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침몰작전 - 3 (바닷속의 우주선)
'쉐도우 플래너'는 내린 글입니다. 지금은 제 습작을 올리는 공간이고, 파일럿 역할을 하는 공간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곳에 올라오는 글은 순전히 저의 창착물이고, 허구의 산물임을 이 자리를 빌려 밝힙니다.
에반이 노예의 인장이 보이지 않게 놈의 정수리에 인장을 새긴 후 미리 준비한 팔찌를 시계를 차지 않는 오른쪽 손목에 채웠다.
영삼의 손목에 채운 팔찌는 포링이 만든 통신, 보호, 전이를 위한 개목걸이였다.
영운은 그 모습을 끝까지 지켜보다가 놈의 안정을 위해 힐을 한 방 날린 후 청와대를 조용히 빠져나왔다.
텔레포트로 빠져나올 수도 있지만, 은근히 재미도 있었기 때문에 스릴을 느끼며 경호원 틈을 유유히 빠져나와 던전으로 향했다.
* * *
영운과 가신들은 영삼을 노예로 만든 다음 날 새벽같이 일어나 어디론가 이동하고 있었다.
서둘러 떠났기에 느긋했고, 버스에서 내린 곳은 강원도에 있는 묵호항이었다.
“와 바다다!”
“아지즈가 아주 좋아하네요.”
“예, 마스터 아주 좋아요. 호호호.”
“마스터 제가 표를 끊어오겠습니다.”
“방법은 대충 아시니 해보세요. 그럼 현금도 필요하겠죠? 여기 있습니다.”
“오, 이렇게나 많이 감사합니다.”
다른 가신이 에반에게 주는 돈을 유심히 바라보기에 일본에서 가져온 한화와 달러를 한 묶음씩 주고, 근처 만물상에서 지갑을 사줬다.
묵호항은 한산했기 때문에 표를 끊는 것은 순조롭게 진행됐다.
오전 8:30분이 되어 여객선에 탑승해 울릉도로 출발했다.
이들이 독도가 아니고, 울릉도에 온 것은 독도에 내릴 인원도 적고, 들어가는 인원과 나오는 인원이 같아야 하는데 자신들은 할 일이 따로 있기에 귀찮아 질 소지가 많아서 울릉도에서 직접 날아갈 생각이었다.
“거리가 161km 고, 2시간 30분이 걸린답니다.”
“그래요?”
“예, 마스터 시장한 데 뭐라도 먹을까요?”
“하하하, 여행엔 먹는 게 최고죠. 아지즈가 미리 준비한 게 있나 본 데 꺼내세요.”
“호호호, 짜잔 준비한 게 별로 없지만 드셔 보세요. 마스터.”
“감사히 잘 먹겠습니다. 다들 듭시다.”
“예, 마스터.”
아지즈가 소풍이라도 나온 것처럼 무척 좋아했고, 다른 가신도 여행이라 생각했는지 들떠 있었다. 물론 영운도 오랜만의 운치(韻致)에 젖어들었다.
각자 자유롭게 선상을 배외하거나, 휴식하며 경치를 구경했고, 망망대해를 건너는 2시간 30분 동안 너무도 평온한 한때를 보냈다.
영운도 20년 만의 소요산 여행을 비와 벼락으로 망쳤으나 이번 여행이 그 깊이가 달랐다.
바다가 영운을 많이 위로해줬던 것이다.
‘나름으로 배여행도 좋은데… 나중에 요트라도 하나 마련해서 낚시나 해볼까?’
거의 50년을 살았지만 낚시 한 번 해보지 못했기 때문에 약간의 자격지심과 아쉬움, 부러움이 가슴 한자리에 남아 있었다.
[잠시 후 울릉도에 도착합니다. 내리실 손님은…]
“드디어 도착했군요. 준비합시다.”
“예, 마스터.”
