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치 않은 선택(C)
'쉐도우 플래너'는 내린 글입니다. 지금은 제 습작을 올리는 공간이고, 파일럿 역할을 하는 공간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곳에 올라오는 글은 순전히 저의 창착물이고, 허구의 산물임을 이 자리를 빌려 밝힙니다.
한 호텔의 방안.
등 뒤에 경호원과 비서를 거느린 나이가 지긋한 남자가 차갑게 자신을 노려보는 남자에게 말을 하고 있었다.
“대단하더군! 자네가 만든 인공지능은 이제까지 패러다임을 확 뒤집는 크나큰 성과라더군, 이제 자네에게 받을 마스터키로 코어에 대한 접근권한만 획득하면 된다니 거래를 빨리 마치세, 곧 자네의 계좌에 대금이 입금될 것이네.”
“……” 뿌드득.
잘 차려입어 겉은 깔끔하지만 왠지 초췌해 보이는 얼굴의 사내는 상대의 말에 아무런 대구도 없이 이를 갈고 있었다.
그때 한 사내가 끼어들었다.
“사장님 방금 이체했습니다.”
디링! 그때 초췌한 자의 주머니에서 스마트폰에 메시지가 도착했음을 알리는 알림이 흘러나왔다.
이 남자의 이름은 손나날로 39세지만 초췌해진 모습이 40대로 보였다.
주머니에서 스마트폰을 꺼내 손나날은 도착한 메시지를 확인했다.
[샤롯데(charlotte)로부터 8,521,516.83달러가 입금되었습니다.]
“이제 대금이 자네의 뱅크 오브 아메리카(Bank of America) 계좌에 입금된 것을 확인했으니 이제 마스터키를 넘기는 게 어떤가.”
“……” 뿌드득.
손나날은 한화로 100억이라는 돈이 들어왔음에도 기뻐하기는커녕 상대를 쳐다보며 이를 갈 뿐이었다.
“허허, 이보게 제부(弟夫)!”
“……!”
‘이런, 분노에 자제력을 잃었었군! 더는 실수하지 말아야 해.’
손나날은 제부라는 말을 듣고서야 자신이 상대하는 이가 어떤 존재인지 다시 깨닫고, 등줄기가 싸늘해짐을 느꼈다.
분노로 들끓던 정신을 바로 잡은 손나날은 양복 안주머니에서 USB 메모리를 꺼낸 후 냉철한 표정으로 나이가 지긋한 차범수에게 넘겼다.
“이게 그 마스터키인가?”
“앞으로 다신 보지 않길 바랍니다. 그리고 나은일 들먹이지도 제부라는 호칭도 사용하지 마십시오.”
“…뭐, 자네의 성격을 잘 아니 마스터키가 확실하겠지만 나라고 이렇게까지 하고 싶었겠나? 물론 제부의 딸이자 내 조카인 나은의 이름을 팔아서 거래할 수 있었지만, 다시 그 방법이 먹힐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네!”
‘하, 웃기는군! 다시는 내 딸 나은이를 이용할 틈을 주지 않겠지만 한 번 조카를 팔아먹은 놈들이 다시는 그런 일이 없을 거라는 말을 내가 믿을 거로 생각하나?’
손나날은 냉철 하려 노력했지만, 너무도 어처구니없는 말에 그만 믿을 수 없다는 생각이 표정으로 나타났다.
“허, 믿지 않겠지만 나도 조카의 이름을 다시 팔고 싶진 않네! 그래서 노파심에서 하는 말인데 조카에게는 비밀로 해주게. 그리고 이게 마스터키 맞나?”
‘조금 골탕을 먹이고 싶지만 나은일 위해서라도 이 부분은 확실한 답이 필요해.’
“마스터키 맞습니다. 그리고 제가 나은일 볼 수나 있을까요? 어쨌든 앞으로 이 얘기가 제 입에서 나오는 일은 없을 겁니다. 그쪽이나 잘 감추십시오.”
자신의 처지를 빗대어 비꼬아 말했다.
“하하하, 그도 그렇군! 걱정하지 말게 그건 우리의 주 전공 아닌가, 이게 드디어 이게 내 손에 들어왔군!”
‘다 아는 사실이라 당당하게 자신의 치부를 말하는군! 아니, 날 죽일 생각인가?’
