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쉐도우 플래너'는 내린 글입니다. 지금은 제 습작을 올리는 공간이고, 파일럿 역할을 하는 공간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곳에 올라오는 글은 순전히 저의 창착물이고, 허구의 산물임을 이 자리를 빌려 밝힙니다.
프롤로그
한 인형이 공간을 뚫고 나온 것처럼 보였다.
워낙 눈 깜짝할 사이에 일어난 일이라 아무도 그가 등장을 알지 못했고, 원래 그 자리에 있던 것처럼 자연스러웠다.
“휴, 어쨌든 오래된 텔레포트 마법진이라 걱정했는데 다행이야.”
공간을 뚫고 나온 자의 말을 들어보나 마법을 이용했단다.
그렇다면 마법사일까?
하지만 그의 모습은 소설이나 영화에서처럼 로브를 입거나 지팡이를 들고 있지도 않았고, 봉두난발 한 것을 제외하면 젊어 보였고, 차림새도 고급 등산복에 배낭을 멘 전형적인 여행자의 모습이었지 전혀 마법사로 보이지 않았다.
다만, 현실에 마법사가 있다는 말을 들어보지 못했지만, 공간을 뚫고 나온 것이 분명하고, 현실에 공간이동을 위한 장치가 없는 게 확실하다면 마법이 분명해 보였다.
어쨌든 아직 현실엔 마법과 공간이동 장치가 있다는 소릴 듣지 못했지만, 눈앞에 마법을 이용해 등장한 자를 봤으니 현실에 마법이 존재함이 분명해 보였다.
공간을 뚫고 나온 자는 공간이동으로 무사히 도착했음에 안도하는 한편 뭔 생각이 들었는지 화들짝 놀라며 두리번거렸다.
그의 모습은 어딘지 모르게 좀 어리바리하게 보였다.
키는 180cm는 넘지 않아 보였지만 커 보였고, 비율이 완벽했다.
나이는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으로 보였고, 용모는 빼어난 편은 아니지만, 훈남이나 호남(好男)형에 가까웠고, 등산복을 걷어붙인 팔뚝의 근육과 구릿빛 피부, 쩍 벌어진 어깨가 평소 운동 좀 한 자임을 금방 깨닫게 했다.
두리번거리던 자는 자신이 찾던 것이 용두암이었는지 용두암을 뚫어지게 바라보더니 복잡 미묘한 표정과 함께 굳게 닫혀 있던 입을 열었다.
“어쨌든 무사히 도착했잖아 보고 싶었던 가족을 보러 가자.”
한동안 감격한 모습을 연출하던 자는 진정했는지 용두암에 시선을 거두고 발길을 돌리며 텔레포트 마법진을 이용하기 전에 꺼내뒀던 스마트폰을 꺼내 전원을 켰다.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아 걱정했지만, 정상으로 작동했다.
켜진 스마트폰의 액정엔 배터리는 50%쯤 남아 있었고, 이제 신호만 떨어지면 통화는 물론 날짜를 확인할 수 있을 거로 생각하고 기다렸다.
한참을 신호가 잡히길 기다렸지만, 신호가 잡히지 않고, 신호를 찾을 수가 없다는 뜻밖의 메시지를 접하게 됐다.
“뭐지? …근처의 중계기라도 고장 났나? 아니면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아서 고장 난 건가?”
가던 길을 멈춰 잠시 고민하던 자는 이내 생각을 포기하고 근처 도로에 서서 택시가 오기를 기다렸다.
한데 그의 눈에 이상한 것이 보였다.
지나는 이들의 손에 들린 것이 전화기는 분명했는데 스마트폰이 아니고 자신이 20년 전에 사용하던 PCS 폰이었다.
논란 두 눈은 커질 대로 커졌고, 믿을 수 없는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눈을 씻은 후 다시 바라봤다.
하지만 현실은 변하지 않았다.
“이건 뭐지?”
영혼이 가출하자 몸에 힘이 빠져서 주저앉고 말았다.
그렇게 한참을 멘붕상태를 고수하던 자가 일어서더니 이상한 눈으로 자신을 바로 보며 지나가는 자에게 말을 걸었다.
“저… 저, 혹시 지금 몇 년도 인가요?”
‘이놈 미친 건가?’ 내지는 ‘이놈 미친놈이 분명해’라고 생각하는 표정이 역력했지만 이내 불쌍하다는 표정을 짓고는 대답했다.
“…1997년이요.”
충격을 받은 듯했지만, 다시 한 번 물었다.
“저, 날짜는?”
“9월 28일 일요일이요.”
“고맙습니다.”
감사의 인사를 한 자는 추적추적 걸어 한적한 곳에 힘없이 주저앉았다.
‘1997년 9월 28일? …어, 어떻게 된 거야? 뭐가 잘못된 거지?’
“…한 번의 큰 고난으로 기연을 얻고, 그 기연으로 아주 큰 기연을 얻었어! ……한데, 결과가 이걸 위해서였던 거야? 그런 거야?”
세상이 무너져 내리는 기분이었다.
기연에 기뻐하기도 했고, 누구나 생각하듯 얻은 만큼 잃는 것이 있다고 생각했기에 능력을 충분히 발휘해 대가를 치를 생각했었다.
하지만 결코 이런 뜻밖의 결과를 원한 건 아니었다.
과거로 회귀라니
억울한 생각에 옛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쳤다.
그때는 48살이 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였다.
새 작품을 쓰기 전까지 제 습작을 판단해 주십시오. 여러분의 의견이 필요한 곳입니다. 추천도 추천이지만 꼭 느낌을 써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제 글에 향방이 걸렸거든요. 꾸~벅.
- 작가의말
지루한 소설은 싫어하시는 분들을 위해 프롤로그를 중요한 시점에서 가져왔습니다.
전작들과 차별된 점이고 또 판타지를 가미하기 위한 고충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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