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 병원체
'쉐도우 플래너'는 내린 글입니다. 지금은 제 습작을 올리는 공간이고, 파일럿 역할을 하는 공간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곳에 올라오는 글은 순전히 저의 창착물이고, 허구의 산물임을 이 자리를 빌려 밝힙니다.
신이현은 ‘찌릿’한 고통에 벌떡 일어나 앉았다.
“앗 따가워, 99호 굳이 이렇게 까지 해서 깨워야 해?”
[전 스마트폰의 알림을 듣고도 일어나지 않으셔서 깨워드린 것뿐입니다.]
조금 더 자고 싶어서 기상알람을 무시했던 것이 떠올랐다.
“어휴, 그래도 아프단 말이야.”
[제 임무가 사용자를 돕는 거라 저도 어쩔 수 없습니다.]
“불친절하긴…”
인공지능에게 뭘 더 바라겠는가.
내일은 알람소리를 듣고 꼭 일어나기로 하고, 씻은 뒤 99호의 독촉 같은 권유에 단전호흡을 시작했다.
한번 경험했기 때문일까.
전보다 쉽게 호흡에 젖어들었다.
신이현이 한참 단전호흡에 젖어들었을 때 현이 깨어났다.
현은 아빠의 이상한 자세를 보고, 갸웃 등 거리더니 아빠를 찾았다.
“아빠?”
“…으음.”
평안(平安)상태에서 깨어난 게 아쉬웠지만, 그 상대가 현이라는 걸 알고 화낼 수 없었다.
“오, 우리 아들 벌써 깼어, 잘 잤니?”
“네, 근데 뭐하시는 거예요?”
“이거? 단전호흡이라고 마음을 차분하게 하는 데 도움이 되는 거란다.”
“헤에, 정말요?”
“그럼.”
“그럼, 저도 배울래요.”
그저 아빠와 조금이라도 같이 있고 싶어서 배우려는 거지만 신이현은 몰랐다.
아직은 한참 모자란 아빠였다.
“네가? 조금 지루할 텐데…뭐 그건 해보면 알겠지. 외출할 거니까 좀 씻자.”
“와 좋다. 어서 씻어요.”
현을 씻기고, 특실이라 고급스럽고 풍성하게 차려진 음식을 먹고, 회진(回診) 온 담당의사의 허락을 얻어 외출 준비를 했다.
생각보다 쉽게 허락해줘서 허탈했지만 뭐 어떤가.
병원을 나서며 직원이 미리 잡아 놓은 택시에 올라탔다.
“히야, 좋다!”
“그렇게 좋아.”
“응, 아빠! 넘 좋아.”
좋아하는 아들 현을 보니 나도 기분 좋았다.
금방 지칠 게 분명하지만, 오랜만의 기쁨을 방해하고 싶지 않았다.
혹시라도 현이 추울까 봐 옷깃을 여며주고, 때때로 아들의 질문에 대답하며 99호에 말을 걸었다.
‘99호 혹시 인망(人望)이 좋은 변호사도 찾을 수 있겠어?’
[예, 찾아 드릴까요?]
‘응, 부탁해.’
역시 생각대로였다.
99호는 사용자를 돕는 존재라고 했다.
무엇을 만들어 달라는 것처럼 무리한 부탁이 아니면 내 손발이 돼 줄 거로 생각했는데 내 생각이 맞았다.
잠시 후 안경화면 중앙에 한 인물과 내력(來歷)이 출력되며 99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자의 이름은 김인문으로 강남의 유명 TJ로펌에 근무하면서도 좋은 평판을 얻은 인물입니다.]
‘혹시 모르니 SL과 인연이 있는지 알아봐 줘.’
[예.]
수분 되지 않아 직접적인 인연은 없다는 얘기를 듣고, 김인문 변호사에게 수임을 부탁하기로 했다.
내가 이렇게까지 하는 이유는 부정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이상혁을 믿지만, 굳이 부정을 저지(底止)를 환경 자체를 만들지 않으려는 생각에서였다.
TJ로펌에 전화 걸어 김인문 변호사를 꼭 집어 수임을 요청했고, 내일 병원에서 보기로 약속했다.
얼마 후 노원구 백사마을에 다시 도착했다.
백사마을에 도착하니 수영이 떠올라 수영이 보고 싶었지만 퀘스트를 하려면 수영을 다시 두고 나와야 할 게라 생각해 퀘스트를 마치고 가기로 했다.
난 아들을 업고, 표지판의 도움을 받아 회춘 약수터로 향했다.
“현아, 혹시 전에 갔던 자연학습장 기억나?”
“네.”
“1년이나 지났는데도 기억나? 오, 우리 아들 천잰가?”
“별거 아니에요. 꿈속에서 자주 나와서.”
“……”
꿈에서 나왔다는 아들의 얘기에 가슴이 ‘쿵!’하고 내려앉았다.
‘트라우마가 된 건가? 아니면 아무도 알아주지 않아서…에이고, 어쨌든 쓸데없는 얘기를 꺼냈군!’
다시 한 번 자신이 아빠로 한참 부족하단 걸 알고 마음이 아팠다.
“아빠, 저쪽으로 가요.”
“그래.”
신이현은 내색하고 싶지 않아 묵묵히 아들을 업고, 아들이 가리키는 방향으로 향했다.
불암산(佛巖山)의 남쪽 끝에 있는 회춘 약수터는 해발(海拔) 130m쯤에 있어서 그리 어려운 코스는 아니었다.