이미 알고 있었던 사실이라 특별할 것이 없다는 생각에 생각을 접은 손나날은 자신에게 받은 USB 메모리를 들고 고무된 차범수를 보며 빨리 이곳을 벗어나기 위해 말을 꺼냈다.
“이제 가도 되겠습니까?”
둘은 12년 동안 제부와 처남으로 지냈던 만큼 서로 잘 알았다.
차범수는 평소 소신(所信)이 확실해서 고지식해 보이는 손나날의 잘 아는 데다 나은을 끔찍이 여기는 것을 알기에 마스터키라는 확언(確言)을 완전히 믿었다.
비록 자신의 것은 아니지만, 세계에서 유일무이한 인공지능은 자신의 가문은 독보적인 존재로 만들어 줄 거란 사실을 알기에 희열에 젖어 있었다.
손나날의 말에 정신을 차렸지만, 한껏 기대에 찬 들뜬 눈으로 마스터키가 담긴 USB 메모리를 바라보더니 소중히 자신의 양복 안주머니에 넣었다.
손나날은 차범수의 침묵이 긍정이라는 것을 알기에 뒤돌아서서 문으로 향했다.
상대의 행동을 알고도 무시했던 차범수가 마침 문을 열고 나서는 손나날을 향해 말을 꺼냈다.
“잘 쓰겠네! 그리고 충고 한마디 하지, 우리를 너무 미워하지 말게 그리고 이제 모든 걸 잊고, 자네의 인생을 즐겨보게나… 자네도 나름 부자지만 100억이라면 모든 걸 잊고 즐기기엔 충분한 돈이라네.”
차범수의 말에 문의 손잡이를 잡고 멈춰 섰던 손나날은 그동안 생각했던 것에 확신했다.
‘흐흐흐, 죽기 전에 돈이라도 쓰고 죽으라는 말이군!’
손나날은 거래하기 전부터 이 거래가 끝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동안 감시를 당하는 것 때문은 아니다.
자신의 처가였던 국내 10대 대기업 중 말석을 차지한 샤롯데(charlotte)의 운영자인 차 씨 일족의 냉정함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래도 12년 알고 지내온 게 있고, 나은을 봐서라도 그냥 둘 줄 알았다.
아니, 설마 하며 그러길 바랐던 것이다.
차범수의 말의 뜻을 알아들은 손나날은 그동안 세웠던 계획을 떠올리며 한마디 대구도 없이 방을 나선 후에 문을 닫았다.
‘내가 너희 생각대로 그렇게 쉽게 죽어줄 것 같아, 그럴 수는 없지 흐흐흐. 나도 너희를 위해 준비한 것이 있으니 기대하라고.’
차범수는 문이 닫히는 순간에 마주친 손나날의 눈빛에서 비장함을 느꼈다.
손나날의 처지를 알기에 그의 비장함을 이해했지만 온갖 비열함이 난무하는 세계에 살던 차범수는 극히 짧은 순간 손나날의 표정에서 이상함을 느꼈지만 다행히 그의 눈빛에서 의미심장함을 알아채지는 못했다.
“…흠, 거래를 마쳤으니 걱정할 것은 없지만 아무래도 꺼림칙하군!”
“거래도 끝났고, 어차피 처리해야 할 존잽니다. 정 그렇게 꺼림칙하시다면 제 손에서 해결하겠습니다.”
“제 자식을 끔찍이 여기는 놈이라 거래할 수 있었지만 끊고 맺는 게 확실한 놈이라 그게 걱정이군! …무엇보다 우리가 원하는 걸 만들 정도로 지나치게 똑똑하다는 거야.”
“바로 처리할까요?”
“……끙.”
차범수는 비서의 말에 엉뚱한 말만 하더니 결국에는 대답하지 않고, 뭔가 못마땅했는지 인상을 찌푸렸다.
“죄송합니다. 그럼, 자연스러운 방법을 사용하겠습니다.”
차범수는 이번에도 대답하지 않았다.
다만, 만족스럽다는 표정으로 손나날이 나간 문으로 향하며 자신의 할 말만 해댔다.
“센터로 바로 간다.”
“예, 알겠습니다. 사장님.”
‘그래 좀 찜찜하지만 놈에게 얻은 걸 잘 활용한다면 설혹 놈이 살아남는다하더라도 걱정할 건 없어. 물론 그런 일은 없겠지만 흐흐흐.’
