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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thonyC 님의 서재입니다.

眞삼국

웹소설 > 일반연재 > 대체역사

AnthonyC
작품등록일 :
2013.10.14 21:46
최근연재일 :
2014.02.14 15:12
연재수 :
69 회
조회수 :
331,955
추천수 :
6,185
글자수 :
375,084

작성
14.02.14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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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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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
글자
11쪽

68. 비상하는 손가.(3)

DUMMY

두 여인의 기 싸움이 한참이나 계속되었다. 하지만 아무래도 굴러온 돌로 볼 수 있는 육영보다는 박힌 돌로 볼 수 있는 소교가 더 우위였던 것 같았는지, 육영이 먼저 소교와 채현을 보고 인사했다.

"안녕하십니까. 채 공자님. 그리고 소교야."

"육영 언니군요. 그간 안녕하셨어요?"

채현이 답 인사를 하려고 하자, 소교가 팔을 쿡 찔러서 가만히 있으라는 뜻을 내비쳤다. 더 이상 육영과 만나거나 그런 일들을 하지 말고 그저 자신을 통해서만 이야기하라는 소교의 뜻이였다. 채현은 의심받을 만 한 짓을 하지는 않았지만, 이런 대낮에 육영이 자신의 처소로 불쑥 찾아왔다는 것은 의심받을 만 한 행동이었다. 어차피 소교는 잘 된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안 그래도 혼담이 다시 오가는 상황이라 자신이 직접 나서서 모든 일을 종식시킬 생각이었으니까.

"안 그래도 만나려고 했는데. 잘 됬네요. 이쪽으로 앉으시죠."

소교가 이 곳에 있는지는 몰랐지만, 어찌 되었건 간에 육영 자신이 채현의 처소에 찾아왔다는 것은 충분히 소교가 채현을 의심할 만 한 상황이었다는 것을 육영은 잘 알고 있었다. 차라리 소교가 채현을 의심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를 내심 바라고 있었다. 자신은 둘의 사이가 안 좋아지기만을 바라고 있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소교는 담담하게 육영을 맞이했다. 조금 당황하긴 했지만, 육영 역시 소교에게 기 죽지 않고 당당히 들어갔다.

"앉으세요."

소교는 자신을 자리에 안내했다. 차향이 그윽한 것이 매우 마음에 들었다. 육영은 차를 입에 가져다 대어 한 입 마셨다. 훌륭한 차였다. 마음이 안정되는 것 같았다. 육영이 주위를 둘러보니 자신의 앞에는 소교 혼자 있었다.

"채현 공자는?"

"여자들의 이야기이니, 남자는 이 자리에 필요가 없지 않겠어요?"

"여자들의 이야기라고?"

소교는 강하게 나왔다. 자신이 꿀릴 것이 하나도 없기 때문이리라. 무엇보다도 채현이 소교를 좋아한다는 것이 소교에게는 천군만마와 같은 큰 힘이 되었다. 육영은 코웃음을 쳤다. 소교가 강하게 나온다고 할지라도 육영은 철면피와 같은 태도를 취할 것이었으니 말이다. 연애에 양보란 없었다.

"그래, 여자들의 이야기라는 걸 들어 볼까?"

"채 가가의 처소에는 왜 오셨죠?"

"으흠? 그냥 뭐. 원래 그 정도 사이야. 후훗."

육영이 미묘한 웃음을 띄우며 말끝을 흐렸다. 그러자 소교가 알 수 없는 웃음을 지었다.

"호호. 그러세요?"

소교는 채현에 대해서 철썩같이 믿고 있었다. 소교는 바보가 아니었다. 게다가 육영이라는 이 여자와 적지않은 시간동안 알고 지내왔다. 육영의 수법을 모를 리 없었다. 하지만 마음 한 구석에는 '나중에 채 가가에게 추궁해 봐야지!' 라는 생각을 하고는 있었다.

"그래. 그나저나 소교야. 너, 대단하더라?"

"뭐가요?"