영운과 가신은 울릉도에 내려서 본래목적을 잊은 듯 울릉도를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둘러봤다. 아지즈는 촬영에 흥미를 붙였는지 전에 사준 DV캠코더를 가지고 경치를 화면에 담았다.
슬슬 시간이 다가오자 울릉도의 한 식당에서 회와 탕, 구이 등을 먹고, 밥까지 시켜 든든히 배를 채웠다.
일행은 배를 채운 다음 요즘 맛을 들인 커피로 입가심을 한 후에 해가 어둑해질 무렵 식당을 나섰다.
식당을 나선 후 뿔뿔이 흩어졌다가 낮에 미리 정해놓은 한적한 곳으로 무명마법을 시전한 체 모여들었다.
“다 모였습니다. 마스터.”
“예, 모두 모였으니 이동합시다.”
영운이 먼저 플라이를 시전한 체 떠오르자 에반이 급히 대답하며 떠올랐다.
“예, 마스터. 출발.”
가신과 영운은 투명마법을 유지한 체 플라이로 떠오르기 무섭게 동쪽으로 날아갔다.
울릉도와 독도의 거리는 87.4Km로 시속 70~112km로 날 수 있는 플라이를 평균 100km로 날아서 40여 분 만에 독도에 도착했다.
인터넷 조사를 보니 독도의 면적은 187,555m²이지만 실제로 컸다고 한다.
오랜 세워 파도와 바람에 깎이면서 그 규모가 작아져 지금에 이르렀지만, 원래는 하부 지름이 30km나 되는 거대한 화산섬이고, 해저와의 차이가 2,000m(수심)나 되는 상당히 깊은 곳에 있는 지름 30km의 큰 섬이다.
막상 도착한 독도는 무척 작은 섬이었다.
“정말 겉으로는 상당히 작은 섬이군요.”
“예, 인터넷의 자료를 보셔서 알겠지만 섬의 크기보단 영토의 확장에 의미가 큰 섬입니다. 높이서 바라보니 지름이 30km라는 말이 저걸 말하는 모양입니다.”
“예, 자세한 사실을 알고 보니 확실히 물의 색으로 확연히 구분되는군요.”
“그러게 말입니다. 자,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물 위로 나온 독도를 수면 2m 아래로 가라앉지는 겁니다. 그리고 때가 되면 울릉도에서 12해리 그리니까 22km 안쪽부터 독도까지 연결된 징검다리 섬을 같이 융기시켜야 합니다.”
“알고 있습니다만 참 귀찮은 일이군요.”
“흐흐흐, 어쩌겠습니까. 들어내 놓고 협박할 수는 없잖습니까?!”
“제가 괜히 쓸데없는 얘기를 했군요. 죄송합니다.”
“아닙니다. 고대와 달리 지금은 제가 나서는 순간 세계의 모든 권력자를 상대해야 해서 아주 귀찮습니다. 차차 적응해서 우리만의 세력을 만들거나 방법을 터득해야지요. 으흠, 어쨌든 포링을 꺼내려면 더 가야 하니 그만 쉬고 바로 떠납시다.”
“예, 마스터.”
포링은 영운이 가져온 정보를 통해서 보편적으로 한 나라의 영해는 12해리(22km)라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독도를 가라앉히는 것은 좋은 생각이지만 융기시키면 다시금 문제가 될 거란 사실을 알고, 울릉도와 독도의 직선거리가 87.4Km라 울릉도의 12해리(22km)를 빼도 65.4km가 부족하다.
새로 융기하게 될 독도가 거의 30km의 크기지만 대충 기존의 위치에서 보면 10km가 줄어드는 것뿐이니 55.4km가 부족하게 된다.
그래서 울릉도의 12해리 안쪽에 섬을 하나 만들고, 다시 그 섬에서 12해리 안에 하나 더 만들기로 계획을 세웠다.