* * *
호텔을 나선 손나날은 자신의 차가 주차된 주차장으로 가지 않고, 마침 호텔로 들어서는 택시로 뛰어가 바로 올라탔다.
“어서 출발해주십시오.”
“예, 손님 어디로 모실까요?”
“서울역으로 부탁합니다.”
목적지를 운전기사에게 말해준 손나날은 백미러(back mirror)가 잘 보이는 곳에 앉아 백미러를 유심히 살폈다.
훗.
‘역시! 당황하는 모습이 역력하군! 다행이다.’
극히 짧은 순간 썩소를 지은 손나날은 올라갔던 한 쪽 입꼬리를 지우며 스마트폰 아닌 피처폰을 꺼내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
“부탁한 일은 어떻게 되었습니까?”
[지시하신대로 목적지에 도착해서 대기하고 있습니다.]
“잘하셨습니다. 지금 출발했으니 2시간 후에 도착할 겁니다.”
[알겠습니다. 잠시 후에 뵙죠.]
전화를 끊은 손나날은 몇 차례 더 전화한 후에야 초조한 표정을 거두며 전면을 주시했다.
얼마나 지났을까.
목적지도 아닌데도 불구하고 갑자기 5만 원을 꺼내 택시기사에게 건네며.
“저, 저 신호등 앞에 내려주십시오. 잔돈은 필요 없습니다.”
“예? 아! 예, 손님 감사합니다.”
신호등 앞에 내린 그는 파랑 신호등을 받고, 건널목을 건널 때 늦게나마 겨우 따라붙은 한 대의 감시차량은 정지신호를 받고 정차하는 한편 한 놈이 차에서 내려 손나날이 건너는 쪽으로 도로 중간을 무단횡단하고 있었다.
놈을 발견한 손나날은 심장이 빠르게 뛰는 것을 느꼈지만, 꾹 눌러 참고 건널목을 건넌 후 뒤돌아서서 뛰어오는 놈을 바라봤다.
‘침착해 곧 도착할 거야. 제발!’
그때 마치 기다렸다는 듯 손나날 앞에 택시가 서며 문이 열렸다.
택시가 도착하고 문이 자동으로 열리자 쫒아오는 놈이 불안했는지 쫒아오며 소리쳤다.
“서라, 서지 않으면 네가 걱정하는 이들이 무사하지 못한다.”
“서도 서지 않아도 결과는 마찬가지라는 것을 내가 모를 줄 아느냐? 흐흐흐.”
손나날의 말은 누구도 들을 수 없었다.
아마도 자신에게 하는 채찍질이었던 것 같았다.
그 채찍질이 효과가 있었을까.
열린 문을 잡고, 거친 숨을 몰아쉬며 소리치며 달려오는 감시자에게 뒀던 시선을 거두며 택시에 올라탔고, 택시는 기다렸다는 듯이 급가속하며 바로 출발했다.
“적확하게 오셨군요. 정말 고맙습니다.”
“저야말로 고맙습니다. 이런 경험을 하게 돼서 말입니다. 어쨌든 목적지까지 안전하게 모시겠습니다.”
“예, 부탁합니다.”
흥분과 긴장이 가득한 음성으로 손님을 반긴 택시기사는 목적지도 묻지 않고, 자동차 추격 장면이 연상될 정도로 주위를 살피며 액셀러레이터(accelerator)를 밟아 손나날이 거쳐 왔던 곳을 거슬러 질주했다.
손나날이 온 방향으로 거슬러 질주하자.
거친 숨을 내쉬면 뒤따르던 놈은 택시라도 잡으려 노력했고, 반대차선엔 정지신호를 받고 정차했기 때문에 후진할 틈도 없이 빼곡하게 차지한 차 때문에 꼼짝할 수 없었다.
오만상으로 죽일 듯이 바라보는 감시자를 뒤로하고 멀어질 때까지 백미러로 재차 확인한 손나날은 그제야 안심했다. 하지만 공중에서 지켜보는 존재를 손나날은 알지 못했다.
그것은 고성능 카메라가 장착된 드론이었다.
실내나 빛이 없는 어두운 곳에선 쓸모없지만 지금과 같이 오픈된 곳에선 추적에 최적의 아이템이었다. 그리고 손나날이 향하는 곳에 미리 등장해서 계속 감시했다. 하지만 그들도 어디로 튈지 모르는 이상 택시를 세울 수는 없었고, 도로한복판에서 택시를 세울 정도로 정신이 없는 것도 아니었다.
