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토블레파스의 던전
“뭐야?!”
남자가 충격을 받으며 외쳤다.
“나한테 존재감을 남기려면 아까의 검은 갑옷인 마시스정도는 되라! 잔챙이!”
나는 남자에게 손가락질을 하며 말했다.
“크읏! 두고봐! 반드시 너를 이겨서 내 존재감을 똑똑히 기억하게 해 줄 거야!”
남자는 소리치고는 떠났다.
“크하하하! 나중에 두고 보자는 녀석치고는 제대로 된 놈은 없는 법이지.”
“바바바에게 말한 너처럼 말이지.”
잉여정령 중에 하나가 말했다.
“시끄러워.”
나는 잉여정령에게만 들리도록 말했다.
“어찌되었든 나중에 보자고 싸우는 거 기대하고 있어. 산미아.”
흐흐흐. 기대되지. 실력은 내가 위니까. 저 미소녀 전사와 싸우면서 ‘사고’로 인해 이것저것 으흐흐.
“예.”
산미아가 대답했다.
그런데 아시스는 어디에 있는 거지?
나는 다시 주변을 둘러보았다.
아까 전만해도 투신과 함께 경기를 관람하는 것을 보아서 여기까지 왔는데. 아시스 대신에 엉뚱한 사람만 있고. 참나, 어떡하지. 잉여정령들을 풀어서라도 찾아볼까?
“하하하님.”
마침 아시스를 만났다.
여전히 깨끗한 은발, 단정한 이목구비, 기품 있는 몸가짐을 지닌 채였다.
“오, 아시스. 찾고 있었어.”
나는 아시스를 반갑게 맞이하며 말했다.
“너 싸움을 봤어. 훌륭하던데.”
솔직히 말하면 단번에 상대를 쓰러뜨려서 뭐가 뭔지는 몰랐지만.
“저도 하하하님의 싸움을 봤어요. 훌륭한 싸움이었어요.”
“좀 필사적인 싸움이긴 했지.”
정말 하마터면 질 뻔했던 싸움이긴 했다. 졌다면 엄청 쪽 팔렸겠지.
“자, 아시스 이제 나와 너의 레벨 차이를 알겠지?”
“예.”
아시스가 순순히 대답했다.
아까 주제도 모르는 이름 모를 남자보다는 좋은 태도다.
“좋아, 그러면 나와 함께 던전에 같이 가서 수련할까?”
나는 아시스에게 다시 제안을 하였다.
“좋아요.”
좋았어!!!
“단 둘이다! A급 던전! 그것도 이틀 뒤에! 모험자 길드에서 만나는 거야!”
“알겠어요.”
아시스가 선선히 대답했다.
“그럼 나는 준비를 위해서 먼저 가볼게!”
나는 그 말을 하고 아시스한테 떠났다.
‘쾅!’
나는 발로 문을 차고 수련장으로 들어왔다. 할아범은 이런 일은 익숙한지 슬쩍 나를 보더니 다시 뭔가를 적고 있었다.
“뭐를 하고 있는 거야 할아범?”
나는 할아범을 보고 물었다.
“책을 쓰고 있다. 내 지금까지의 경험에 관한 책.”
“그런데 그걸 왜 갑자기 써?”
“잊었냐 애송이!!! 너가 아시스 가르친다고 나의 경험의 정수를 담아서 달라고 했잖아!!!”
할아범이 소리질렀다.
“뭐야? 할아범 착실히 도와주고 있네.”
“너한테는 빚이 있으니까.”
할아범이 중얼거렸다.
“잘 안 들려~ 할아범! 더 크게! 더 크게 말해줘!”
나는 할아범을 약 올리며 소리쳤다.
“시끄럽다 애송이!”
할아범이 호통을 쳤다.
“아하하하!”
나는 할아범의 호통에 웃었다.
“그보다 할아범. 물어볼게 있어.”
나는 웃음을 그치고 말했다.
“뭐냐?”
할아범이 나를 보며 물었다.
“이건 정말 할아범이 결혼을 해서 묻는 건데. 무슨 연애를 했기에 결혼까지 한 거야?”
“그건 왜 갑자기 묻는 거냐?”
“정말 할아범이 결혼까지 했다는 게 정말 신기하고 진귀해서 말이지. 내 호기심을 건드렸단 말이야.”
“후우~.”
내 말에 할아범은 깊게 한숨을 쉬었다.
“알았다. 말해주지. 친구의 소개로 아내를 만나서 몇 번 애기하고, 같이 다니다가 사이가 좋아져서 결혼까지 하게 되었다. 이제 되었냐 애송이!”
“뭐야 그게! 대충대충 설명하지마! 좀 더 자세히 설명하라고!”
“뭘 말이냐?”
“가령 어떤 점이 여자가 더 좋아하는지.”
