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이진무 님의 서재입니다.

브레이너스(두 개의 두뇌를 가진 사람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완결

이진무
작품등록일 :
2020.03.03 09:45
최근연재일 :
2020.06.19 06:00
연재수 :
61 회
조회수 :
4,304
추천수 :
8
글자수 :
430,172

작성
20.05.01 06:00
조회
68
추천
0
글자
17쪽

제 33화 프시케의 여신

DUMMY

제 33화 프시케의 여신



별장 안으로 들어가려던 상재는 국상의 비명 소리를 듣고 뒤를 돌아봤다. 사방에서 프시케 회원들이 일방적으로 두들겨 맞고 있었다. 분노와 두려움이 뒤섞여 입안이 바싹 타들어갔지만 어떻게 할 도리가 없었다.


두 명의 사이버크루 대원들이 자신을 향해 오고 있었고 다른 2명은 별장 안으로 막 들어가려고 했다. 다친 명선과 미나의 얼굴이 떠올랐다. 상재는 별장 안으로 들어가는 2명에게 달려가며 소리쳤다.


“안 돼!”


그러나 상재를 향해오던 대원들이 날쌔게 상재의 앞을 가로막았다.


“당신에게 볼 일이 있는 것은 우리야. 눈앞의 일이나 신경 쓰시지.”


상재는 가로막는 대원들의 살기에 흠칫 몸을 움츠렸다. 다른 대원들은 이미 현관문을 부수고 별장 안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곧 명선과 미나가 끌려나올 것이다. 상재는 울 듯 한 표정이 되었지만 움직일 수 없었다.


그러나 다음 순간 별장 안으로 들어가던 대원들이 거대한 애드벌룬 같은 것에 부딪친 것처럼 10미터 가량 뒤로 튕겨져 나왔다. 박 대령은 깜짝 놀라 눈이 휘둥그레졌다.


“뭐야? 무슨 일이야?”


박 대령의 외침에 놀란 사이버크루 대원들과 프시케 회원들은 현관 문 쪽을 바라보았다. 하얀 옷을 입은 명선이 굳은 얼굴로 천천히 걸어 나오고 있었다. 1미터 정도 뒤 쪽으로는 불안한 표정을 한 미나가 따라오고 있었다.


명선의 머리카락은 사납게 휘날렸고 두 눈은 빨갛게 물들어 있었다. 여기저기 뒹굴고 있는 프시케 회원들의 모습을 비통하게 바라보며 말했다.


“너희들을 가만두지 않겠다.”


박 대령은 상황을 파악하지 못해 잠시 멍하고 있었다. 그러나 명선이 한 걸음 두 걸음 앞으로 나설 때마다 엄청난 압력이 밀려드는 것을 느끼고 정신이 번쩍 들었다. 박 대령은 명선을 가리키며 대원들에게 소리쳤다.


“모두 저 여자를 집중적으로 공격해.”


대원들은 프시케 회원들과의 싸움을 중단하고 명선을 에워쌌다. 명선은 두 손을 모은 채 손을 가슴으로 당겼다가 밖으로 밀어내는 동작을 되풀이했다. 놀랍게도 이 단순한 동작에 대원들은 펑펑 나가 떨어졌다.


몇몇은 어떻게든 몸을 지탱하려고 안간 힘을 써보았지만 그럴수록 더 큰 충격을 받고 튕겨졌을 뿐이다. 박 대령은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하고 소리쳤다.


“너는 도대체 누구냐?”


“나는 너희들이 죽인 명진의 누나다. 오늘 그 대가를 받아낼 것이다.”


“명진이 우두머리가 아니었어? 엌.”


박 대령은 말을 하다 말고 갑자기 목을 움켜쥐었다. 무언가가 목을 꽉 조이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었다. 머리로 피가 몰려 얼굴이 빨갛게 물들었다.


호흡을 하기 위해 목을 쥐어뜯었지만 목은 점점 뒤틀렸고 눈동자가 튀어나오려 했다. 대원들은 놀라 명선에게 달려들었으나 5미터 이내로 접근하지 못했다. 박 대령은 땅바닥에 누워 버둥거렸다. 얼굴은 이미 사색이 되어있었다.