그때 다른 곳에선.
* * *
손나날이 한창 자신이 목적한 곳으로 향하는 순간.
손나날에게 얻은 인공지능이 설치된 비밀본부로 향하던 차범수는 손나날의 돌발행동에 대한 소식을 접하고 있었다.
“사장님 그가 감시를 따돌리고 있다답니다.”
“하, 우리의 손아귀에서 헤어날 수 있다는 생각하는 걸까?”
“즉흥적인 행동이 아닌 것 같습니다. 조금 전에 웬 택시가 나타나 태우고 사라졌답니다.”
차범수의 비서 목재호는 자신의 생각을 물은 게 아니란 사실을 너무 잘 알기에 언제나처럼 사실만 전해 자신의 주인의 판단을 도왔다.
“…그의 꺼림칙한 마지막 눈빛이 이것이었나? …아니, 아니야 이정도론 부족해, 그렇다면 그 눈빛의 의미는 뭐지?”
“다시 택시를 갈아탔다는 소식입니다.”
“…뭘까?”
차범수가 비밀센터에 도착할 때쯤.
“방금 35분 후에 출발하는 유나이티드 항공의 미국행 표를 발권했답니다.”
“35분 후?”
“비행기는 아무래도 수속절차가 있기 때문에 미리 발권한 것 같습니다. 그도 곧 공항에 도착할 것입니다.”
“미국행이라? …아무래도 이상해 그가 그렇게까지 해서 얻은 게 뭐지? 뭘까? 그도 자신이 부처님 손바닥위에 손오공이라는 것을 잘 알 터인데… 그저 받은 돈으로 즐기다 가면 안 되나? 물론 그럴 수 없다는 걸 알았지만 거래를 마치자마자 시도하다니 좀 의외로군.”
“막을까요?”
“……”
차범수가 자신의 턱을 쓰다듬기 시작하자 비서는 조용히 기다리며 귀에 걸린 블루투스이어폰에 집중하며 조금 물러나 대기했다.
차범수는 웬만해선 자제하던 습관이 자연히 나올 정도로 깊은 생각에 빠졌다.
‘아무리 생각해도 놈이 그렇게까지 해서 얻은 것은 시간밖에 없어, 혹시 미국에 놈이 만든 인공지능을 능가할 만한 뭔가가 있는 건가? …아니, 그건 아니야. 놈이 나은이를 두고 그런 모험할 놈은 아니야.’
재차 생각을 해봤지만 알 수는 없었다.
그래서 차범수는 불안했다.
‘미국으로 향하는 이유를 알 수 없으니 놈이 원하는 대로 시간을 두고 지켜보는 수밖에 없나? …웬만하면 그들을 사용하고 싶진 않았는데 할 수 없지.’
어차피 미국으로 향하는 것을 막을 수가 없다면 미국으로 향하는 이유라도 알고 싶기에 손나날이 하는 것을 지켜보기로 했다.
“미국에 연락해서 그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라고 전해.”
“알겠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그의 소식을 최우선 사항으로 취급하고 언제든 보고하도록.”
“명심하겠습니다.”
‘그냥 손쓸 것을 그랬나? 아, MIT!’
손나날은 천재로 미국의 MIT에 입학해 컴퓨터설계와 프로그래밍 박사 학위를 얻었다.
그때쯤 MIT에 차지수가 입학하고, 손나날의 가치를 알게 후부터 자신의 사람으로 만들려고 접근해서 어장을 관리하듯 관리하다가 국책 프로젝트를 맡아 능력을 인정받게 되면서부터 집안 차원에서 밀기 시작했다.
사회경험도 연애경험도 거의 전무한 손나날은 차지수의 꼬임에 쉽게 넘어와 결혼했고, 귀국 후 그의 능력을 활용해 승승장구하던 중 그가 이혼을 요구했다.
그때는 결혼한 지 12년째 되던 해였고, 그와 사촌 여동생 차지수 사이에는 열한 살의 딸이 있었다.
손나날에게 배달된 택배가 원인이었다.
택배엔 그동안 차지수와 자신의 가문이 손나날을 영입하기 위해 벌인 일들이 일목요연하게 기록돼있었고, 부인할 수 없는 증거도 있었기 때문에 완강한 그의 이혼을 요구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그때 처음으로 놈의 냉정함을 알았지 그리고 놈의 약점이 뭔지도 알았지.’
