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히어로를 만들기 위한 일환으로 구상 중입니다.(수정)
'쉐도우 플래너'는 내린 글입니다. 지금은 제 습작을 올리는 공간이고, 파일럿 역할을 하는 공간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곳에 올라오는 글은 순전히 저의 창착물이고, 허구의 산물임을 이 자리를 빌려 밝힙니다.
챙챙, 챙! 콰쾅!
이미 오래전부터 들리기 시작한 이 소리에 산 정상의 호수를 찾던 동물은 찾아볼 수 없었다. 그리고 맑고, 투명했던 물은 한쪽부터 붉게 물들이더니 시간이 지남에 따라 더 넓게 펴져 호수의 한쪽을 온통 붉게 물들이고 있었다.
챙챙, 콰쾅 쾅!
그렇게 시끄럽던 소리가 온 산이 떠나갈 정도로 크게 들린 후 잠잠해졌다.
얼마나 지났을까.
소란으로 떠났던 동물들이 하나 둘 호숫가로 모여들었다.
그중에 믿기 어려울 정도로 큰 백호도 있었다.
킁킁!
백호는 킁킁거리며 냄새를 맡더니 호숫가의 동물들에게는 시선도 주지 않은 채 아무런 소리도 내지 않고, 최후의 소리가 들렸던 진원지로 향했다.
소리의 근원지로 향하는 백호는 얼마 지나지 않아 매끈하게 잘린 인간의 시체와 병장기를 발견했지만 죽은 것엔 관심도 없다는 듯 거들떠보지도 않은 채 계속 큰 소리가 들렸을 것으로 예상되는 방향으로 나아갔다.
중심에 접어들수록 칼에 잘린 인간의 시체가 많아졌고, 그 수가 너무 많아 백호가 가는 길을 방해했지만 묵묵히 나아갔다. 결국 백호의 발밑을 적시던 피가 신체의 절반을 붉게 적실 때까지 전진해서야 소리의 근원지에 도착했다.
백호는 시체가 수북이 쌓인 곳에 올라선 후에야 한 곳을 응시했다.
“크으음, 컥! …퉤!”
시체로 둘러싸인 곳엔 한 백발노인이 가부좌를 튼 채 앉아있었고, 가래 끓는 소리를 하더니 핏덩이를 뱉어내고 있었다.
어흥!
그 순간 짧게 포효한 백호는 쏜살같이 백발노인을 향해 치달렸다. 속도가 얼마나 빠른지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빨랐다.
극히 짧은 순간에 노인 앞에 도착한 백호는 바로 노인을 덮쳤다.
“아이쿠 이놈 백호야 그만.”
백호는 평소와 다르게 자신의 힘에 맥없이 쓰러진 백발노인의 몸 위에서 벗어난 다음 반가운 주인을 맞이하는 강아지처럼 꼬리를 흔들며 노인의 얼굴을 핥기 시작했다.
“어휴, 이놈!”
백호는 노인의 말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피가 덕지덕지 붙은 노인의 얼굴을 핥았다.
잠시 후 호랑이의 침이 묻어있지만 인자한 노인의 얼굴을 되찾았다.
“그러지 않아도 불안했는데 잘 왔다.”
“으르렁.”
백호는 주변의 시체를 보며 으르렁거리자.
“이미 죽은 놈들이니 신경 쓰지 말고 날 지켜 주겠느냐?”
“어흥!”
“고맙구나!”
백발노인은 백호를 쓰다듬으면서 짓는 표정은 왠지 쓸쓸해 보였다.
“중국의 무인 놈들이 뭣 때문에 내게 덤벼들었는지 알아내지 못했지만 다행이 내가 승리했단다. 하지만 나도 상태가 좋은 것은 아니란다. 아니, 곧 죽겠지! …간신히 한숨 돌렸지만 오늘을 넘기진 못할 것 같구나! 그동안 즐거웠다. 내가 죽으면 아마 내단만 남게 될 거다. 그러면 그것을 백호 네가 보관했다가 인정한 자에게 주렴.”
백호는 노인의 말을 아는지 모르는지 아무런 대답 없이 그저 백발노인의 손길을 만끽했다.
노인 고가람은 그런 백호를 신경 쓰지 않고, 쓰다듬던 손을 멈추곤 다시 가부좌를 틀며 지그시 눈을 감고 내공심법에 집중했다. 하지만 쉽게 집중할 수 없었다.
‘죽음이야 늘 준비해왔으니 상관없지만 하나뿐인 제자가 죽다니…’
평소 살생을 금하던 백발노인 고가람이 중국의 무인을 척살한 것은 전투 도중 알게 된 하나뿐인 제자의 죽음 때문이었다.
놈들은 전투 중에 제자의 죽음에 대해 알렸다.
고가람은 놈들이 말해준 이유를 알았지만 어릴 때부터 애지중지 키웠던 일들과 자랑스러웠던 기억, 자신보다 먼저 떠나보냈다는 상실감에 분노할 수밖에 없었다.
놈들이 노인 고가람의 제자를 먼저 죽이고, 그의 죽음을 결정적인 순간에 말해준 이유는 고가람이 막강한 것을 떠나 그저 쉽게 처리하기 위해서였다.