순간 “대령님!”하는 소리와 함께 거구의 사내가 온 몸으로 명선에게 부딪쳤다. 염 복동 소령이었다. 바이오교 일을 마무리하느라 늦게 도착한 것이었다.


대원들의 공격에도 끄떡없던 명선은 비틀거리더니 왈칵 피를 토하며 주저앉았다. 명선의 압박이 풀리자 그제야 박 대령은 정신을 차리고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고맙네.”


“늦어서 죄송합니다.”


“그런 말 할 시간 있으면 어서 저 마녀를 잡아.”


염 소령은 고개를 끄덕이고 명선에게 다가갔다. 프시케 회원들은 일어나 명선을 보호하려 했지만 사이버크루 대원들에게 제지당하거나 염 소령의 완력에 나가떨어졌다. 호롱불에 달려드는 하루살이 같았다.


상재가 몸을 날려 옆 차기 공격을 하였으나 염 소령이 가슴을 쭉 펴고 상재의 공격을 그대로 받자 오히려 상재가 튕겨져 땅바닥에 쓰러졌다. 염 소령은 상재를 보고 껄껄 웃었다.


“이런 곳에 숨어있었군. 우리끼리 할 말이 많을 거야. 잠깐만 기다리게.”


염 소령은 명선에게 다가가 머리카락을 움켜쥐려고 했다. 그 순간 명선은 고개를 휙 돌렸다. 염 소령은 명선의 눈에서 섬광이 쏟아져 나오는 것을 보았다. 동시에 자동차에 부딪치는 듯한 충격을 받았다.


명선의 입가에는 여전히 선명한 핏자국이 남아있었다. 그러나 눈빛은 단호하고 강력했으며 아무도 마주치지 못할 만큼 강력한 힘이 쏟아져 나왔다.


그러나 염 소령 또한 초인이었다. 명선의 힘에 밀려 몇 발작 뒤로 물러났으나 곧 탱크가 전진하듯 조금씩 앞으로 밀고 나왔다. 둘은 수 초간 움직임을 멈추고 팽팽하게 대치했다. 두 사람의 이마에 송골송골 땀이 맺혔다. 명선의 머리카락은 꼿꼿하게 하늘로 치솟았다.


염 소령이 잠시 휘청하자 명선은 전력을 기울여 몰아붙였다. 그러나 함정이었다. 염 소령이 한 걸음 물러서며 몸을 뒤로 빼자 명선은 중심을 잃고 앞으로 고꾸라지려고 했다. 순간 염 소령은 전력을 다해 어깨로 부딪쳤다. 잠시 후 팡 소리와 함께 명선이 허공으로 날아갔다.


상재는 몸을 던져 명선을 안았다. 명선은 다시 피를 토했고 얼굴은 더욱 창백해졌다. 상재는 “이제 끝이구나.”라고 중얼거렸다.


그 때였다. 갑자기 거센 돌개바람이 몰아치기 시작했다. 사이버크루 차량들의 헤드라이트가 파팍 소리를 내며 하나 둘씩 깨지기 시작했다. 영문을 몰라 두리번거리던 대원들은 점점 바람이 거세지자 나무나 바위를 잡고 몸이 날려가지 않도록 안간힘을 썼다.


그러나 바람은 점점 거세졌고 차량들은 뒤집혀서 별장 입구 쪽으로 날아갔다. 염 소령은 엎드려서 두 손을 땅바닥에 박고 버텼으나 흙덩어리와 함께 별장 밖으로 날아갔다. 나무와 바위를 잡고 있던 대원들도 하나 둘씩 염 소령을 따라 날아갔다.


박 대령은 굵은 나무를 껴안고 끝까지 버티려고 했으나 소용이 없었다. 다른 대원들이 사라진 방향으로 날아가며 악을 썼다.


“이 괴물들. 내가 끝까지 쫓아가서 없애버리겠다!”


대원들이 모두 사라지자 이번에는 뿌리 채 뽑힌 나무들과 돌멩이들이 별장 입구의 좁은 길로 날아갔다. 약 10분간 계속해서 나무들과 돌들이 길 위를 덮었고 별장으로 들어오는 길은 완전히 막히고 말았다.