“글쎄···”
할아범은 내 말에 생각이 잠긴 듯이 침묵을 했다.
“여자는 칭찬과 선물을 좋아하지. 가령 너가 마음에 드는 여자가 있다면 그 여자에게 오로지 집중을 하면서 너가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고 예쁜 여자라고 지속적으로 말하는 거다. 그러면 여자는 좋아하거든.”
“정말?”
“내 경험상 그렇다. 그리고 내 아내는 아직 이 나이가 되어서도 이렇게 말해주지 않는다면 삐진 단다.”
“설마?!?!”
나는 깜짝 놀라 외쳤다.
“정말이다! 아무리 늙고 못생겨졌다고 해도 아직도 꾸미고 사랑 받기를 원하는 게 여자의 마음이다.”
“그렇구나··· 도움되었어. 할아범.”
“그리고 말이다.”
할아범은 아직 애기를 계속했다.
“여자는 또한 받는 것보다 베푸는 것을 더 좋아하지. 만약에 여자가 너한테 보기에 쓸데없는 것을 주거나 귀찮은 짓을 해준다 해도 기쁘게 받아준다면 더욱 좋아한단다.”
“좋았어. 그런단 말이지. 흐흐흐.”
“뭔가 야한 것을 여자가 먼저 해줄 거라고 상상하는 거지 애송이.”
“컥! 어떻게! 어째서 알았어 할아범! 독심술을 배웠어?!”
“너의 표정을 보면 뻔히 안다. 넌 그 표정도 고쳐라!”
“참나, 바라는 것도 많아.”
나는 더 이상 이 수련장에서 얻을 것이 없기에 나왔다.
“고마워 할아범.”
그리고 나가면서 할아범에게 한마디를 남기고 나는 떠났다.
“이제. 아시스 공략 작전을 시작해볼까? 잉여정령들?”
나는 잉여정령들을 모아서 물었다.
“꿀꿀!”
꿀순이가 울었다.
“미안해, 꿀순아. 너도 있었지.”
“꿀꿀!”
꿀순이가 그렇다는 듯이 울었다.
“좋아, 어디 아이디어를 꺼내봐.”
“일단 아시스를 위험한 곳에 놔둔다. 수 많은 몬스터들에게 둘러싸여서 고전.”
“이후에 하하하가 납입해서 도와준다. 그 덕분에 아시스는 위기에서 넘기고 하하하의 높은 실력 수준과 도움으로 인해.”
“어머! 멋져! 하하하님! 큥!하고 마음을 얻는다.”
잉여정령들이 하나씩 말했다.
“그런데 무언가 진부한 거 아니야. 가끔 애니메이션에 나오는 스토리 있잖아. 여자에게 불량배들에게 둘러싸일 때에 남자 주인공이 불량배들한테서 구해준다고 하면서 작전 같은 거 짜잖아. 그러면 십중팔구는 대부분 잘 안 되는데. 지금 그거 비슷하잖아.”
나는 잉여정령들에게 말했다.
“그럼 하하하는 어떻게 할거야?”
“음··· 아! 협박이야!!!”
“협박?!”
잉여정령 중에 하나가 물었다.
“그래! 아시스의 약점거리를 가지고 그걸 가지고 우하우하한 다음에 나중에 점점 하다가 함락하고 마음을 얻는거지! 정말 좋은 생각이야!”
“하하하··· 그건 답이 없는 방법인 거 같은데.”
“맞아, 위험하기도 하고. 후폭풍을 어떻게 감당하려고.”
“그만둬. 하하하.”
잉여정령들이 말했다.
“아니야, 나는 지금 이거에 삘이 왔어!!! 대형 삘이야!!! 나는 너희 말에 갈대처럼 흔들리지 않는다!!! 내 방법으로 내 방식으로 한다!!! 와하하하!!!”
나는 껄걸 웃었다.
“꾸꾸꾸!!!”
꿀순이도 기쁜 듯이 울었다.
“일단은 처음에는 상냥하게 예의 바르게 도와준다. 그리고 정보를 수집하고 약점이란 게 있으면 그걸 가지고 파악한다. 그리고 그걸 가지고 협박을 한다. 좋아 계획은 이걸로 가겠어. 아까 할아범도 말했잖아. 여자는 주는 것을 좋아한다고! 그러니 가만히 있으면 약점도 주고. 흐흐흐. 야한 것도 주겠지.”
“그런 의미로 말한 것은 아닌데 말이야.”
“최근에 정상으로 돌아오나 했더니 역시 원래의 하하하야.”
“인간 쓰레기, 변태, 막장.”
잉여정령들이 말했다.
나는 그거에 상관하지 않고 계획을 짰다.
“여어, 아시스.”
나는 아시스를 향해 환하게 웃으며 인사했다.
