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마련 (소소한 보복) - 2
'쉐도우 플래너'는 내린 글입니다. 지금은 제 습작을 올리는 공간이고, 파일럿 역할을 하는 공간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곳에 올라오는 글은 순전히 저의 창착물이고, 허구의 산물임을 이 자리를 빌려 밝힙니다.
영운은 비행기에서 생각한 대로 안전한 위치를 찾아 돌아다녔다.
일본 놈들이 결코 영운보다 뛰어난 것은 아니다.
한데도 안전한 장소를 찾는 것은 마법 때문이다. 비록 아무도 마법사용에 대해 모르고, 흔적을 남겨도 결과는 미해결문제로 남겠지만 영운은 자신의 첫 공식데뷔를 완벽하게 치르고 싶었다.
또 일본 놈들이 일제강점기나 독도, 위안부 문제를 보면 알겠지만 상식이 통하지 않고, 나름대로 아주 집요한 구석이 있는 놈들이라 조금 더 신경을 쓰게 됐고, 나름 연습으로 생각해 과한면도 있었다.
그렇게 해서 영운은 들어갈 때는 몰라도 빠져나올 때는 텔레포트로 쉽고, 안전하게 빠져나올 계획을 세웠다.
솔직히 레어를 들어갈 때와 나올 때 텔레포트로 뜻하지 않은 고통을 겪었지만, 사전에 설치해서 테스트까지 할 생각이다.
마침 멀지 않은 곳에서 사람의 왕복이 허용되지 않는 안전한 장소를 찾았다.
‘드디어 찾았군! 역시 마법은 참 대단해… 물론 마법을 익힌 나도.’
아마 플라이 마법이 없었다면 찾지 못했을 거다.
이번 일을 통해 자부심이 생겼다.
영운이 누군가.
모르면 몰라도 자신이 세상에 유일무이(唯一無二)한 마법사 아닌가.
잠시 자기도취에 빠졌지만, 곧 마법을 얻은 대가로 가족을 잃었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뻥 뚫린 것 같이 공허해졌다.
그나마 과거에 있을 가족을 이미 확인해서 조금 덜했지만, 아직 완전히 털어버리기엔 시간이 부족했다.
‘휴, 언제쯤 마음의 평안을 얻을 수 있을까?’
아직 영운은 감정의 기복이 심했다.
‘하, 하던 일이나 하자.’
복잡한 심사를 잠재운 채 안전한 장소의 환상마법을 펼친 다음 텔레포트 좌표를 얻고, 텔레포트대응마법진이 새겨진 아티팩트를 꺼내 바닥에 내려놓으며 생각했다.
텔레포트는 좌표만 있으면 마나를 소모한 만큼 거리를 이동할 수 있지만, 좌표의 안전을 활보할 수는 없다.
텔레포트 한 좌표에 이물질이 있다면 생명에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그래서 대게 설치된 텔레포트 마법진을 이용하고, 이 마법진들은 안전을 위해 텔레포트로 이동해오는 존재를 위해 대응하는 순간 텔레포트 공간을 강제로 밀어내 비우는 기능이 있다.
‘직접 텔레포트하지 못하는 것은 아쉽지만 시간도 없고, 아직 완벽하지 않은 실력에 직접 텔레포트대응마법진을 설치하기는 어려우니 어쩔 수 없잖아… 앞으로 더 노력하면 되겠지.’
수련과 연습을 등한시하지 말자고 다짐하며 다른 한적한 곳으로 이동해 좀 전에 설치한 텔레포트 마법진이 있는 좌표로 이동했다.
걱정했던 것과 달리 고통 없이 안전하게 도착했다.
‘역시 고통이 없어. 그럼 레어를 나올 때 겪었던 고통은 텔레포트가 아닌 다른 게 문제였던 건가?’
레어를 나온 후 다시는 들어가지 않기로 했지만, 텔레포트가 이상이 없음을 알았으니 생각을 조금 수정했다. 다만, 7서클이 넘기 전에는 레어에 갈 생각은 없었다.
그리고 혹시 나중에 필요할지도 몰라 일본의 안전좌표를 따로 기억에 남겼다.