그제야 상재와 회원들은 몸을 일으켜 주위를 둘러보았다. 부상당한 프시케 회원들이 여기저기서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상재는 말했다.


“다치지 않은 사람들은 부상당한 사람들을 돌봐주십시오.”


상재는 고개를 돌려 미나를 보았다. 미나는 고개를 푹 숙이고 있었다. 머리는 산발이 된 채 몸이 좌우로 흔들리더니 옆으로 픽 쓰러졌다. 깜짝 놀란 상재는 달려가 미나를 안았다. 잠깐 사이에 미나의 얼굴은 창백해졌고 입술은 부르터 피가 맺혔다. 상재는 미나를 흔들었다.


“미나야. 정신 차려. 어떻게 된 거야?”


미나는 간신히 눈을 떴다. 눈까풀이 파르르 떨리며 애써 입을 열었다.


“힘이 하나도 없어요. 이게 이렇게 힘든 줄 몰랐어요.”


“힘이 들었다고? 그러면 네가 이 일을 한 거야?”


“내가 했어요. 잘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잘 했어. 잘 하고말고. 네가 우리를 구했어.”


미나는 미소를 지었다. 상재의 가슴에 의지해서 간신히 몸을 일으킬 수 있었다.


“나 완전히 탈진했나 봐요. 명선 언니는 어때요?”


“명선 씨는 명진의 죽음으로 충격이 너무 컸던 것 같아. 그런 와중에 너무 과도한 힘을 썼어. 지금은 혼수상태야.”


미나는 잔디 위에 누워있는 명선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손수건을 꺼내 입가에 얼룩진 핏자국을 닦아내다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언니가 너무 불쌍해요.”


“미나야. 슬퍼할 일은 아직 많아. 삶 보다 죽음이 더 일상적인 세상이 될 거야. 우리는 강해져야 해.”


“그런 소리하지 말아요. 너무 무서워요.”


“미나야. 이제 네가 프시케의 리더야. 리더다운 모습을 보여줘야 해.”


“나는 혼자 할 수 없어요. 상재 씨가 나를 도와줘야 해요.”


“물론이지. 나는 항상 옆에 있을 거야.”


국상과 몇몇 프시케 회원들이 다가와서 명선을 들것으로 옮겼다. 국상은 상재와 미나를 보며 말했다.


“이제 어떻게 하죠?”


“혹시 외부에서 모르는, 프시케 본부로 삼을 만한 곳이 있습니까?”


“예. 정신 수련을 위해서 만들어 둔 곳이 있습니다.”


“그러면 우선 그곳으로 갑시다. 그리고 전자파총은 어떻게 되었습니까?”


“양 운정 박사님이 만들어 주시기로 했습니다. 10일 후에 다시 만나기로 했는데 이렇게 돼버렸습니다.”


“양 운정 박사라면 세계적으로 유명한 분이십니다. 예전에 저도 한 번 인터뷰한 적이 있습니다. 그 분이 우릴 도와주기로 했다니 잘 된 일입니다.”


미나는 상재의 손을 꽉 잡으며 말했다.


“전자파총이라니. 이제 우리 전쟁을 하는 거예요?”


“그래. 이제 전쟁을 해야 해. 무엇을 뺏기 위한 전쟁은 아냐. 오직 살아남기 위한 전쟁이야.”



효도 요양병원은 강남에 있는 최신 시설을 갖춘 병원이었다. 1층에서 3층까지는 병원이었고 4층에서 10층까지는 호텔식 요양시설을 갖추고 있었다.


방마다 호텔 이상의 편의시설이 설치되었으며 환자에게 이상이 생기면 바로 의사가 달려와 조치를 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말 그대로 월 사용료가 5백만 원이 넘는 최고급 요양병원이었다.


사건은 명진이 살해된 지 3일이 지난 후 발생했다. 노환으로 사망한 노인을 입관하는 도중이었다. 가족들이 시신을 확인하고 염습을 하는 절차는 다른 장례식장과 다르지 않았다.


장의사는 조심스럽게 시신을 관에 넣고 관 뚜껑을 덮은 후 늘 하던 대로 나무못을 박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관에서 쿵쿵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사람들은 처음에 못질하는 소리인 줄 알고 가만히 있었으나 장의사가 놀라서 꼼짝하지 못하고 있는 모습을 보았다. 장의사는 얼굴이 하얗게 질린 채, 망치와 못을 든 자세 그대로 석상처럼 굳어있었다. 누군가 소리쳤다.