대한민국은 잠시 독도를 잃겠지만, 시간이 흐르면 거대한 새로운 독도와 두 개의 섬을 더 얻게 될 것이다. 그래서 오키제도를 시작으로 대마도뿐만 아니라 일본에 속했던 12해 밖의 모든 섬을 가라앉히면서 얻게 될 흙을 아공간에 담기로 했다.
마침내 포링이 계획한 지점에 도착했다.
“포링에게 받은 장치가 정확하다면 이곳이 맞습니다. 고도 2km로 상승합시다. 그리고 아지즈와 페릭은 촬영을 위해 물러나세요.”
“예. 준비되시면 신호를 주십시오. 아지즈 가지.”
“네, 가요.”
포링은 여러 가지 조건을 참고해서 우주선을 꺼낼 장소를 독도와 일분의 중간에서 제일 깊은 곳으로 정한 후 고도 2km로 올라가 꺼낼 것을 주문했다.
물론 완벽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영운이 구해오는 정보가 부실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고, 포링도 나름대로 최선이었다.
고도가 높아질수록 점점 추워졌지만 초인에게는 그저 쌀쌀한 가을 날씨 정도라 금방 고도 2km에 도착했다.
“자, 아지즈와 페릭에게 신호를 보낸 후에 바로 꺼냅시다.”
“신호는 제가 보냈습니다. 마스터 바로 시작하시지요.”
“예, 잘하셨어요, 엑스 자, 갑니다.”
영운은 아공간을 열고, 머릿속에 떠오르는 우주선을 선택한 후 꺼낼 위치를 바라보며 의지를 발현했다.
영운의 의지가 발현되자 전장 9Km, 전고 1.5Km, 전폭 3Km나 되는 포링은 순식간에 등장하며 순간 아래로 쑥 꺼졌다.
눈에 보이는 수평선을 보며 꺼냈지만, 워낙 커서 눈앞이 갑자기 어두컴컴해질 정도였다.
생각보다 잘 꺼냈지만, 중력의 적용으로 수면충격을 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곧 반 중력 장치가 작동했는지 주춤하면서 처음 수면에 충격을 준 것보다 조용히 아래로 숨어들었다.
다만, 우주선이 조용히 수면 아래로 숨어든 것과 달리 여파는 장난이 아니었다.
커다란 덩치가 수면에 충돌하는 순간 높이는 낮았지만, 부피에 의해 거의 100m쯤 돼 보이는 거대한 해일이 발생했고, 미리 준비한 ‘해리 하트’, ‘가젤 엘로트’, ‘릴리 M’, ‘로레타 린치’이렇게 네 명의 정령사가 최상급 물의 정령 엘레스트라를 소환해서 한국과 일본 쪽으로 향하는 해일을 최대한 낮추고 있었다.
특히 독도와 울릉도 방향은 신경 써서 최대한 낮췄다.
각자 맡은 바 임무에 온 힘을 기울이는 사이 포링을 꺼낸 영운은 팔찌를 통해 포링과 통신을 시도했다.
“포링 들리는가?”
- 예, 마스터 통신 이상 없습니다. 전이하시겠습니까?
“전이? 잠시만 기다려줘.”
- 예.
“엑스 저는 포링으로 이동하겠습니다.”
“예, 마스터.”
“엑스와 샤오, 벨라는 독도에 가셔서 독도에 남아 있는 이들을 안전히 대피시키시고, 마지막으로 울릉도에 가셔서 해리가 해일의 피해를 줄이는 동안 해리를 지키며 만일을 대비하세요.”
“예, 마스터.”
“해리 부탁해요. 상황이 좋지 못하면 해일을 낮추려하지 말고, 빗겨가게 하세요. 그리고 조심해서 다녀오세요.”
“예, 마스터. 걱정하지 마십시오.”
“그럴게요. 통신은 포링이 나눠준 팔찌로 하겠습니다. 어서 떠나세요.”
“다녀오겠습니다.”
네 명의 가신이 떠나는 것을 본 후 에반에게 팔찌로 통신을 보냈다.