아시스는 모험가 차림으로 갑옷에 투구 등의 무장을 했지만. 그런 천박한 장비들도 아시스의 미모를 가릴 수 없었다. 아시스는 지나가는 사람들이 흘끗흘끗 쳐다볼 정도로 아름다웠다.
“안녕하셨어요. 하하하님.”
“응, 그렇지.”
나는 웃으며 말했다.
“뭔가 기분 좋은 일이 있나 보네요.”
그거야 너의 협박거리를 찾을 생각을 할 생각 때문이지.
일단 던전에 단 둘이 된다면 안경정령의 <<<파악했습니다>>>를 쓴다. 램덤으로 상대방의 약점을 아는 거라서 지난번처럼 쓸데없는 약점을 알 수 있는 일이지만 밑져야 본전이다. 어쩌면 아시스의 대형 약점을 알 수 있는 노릇이고 아니면 작은 약점이라도 그걸 빌미로 정보를 더 캐낼 수 있는 노릇이지.
“그거야, 이번 던전만 돌면 내 마지막 채찍이 완성하거든.”
“마지막 채찍이요?”
아시스가 물었다.
“응, 나는 지금 9개의 채찍을 사용할 생각이거든. 지금 가지고 있는게 8개의 채찍이야. 봐봐.”
나는 그렇게 <땅 지렁이의 채찍>, <장미가시나무의 채찍>, <그린 옥스퍼트의 채찍>, <히드라의 채찍>, <맨디코어의 채찍>, <산성 슬라임의 채찍>, <메탈 슬라임의 채찍>, <불타는 악마의 채찍>들을 보여주었다.
“정말 많네요.”
아시스가 내가 보여준 채찍들을 보고 말했다.
“응, 그렇지. 하지만 전투에는 여러가지 상황이란 게 있으니까 이만큼 다양한 채찍이 필요해.”
“하하하님은 채찍에 따라서 쓰는 채찍술도 다르지요.”
“잘 알았네. 어느 때 알았어? 처음 싸울 때?”
“예.”
아시스가 바로 대답했다.
“그 말대로지. 채찍도 다르니까 채찍술도 달라질 수 밖에. 미묘한 차이가 있지.”
“그렇군요.”
아시스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강해지고도 더 강해지려고 하다니. 하하하님은 정말 발전하는 노력을 아끼시지 않는군요.”
“”“푸하하하!!!”””
잉여정령들이 한번에 웃음을 터트렸다.
“그렇지 뭐···”
평소라면 잘난척을 했겠지만 잉여정령들의 웃음소리에 입이 돌아가지 않았다.
“자, 이제 모험자 길드로 가자고. 던전에 관한 정보를 얻어야 하니까.”
“알았어요.”
아시스가 대답했다.
“꿀꿀!”
꿀순이도 울면서 따라왔다.
나와 아시스가 이번에 가는 던전은 카토블레파스라는 몬스터들이 있는 던전이다.
카토블레파스라는 몬스터는 거대한 황소 몸에 멧돼지 머리가 달린 외모다. 입에서는 한 번 맞으면 돌이 되는 위험한 입김을 뿜고, 왠만한 창칼로는 뚫지 못하는 단단한 가죽에 발굽에는 독을 내뿜는 위험한 A급 몬스터다.
뭐, S급 던전을 돌파한 나라면 이길 수 있겠지만.
“꾸엑!!!”
“야! 시끄러워!”
‘촤악!’
나는 간단히 카토블레파스에게 <불타는 악마의 채찍>을 휘둘렀다.
“꿰엑!!!”
카토블레파스는 몸에 불이 붙자 더욱 시끄럽게 소리질렀다.
몸은 황소인데 머리가 멧돼지라서 돼지처럼 우는 건가? 정말 요란한 울음 소리군.
“꿀순아. 저 말 알아들을 수 있겠어?”
“꿀꿀.”
꿀순이가 그냥 으아아아!!!라며 비명을 지르는 거라고 통역해주었다.
“그렇구나. 단순한 비명소리라는 거구나. 나참, 몬스터 주제에 왠 엄살이 심해?”
‘촤악! 촤악!’
나는 계속 카토블레파스를 때렸다.
불타는 채찍의 불꽃이 카토블레파스를 때리고 카토블레파스는 결국 불에 휩싸여 더욱 비명을 질렀다.
“꽤액~~~!!!”
카토블레파스는 단말마의 비명을 지르고는 실 끊어진 인형처럼 쓰러졌다. 그리고 불은 계속 카토블레파스를 태웠다.
젠장, 이 <불타는 악마의 채찍>은 집어넣어야겠다. 이 채찍은 강력하긴 하지만 대신에 저렇게 몬스터한테 불을 붙여서 전리품 같은 것도 다 태워버리니까 왠만하면 쓰지 말아야지.
- 작가의말
카토블레파스는 정말 강한 몬스터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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