 군에서 특수부대 대위로 근무하고 있었는데 가까이 있고 싶다는 가족들의 강력한 요청으로 제대한 후 대기업에 취직하였다.


가족이라고는 아내와 10살짜리 아들이 다였지만 그는 가족을 무엇보다도 사랑했다. 보안대장으로 취직한 후 매일 저녁 가족과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이 꿈만 같았다.


브레이너들의 수가 점점 많아지고 사람들이 점차 두려움에 빠져들기 시작할 때였다. 윤 부는 걱정이 돼서 아들을 직접 등하교를 시켜줬다. 그런데 어느 날 사고가 터지고 말았다.


그 날은 비가 온 직후여서 하늘이 매우 맑은 날이었다. 갑자기 그룹의 회장이 방문한다고 해서 아들을 데리러 갈 수 없을 것 같았다. 윤 부는 부랴부랴 아내에게 전화를 걸었다.


“여보. 오늘은 당신이 아이를 데리고 와야겠어. 너무 바빠서 도저히 빠져나올 수 없을 것 같아.”


“무슨 일인데 그래?”


“회장님이 갑자기 들르시나봐. 보안 상태를 점검해야 해.”


“알았어. 내가 데리러 갈게.”


그런데 윤 부는 텔레비전을 보다가 충격적인 소식을 듣게 되었다. 근처 병원에서 수백 명의 브레이너들이 튀어나와 인근 초등학교를 덮쳤다는 것이다.


윤 부는 초등학교의 이름을 보고 깜짝 놀랐다. 아들이 다니는 초등학교였다. 더군다나 아들을 데리러 아내도 그곳으로 갔다. 윤 부는 전화를 했지만 아내는 받지 않았다. 윤 부는 인사부에 보고를 할 겨를도 없이 얼굴이 파래져 초등학교로 달려갔다.


초등학교 정문 앞 도로에는 총을 맞고 쓰러진 노인들의 시체가 즐비했다. 노인들은 몸의 이곳저곳에 커다란 구멍이 뚫린 상태로 여전히 꿈틀거리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본 사람들은 입을 막고 고개를 돌렸다.


군대가 달려와 폴리스라인을 치고 사람들의 접근을 막았다. 노인들 사이에 노인들에게 공격당해 쓰러진 젊은 사람들과 아이들의 시체가 보였다. 윤 부는 가까이 가서 시체들을 훑어보았다. 멀리서 아내의 옷이 보였다. 윤 부는 폴리스라인을 뚫고 미친 듯이 달려갔다.


아내의 몸은 브레이너들에게 뜯겨서 형체를 알아볼 수가 없었다. 윤부는 아내의 몸을 똑바로 눕혔다. 두 팔 사이에 아들의 시신이 있었다. 그나마 아들의 시신은 크게 손상되지 않았다. 아내는 브레이너들에게 물어뜯기면서도 아들을 보호하려고 한 것 같았다.


윤 부는 아내와 아들의 시신을 안고 핏물 위에 털썩 주저앉았다. 눈동자의 초점은 사라졌다. 소리를 지르려고 했으나 목에 걸려 그륵그륵 소리밖에 나오지 않았다.