“뭐야? 살아있는 거 아냐?”


“그럴 리가 없어. 염까지 마쳤는데 어떻게 살아나?”


그러나 연거푸 쿵쿵 소리가 나더니 갑자기 관 뚜껑이 벌컥 열렸다. 사람들은 비명을 지르며 뒤로 물러섰다. 방금 염을 했던 노인이 일어나려고 버둥대는 것이 보였다. 관절을 바르게 펴고 일곱 매듭으로 전신을 단단히 묶어놨으나 노인이 팔과 다리를 몇 번 구부리자 툭툭 끊어졌다.


잠시 후 노인은 일어나서 두리번거렸다. 눈동자는 회색으로 변해있었다. 사람들이 놀라서 ‘어, 어.’하는 순간 노인은 갑자기 장의사에게 달려들었다. 장의사는 놀라 소리를 질렀지만 노인은 장의사의 머리를 젖히고 목을 물어뜯었다.


장의사는 버둥거렸지만 노인은 목을 물고 놓아주지 않았다. 사방으로 피가 튀었고 장의사는 혼절을 하고 말았다. 몇몇 사람들이 용감하게 달려들어 노인을 떼어내려 했지만 요지부동이었다. 뒤에서 그 모습을 보고 있던 검은 양복을 입은 노신사가 놀라서 소리쳤다.


“형님, 어떻게 된 겁니까?”


노신사가 노인에게 다가가려 하자 옆에 있던 젊은 청년이 팔을 잡았다.


“할아버지 안 돼요.”


순간 팔을 뿌리치려던 노신사는 갑자기 얼굴이 일그러지며 가슴을 부여잡고 주저앉았다.


“가슴이 답답해. 숨을 쉴 수 없어.”


청년은 노인의 안색을 살피다가 발을 동동 구르며 소리쳤다.


“할아버지가 위험해요. 의사를 불러줘요.”


5분 정도 지나 의사가 도착했을 때 노인은 이미 정신을 잃고 쓰러져 있었다. 의사는 달려와서 맥을 짚어 보더니 고개를 흔들었다.


“심장마비입니다. 이미 사망했습니다.”


그러나 그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노인은 벌떡 일어나 의사를 닥치는 대로 물어뜯었다. 혈액을 흡입하려는 듯이 코로 냄새를 맡으며 혈관을 찾아 이빨을 꽂았다. 병원은 아수라장이 되었다.


그 뿐만이 아니었다. 위층 요양실에서 5~6명의 노인들이 흐느적거리며 내려와 닥치는 대로 사람들을 공격했다.


사람들은 공포에 질려 이리저리 피해 다녔다. 다행히 출입문 근처에 있던 사람들은 밖으로 도망칠 수 있었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들은 격렬하게 반항을 하다가 물어뜯기고 말았다.


잠시 후 경찰들이 들이닥쳤다. 경찰들은 피범벅이 된 현장을 보고 놀라서 몸이 굳었다.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사람이라면 정상적인 절차를 밟아서 체포를 하던지 해야 하지만 지금의 모습은 전혀 사람 같지 않았다.


지휘관은 상황을 지켜보다가 결심한 듯 단호하게 외쳤다.


“모두 떼어내. 인정사정 볼 것 없어. 저것은 사람이 아니야.”


경찰들은 지휘관의 외침에 정신을 차렸다. 경찰봉으로 사정없이 내리치며 노인들을 뜯어내려고 했다. 그러나 노인들은 아무리 때려도 떨어지지 않았다. 비명도 없었다. 사람들의 혈관에 이빨을 꽂고 괴성을 지를 뿐이었다.


경찰들은 태어나서 처음 보는 끔찍한 광경에 몸서리쳤다. 누군가 계단을 가리키며 소리를 질렀다.


“저기를 봐!”


계단을 통해 수십 명의 노인들이 떼로 몰려 내려오고 있었다. 몸통과 팔이 뜯겨져 너덜너덜해진 상태로 걸어오는 사람들도 있었다. 하나같이 눈은 회색빛으로 변해있었고 입 주위는 피범벅이 된 상태였다. 지휘관은 놀라서 외쳤다.