“에반 전 포링으로 전이할 겁니다. 영삼이에게 연락해서 당장 시간을 따로 내라고 하세요. 그러면 포링이 따로 확인하고, 데려오겠습니다. 노예가 전이해오면 계획한 대로 해일과 독도의 침몰을 보여주고, 실상을 깨닫게끔 해서 미리 조치를 취하하는 것으로 하겠습니다.”
- 예, 마스터의 계획대로 하겠습니다. 놈이 아무리 대통령이고, 노련한 정치인이지만 저희를 능력을 본다면 쉽게 굴복하고, 자발적으로 따르게 될 것입니다.
“하하하,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어쨌든, 놈의 놀란 얼굴이 기대되네요. 포링이 완벽히 수중으로 숨으면 이후에 놈이 도착할 테니 촬영은 아지즈에게 맡기시고 가신들을 챙겨주세요. 나머지는 제가 보고 있다고 따로 지시하겠습니다.”
“알겠습니다.”
“포링 혹시 들었어?”
- 예, 이제부터 마스터를 24시간 보호하게 됐으니 언제든 명령만 내리십시오.
“뭐?”
- 마스터를 보호하는 것이 저의 존재의 의의입니다. 마스터.
“끙.”
‘뭐야? 내가 통신을 개방해서 들은 게 아니라 나 이제 감시당하게 된 거야?’
영운은 24시간을 돌본다는 말이 보호도 되지만 감시라고 생각했다.
그렇다고 존재의 의의까지 들고 나서는데 반대할 수도 없다는 걸 알았다.
약간은 께름칙했지만, 단념해야했다. 그리고 자신에게 속한 이가 하나 더 생겼다는 것도 깨달았다.
‘감시는 보호 때문에라도 감수해야겠지? 한데 가신들도 부담스러운데 또 한 명이 나만을 바라보게 됐군! …휴, 잘해야 할 텐데 어찌 자신이 없네!’
“응, 알았어! 고, 고마워. 이제 전이해줘.”
- 예, 마스터 3, 2, 1 전이합니다.
영운은 전이로 조종실에 도착한 순간 포링은 완전히 수중에 잠겼다.
조종실의 넓은 화면엔 바다 한복판이 실제처럼 그대로 보였다.
“와, 아공간에선 몰랐는데 나름으로 경치가 볼만한데?”
- 감사합니다. 노예 1호 전이준비를 마쳤습니다.
“그래? 어서 전이해.”
- 노예 1호 전이합니다. 3, 2, 1 전이했습니다.
가신들은 투명마법을 걸고 있지만 포링의 화면에 실루엣(Silhouette)을 라인으로 처리된 체 표시되 있었고, 각 실루엣에 풍선말로 각자의 이름이 보였다.
에반도 마찬가지였다.
포링의 카운트가 끝나자 노예인 영삼이가 에반의 실루엣 근처로 전이해왔다.
노예가 된 영삼이는 전이로 도착하자마자 전이로 인한 메스꺼움에다가 갑자기 바닥이 훅하고 꺼지는 느낌에 식겁해서 소리를 질렀고, 실제로 아래로 떨어지는 영삼을 에반이 뒷덜미를 잡아 들어 올리면서 영삼의 우스꽝스러운 모습은 끝을 맺었다.
마침 멀리서 촬영했기 때문에 해일은 노예가 도착한 후 들이닥쳤다.
영삼은 얼굴이 새하얘질 정도로 질린 체 거의 100m높이의 해일이 자신의 발밑으로 지나가는 것을 봐야했고, 이후 독도의 침몰을 지켜봐야 했다. 그리고 몇 가지 명을 받고 다시 자신이 전이하기 전에 있던 곳으로 보내졌다.
새 작품을 쓰기 전까지 제 습작을 판단해 주십시오. 여러분의 의견이 필요한 곳입니다. 추천도 추천이지만 꼭 느낌을 써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제 글에 향방이 걸렸거든요. 꾸~벅.
Comment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