잠시 후 이마에 파란 힘줄이 불거지며 코피가 쏟아졌다. 눈의 실핏줄이 한꺼번에 터져 눈은 빨갛게 물들었다. 윤 부는 크게 악 소리를 지르며 쓰러지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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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 제 60화 사생결단 20.06.17 39 0 16쪽
59 제 59화 기계인간 20.06.15 36 0 15쪽
58 제 58화 황제컴퓨터 20.06.13 35 0 17쪽
57 제 57화 신비의 청년 레몬 20.06.12 43 0 14쪽
56 제 56화 먼지폭풍 20.06.10 31 0 18쪽
55 제 55화 백발의 대장 20.06.08 46 0 15쪽
54 제 54화 윤 부의 최후 20.06.06 54 0 16쪽
53 제 53화 암릉지대 20.06.05 39 0 14쪽
52 제 52화 백두대간 20.06.03 31 0 15쪽
51 제 51화 안반데기 마을(2) 20.06.01 44 0 14쪽
50 제 50화 안반데기 마을(1) 20.05.30 44 0 16쪽
49 제 49화 후퇴 20.05.29 43 0 15쪽
48 제 48화 두물머리 전투(3) 20.05.27 47 0 16쪽
47 제 47화 두물머리 전투(2) 20.05.25 58 0 16쪽
46 제 46화 두물머리 전투(1) 20.05.23 44 0 17쪽
45 제 45화 브레이너 도살자 20.05.22 44 0 17쪽
» 제 44화 나블라와 사이버크루 20.05.20 34 0 17쪽
43 제 43화 전멸 20.05.18 47 0 18쪽
42 제 42화 엔터빌딩 전투(4) 20.05.16 54 0 15쪽
41 제 41화 엔터빌딩 전투(3) 20.05.15 40 0 15쪽
40 제 40화 엔터빌딩 전투(2) 20.05.13 48 0 16쪽
39 제 39화 엔터빌딩 전투(1) 20.05.11 49 0 16쪽
38 제 38화 프랑켄슈타인 바이러스 20.05.09 44 0 16쪽
37 제 37화 범호의 귀환 20.05.08 58 0 17쪽
36 제 36화 로봇 3원칙 20.05.06 44 0 16쪽
35 제 35화 킬러로봇 20.05.04 46 0 15쪽
34 제 34화 대혼란의 시작 20.05.02 45 0 14쪽
33 제 33화 프시케의 여신 20.05.01 69 0 17쪽
32 제 32화 사이버킬러 20.04.29 45 0 15쪽
31 제 31화 명진의 위기 20.04.27 47 0 15쪽
30 제 30화 체포되는 범호 20.04.25 48 0 15쪽
29 제 29화 사라진 신재 20.04.24 49 0 16쪽
28 제 28화 바이오교 20.04.22 60 0 15쪽
27 제 27화 모략 20.04.20 51 0 16쪽
26 제 26화 양심의 소리 20.04.18 49 0 15쪽
25 제 25화 전자파총 20.04.17 56 0 16쪽
24 제 24화 투명망토 20.04.15 64 0 17쪽
23 제 23화 안타까운 죽음 20.04.13 57 1 15쪽
22 제 22화 살인 용의자 20.04.11 61 0 16쪽
21 제 21화 구사일생 20.04.10 64 0 15쪽
20 제 20화 함정 20.04.08 56 0 15쪽
19 제 19화 심령심문 20.04.06 74 0 14쪽
18 제 18화 아바타 20.04.04 67 0 15쪽
17 제 17화 박 세웅 회장 20.04.03 67 0 14쪽
16 제 16화 돌아온 황태자 20.04.01 67 0 15쪽
15 제 15화 드러나는 사실 20.03.30 73 0 16쪽
14 제 14화 프시케 20.03.28 69 0 15쪽
13 제 13화 염복동 소령 20.03.27 75 0 15쪽
12 제 12화 사이버크루 20.03.25 72 0 16쪽
11 제 11화 아이돌 사망사건 20.03.23 71 0 15쪽
10 제 10화 가상현실(2) 20.03.21 88 0 15쪽
9 제 9화 가상현실(1) 20.03.20 66 1 14쪽
8 제 8화 추적 전문가 20.03.18 85 0 16쪽
7 제 7화 황태자의 실종 20.03.16 104 0 15쪽
6 제 6화 부작용 20.03.14 131 0 16쪽
5 제 5화 전자그물망 20.03.13 136 0 16쪽
4 제 4화 부검실에서 20.03.11 154 0 14쪽
3 제 3화 사이배슬론 대회 20.03.09 199 0 16쪽
2 제 2화 무서운 노인 20.03.06 255 2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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