"채 가가라니? 채 공자가 도대체 언제 가가가 된거야? 얌전한 고양이가 부뚜막에 먼저 올라간다더니. 너 꽤 대단하구나?"

소교는 속으로 뒤통수를 부여잡고 싶었다. 일부러 자신을 도발하는 육영이었다. 얌전한 고양이가 부뚜막에 먼저 올라간다니. 소교는 화가 났지만 꾹 참았다.

"왜냐하면 채 '가가' 는 제 정인이거든요. 저는 곧 혼인을 할 거랍니다. 강동을 통일하면 말이에요."

사실 소교와 채현 사이에서 혼인 이야기는 나온 적이 없었다. 하지만 소교 개인적으로는 조만간 혼인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기도 했었고, 육영이 자신과 채현 사이에 끼어드는 국면이 생겨서 영역을 확실히 해야 겠다는 생각으로 소교는 약간의 과장을 했다. 육영은 속으로는 굉장히 놀랐다. 하지만 겉으로는 미묘한 웃음을 짓고 있는 현재의 표정을 그대로 유지했다. 아니, 해야만 했다. 소교의 입에서 흘러나온 혼인이라는 말에 자신이 동요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이것은 자신의 패배를 의미하는 것이었으니까. 굴러온 돌을 빼 내려면 박힌 돌의 마음이 단단해야 했다.

"그, 그래?"

"네. 그러니 단도직입적으로 말할게요. 더이상 채 가가를 개인적으로 찾아오지 마세요. 혼인 제의도 하지 마세요. 앞으로는 제가 계속 채 가가의 옆에 있을 거에요."

"흐흥. 싫은데?"

"네?"

싫다고 말하는 육영을 보고 이번엔 소교가 당황했다.

"싫다고. 다시 한 번 말해야 겠니? 니가 단도직입적으로 내게 칼을 들이대니 나도 솔직히 말할게. 여긴 여자들 뿐이잖니? 나도 채현 공자가 좋아. "

"하지만 채현 공자는 저와 혼인을 할 거에요. 다른 부인들은 제가 용납할 수 없어요."

"첩으로 들어갈 생각은 없어. 혼인? 니가 할 수 있을까? 채현 공자가 직접 참여하는 전쟁터까지 니가 함께 할 수 있을까? 채현 공자가 가는 그 어디라도 함께 해서 그 옆자리를 지킬 자신이 있어? 내가 아니라도 채현을 노리는 여인들은 많아. 니가 할 수 있니? 너가 채현 공자를 후원해 줄 가문적 능력이 있어?"

"그. 그건.. 있어요. 할 수 있다구!"

"거봐. 주저하는 것 봐. 아직 망설임이 있지? 신뢰감이 부족하지? 하지만 난 아냐. 나는 내 인생에 모든 것을 걸었어. 채현 공자가 아니면 안 돼. 바라만 봐도 내 심장이 터져 버릴것만 같거든."

소교의 마음도 육영의 그것보다 결코 못하진 않았지만 가문을 걸고 넘어지니 뜨끔한 그녀였다. 상인 가문은 절대로 귀족이라고 할 수는 없었으니까. 돈은 많았지만 난세인 지금에는 뭐가 어떻게 될 지 모르는게 바로 상인이라는 계층이었다. 관리들은 상인들과 어울려는 주었으나 내심 그들을 무시하는 마음이 있었다. 소교 역시 그것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상인이 거래를 잘 하려면 유명 세력가가 잘 봐주어야 했으니까 말이다. 아마 채현이 자신 가문의 힘이 되었으면 될 것이다. 여강의 대호족인 육씨 일족에 비하면 교방의 상단은 너무나도 초라했다. 육영은 소교의 약점을 짚은 것이다.

"한 번 해 보시죠. 양보할 수 없어요."

"후훗. 그래, 잘 해 보려무나. 나는 오늘은 그만 갈께."