자주 사용하는 방법이었고, 자신들이 원한대로 제자의 죽음을 전해들은 노인은 분노에 이성을 잃었기에 승리를 자신했다. 하지만 고가람이 우화등선을 목전에 둘 정도로 고강한 존재라는 것을 알아보지 못했기에 죽이는 데는 실패했다. 아니, 결국 죽게 만들었으니 성공했지만 그 전에 모두 처참한 죽음을 맞이했기에 알지 못했다.
지금은 많이 진정됐지만 제자의 죽음 생각하자 다시 분노가 뜰 끓어오르는 것을 느낀 고가람은 목전에 두고 있던 우화등선의 아쉬움은 뒤로한 채, 제자의 죽음에 명복을 빌며 내공심법에 집중하여 분노와 우화등선에 대한 아쉬움 등 이제 곧 죽으면 필요 없어질 잡념을 떨쳐버리려 애썼다.
그가 내공심법으로 잡념을 떨쳐버리고 있을 때 생명의 불씨는 점점 희미해져 간당간당해졌다.
‘아직, 아직은 안 돼!’
사실 진즉 생명의 끊어져야 정상이었지만 자연의 기운을 자유자재(自由自在)로 다루는 경지에 올랐기에 박대한 자연의 기운을 끌어들여 죽음을 막고 있었다.
‘죽음을 막는 것도 잠시뿐 마지막 가는 길에 한을 남길 수는 없으니 어서….’
죽음을 앞둔 고가람은 자신이 마지막해야할 것을 은 장차 사문의 제자가 될 존재에게 힘을 주고 싶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의 내단을 사리처럼 남겨야 했고, 지식을 남겨야 했다. 뜻을 세우자 얼마 전 후화등선을 목전에 두고 깨달은 자신만의 고유의 힘과 보패의 필요성과 생성방법에 대한 깨달음이 떠올랐다.
보패는 신선의 무기로 우화등선하며 잃게 되는 내공과 선천지기를 자신의 고유의 힘에 맞게 변형해서 형상화한 무기였다.
고가람은 뜻밖의 죽음으로 우화등선할 기회를 잃었지만 보패를 만드는 원리를 알게 되었기에 심혼을 담아 소식을 전하는 주술을 이용해 자신의 지식을 담은 보패를 만들 생각을 해냈다.
보패의 이름을 심혼주라 짓고 심혼을 바탕으로 내단과 선천지기가 뭉쳐지며 심혼주를 만들어갔다.
얼마 후 심혼주가 고가람의 머리위에 생겨났다.
내공과 선천지기가 심혼주에 담길수록 그의 육체는 발끝부터 흩어져 사라졌지만 고가람은 흡족한 미소를 지으며 심혼주의 완성에 매진했다.
그때 고가람이 눈을 감은 순간부터 고가람의 곁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엎드리며 두 앞발을 포갠 후 머리를 올린 채 두 눈을 감고 있던 백호가 그때 눈을 큰 덩치를 세웠다.
고가람이 심혼주를 만들 때 가끔 고개를 들어 매번 다른 을 바라보다가 눈을 감던 때와는 달리 완전히 일어선 후 심혼주를 뚫어지게 바라봤다.
마침내 마지막 한 올의 선천지기까지 심혼주에 담은 고가람은 눈을 떠 백호를 바라보며 미안함을 담을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흩어지고 있었다.
- 백호야 부탁한다.
그의 염원이 하늘에 닫았을까?
이승을 떠나기 전 고가람의 혼이 형상을 이루더니 백호의 등을 정성스럽게 훑고 사라져갔다.
사라지는 고가람을 손길을 음미하는 것 같던 백호가 이내 고개를 치켜세웠다.
어~흥!
애절한 느낌의 표호를 길게 내뱉은 백호는 눈앞에 떠있는 심혼주의 주위를 한 바퀴 돌더니 덥석 물어 삼킨 후 그 자리를 떠나 유유히 사라져갔다.
새 작품을 쓰기 전까지 제 습작을 판단해 주십시오. 여러분의 의견이 필요한 곳입니다. 추천도 추천이지만 꼭 느낌을 써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제 글에 향방이 걸렸거든요. 꾸~벅.
- 작가의말
마블의 히어로는 다 만들어진 영웅입니다.
우리는 전설에 등장하는 영웅이 있지만 그것도 살리지 못하고 있음을 안타깝게 생각하다가 전설의 존재가 현대의 영웅에 어울리지 않는다면 현대에 어울리는 영웅을 만들자라는 취지에 부족하지만 한국형 영웅을 만들기로 했습니다.
1, 심혼주가 히어로의 능력에 부합하려면 어떤 능력을 가져야 할까요?
2, 한국형 히어로가 굳이 전설과 상관없어도 좋다는 저의 생각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3, 한국형 어벤져스를 만들려면 어떤 능력의 소유자여야 마블과 겹치지 않을까요? 또 우리 고유의 어떤 것을 사용해야 히어로와 어울리고, 히어로 같을까요?
3, 위에서 처럼 프롤로그를 쓴 다음에 시작할까요? 아니면 그냥 프롤로그 없이 현실에서 주인공이 얻는 순간터 시작하는 게 좋을까요?
등등 여러분의 의견이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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