놈은 천애고아(天涯孤兒)였기 때문인지 나은에 대한 사랑이 지긋했다.
손나날은 이혼 후부터 두문불출했기에 크게 관심을 두지 않았다.
한데 2년쯤 흐른 후 사촌여동생에게서 뜻밖의 말을 들었다.
그가 인공지능을 연구하고 있는 것 같고, 완성한 것 같다는 내용이었다.
그 사실은 조카 나은이가 차지수에게 아빠가 소개시켜준 삼촌에 대해 자랑하면서부터 드러났다.
조카의 말에 의하면 비밀이라며 자신이 만든 인공지능을 삼촌이라고 조카 나은에게 소개해줬단다.
열한 살에 천재라는 소리를 듣는 조카지만 어린 것은 어쩔 수 없었는지 그 사실을 자신의 엄마인 차지수에게 자랑했다. 결국은 인공지능의 존재 때문에 죽음의 위협에 처하게 됐다.
‘나 같으면 자식을 위해서 숨겼겠지만 놈은 반대로 자식을 위해 말했지… 뭐, 거의 2년을 못 만나게 했으니 그럴 만도 했지만 어리석은 짓이었어.’
아예 엄마인 차지수에게도 비밀로 하라고 했다면 천재인 조카가 알아챌 수도 있었을 텐데 조카에게 어미와의 불화와 비밀로 해야 할 이유를 설명할 수 없어서 차마 얘기하진 못한 것 같다.
어쩌면 알아도 상관없다고 생각했을지 모른다.
정말 그렇다면 그건 우리를 얕보는 처사였다.
차지수는 손나날과 이혼하기까지 평소 손나날이 했던 말을 모두 기록해뒀다고 했다. 그리고 그 속에서 힌트를 얻어 인공지능을 개발했다는 것을 알았고, 그 후부터 도청, 감청은 물론 온갖 방법을 다 이용해 감시한 끝에 인공지능을 완성한 날 조카 나은을 이용해 압박 아니 협박했다.
그렇게 인공지능은 자신들의 손에 들어왔다.
차범수는 손나날을 생각할수록 알 수 없는 두려움에 빠져들었다.
‘사실 조카만 아니었다면 거의 완벽하게 비밀로 했던 놈이지.’
손나날에 대해 잘 알고 있다지만 무두 아는 것은 아니다.
12년 동안 감시할 이유가 없었기에 아는 것보다 어쩌면 모르는 게 더 많을지도 몰랐다.
그가 천재이듯이 그 주변에는 천재가 즐비했고, 어쩌면 이혼 후 알 수 없는 2년 동안 우리가 모르는 존재와 공동연구를 했거나 놈이 다니던 MIT의 친구와 소스를 공유했을지도 모른다.
그렇게 생각하니 쉽게 죽이기도 불안했다.
‘하, 다 끝났다고 생각했는데 앞으로 할 일이 많겠어.’
“놈과 친분이 있는 자들도 찾아서 감시하고, 아무래도 믿는 구석이 있는 거 같으니 그 이유를 알기 전까지 그에 대한 결정은 보류한다.”
“알겠습니다. 사장님.”
삐! 인터폰(interphone)이 울렸다.
“보고해봐.”
[마스터키가 확실합니다.]
“수고했어. 코어를 수정하는 동안 내부 네트워크만 이용하고, 하루빨리 계획한 대로 지능을 끌어올려 주게.”
[걱정하지 마십시오. 이미 충분히 계획을 세웠습니다.]
“그럼, 수고하게.”
‘그나마 다행이군!’
마스터키의 확인으로 앞으로 인공지능을 활용한 여러 방안을 생각하자 그동안 염려했던 걱정이 조금 누그러졌다.
‘그래, 네가 약속을 지켰으니 난 네가 또 뭘 내놓을지 지켜보마! 흐흐흐.’
새 작품을 쓰기 전까지 제 습작을 판단해 주십시오. 여러분의 의견이 필요한 곳입니다. 추천도 추천이지만 꼭 느낌을 써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제 글에 향방이 걸렸거든요. 꾸~벅.
- 작가의말
비슷한 내용이 올라와서 짜증이 나실지 모르지만 나름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양해해주세요.
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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