“모두 후퇴하고 건물을 봉쇄해.”


경찰들은 문을 닫고 외부에 바리케이드를 친 후 병력 지원을 요청했다.


잠시 후 3개 중대의 군 병력이 도착했다. 기관단총과 소총으로 무장한 군인들은 건물 안으로 들어가 노인들을 향해 인정사정없이 총을 난사했다. 그러나 노인들은 총을 맞고 쓰러지기가 무섭게 꿈틀거리며 다시 일어났다.


그 모습을 본 군인들은 귀신을 본 듯 공포에 질려 제정신이 아니었다. 탄창이 빌 때까지 총을 쏘고 또 쐈다. 결국 노인들은 모두 쓰러진 채 움직임을 멈췄다.


지휘관은 한참이 지난 후 사격을 중단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그제야 군인들은 정신을 차리고 쓰러져 뒹구는 노인들을 바라보았다. 지휘관은 땀을 닦으며 중얼거렸다.


“이제 모두 끝난 건가?”


그러나 그 순간 계단을 타고 끔찍한 괴성이 들렸다. 전보다 더 많은 좀비 노인들이 내려오고 있었다. 지휘관은 소리쳤다.


“기관단총을 발사해!”


군인들은 계단에서 내려오고 있는 노인들을 향해 총을 발사했다. 기관단총의 위력은 대단했다. 총알이 노인들을 뚫고 지나갈 때마다 노인들은 픽픽 쓰러졌다. 한 발에 서너 명이 한꺼번에 쓰러지기도 했다. 몇몇은 다시 일어나기도 했지만 뒤이어 쏟아지는 총알 세례를 견디지 못했다.


군인들은 사람 그림자만 보여도 기관총을 발사했다. 요란한 총소리가 건물 밖으로까지 흘러나갔고 밖에 있는 사람들은 귀를 막고 부들부들 떨었다.


노인들의 가족들은 몰려와서 발을 동동 굴렀고 기자들은 경찰들을 붙잡고 취재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군인들이 투입된 지 30분이 지나자 더 이상 좀비 노인들은 내려오지 않았다. 군인들은 긴장해서 눈을 부릅뜨고 숨을 헐떡였다. 지휘관은 다시 외쳤다.


“계단을 봉쇄해!”



박 호종 형사가 요양병원에 도착했을 때는 어느 정도 상황이 정리된 후였다. 박 호종은 범호의 후임으로 세컨드브레인 관련 사건을 담당하게 된 형사였다. 키가 크고 영화배우 못지않게 잘 생겼으나 항상 눈살을 찌푸리고 있어서 호감이 가는 얼굴은 아니었다.


박 형사는 병원으로 들어가서 주위를 한 바퀴 둘러보았다. 병원 기기가 부서지고 유리 파편이 바닥에 흩어져 있어서 발을 디딜 때마다 빠직 소리가 났다. 박 형사는 계단 부근에 여전히 군 병력이 배치되어 있는 것을 보고 근처에 있던 경찰에게 말했다.


“상황이 끝났다고 들었는데 어째서 군인들이 아직 남아있는 거죠?”


“군인들이 진압을 했지만 사체를 헤아린 결과 안에 아직 200여명의 노인이 더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언제 내려와서 공격을 할지 몰라 계단과 엘리베이터를 봉쇄하고 있는 것입니다.”


“직접 찾아서 죽이면 될 거 아닙니까?”


경찰은 손사래를 치며 말했다.