좌표를 기억한 영운은 아직 날이 밝는대도 불구하고 은행으로 들어갔다. 투명마법을 걸었지만 아주 조심해서 신중히 움직였다.
서서히 자신감이 붙은 영운은 대범해져서 이곳저곳을 찾아봤지만 어디에서도 은행창구 같은 것을 보지 못했다.
‘은행이 맞아?’
사실 한국은행 등 나라의 중앙은행은 일반인을 상대하지 않고, 은행을 상대로 했기에 영운이 아는 일반적인 은행과 달랐다.
그러니 영운이 찾는 창구는 찾을 수가 없는 게 당연했지만 영운은 아직 몰랐다.
낡고, 오래된 건물만 은행으로 알았지만 한참을 헤맨 끝에 옆의 고층빌딩도 낡은 은행과 연결된 은행의 일부임을 알고, 고층빌딩까지 찾은 본 후에야 문제점을 발견했다.
‘국가은행이라 일반창구도 창구용 금고도 없다니 어떡하지… 다른 건 몰라도 분명히 지하에 있을 텐데 어딘지 알고 일일이 찾으러 다니나?’
돌로 지은 예전 건물은 그리 넓지 않지만 새로 지은 빌딩도 그렇고 너무 넓었고, 닫힌 문도 많아서 금고를 찾기는 어려웠다.
궁하면 통한다고 마침 아공간반지에 정령이 봉인된 반지가 떠올랐다.
‘정령이라도 불러서 부탁해볼까?’
생소한 경험이라 겁이 났지만, 화장실을 찾아 들어간 후 기억을 떠올려 실프가 봉인된 아티팩트를 찾아 아공간에서 꺼냈다.
남들에게 보이지는 않지만 영운은 일곱 개의 아공간반지를 끼고 있었기에 하나 남은 약지에 정령반지를 끼우고, 정령을 조용히 불렀다.
“…실프 들리면 나와 줄래?”
“…….”
아무런 이펙트가 없이 나타난 정령은 반지에서 나와 주변을 두리번거리더니 영웅은 빤히 보고, 온통 궁금증으로 가득한 표정 행동 눈빛을 띠었다.
전승의 기억에서 본 실프는 맞았다.
다시 작은 소리로 물었다.
“실프 맞니?”
“……?!” 끄덕끄덕.
“듣던 대로 말은 못하는구나!”
“…말?”
영운을 질문에 실프는 대답했고 영운도 대답을 한 정령도 놀랐다.
“헉! 최, 하급정령은 말을 못한다고 했는데?”
“……헉!?”
전승의 기억 어디에도 실프가 어떤 수단으로든 대화할 수 있었다는 내용은 없었고, 영운은 놀라 실프를 쳐다봤는데 화장실 밖에서 문이 열리며 누가 들어왔다.
영운은 손으로 입을 가린 체 말없이 실프를 살폈고, 실프도 영운을 쳐다보며 계속 고개를 갸웃 둥했다.
‘텔레포트 마법진도 그러더니 영롱이와 실프도 그러네? …혹시 너무 오래 봉인돼 있었던 게 원인일까?’
그러고 보니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문제가 없는 건 아니지만 당장은 진화한 것 외에는 별다른 이상은 없어 보였고, 순진하게 쳐다보는 실프가 귀엽게만 보였다.
“잘은 모르지만 실프가 말을 할 수 있는 게 너무 오랫동안 봉인돼 있어서 그런 가봐”
“…아!”
실프는 이제 말을 할 수 있지만, 가만히 영운은 얘기를 들고, 놀랄 뿐이었다.
생각하는 것과 말하는 것은 달랐기 때문이지만 서로 인식하지 못했다.
“내가 부탁 하나 있는데 서로 부탁 하나씩 들어주기 할까?”
“…응!” 끄덕끄덕.
대답과 동시에 마구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따라와 줘.”
“…응!” 끄덕끄덕.
실프를 데리고 밖으로 나온 영운은 자신이 원하는 건물을 가리키며 지하부터 옥상까지 금이 많은 곳을 알아봐 달라고 했다.
