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치 않은 선택(A)
'쉐도우 플래너'는 내린 글입니다. 지금은 제 습작을 올리는 공간이고, 파일럿 역할을 하는 공간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곳에 올라오는 글은 순전히 저의 창착물이고, 허구의 산물임을 이 자리를 빌려 밝힙니다.
프롤로그
한쪽 벽면이 차가운 금속재질의 벌집 구조로 이뤄진 온통 하얀 공간.
그래서 차가운 느낌의 실내엔 여러 사람이 분주히 움직였다.
실내의 중앙엔 병원의 수술실을 연상 캐 하는 기기와 장비들이 있었고, 그 중앙엔 영화에서나 볼만한 캡슐이 사람을 머금은 채 나란히 간격을 두고 놓여 있었다.
* * *
한 호텔의 방안.
등 뒤에 경호원과 비서를 거느린 나이가 지긋한 남자가 자신을 차갑게 바라보는 초췌한 남자를 향해 손을 내밀었다.
“이제 넘기게 어떤가.”
“뿌드득!”
초췌한 모습의 사내 손나날은 상대를 쳐다보며 이를 갈 뿐이었다.
“허허, 그래 봐야 자네만 손해야, 잘 알지 않나!”
“……!”
손나날은 뭔가를 깨달았는지 분노로 들끓던 정신을 바로 잡곤 양복 안주머니에서 USB 메모리를 꺼낸 후 냉철한 표정으로 나이가 지긋한 손범호에게 넘겼다.
“이게 마스터키가 맞겠지?”
“이제 가도 되겠습니까?”
대답을 기대한 게 아닌 듯 차범수는 손나날의 말엔 신경도 쓰지 않고, 한껏 들뜬 표정을 지으며 바라보던 USB 메모리를 소중히 자신의 양복 안주머니에 넣었을 때.
손나날도 차범수의 대답은 상관없다는 투로 뒤돌아서서 문으로 향했다.
그런 손나날을 뒤늦게 발견한 차범수는 마침 문을 열고 문을 나서는 손나날을 향해 말을 건넸고 손나날은 문의 손잡이를 잡은 채 뒤돌아보지 않고 잠시 멈췄다.
“나도 이렇게까지 하고 싶지 않았네… 뭐, 자네가 원한 거래는 아니었지만 내 나름대로 대가를 충분히 줬다고 생각하네! 그러니 나를 너무 미워하지 말게나.”
손나날은 차범수의 말이 끝난 듯하자 방을 나서며 문을 닫았다.
손나날이 나간 문을 지긋이 바라보던 차범수의 표정이 왠지 일그러졌다.
“…아무래도 꺼림칙해.”
“그럼, 제 손에서 해결하겠습니다.”
“제 가족을 끔찍이 여기는 놈이라 거래할 수 있었지만 끊고 맺는 게 확실한 놈이야. 무엇보다 우리가 원하는 걸 만들 정도로 지나치게 똑똑하다는 거야.”
“바로 처리할까요?”
“……”
차범수는 비서의 말에 엉뚱한 말만 하더니 결국 대답하지 않고, 인상을 찌푸렸다.
“죄송합니다. 그럼, 자연스러운 방법을 사용하겠습니다.”
차범수는 이번엔 대답하지 않았다.
다만, 온화한 표정으로 손나날이 나간 문으로 향하며 자신의 할 말만 했다.
“센터로 바로 간다.”
“예, 알겠습니다. 사장님.”
* * *
호텔을 나선 손나날은 표정이 없는 얼굴로 택시를 잡아탔다.
목적지를 운전기사에게 말해준 손나날은 백미러(back mirror)가 잘 보이는 곳에 앉아 백미러를 유심히 살폈다.
훗.
극히 짧은 순간 썩소를 지은 손나날은 올라갔던 한 쪽 입꼬리를 지우며 스마트폰을 꺼내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
“부탁한 일은 어떻게 되었습니까?”
[지시하신대로 목적지에 도착해서 대기하고 있습니다.]
“잘하셨습니다. 지금 출발했으니 1시간 후에 도착할 겁니다.”
[알겠습니다. 잠시 후에 뵙죠.]
전화를 끊은 손나날은 몇 차례 더 전화한 후에야 초조한 표정을 거두며 전면을 주시했다.
얼마나 지났을까.
목적지도 아닌데도 불구하고 갑자기 5만 원을 꺼내 택시기사에게 건네며.
“저, 저 신호등 앞에 내려주십시오. 잔돈은 필요 없습니다.”
“예? 아! 예, 손님 감사합니다.”
신호등 앞에 내린 그는 파랑 신호등을 받고, 건널목을 건널 때 그를 감시하며 따르던 차량이 정지신호를 받고 정차하는 한편 한 놈이 차에서 내려 손나날이 건너는 쪽으로 도로 중간을 무단횡단하고 있었다.
놈을 발견한 손나날은 심장이 빠르게 뛰는 것을 느꼈지만, 꾹 눌러 참고 건널목을 건넌 후 뒤돌아서서 뛰어오는 놈을 바라봤다.