“형사님은 직접 보지 못해서 그렇게 말할 수 있겠지만 저들은 총을 맞아도 잘 죽지 않는 괴물들입니다. 형사님 생각대로 쉽게 죽일 수 있는 게 아닙니다. 일일이 찾아서 소탕하려면 훨씬 많은 병력이 필요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브레이너스(두 개의 두뇌를 가진 사람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61 제 61화 새로운 시작 20.06.19 58 0 14쪽
60 제 60화 사생결단 20.06.17 39 0 16쪽
59 제 59화 기계인간 20.06.15 36 0 15쪽
58 제 58화 황제컴퓨터 20.06.13 35 0 17쪽
57 제 57화 신비의 청년 레몬 20.06.12 43 0 14쪽
56 제 56화 먼지폭풍 20.06.10 31 0 18쪽
55 제 55화 백발의 대장 20.06.08 46 0 15쪽
54 제 54화 윤 부의 최후 20.06.06 54 0 16쪽
53 제 53화 암릉지대 20.06.05 39 0 14쪽
52 제 52화 백두대간 20.06.03 31 0 15쪽
51 제 51화 안반데기 마을(2) 20.06.01 44 0 14쪽
50 제 50화 안반데기 마을(1) 20.05.30 44 0 16쪽
49 제 49화 후퇴 20.05.29 43 0 15쪽
48 제 48화 두물머리 전투(3) 20.05.27 47 0 16쪽
47 제 47화 두물머리 전투(2) 20.05.25 58 0 16쪽
46 제 46화 두물머리 전투(1) 20.05.23 44 0 17쪽
45 제 45화 브레이너 도살자 20.05.22 44 0 17쪽
44 제 44화 나블라와 사이버크루 20.05.20 33 0 17쪽
43 제 43화 전멸 20.05.18 47 0 18쪽
42 제 42화 엔터빌딩 전투(4) 20.05.16 54 0 15쪽
41 제 41화 엔터빌딩 전투(3) 20.05.15 40 0 15쪽
40 제 40화 엔터빌딩 전투(2) 20.05.13 48 0 16쪽
39 제 39화 엔터빌딩 전투(1) 20.05.11 49 0 16쪽
38 제 38화 프랑켄슈타인 바이러스 20.05.09 44 0 16쪽
37 제 37화 범호의 귀환 20.05.08 58 0 17쪽
36 제 36화 로봇 3원칙 20.05.06 44 0 16쪽
35 제 35화 킬러로봇 20.05.04 46 0 15쪽
34 제 34화 대혼란의 시작 20.05.02 45 0 14쪽
» 제 33화 프시케의 여신 20.05.01 69 0 17쪽
32 제 32화 사이버킬러 20.04.29 45 0 15쪽
31 제 31화 명진의 위기 20.04.27 47 0 15쪽
30 제 30화 체포되는 범호 20.04.25 48 0 15쪽
29 제 29화 사라진 신재 20.04.24 49 0 16쪽
28 제 28화 바이오교 20.04.22 60 0 15쪽
27 제 27화 모략 20.04.20 51 0 16쪽
26 제 26화 양심의 소리 20.04.18 49 0 15쪽
25 제 25화 전자파총 20.04.17 56 0 16쪽
24 제 24화 투명망토 20.04.15 64 0 17쪽
23 제 23화 안타까운 죽음 20.04.13 57 1 15쪽
22 제 22화 살인 용의자 20.04.11 61 0 16쪽
21 제 21화 구사일생 20.04.10 64 0 15쪽
20 제 20화 함정 20.04.08 56 0 15쪽
19 제 19화 심령심문 20.04.06 74 0 14쪽
18 제 18화 아바타 20.04.04 67 0 15쪽
17 제 17화 박 세웅 회장 20.04.03 67 0 14쪽
16 제 16화 돌아온 황태자 20.04.01 67 0 15쪽
15 제 15화 드러나는 사실 20.03.30 73 0 16쪽
14 제 14화 프시케 20.03.28 69 0 15쪽
13 제 13화 염복동 소령 20.03.27 75 0 15쪽
12 제 12화 사이버크루 20.03.25 72 0 16쪽
11 제 11화 아이돌 사망사건 20.03.23 71 0 15쪽
10 제 10화 가상현실(2) 20.03.21 88 0 15쪽
9 제 9화 가상현실(1) 20.03.20 66 1 14쪽
8 제 8화 추적 전문가 20.03.18 85 0 16쪽
7 제 7화 황태자의 실종 20.03.16 104 0 15쪽
6 제 6화 부작용 20.03.14 131 0 16쪽
5 제 5화 전자그물망 20.03.13 136 0 16쪽
4 제 4화 부검실에서 20.03.11 154 0 14쪽
3 제 3화 사이배슬론 대회 20.03.09 199 0 16쪽
2 제 2화 무서운 노인 20.03.06 255 2 15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