실프는 승낙과 동시에 사라졌고, 순식간에 다시 나타났다.
영운은 반지가 빨아들이는 마나를 빼앗기며 놀란 사이에 돌아온 실프를 보고 다시 물었다.
“왜 벌써 왔어?”
“찾았어. 저기 저, 건물 지하에 금이 이만큼 있어.”
실프는 영운과 대화를 통해 알게 된 단어와 행동을 통해 알려왔다.
“정말!”
“응!” 끄덕끄덕.
생각할 것도 없이 투명 마법을 다시 걸고, 은행으로 향했고, 실프는 무명 마법에도 불구하고 잘 따라왔다.
영운은 마침내 실프가 말한 금이 저장된 금고를 찾았다.
영화에서 본 것은 많아서 부유 마법으로 바닥에서 뜬 체 아직 닫히지 않은 금고로 진입했다.
‘와우, 찾았다. 실프 들리니?’
혹시나 하고 생각을 전달했지만, 계약관계가 아니라 그것까지는 무리였다.
아주 작은 소리로
“아직 가져가기는 무린 것 같아. 아마 무게를 인식하는 감지기가 있을 것 같으니 금고문이 잠기고, 놈들이 다 퇴근할 때까지 기다리자. 혹시 이만한 크기의 종이 뭉치가 있는 데를 찾아줄래?”
실프는 신나서 고개만 끄덕이고 사라졌다.
잠시 후 나타난 실프를 따라 이동한 곳엔 뉴스에서나 볼 수 있는 신권 엔화 뭉치가 팔레트(pallet) 위에 가득했고, 구권과 달러가 다른 공간에 가득했다.
“고마워 수고했어! 부탁할 게 있으면 말해.”
“정령계로 보내줘.”
“…가고 싶어.”
“응!” 끄덕끄덕.
“그래, 당연히 가보고 싶었겠지 알았어. 이곳에서 나가면 봉인을 해제해줄게. 잠시만 기다려줘.”
“헤헤, 응!”
이제 실프의 감정을 누구보다 잘 이해할 수 있게 된 영운이라 선택은 아주 쉬웠고, 그 점이 실프를 기쁘게 했다.
기분이 상당히 좋은지 영운의 주위를 맴돌았다.
살랑거리는 바람이 시원하고, 상쾌했다.
그렇게 둘은 밤이 깊어지길 기다리다가 주위가 조용해졌을 때 눈에 띄는 신권을 제외한 모든 종이돈과 서류를 가리지 않고, 오른쪽 새끼손가락의 아공간반지에 넣었다.
순식간에 지폐류를 해치운 영운은 금이 보관된 금고에서 얻은 좌표로 텔레포트 했다.
감지기가 없지는 않을 텐데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하지만 영운은 눈에 띄는 금을 한 번에 아공간에 담고, 텔레포트를 사용해 안전좌표로 이동했다.
그 순간 일본 중앙은행 본점은 조용했지만, 내부적으로 아주 난리가 났다.
훈련은 잘됐는지 3분도 되지 않아 금고에 도착해 금고를 열고 안으로 들어섰지만, 금고에 있어야 할 금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설마! 하는 심정으로 다른 곳을 살펴본 결과 엔화 신권을 제외한 모든 지폐와 무기명채권은 깡그리 사라진 다음이었다.
뭔가 대책을 세워야 했지만 아무런 정보도 얻을 수 없기에 모두 망연자실했다.
일본은 행이 난리가 난 그 시간.
영운은 그러든지 말든지 안전한 위치에 도착한 후 투명 마법을 유지한 체 온통 밝아진 일본은행을 바라보며 웃음 짓고 있었다.
‘흐흐흐, 이제 조금 시원하네! 언젠가 여유가 되면 다시 올게.’
영운은 플라이로 공중에 뜬 체 멀리 아주 멀리 가능한 곳까지 간 다음 땅에 내려섰다.
내려선 후 주변을 확인한 후에 투명 마법을 해제하자 긴장에 해소되며 온몸에 전율이 흘렀다.
“휴우, 아주 찌릿찌릿한데. 이러다 중독되는 거 아닐까?”