그때 마치 기다렸다는 듯 손나날 앞에 선 택시의 문이 열렸다.
택시가 도착하고 문이 자동으로 열리자 쫒아오는 놈이 불안했는지 쫒아오며 소리쳤다.
“서라, 서지 않으면 네가 걱정하는 이들이 무사하지 못한다.”
“서도 서지 않아도 결과는 마찬가지라는 것을 내가 모를 줄 아느냐? 흐흐흐.”
손나날의 말은 누구도 들을 수 없었다.
아마도 자신에게 하는 채찍질이었던 것 같았다.
그 채찍질이 효과가 있었을까.
열린 문을 잡고, 거친 숨을 몰아쉬며 소리치며 달려오는 감시자에게 뒀던 시선을 거두며 택시에 올랐다.
“적확하게 도착하셨군요. 정말 고맙습니다.”
“출발하겠습니다.”
“예, 부탁합니다.”
약간 긴장한 목소리의 택시기사는 목적지도 묻지 않고, 바로 출발해 손나날이 거쳐 왔던 곳을 거슬러 질주했다.
손나날이 온 방향으로 거슬러 질주하자.
거친 숨을 내쉬면 뒤따르던 놈은 택시라도 잡으려 노력했고, 반대차선엔 정지신호를 받고 정차했기 때문에 후진할 틈도 없이 빼곡하게 차지한 차 때문에 꼼짝할 수 없었다.
오만상으로 죽일 듯이 바라보는 감시자를 뒤로하고 멀어질 때까지 백미러로 재차 확인한 손나날은 그제야 안심했다.
그러나 그 후로도 몇 번을 비슷한 일은 반복한 후에 인천공항에 도착해 빠르게 여객터미널로 향하며 전화를 걸었다.
“도착했습니다.”
[말씀하신 대로 유나이티드 항공으로 예약했습니다.]
“알겠습니다.”
능숙하게 유나이티드 항공이 있는 여객터미널을 찾아 도착하자 손나날을 반기는 자가 있었다.
“어서 오십시오.”
“고맙습니다. 착오 없이 준비됐나요?”
“그렇습니다. 알려주신 비밀번호로 댁에 들러 원하시는 것을 챙겨 여행용 가방에 담았고, 오시기 바로 전에 항공권을 예매했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한데 이상은 없었습니까?”
“예, 다행히 집을 감시하는 자는 없었습니다. 자, 여기 여권과 항공티켓 그리고 여행용 가방입니다.”
손나날은 건네는 것을 받고는 양복 안쪽 주머니에서 미리 준비한 봉투를 꺼내 건넸다.
“정말 고맙습니다. 여기.”
“하하, 이거 생각보다 두툼하군요!”
“수고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닙니다.”
“별말씀을 다 하십니다. 참, 좌석이 일등석밖에 남지 않았더군요. 가시는 길은 편할 것입니다.”
[…유나이티드 105편 고객은 5분 안에 탑승 절차를 마쳐주십시오.]
손나날이 탑승할 비행기의 절차가 얼마 남지 않았다.
“이런, 인제 그만 가보십시오.”
“고맙습니다.”
“무사하시길…”
고개 숙여 감사를 전한 손나날은 자신의 무사안일(無事安逸)을 기원하는 이를 두고 고개를 돌려 빠르게 공항 안으로 사라졌다.
얼마 후 비행기 일등석에 앉은 손나날은 그제야 안심했다.
‘이렇게 한다고 무사할 수는 없겠지?’
손나날은 결코 자신이 안전하지 않다는 것을 안다.
그건 자신의 모든 걸 빼앗은 놈들 속에 속해 있었고, 그들의 비인간성에 환멸을 느끼고 벗어났기 때문에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벗어날 수 없었고, 이젠 모든 것을 빼앗기고 다시 도망치고 있는 것이다.
“물론 그들의 손에서 벗어날 수 없겠지… 하, 하지만 결과는 같더라도 방법은 내가 선택해야 해.”
이렇게 복잡한 방법을 사용해 미국행 비행기에 오른 이유는 놈들에게 소소하게나마 복수와 함께 승부수를 만들기 위해서였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새 작품을 쓰기 전까지 제 습작을 판단해 주십시오. 여러분의 의견이 필요한 곳입니다. 추천도 추천이지만 꼭 느낌을 써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제 글에 향방이 걸렸거든요. 꾸~벅.
- 작가의말
새 작품을 시작했습니다.
제목은 ‘oneself’로 정했습니다.
이곳에 올려 반응을 보면서 수정한 후 마음에 들면 옮겨 등록할 생각입니다.
현대판타지 물이지만 SF적인 요소와 요즘 대세물의 추세를 첨가한 소설이 될 것이고, 차차 등장하는 것으로 할 생각입니다.
이번에는 지적, 호응이 좀 있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만 잘될지 모르겠습니다.제가 하기 나름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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