육영도 소교가 한 혼인 이야기로 마음 속이 술렁이는 참이였다. 그녀는 입술을 질끈 감았다. 채현과 소교가 혼인을 한다는 말에 평정심을 잃고 자신의 마음 속을 소교에게 내비친 것 같아 후회가 막심한 그녀였다. 겉으로는 강했지만 그녀의 마음 속은 너무나도 여렸다.

소교는 문 밖을 나서는 육영의 뒷모습을 보고 육영의 마음가짐 역시 보통을 넘어섰다는 느낌을 받았다. 자신의 최대 강적이 나타난 것 같았다. 사실 자신과 친한 언니였던 육영과 이런 것으로 마주하게 되니 소교는 마음이 아픈 측면도 있었다. 소교는 살짝 마음이 조급해졌다. 채현을 뺏길까 봐서 말이다. 그녀는 담담히 남은 차를 들이마셨다. 차 맛이 썼다.


채현은 밖을 거닐고 있었다. 구강만 얻는다면 모든 강동이 손견의 발 아래에 굴복하게 되는 것이었다. 당금 천하에 이 정도의 기반을 획득한다는 것은 다른 제후들보다 훨씬 빠른 출발이라 할 수 있었다. 강동은 옛적 항우의 근거지 아니었던가. 강동의 정병 5천으로 천하를 휩쓸었던 항우였다. 그만큼 강동은 비옥한 땅이었고, 사람들은 용감했다. 강동 땅을 주유하며 인재들을 끌어모으고 병사들을 모은다면 손견이 천하를 일통하는 것은 그저 꿈이 아니었다. 손견의 후계자인 손책과 손권은 모두 다 괜찮은 자질을 지녔고, 장수들과 모사로는 주유, 장굉과 장소, 황개, 한당, 주치, 주태, 능조, 송겸 등을 비롯한 많은 인재들이 모이고 있었다. 아마 은거하고 있는 선비들과 무부들을 손견이라는 영웅의 깃발 하에 끌어모은다면 그 누구도 손견에게 비할 수 없을 것이었다. 유표가 원요를 거의 다 사로잡았다고 하나 완성에는 아직도 전투가 진행 중이었고, 조조가 꾀많다 하나 아직 하남 땅도 제대로 다 얻지 못하고 있었다. 원소가 하북에서 세가 대단하긴 하나 아직 북평의 공손찬이 끝까지 버텨 내고 있었다. 게다가 천자가 계신 장안에는 옛적 동탁의 모사인 이유가 옹주.양주를 기반으로 웅거하고 있었다. 익주의 유장이나 농 땅의 장로와 같은 자들을 말 할 것도 없으리라.

"이제 곧, 전투가 벌어지겠지.."

손견은 최고의 준비를 하고 있었다. 태사자라는 장수에 대해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이리라. 게다가 항복한 모사들과 장수들이 자신의 재주를 보여주고 싶어 안달이 난 상태였다. 채현은 지금 소교가 와서 마음이 안정되고 있는 차에 육영이 저러니 골치가 아팠다. 소교와 마음이 통하고 있고, 서로 연인이 되어 잘 지내고 있는 차에 육영의 저런 저돌적인 접근은 자신을 당황하게 했다. 소교를 버린다는 것이 아니라 육영의 미모는 소교만큼 치명적이었으니까 말이다. 그 어떤 사내가 미인을 마다한다는 말이냐. 차라리 자신이 전장에 동행하고 싶은 생각이었다. 수많은 목숨들을 책임지는 전장의 책사라는 자리는 다른 잡념을 없애 주고는 했기 때문이다. 그만큼 책임감이 강해야만 했던 자리였으니 말이다. 하지만 채현은 소교를 믿었다. 자신은 장굉과 장소를 비롯한 새 인물들이 기회를 세울 수 있는 것을 만들어 주었다. 사실 자신보다 나이많은 책사들이자 유림의 선배들을 부하처럼 부릴 수 있는 채현이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이번만큼은 전장에 가지 않고 소교와 오붓한 시간을 누리기로 채현은 마음먹었다.


"갔소?"

"네. 가가. 들어오세요."