흥분에 들떠 있을 때 실프가 뽀로통한 얼굴로 옆구리를 쿡쿡 찔렀다.
이유를 알고 있는 영운은 얼른 대답해 어르고 달랬다.
“미안해하지만 잠시 더 기다려줄래?”
“……?”
“저 그게 내가 수준이 낮아서 주문도 찾아봐야 하고, 마나도 없으니 심법으로 채워야 하거든 그러니 조금만 더 기다려줘.”
“아! 알았어.”
안전한 위치에 내려섰기 때문에 주저앉아 바로 심법으로 마나를 채웠다.
레어보단 속도가 아주 느렸지만 마나가 차올랐다. 하지만 실프가 눈치를 줘서 아공간에서 마나석을 꺼낸 후 심법을 해야만 했다.
‘확실히 현실은 마나가 적으니 앞으로 마나석을 이용해야겠네! 한데 헤즐링이 사용하기도 적은 게 아닐까? 아직은 깨어날 기미가 없는 것 같지만 마나석을 구할 방법도 생각해야겠어.’
생각을 접고 실프가 원하는 봉인해제 주문을 찾아 복기했다.
익숙하지도 않고, 현실이라 더 느린 마나심법을 마친 영운은 정령봉인해제주문을 시전해 실프를 해방시켜줬다.
‘흠, 정령을 풀어준 반지는 팔아도 되겠는데. 정 염려가 되면 분해해서 사용하면 되겠지.’
정령을 봉인했던 반지는 마법진을 해제했지만 고풍스러운 반지 그대로였기 때문에 아까운 생각에 나중에 필요하다면 팔거나 분해하기로 했다.
실프가 마치 두 볼이 빨개진 것처럼 영운의 주위를 돌며 아주 기뻐했다.
“풀어줘서 고마워.”
“아니야 얼마나 봉인돼있었는지 모르지만 무척 오래된 것 같거든… 어서 돌아가.”
“응! …혹시 나랑 계약할래?”
실프가 몹시 아시운지 뜻밖에 권유를 해왔다.
“계약? 그건 정령력이 필요한 거 아니었어?”
“드래곤의 마나는 조금 달라서 가능해. 그리고 그거 말고도 가능할 것 같기도 하고…”
“그래? …음, 좋아!”
전승의 기억에서 찾은 계약어를 기억해내고 영운이 외쳤다.
“나 임영운은 정령신이 정한 율법에 따라 실프와 공생의 계약을 원한다.”
“임영운과의 공생계약을 허락한다.”
“우리는 한 명이 생명이 다할 때까지 함께할 것을 정령신의 이름 앞에 다짐한다.”*2
둘은 한목소리로 다짐함으로써 영혼의 계약이 성립되었고, 서로 생각을 나눌 수 있게 되었다.
- 이제 나 돌아갈래.
- 오, 드래곤 로드와 대화할 때와 조금 다르지만 어렵진 않네! …알았으니 실프 어서 돌아가 필요하면 부를게.
- 응! 다시 봐 안녕.
실프는 안녕이라 말하고, 사라졌다.
또 허전했다.
“영롱아 이제 나와도 돼.”
“캬~옹.” - 답답해. 킁킁 나빠.
그림자에서 튀어나와 바로 안기더니 불만을 토로했다.
그리고 계속 킁킁거렸다.
“코 막혔니? 아닌가?”
“킁킁.”
“공기 때문인가 보구나! 밖에 나와서 살려면 할 수 없어. 숲이라면 몰라도 어디든 비슷하거든 어쨌든 이제 그림자에 들어갈 일은 거의 거야 걱정하지 마.”
“캬~옹.” - 알았어. 킁킁, 답답해.
영운은 말을 마치자마자 나리타공항으로 향했다.
그리고 얼마 후 전에 했던 것처럼 몰래 탑승한 체 입국 길에 올랐다.
새 작품을 쓰기 전까지 제 습작을 판단해 주십시오. 여러분의 의견이 필요한 곳입니다. 추천도 추천이지만 꼭 느낌을 써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제 글에 향방이 걸렸거든요. 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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