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장인물 1(지젤 펠트로)와 관련된 내용입니다.
'쉐도우 플래너'는 내린 글입니다. 지금은 제 습작을 올리는 공간이고, 파일럿 역할을 하는 공간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곳에 올라오는 글은 순전히 저의 창착물이고, 허구의 산물임을 이 자리를 빌려 밝힙니다.
몇몇 군데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이 금속으로 이뤄진 방안 12명의 여인이 아무것도 입지 못한 채 모여 있었다.
그 중엔 지젤 펠트로도 있었다.
지젤은 몬스터가 출현한 3월 보름날에 빛에 휩싸인 채 끌려와서는 흥분하면 온몸에 비늘이 드러나는 6명의 남자와 6명의 여자들에게 색노로 붙잡혀있었다.
처음 끌려왔을 때를 제외하고는 삼사일에 한 번꼴로 능욕을 당하고 있지만 아직 잘 참고 있었다. 아니 어쩌면 길들여지고 있는 것인지도 몰랐다.
‘그 연놈들은 6개월이나 흘렀는데도 왜 아직 AIDS에 걸리지 않는 거지? 혹시 내가 AIDS에 걸리지 않았던 건가?’
지젤은 놈들에게 AIDS를 옮기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이유는 당연히 자신이 할 수 있는 최고의 복수였기 때문이다. 한데 자신은 물론 놈들도 AIDS에 걸린 것 같지 않았다.
요즘 그 때문에 정신적으로 몹시 지쳐 있는 지젤이었다.
그때 문이 스르르 열리며 은빛의 로봇이 들어왔다.
로봇은 청은색(靑銀色)으로 고급스러운 느낌이 들었지만 이족보행 인간형 로봇임에도 불구하고 다른 곳은 거의 비슷했는데 눈코는 물론 입도 없었다.
눈이 있어야 할 곳에 헤어밴드처럼 생긴 인식장치가 붙어 있는 기이한 로봇이었고, 이곳의 잡무를 담당하는 로봇이다.
“식사시간이다.”
로봇에선 기계적인 소리가 흘러나왔다.
달그락! 달그락!
로봇이 꺼내는 식기를 식탁에 옮긴 지젤과 그의 동료들은 말없이 로봇을 바라봤고, 로봇은 그녀들에게 일체의 관심을 두지 않고, 볼일을 마치자마자 문밖으로 사라졌다.
“하, 자 다들 듭시다.”
“그래 먹자고 먹어야 살지.”
“……! 흑.”
11명은 비록 간단한 인스턴트 같은 음식이지만 익숙한 듯 입으로 가져갔다. 다만 한 여인이 울음을 참는 듯했지만 삐져나오는 흐느낌을 막을 수는 없었는지 간혹 흐느낌이 터져 나왔다.
그래도 마지못해 음식을 입에 넣는 것에 모두 안도했다.
그녀들 모두 겪었던 일이기에 애써 모른척하며 식사에 열중하던 그때 흐느끼던 여인이 지젤에게 시선을 돌렸다.
시선을 느낀 지젤은 수잔이름을 가진 그녀를 마주보며 할 말을 찾지 못해 에둘러 물었다.
“왜? 맛이 없니?”
“지, 지젤 우리가 탈출할 수 있을까?”
‘하, 역시!’
새로 들어온 사람이 늘 묻던 말이었기에 대답은 이미 준비돼있었다.
“수잔! 네가 아무리 마지막에 들어왔다지만 탈출할 수 없는 것은 자신도 잘 알잖아. 그만 포기해. 그게 너에게도 좋아.”
“흑흑흑.”
지젤이 그렇게 말할 수밖에 없었다.
이곳은 몇 곳을 제외하고는 모두 금속으로 만들어졌고, 감시하는 것들이 인간이라면 몰라도 로봇이 곳곳을 지키고 있기 때문에 결코 탈출할 틈이 없는 곳이다.
탈출할 수도 없겠지만 이곳이 얼마나 넓은지 어디인지 아무것도 모르는 상황에 가면 또 어딜 간단 말인가.
현실에서 구경도 못해본 로봇도 그렇고, 흰빛에 휩싸여 끌려왔는데 또 다른 수단이 없다고 믿을 수는 없었다.
‘하, 저 문도 맘대로 넘을 수 없는 게 현실인데, 탈출은 불가능해.’
지젤은 자꾸 약해지는 자신을 애써 위로했다.
사실 그것 말고도 걱정은 많았다.
아직 수잔은 이곳에 온 지 얼마 안 돼서 모르지만 지금 남아 있는 12명이 전부는 아니었다.
처음 지젤이 끌려온 후부터 한 달에 세 명꼴로 새 동료가 생겼지만 12명을 넘은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수잔이 언제 이곳에 온지는 모르지만 수잔이 방에 도착하기 바로 직전에 한명이 불려나갔고 다시는 오지 않았던 것처럼 모두 그렇게 사라졌다.
지젤이 알기는 총 19명이 이곳에 왔지만 12명만 남았고, 이 방을 떠난 7명은 그 후로 한 번도 만나지 못했다.
더는 생각하고 싶지 않지만, 그 인간 같지 않은 연놈들이 돌려보내지 않았을 것으로 생각했다.
‘여기를 거쳐 간 사람들이 어떻게 됐는지는 모르지만, 우리보다 나은 상황은 아닐 거야, 적어도 수잔이 자연히 알게 될 때까지 말하지 말자.’
그때였다.
다시 열릴 것 같지 않던 문이 다시 스르르 열리며 로봇이 들어왔다.
“모두 나를 따라와라.”
“……?!”
할 말을 마친 로봇이 바로 나가자 의문에 휩싸였던 여인들은 로봇이 보이지 않는 것을 깨닫고, 서둘러 방을 나섰다.
가장 먼저 로봇을 따라 방을 나선 지젤은 지금의 상황을 이해하려 애썼다.
‘뭐지? 이런 적은 한 번도 없었는데.’
“지젤 무슨 일일까?”
“글쎄, 이런 적은 한 번도 없었지만 모두 같이 데려가는 것을 보니 걱정할 일은 아닌 것 같아.”
“그럴까?”
‘놈들이 우리가 필요한 이상 한꺼번에 바꿀 일은 없을 거야.’
물론 지젤도 불안했지만 여태까지 유지했던 방식을 버릴 만한 이유를 찾지 못했고, 그렇게 믿고 싶었다.
“그럴 거야 12명 아래로 줄어든 적은 한 번도 없었어.”
“그랬으면 좋겠다.”
“……”
그들이 도착한 곳은 지젤이 한번 와봤던 곳으로 첫날 심한 하혈을 치료하기 위해 들렀던 곳이다.
지젤과 그의 동료는 이유를 알 수 없지만, 그날 이후부터 몇 번을 이곳에 다녀가야 했다.
처음엔 불안했지만 몇 번 왕복하다 보니 두려움이 차차 사라졌다.
그리고 그날부터 비늘이 돋는 연놈을 만나지 못했다.
새 작품을 쓰기 전까지 제 습작을 판단해 주십시오. 여러분의 의견이 필요한 곳입니다. 추천도 추천이지만 꼭 느낌을 써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제 글에 향방이 걸렸거든요. 꾸~벅.
- 작가의말
이 부분은 중요한 부분이라 스포일러가 될 것 같아 올리지 않을 생각이었지만 재미있는 글을 위해서 조금 더 과격한 부분을 넣어야 할지 그냥 지젤의 첫날로 마무리해도 될지 몰라서 올려봅니다.
의견 기다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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