소교의 태도가 뭔가 이상했다. 하지만 아무렇지도 않은 듯 채현은 소교의 옆에 앉았다. 그는 소교의 어깨에 조심스레 손을 올렸다.

"가가."

"소매."

소교가 자신의 품 안에 안겼다. 채현은 무슨 일이 오갔는지는 모르지만 소교의 심경에 큰 일이 있을 만큼의 대화가 오갔다고 추측할 수밖에 없었다.

"저는 가가를 믿어요."

"나도 소매를 믿어."

둘의 눈이 마주쳤다. 소교는 채현의 깊은 눈빛을 보고 불안해하던 마음이 싹 날아가는 것만 같았다. 채현의 눈빛은 그만큼 순수하고 맑았다. 채현은 진심을 담아 소교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녀는 기뻤다. 자신만을 바라본다고 영원히 약속하는 것만 같았다.

둘의 눈빛이 한동안 서로를 향했다. 어느 정도의 시간이 지났을까. 채현의 입술이 소교의 입술을 향해 다가갔다. 그녀는 그 다가감을 막지 않고 두 눈을 감았다. 어느새 소교가 두 팔을 채현의 목에 걸었다. 둘은 서로의 입술을 맞추며 사랑을 확인했다. 그것은 너무나도, 너무나도 달콤했다.

"고마워요."

소교가 빙그레 웃었다. 그녀의 웃음은 채현에게도 큰 기쁨이었다. 소교가 두 볼을 빨갛게 물들이며 발그레하게 웃자 채현에게도 수줍은 미소가 떠올랐다. 둘은 서로를 향해 수줍게 웃었다. 서로를 향한 모든 근심과 걱정, 의심이 모두 사라지는 순간이었다.


작가의말

정확히 5천 3자 입니다.

터키그리스 잘 다녀왔습니다.

기다려 주셔서 매우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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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8. 비상하는 손가.(3) +10 14.02.14 3,427 73 11쪽
68 67. 비상하는 손가.(2) +24 14.01.28 3,590 92 14쪽
67 66. 비상하는 손가. +24 14.01.26 3,675 91 17쪽
66 65. 풀어지는 실타래.(3) +22 14.01.24 3,265 79 15쪽
65 64. 풀어지는 실타래.(2) +18 14.01.23 2,979 82 14쪽
64 63. 풀어지는 실타래. +28 14.01.21 3,811 86 14쪽
63 62. 강동 원정.(5) +16 14.01.21 3,061 81 14쪽
62 61. 강동 원정.(4) +17 14.01.20 3,057 80 15쪽
61 60. 강동 원정.(3) +18 14.01.20 3,076 83 16쪽
60 59. 강동 원정.(2) +22 14.01.19 3,056 82 15쪽
59 58. 강동 원정. +8 14.01.17 3,533 85 14쪽
58 57. 강가에 나온 산중대왕.(3) +10 14.01.17 3,314 84 14쪽
57 56. 강가에 나온 산중대왕.(2) +18 14.01.15 3,646 86 13쪽
56 55. 강가에 나온 산중대왕. +9 14.01.15 3,185 79 14쪽
55 54. 칼을 뽑으면 뭐라도 썰어야 한다.(5) +21 14.01.14 3,887 96 12쪽
54 53. 칼을 뽑으면 뭐라도 썰어야 한다.(4) +26 14.01.11 3,515 89 13쪽
53 52. 칼을 뽑으면 뭐라도 썰어야 한다.(3) +26 14.01.10 3,483 85 15쪽
52 51. 칼을 뽑으면 뭐라도 썰어야 한다.(2) +22 14.01.09 3,235 84 13쪽
51 50. 칼을 뽑으면 뭐라도 썰어야 한다. +16 14.01.08 3,130 84 13쪽
50 49. 반란.(2) +20 14.01.03 3,278 91 13쪽
49 48. 반란. +13 14.01.03 3,552 79 14쪽
48 47. 사고가 터졌다!(3) <수정. +30 14.01.02 3,834 86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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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 45. 사고가 터졌다! +14 14.01.01 3,158 79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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