하지만, 얘를 업고 산을 오르니 그것도 쉽지는 않았다.
그래 설까.
거의 다 도착했을 때쯤 ‘육체단련 1일 치를 완료하셨습니다.’란 메시지를 받았다.
“아빠, 저기에요.”
회춘 약수터가 보였다.
그 옆으로 ‘회춘 자연학습장’이라고 쓰인 푯말이 보였다.
높지 않은 산, 도심과 가까운 자연환경 등 자연학습장으로서 잘 어울리는 곳이었다.
구불구불 잘 닦인 길과 나무 이름과 꽃, 조그만 다람쥐 동상 등과 푯말이 자연학습장임을 여실히 보여줬다.
“여기서 선생님의 설명을 들으며 애들과 뛰어놀았어요.”
‘설마! 그냥 막 놀았겠지.’
“현아 너도 알다시피 여기 다녀간 애 중에 너만 앓았어. 혹시 애들과 따로 논 적 없니?”
“…어, 맞아! 그때 갑자기 쉬가 마려워서 혼자 숲에서 볼일을 봤어요.”
“어, 어디? 기억나?”
“잘 기억나지 않아요. 더 돌아봐요. 아빠.”
“그래, 그렇게 하자.”
자연학습장이 넓지 않아서 현이 화장실로 사용했던 곳은 금방 찾았다. 그리고 병원체도 찾았다.
안경에 붉은 글씨로 알 수 없는 식물이라는 글이 떴던 것이다.
[띠링, 돌발 퀘스트 병원체를 확인 하자가 완료됐습니다. 보상으로 백만 원을 받으셨습니다.]
[띠링, 연계 퀘스트 병원체 군락지가 도착했습니다.]
[띠링, 위생 장갑과 모종삽을 받았습니다. 인벤토리를 확인하십시오.]
[연계 퀘스트 병원체 군락지]
-병원체의 군락지를 조사하자.
1, 병원체 채취 (0/10)
2, 병원체 군락지를 파악하자.
보상: ?
‘?였던 보상이 돈이었어?’
99호의 대답하지 않는 것은 자신도 모른다는 것이다.
돈 때문에 죽으려 했을 만큼 돈이 없었다.
3일 후에 벼락부자가 되겠지만, 오늘 하루 쓰기도 부족한 돈이 남아 있었는데 마침 잘됐다.
‘어차피 돈이 없었는데 잘됐어 그건 그렇고 병원체가 알 수 없는 식물이라고? 99호 어떤 의미지?’
[저의 데이터에 없는 식물이라는 것밖에 모릅니다.]
‘너의 데이터에도 없는 식물이란 말이지…’
무슨 의미로 받아들여야 할까.
확대해석을 하면 문제가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커질 것 같아 두려워서 연계 퀘스트를 수행하기로 했다.
채취(採取)하려는 것을 식물을 확인하거나 연구하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99호의 설명을 들으며 인벤토리에서 모종삽과 위생 장갑을 꺼내 병원체를 10개 채취해 인벤토리에 넣었다.
주머니에서 모종삽과 장갑을 꺼내는 아빠가 희한했지만, 현은 아빠 등에 업힌 게 좋기도 했고, 피곤해서 별생각 없었다.
“아빠 요정은 언제 만나러 가요?”
“음, 이 주변을 돌아본 후에 요정을 보러 가자.”
“네, …아함.”
현은 하품을 하더니 내 등에 머리를 기대고 색색거리며 잠들었다.
난 현이 깨지 않고 조용히 움직였다.
군락지를 확인하는 건 어렵지 않았다.
99호가 알 수 없는 식물을 찾아낸 후 안경에 화살표를 표시했고, 난 그 화살표를 따라 움직이면 알아서 군락지가 지도에 표시됐다.
[띠링, 연계 퀘스트 병원체 군락지 완료했습니다.]
[저승사자가 영상전화를 요청했습니다. 받으시겠습니까?]
“응? 저승사자! 어서 연결해줘.”
‘보상은 주지 않고 저승사자의 연락이라 뭐 때문이지?’
저승사자가 웬만해서 나서는 인물은 아닌 것 같기에 불안했다.
“신이현님 반갑습니다. 저승사잡니다.”
“저번엔 고마웠습니다.”
“별말씀을 사실 이러면 안 되는데 중요한 일로 연락드렸습니다. 신이현님도 대충 예상하셨겠지만, 아드님과 수정일 감염시킨 병원체는 지구에 없는 생물입니다. 다행히 이 식물이 인명을 살상할 정도의 치명적인 식물은 아니라는 결론을 얻었습니다. 조금 더 연구해봐야겠지만 우리의 생각이 맞는다면 아드님의 병이 오히려 전화위복이 될 것입니다.”
“전화위복이요?”
“예, 그렇습니다. 그러기 위해선 신이현님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자, 선택하십시오.”
[띠링, 유일 퀘스트 ‘선택’이 도착했습니다.]
[유일 퀘스트 ‘선택’]
-세상에 미지의 생물이 산다는 것은 아셨습니다.
-아드님을 병을 났게 하려면 연구가 필요합니다. 그러기 위해선 선결 조건이 필요합니다.
1, 마나의 시험을 통과하자.
2, 병원체 군락지의 소유권을 확보하자.
보상: 1차 보상 나노백신 2개, 2차 보상: ?
새 작품을 쓰기 전까지 제 습작을 판단해 주십시오. 여러분의 의견이 필요한 곳입니다. 추천도 추천이지만 꼭 느낌을 써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제 글에 향방이 걸렸거든요. 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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